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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30 16:24:41
Name soundofsilence
Subject 1등과 2등...
아테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텔레비젼에서는 시드니 올림픽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더군요.
방금 전에 우리 나라 펜싱 사상 최초의 금메달이었던 김영호 선수의 경기를 다시 볼 수 있
었습니다. 14대 11로 이기다가 14대 14까지 쫓기고... 결국 15대 14로 승리~ 다시 보아도
정말 너무나도 멋진 승리였습니다. 비 인기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 얼마나 많
은 땀방울이 있었을까요? 다시 보아도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잠시 후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금메달! 한국 김영호!
밝은 웃음과 함께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라 있는 한국 선수를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
니다.

뒤이어 은메달! 독일 비스도르프!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으니 얼마나 아쉽고 애석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
저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스도르프 선수는 깡충깡충 뛰면서 함박 웃음을 지
으며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먼저 올라와 있던 김영호 선수와 한번 포옹을 한 뒤 메달을 받
은 비스도르프 선수는 다시 깡충깡충 뛰며 기뻐했습니다. 은메달을 높게 들어 올려 보이기
도 하고 주먹을 하늘로 내지르며 기쁨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그의 모습 속에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의 표정은 은메달을 따서 기쁘다는 표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은메달... 올림픽에서 2위를 했다는 소리입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에서 2위
를 한 것이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대단한 성적임에 분명 합니다. 세계 2위에 오르
기 위해 그 선수도 금메달 딴 선수 못지 않게 정말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고 그런 땀방울이
있었기에 시상대에 국기를 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은메달도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그
리고 축하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기에 충분한 것입니다. 비스
도르프 선수는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은메달을 땄기에 너무나 기쁜 모습
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1등과 2등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이 정도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었고, 세계에서 2번째
에 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 세계대회에 나간 우리 나라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고 무슨 죄를 지은 듯 고개 푹 숙
이고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선수에게 가서 이야기하고 싶습니
다.  
"당신은 세계 2등을 했습니다. 당신은 이 경기장에 태극기를 올리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당신이 너무너무 자랑스럽습니다"
2등도 너무나 자랑스러운 것이고, 칭찬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

이번 스타리그 결승에서는 2등한 선수의 밝은 웃음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당신의 팬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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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포유
04/07/30 17:00
수정 아이콘
멋진글 입니다.^^b
동네노는아이
04/07/30 17:15
수정 아이콘
지누션의 A-yo라는 노래의 가사가 생각나네요
은메달 따고도 너 울때 A-yo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은메달을 따면 죄인같이 느끼는거 같아 마음 아프더군요. 우리들이 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것 같기도 하고 하튼 그렇습니다.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나라 선수들 모두다 건투를 빕니다^^
메달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시구 부담없이 모든 재능을 펼쳐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OnePageMemories
04/07/30 17:59
수정 아이콘
우너츄하네요! bbbb
NaDa_mania
04/07/30 18:04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bilstein
04/07/30 18:37
수정 아이콘
그 이유가 국가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의 대우가 너무 차이가 나서라더군요.
이라니
04/07/30 19:07
수정 아이콘
죄를 지어서라기 보단
본인이 아쉬워서 그럴수도 있죠...
"아 조금만 더 잘했으면.............................."
신문진
04/07/30 19:33
수정 아이콘
전교1등이 누군지는 알고 전교2등이 누군지는 모르는 법이죠(저만 그런가요??)
不꽃미남
04/07/30 20:21
수정 아이콘
그 독일선수 세계랭킹 2위더군요.
그 수준이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인데 우승못한것..
충분히 아쉬워할만했는데 그런모습 전혀 없더군요.(특히 한점차라..)
아무튼 멋졌습니다.^^
p.s 2등중에 가장 유명했던건..초롱이가 있었죠..-_-;;
클레오빡돌아
04/07/30 20:42
수정 아이콘
정말 멋진글인 동시에.. 와닿는 글이네요..
자유지대
04/07/30 21:36
수정 아이콘
그게 경쟁의 이유가 달라서 그렀습니다. 본래 경쟁의 이유는 윈윈게임 즉 서로간의 선의의 경쟁으로 전체적인 수준의 상승에 주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는 경쟁의 목적은 상대의 제압을 통한 승자의 독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예로 서울대등의 교육 목적이 있죠. 경쟁을 통해 뛰어난 인재를 키우려고 하는 목적인지 학벌이라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을 양성하려고 하는지 어느쪽인지에 따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차이를 보이죠
세상만사
04/07/31 00:47
수정 아이콘
올림픽 때 생방으로 보다가, 와 뭐 저런 선수가 다 있나, 라는 생각을 했었드랬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시청했는데, 어머니께서도 저 독일 친구 대단하다, 정말이지 경기를 즐기고 있네, 라고 하시더군요. 보시면 경기 내내 호면(검도에선 호면이라고 하는데...펜싱에선 뭐라고 하나요^^)속의 얼굴이 웃고 있습니다. 경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거죠. 김영호 선수의 비장하기까지 한 표정, 3위한 셰브첸코=0=;; 선수의 아쉬워하는 표정등과는 무척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상대에서의 그 감격해하는 모습이란...정말이지 잔잔한 감동을 주더군요^^; 사실 세계랭킹 2위가 5위에게 올림픽 결승에서 진 것인 데다, 14:11에서 14:14까지 쫓아갔는데 분패한 거라 열받아서 펄펄 뛰었어도,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어도 용납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까웠던 '2등의 눈물'은 여홍철 선수의 눈물이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이 한번도 없죠. 언젠가 주종목인 뜀틀에서 거의 금메달이 확실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의 네도프(네르프?)선수와 라이벌이었는데, 1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이 붙은 기술인 '여-1'을 완벽하게 성공시켰죠. 그러나 2차 시기에서 너무 욕심을 부려 '여-2'를 시전하다가 십여걸음이나 뒷걸음질쳐야했고, 네도프는 그냥 평범한 앞으로 한바퀴 돌아 착지를 함으로써 점수를 보존, 금메달을 획득합니다. 시상대에서 여홍철 선수가 흘린 안타까움의 눈물...그것은 그것대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즐기는 것도 좋지만, 승부욕이란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성의 차이니 뭐니 하는 것은 이때의 여홍철 선수의 통한의 눈물을 깎아내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 역시 비스도르프 선수에게 감동했던 것은 사실이지요^-^
Marionette
04/07/31 04:27
수정 아이콘
이야기가 조금 다른곳으로 흐를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메달집계 순위를 나타낼 때 항상 금메달 우선주의죠. 즉 금메달 1개가 은메달 10게보다도 우선으로 여기더군요.
그런데 외국의 경우 (모든 나라가 그런것은 아닙니다만..) 메달집계순위에서 메달합계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기도 합니다. 즉 금,은,동의 총합으로 순위를 따지는 것이죠.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는 후자가 더 좋더군요.
참고로 IOC에서는 메달순위라는 것 자체가 없다는군요.
iSterion
04/07/31 09:15
수정 아이콘
역시나 성적지상주위가 낳은 문제점아닐까요..1등아니면안된다는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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