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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8/01 16:37:37
Name 타이푼
Subject [잡담]선풍기 공장에서의 3일



글쓰기 버튼이 생긴지 어느덧 3개월... 드디어 이 버튼을 이용하네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글을 올리고싶었던 이유는 제가 어제까지 일하던 선풍기 공장에서의 3일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보시는분들이 힘들어 하실수 있기에 파트를 3개로 나누어 쓰기로 하였습니다.첫쨋날,둘쨋날,세쨋날 이런식으로요^^

초등학생...중학생 고등학생 분들이 꼭 이글을 읽어 주셧으면 합니다.몇몇의 사회인분들도 포함이 될수도 있지요.

pgr에 오시는분들은 7만원을 얼마나 의미 있게 쓰실수있습니까?. 방학시작이다~ 하고 푹 쉰다음 부모님이 주신용돈이 이정도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7만원...옷을 살수도 있고 먹을것도 사먹을수있고 놀러 갈수도 있죠^^.

하지만... 부모님들은 그 7만원을 벌기 위해서 얼마나 힘든 일을 하시는지 모르는분들을 위해서 쓰는글이 되겠네요...

기분이 나쁘시다면 안읽으셔도 괜찮습니다.




첫쨋날...


공장까지 오던길은 생략하겠습니다^^


여기와서 제일먼저 한일은 '선풍기 스티커 붙이기...' (속칭 강바람붙이기)

가정에 있는 작은선풍기는 거의 스티커가 안붙어있을겁니다.. 저희가 붙이는건 공업용이었거든요

저희가 스티커만 천개를 넘게 붙였습니다...(스티커 안붙여보신분들은 정말 모르십니다ㅜㅜ)



두번째로 한일은 '선풍기 껍데기 나르기' 였습니다.

선풍기 껍데기 하나의 무게는 별로 안나갑니다.근데 옮겨야할 껍데기를 보니.. 거짓말 좀 보태서 3천개는 넘어 보이더군요..

이걸 3명이서 다 옮겼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제일 힘든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세번째로 한일은 '박스 만들기....'였습니다.

이건 박스 10개묶음으로 되있는 박스를 가져와 펴놓고 공업용스탬프로 찍는작업인데요

이날 정확히 86개 만들었습니다(여태까지 뭐 하던거중에서 가장 적었죠)

이다음에 이박스안에 선풍기 재료넣기는 너무 힘들어서 생략하겠습니다

너무 힘들었거든요...


마지막으로 한일이 첫쨋날 한일중에서 가장 쉬었던 일인거 같습니다.

기계과를 나오셧던분이나 재학중인분은 누구나 할수있는 빵꾸뚫기를 했죠.

기계과수업에서는 쇠를 뚫지만 전 플라스틱 껍데기를 뚫었습니다..

처음엔 재밌다고 계속하다가 계속쌓여가는 상자들.. 이날 몇백개 한듯 합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둘쨋날....


이날은 아침부터 빵꾸뚫기를 했죠.. 이공장은 하나를 시키면 몇백개는 기본인듯 하더군요..

이렇게 빵꾸를 몇백개 뚫어놓고 나서 한일이 '납땜' 입니다... 초등학교 실과시간 이후로

해본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었는데 해보니 꽤나 재밌더군요. 이것은 조금밖에 안했습니다 백몇십개 정도..



두번째로 한일은 선풍기 코드 아시죠? 그걸 묶는거였는데 무슨 끈이있습니다. 한번 조여놓으면 안풀리는 그게 있죠..

이것역시 몇백개정도 조여놓고 좀 쉬고있었죠...



제가 좀 쉬던도중에 사장님이라는 분이 절 발견하고 제가 세번째로 해야할일을 아주 자~알 가르켜 주시더군요.

프로펠라에 중심축이 잘 들어가도록 쑤셔주고(표현이..)볼트를 적당히 조여놓는거였습니다.

이날 제가 이공장에 있는 프로펠라 다 해놨습니다. 장난이 아니더군요...


마지막으로 한일은 납땜한것과 조여놓은것들을 제가 이어놓는 작업이었는데요.(표현하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ㅜㅜ)

이공장에서 느낀 가장 큰것은 '이공장은 뭐든지 몇백개는 기본으로 해야한다' 이겁니다..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상당히 빠른스피드로 할수있습니다.







세쨋날.....(이때 아침이 가장 기뻣습니다.. ㅜㅜ)



역시나 아침부터 빵꾸를 뚫어놓고 제가 한일은 선풍기 모터안에 동그란게 있는데

그게 잘들어 가게 구멍을 넓혀주는거였습니다. 빵꾸뚫던기계를 이용하는것인데 잘못하면 손가락이 날라갑니다.

제가 하다가 지루해서 손으로 확 잡아봤는데 장갑이 찢어지고 손은 화상입을뻔했죠....(상당히 쓰라립니다)


두번째로 한일은 방금만든 동그란거를 기계를 이용하여 어떤 물건과 이으는거였는데요(이것역시 표현률 10%)

이걸 제가 상당히 잘한다고 칭찬받더군요..이날 기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세번째로 한일은 선풍기 날개 아시죠? 프로펠라가 되기전 단계인 날개 무게를 재어서 무게가 비슷한 날개끼리 놓는거였는데요.

처음엔 제 친척동생을 시키더니 동생이 어렵다고 저하고 체인지.. 하지만 해보니 꽤나 쉬어서 이모님이 제가해놓은걸 못따라 오셔서

꽤나 많이 쌓아놓고 다른쪽일 도와주고 했죠...



마지막.... 상당한 노가다를 경험했습니다...

선풍기목 아시죠? 그 목을 가지고 하는 작업인데요. 선을 조금 집어넣은다음 무슨 쇠를 볼트로 조이는거였는데요.

꽤나 지루하게 하던도중 옆에 중국인 노동자분들(둘다 여자십니다) 이랑 얘기를 많이 나눠서 즐거웠습니다.

처음엔 저혼자 일하고있는데. "아 힘들다" 그래서 제가 "네?...뭐라고하셧어요"

"모라는거야? <--중국인분..

"무슨말씀을 하시는지..."

"나 한국말 못해..."

한국말을 못하신다 하면서 자기혼자 하는말은 꽤나 잘하시던....

저한테 한국에선 중국어 배우냐 오늘이 몇일이고 내일은 몇일이냐 등등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집으로 가는시간. 중국인분께서 저에게 물어보시더군요."내일 또 올꺼야?"

"may be..."

"what?"

"아.마.도 요 -_-;;"

아마도 가 무슨뜻인지 잘 모르시나 봅니다.. 그래서 제가 안되는 콩글리쉬로..

"im tomorrow come in"

"OK OK"

중국인분도 저랑 얘기 하는게 재밌으셧나 봅니다. 내일 올꺼냐 물어보다니..

그런데 아뿔사... 집에가는도중 생각해보니까 일은 오늘까지였습니다..

아쉬운 이별을 끝으로 일당을 받았죠...3일치 일당 7만원을...





7만원을 보니 많다고 생각했습니다...그냥 가지기에 조금 부담이 되었죠..

처음 일을 할때는 그돈으로 놀러가고 옷사고 이럴계획이었지만 그냥 부모님을 다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여러분들도...돈을 쓰기전에 한번쯤은 여러분에게 돈을 주신분이 고생하신걸 생각하신다면 혹은 고생을 해봤다면 그돈을 쓰기 더 힘들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여러분은 어떻습니까?

p.s"쓰는도중에 맞춤법이 틀린것은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맞춤법검사기를 찾기힘들어서.. (기타 추가할 내용도 부탁드립니다)
p.s2:처음쓰는글이라 그런지 역시 어색하네요.. 끝내 쓰기버튼을 누르기 힘듭니다..
여기서 저희는 저와 제 친척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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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ofsilence
04/08/01 16:45
수정 아이콘
와~ 정말 부모님 다 드리셨어요?
직접 일해서 번 돈은 정말로 쓰기가 아깝더라죠. 작은 돈이라도 그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생각하면... 그것을 통해서 부모님의 고생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그냥 흐뭇해 지네요^^
근데 선풍기 회사가 한일 선풍기인가요? 글 속에 계속 한일은, 한일은 이렇게 나오니까 꼭 한일선풍기로 읽힌다는...
04/08/01 16:49
수정 아이콘
좋은 경험하셨군요.^^ 저도 어렸을 땐 멋모르고 용돈 많이 안 준다고 부모님께 투덜거렸었는데, 제가 직접 돈 벌어 보니 남의 돈 타먹기가 정말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그리고 번 돈은 일단 어머니께 드리고, 거기서 용돈 타 쓰곤 했죠. 그렇지만 결국 그 용돈을 제한 나머지 돈도 제 대학 등록금으로 쓰여졌지 부모님들을 위해 쓰여지지는 않더군요.^^; 직장생활하는 지금은 좀 씀씀이가 커지긴 했지만, 그래도 절약하면서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확실히 남이 주는 돈과 내가 버는 돈은 쓰임새가 많이 다르기도 하더라고요.^^
With_Coffee
04/08/01 17:07
수정 아이콘
좋은경험 하셨네요 ^^ 저도 지금 나이가 많은것은 아니지만, (21살^^;) 20살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네요. 피씨방, 편의점, 패스트푸드업체, 대형마트, 그리고 어제 해고당한 -_- 휴대폰 공장 까지요. 월급받으면 쓰기에만 바빴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 아마도 그 돈을 부모님께 드린다면 그냥 쓰라고 하실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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