[강태규 그때 그사람] 유재하, 음반한장으로 전설이된 천재 뮤지션
[스포츠투데이 2004-05-20 10:03]
문학계에 스물아홉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가 있다면 대중음악계에는 스물 다섯해를 살다간 천재 뮤지션 유재하가 있다.
스물 다섯해,그 짧은 시간으로 인생에서 무엇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유재하가 남긴 단 한 장의 음반은 8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발라드 음악사에서 큰 족적을 남기는 위업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적 업적은 오늘의 후배 뮤지션들에게 중요한 지침서로 평가받고 있으며 시대를 초월하는 그의 음악적 역량과 감성은 앞으로도 계속 조명되어질 만큼 천재적 뮤지션이었다.
1987년 3월. ‘지난날’ ‘텅빈 오늘밤’ ‘우리들의 사랑’ ‘사랑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대 내 품에’ ‘가리워진 길’ ‘우울한 편지’가 수록된 유재하의 음반이 발표되었지만,그해 11월1일 새벽 교통사고로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듯 끝내 가리워진 길로 떠나고 말았다.
1984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과 19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에서 활동한 유재하가 이듬해 자신의 음반을 발표하기 위해 한 음반사로 가져온 악보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완벽한 관현악보로 작사 작곡 편곡이 되어 있었고 드럼과 베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연주까지 혼자 소화할 정도로 디테일했다.
대중가요란 시간이 흐르면 기억속에 묻혀지게 마련이지만 유재하가 발표한 단 한 장의 음반은 18년이 흐른 지금,수록된 전곡이 세월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만큼 세련된 자태를 유지하고 있어 경이로울 따름이다.
지난해 5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제작 싸이더스)에 삽입되어 극의 결정적 단서 역할을 단단히 소화해낸 테마곡 ‘우울한 편지’는 독특한 코드 진행과 당시 가요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묘한 변조의 미학을 선보임으로써 들을수록 팬에게 충격적인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었다.
당시 금기시되었던 장조와 단조로의 변화 무상한 음악을 새련되고 편안하게 만드는 유재하 고유의 음악적 색감은 그후로 후배 뮤지션 김현철,김광진에게도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며 영향을 미친 듯하지만 분명 유재하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의 죽음이 애석할 따름이지만 다행스럽게도 1989년도 부터 시작된 ‘유재하 음악제’는 오늘날 우리 가요계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요계의 실력파들로 자타가 공인하는 조규찬,유희열,강현민,심현보,이한철,나원주 등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이 ‘유재하 음악제’가 배출한 스타 뮤지션들이니 유재하는 죽어서도 그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은 결국 한계에 다다르게 마련이다. 유재하 음악의 저변에는 6년을 한결처럼 피끓게 했던 애인과의 만남과 아픔,그리고 다시 만남에 이르는 목숨같은 사랑들로 채워져 있다. ‘우울한 편지’ 역시 그녀에게 받은 편지 내용으로 만들어 졌다.
1987년 11월1일. 그가 죽지 않았다면 5개월 뒤인 88년 3월에 편지속의 주인공과 결혼식을 올렸을 것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그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우리나라에도 영국의 엘튼존이나 미국의 밥 딜런 같은 영원한 자유인이자 아티스트가 있다고 자부했을 지도 모르겠다.
/연예칼럼니스트 강태규 ellong82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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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유재하"라는 이름 세글자가 가져다주는 의미는 엄청나더군요.
유재하 이후로도 발라드 뮤지션들이 많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유재한 만큼의 천재 뮤지션은 나오질 못하고 있죠.
시인 '이상' 역시 20대중반의 어린 나이에 죽었지만 엄청난 천재로 평가되고 있고...
천재는 일찍 죽는경우가 진짜 많긴 많은듯 -_-;;
힙합계의 전설 투팍(이스트와 웨스트전쟁 와중에 살해)...
얼터너티브락의 대명사 너바나의 커트코베인(자살이라고 하지만 부인이 살인했을 가능성 높음)...
비틀즈의 존레넌 역시 음악을 계속 할수 있는 나이에 팬에게 총살...
유재하와 같은 시기에 음악을 했던 김현식 역시 많지 않은 나이에 병으로 인해서 고인이 되었고...
슈퍼 울트라급 천재 오스트리아 출신 작곡가 모짜르트 역시 30대 중반에 죽은 사람이죠.
모짜르트는 8살때 교향굑을 작곡하는등 엽기에 가까운 천재성을 가져서인지 인간같지가 않아서 거리감이 좀 있습니다 -_-;;
대중들에게 있어서 80년대 작은 충격을 준 유재하 음반을 90년대 커다란 충격을 준 서태지와 아이들1집과 비교한다면 파장의 효과는 확실히 서태지와 아이들1집에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음반 완성도나 독창성들을 따지면 비교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향력에 대해서는 댄스음악의 기술력은 엄청난 발전을 했지만 발라드는 아직도 유재하의 그늘에서 못 벗어나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댄스음악 역시 90년대중반 이후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_-;;
여기서 말하는 댄스음악은 힙합과 무관합니다.
한국의 힙합쪽 뮤지션들의 프로듀싱이나 래퍼들의 스킬은 이미 정착됐다고 봅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어야 하는것처럼 음악 장르 역시 위아래가 없어야 하고 다양하게 분포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는 음악 선진국은 현재 미국보다 일본이 우세인것 같더군요.
국내에서 오로지 음악에만 승부를 거는 뮤지션들은 정말 힘들게 음악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죠.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국내 최고 기타리스트 이현석씨는 나오는 음반마다 망하고,
90년대에 락매니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노이즈가든이라는 그룹은 80년대 들국화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밴드라고도 불리더군요.
앨범 2장 내고 각각 자기 할일 한다고 하더군요. 가티 합주실 운영등등 -_-;;
들국화의 경우처럼 다시 뮤지션이 일어설수 있는 동기는 음악을 듣는 리스너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원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듣고자 한다면 더욱 힘을 낼수 있도록 응원해줘야겠죠.
실력있는 언더 뮤지션의 오버 진출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아무 의미없는 흥미성 쇼프로에 나온다고 해서 발목 잡는 행위는 정말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대한민국에는 들을만한 완성도 높은 곡들이 없어서 음반 안 산다!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제가 보기엔 괜찮은 음반들 꽤 있다고 봅니다.
전체적인 수준으로 볼때 미국의 팝시장이나 일본의 제이팝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보지만 음반 한장 한장으로 볼때 선진대중음악과 대등한 수준을 가진 음반 역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 바뀌지 앟는 표절심의규정을 이용한 유명 외국곡들의 짜집기식 표절아닌 표절곡들이 남발되고 있지만, 언젠가는 바뀔거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_-;;
유재하 음반에 대한 기사떄문에 횡설수설 글을 쓰게 됐네요.
뭐 굳이 결론을 내자면 "가요를 사랑합시다'라고도 할수 있습니다.
모두 좋은 음악 듣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