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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29 00:00:47
Name 어딘데
Subject [초필살잡담]알아두면 나쁠건 없지만 딱히 좋을 것도 없는 얘기들
두 가지 얘기를 하겠습니다
알아둔다고 해서 나쁠건 없지만 또 알아둔다고 해서 딱히 좋을 것도 없는 얘기입니다
(그다지 써 먹을 데가 없어요^^)

첫번째 얘기
예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나온 책에서 읽은 얘기입니다
(짜장면 한 그릇에 1500원 하던 시절 16000원 이란 책값의 압박 ㅡ.ㅡ
그래도 의외로 많이 팔렸다고 하니 제가 하는 얘기에 대해 아시는 분도 있겠군요^^)

어느 과학자가 실험을 했답니다
실험 내용은 100마리의 쥐를 10마리씩 10개의 조로 나눠서 한 조씩 실험세트안에 넣어서 관찰하는겁니다
실험세트는 그냥 사각형 상자인데 특이한 점은 먹이가 물 위에 떠 있어서 먹이를 먹으려면
수영을 해서 먹이를 물고 돌아와서 먹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조의 쥐를 실험세트에 넣고 관찰한 결과 10마리의 쥐가 4개의 그룹으로 나눠졌습니다

첫번째는 먹이를 빼았기지도 빼았지도 않는 쥐입니다
수영을 해서 먹이를 물고 돌아와선 제 자리에 남아서 먹이를 빼았으려던 쥐들에게서 먹이를 지켜내는 쥐입니다

두번째는 먹이를 빼았기는 쥐입니다
수영을 해서 먹이를 물고 돌아오지만 먹이를 빼았으려고 기다리던 쥐들에게 먹이를 빼았기는 쥐입니다

세번째는 먹이를 빼았는 쥐입니다
수영도 하지 않고 제 자리에서 기다리다가 다른 쥐가 먹이를 갖고 돌아오면 그걸 가로채는 쥐입니다

네번째는 먹이를 구할 생각도 못하는 쥐입니다
아예 먹이쟁탈전에 참가할 생각을 못하는 쥐입니다
한쪽 구석에 있다가 다른 쥐들이 먹으면서 흘리는 찌꺼기나 다른 쥐들이 먹이를 두고 싸우면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들만 주워먹는 쥐들입니다

1조의 실험 이후 2조,3조 계속해서 실험이 이어졌지만 늘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순서대로 1:4:4:1의 비율로 10개조 모두가 똑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1:4:4:1이란 비율은 제가 편의상 만든겁니다
워낙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세세한 숫자까지는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냥 일정한 비율로 10개조 모두 결과가 똑같았다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실험을 했는데 이번엔 첫번째 그룹의 쥐 10마리를 실험세트에 넣고 관찰을 헀습니다
그리고 두번째,세번째,네번째 그룹의 쥐도 차례로 실험 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역시 똑같았습니다
어느 그룹의 쥐든지 실험세트에 들어가면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일정한 비율로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눠졌습니다
계속 쥐들을 바꿔가면 수십차례의 실험을 거듭해도 늘 결과는 같았습니다
(이걸 안다고 해서 딱히 써 먹을 곳은 없지만 딱 한 군데 정도는 써 먹을 수 있겠죠 거기가 어딜까요?^^)

두번째 얘기입니다

작년 말인가 올해초인가 역무원이 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고 발목이 절단되는 일이 있었죠
끝끝내 그 아이의 부모는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시민정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며 꽤나 시끄러웠었죠
그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어디서 본 얘기인데 어디서 봤는지 도무지 기억이 안 나네요)

영국의 한 수영선수가 강변을 산책하던 중에
유람선이 침몰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강가에서 그 유람선까의 거리는 대략 800미터 정도(아주 넓은 강이었나 보네요^^)
그 수영선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유람선과 강가를 열두번이나 왕복하며 12명의 생명을 구해냅니다
그로 인해 그는 영웅이 되었고 전설이 되었지만
그날의 일로 인해 평생을 휠체어에 앉아서 지내야 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의 여생이 얼마 안 남았을때 어느 티비에서 그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날의 사건을 중심으로 많은 얘기를 한 후 마지막으로 인터뷰어가 한 질문은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봤을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날의 일을 끌어내기 위한 유도성질문이었겠지만
그는 뜻밖의 얘기를 합니다
그의 대답은 그 날 이후 자신이 구해준 12명 중 단 한 명도 자신을 찾아오지 않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딱히 써먹을만한 곳이 있는 얘기는 아니지만
제 생각을 좀 덧붙이자면
결국 인간 사는 곳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라는거죠
우리 나라는 이런데 다른 나라는 저렇다더라 이런 얘기 해 봤자 결국  거기서 거기란 얘기죠
세계 최고의 부국이란 미국에서도 끼니를 걱정하는 절대빈곤층은 존재하는거고
다른 나라의 국민들 인권을 너무나 걱정한 나머지 내정간섭까지도 마다않는 미국이지만
그 미국내에도 인종차별로 고통받는 수백수천만의 유색인종이 있습니다
괜히 우리 나라의 현실을 비하하며 다른 나라를 부러워할 이유는 없다는 거죠
현실에 만족하며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게 좋겠죠^^

이상 알아두면 나쁠건 없지만 딱히 좋을 것도 없는 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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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29 00:35
수정 아이콘
좋을꺼 많은 이야기 입니다..
한국은 구리고 외국은 최고다라 주장하는
허접스런 사대주의자들에겐 따끔한 충고일듯 하네요..
미다리
04/07/29 00:41
수정 아이콘
다른 아시아권 중국이나 다른 나라를 우습게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따끔한 충고일듯 합니다.
Progrssive▷▶
04/07/29 02:00
수정 아이콘
어느 곳이든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다...라는 주제 같네요.
낙원이 따로 있겠습니까..자기가 만들고 지켜내야죠..어딜 가든 뺏는 자와 뺏기는 자가 있고, 몰인정한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를 둘러싼 세상이 아니라 세상속에 살고 있는 자신이겠죠. 좋은 교훈 얻고 갑니다~
Zard가젤좋아
04/07/29 02:31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두번째 글에서의 말이 참 기억에 남네요..
시미군★
04/07/29 05:18
수정 아이콘
첫번째 얘기에서.. 먹을 생각도 없는 쥐들 10마리 모아서 한곳에 넣으면..
언제나행복해
04/07/29 09:11
수정 아이콘
첫번째 이야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 있는 내용이군요..
iSterion
04/07/29 09:20
수정 아이콘
시미군★님
먹을생각없는쥐 10마리를 모아도
1:4:4:1의 비율이 지켜진다고 읽었던거같네요..
개미도 그런내용있죠 8:2던가요?
8,2 일하고 일하지않는 개미비율이 유지된다는..
너무 오래되서 확실한 기억은아니지만
대력의 8:2 비율은 계속 유지된다는거였는데.
슬픈비
04/07/29 09:5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확실히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책에서 본내용입니다.
물론..리더스다이제스트.류의 잡지는..별로 좋아하지않는관계로 읽지않습니다만..좋은생각도 잘 안읽는군요;;
아무튼, 좋은글이네요..^^ 꽤나 묘한 설득력이 글전체에 풍깁니다..^^;
잘읽고갑니다~
04/07/29 10:01
수정 아이콘
첫번째 이야기 같은 것을 보면 진짜 이 세상이 프로그래밍 된 세상인 것 같은 생각이...누군가 프로그래밍한 매트릭스일 것 같은...-_-
타임머슴
04/07/29 10:11
수정 아이콘
흠...그러고 보면,,쥐나 사람이나 사회적 동물인가 보네요.
자기 아닌 남들이 어떻게 하는냐를 곁눈질하면서 자기 역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지...누군가 나서는 사람이 있을 땐 자기가 숨고,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땐 자기가 나서기도 하는....
BeAmbitious
04/07/29 10:31
수정 아이콘
왠지 모르게 섬뜩해지는건 저뿐인가요? 그럼 아무리 착한 사람들만 모아서 하나의 국가를 만든다고 해도 결국 죄를 짓는 사람의 비율도 똑같아질까요?
브라운신부
04/07/29 12:12
수정 아이콘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군요. 당장 생각나는 것이 '참견은 금물' .. 왜 그런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싸이코샤오유
04/07/29 13:36
수정 아이콘
엘리트를 모아놔도 8:2

방관자를 모아놔도 8:2

어차피 새상은 돌아가지만 그중 무엇이 되냐는건 자기 하기 나름일까요.
맛동산
04/07/29 21:20
수정 아이콘
전 이야기는 학교에서 '집단 다굴'의 원칙과 일맥상통하는군요-_- 예를 들어 30명이 있는 반에 설사 그 전에 왕따를 당하지 않는 학생이 있었다하더라도 적어도 1명은 왕따(무시 당하는 아이)가 생기며, 30명이 있는 반에 설사 그 전에 그 반을 호령하던 짱이 없었을지라도 결국 누군가 한 명이 그 반을 휘어잡게 되죠..;; 물론 머리가 굵어지면서 서서히 사라지는 원칙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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