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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26 08:45:43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버려진 공간
겨우 일주일 정도였지만 미니 홈피를 관리하지 않다가 오늘 아침에 잠시 열어보았습니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공간이지만 사람 손을 타는 곳이라 왠지, 썰렁하기도 하고 버려

진 정원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새삼스레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란 현실이건 인터넷이건 손이 가는 만큼 티가 나고 사람

손을 꽤 예민하게 타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오래 전부터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사이트를 들르게 되면 주인장의 무성의를 탓하곤

했지만 제 미니 홈을 보니 또 다른 감상이 생깁니다.

저희 어머니는 세상 다른 어머님들처럼 하루종일 집안을 쓸고 닦고 하십니다. 30년을 쓸

고 닦으셨는데 이놈의 집이라는 건 하루 이틀만 손을 대지 않으면 벌써 티가 납니다. 깔끔

하게 정돈된 것에 익숙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다가 가끔 자신이 직접 방 하나라도

쓸고 닦고 정리하게 되면 그것이 보기처럼 간단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됩니

다. 무엇을 만드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죠. 창업보다 어려운 게 수성이라고

하죠. 무엇을 하나 만드는 것은 금방 표도 나고 하니 성취감이라도 느낄 수 있지만 유지 관

리한다는 것은 잘해야 본전이니 지루하고 힘든 일임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편리를 추구

하는 것도 이런 유지관리의 지루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빨래나

청소의 귀찮음을 줄이기 위해 기계를 만든 것처럼...

그런데 인터넷 상의 공간을 관리하는 건 기계로 대신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감상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프로그램을 짜서 자신의 마음을 대신 글로 표현하는 것

이 가능해지면 모를까 절대적으로 사람의 손을 타야만 하는 것이 인터넷 공간인 것 같습니

다. 재미있죠? 가장 최첨단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 사람의 손은 물론 정성과 성

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 이 정성과 성의라는 것은 커다란 항아리에 종지 그릇

으로 물을 퍼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한참을 해도 티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항아리는 금방 비어버리죠. 십시일반이라고 하죠. 작은 한 숟갈이라도 모이

면 한 공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여러 사람의 정성이 모이면 시간이 지

나도 소중한 공간을 잘 지켜나갈 수 있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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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몬드
04/07/26 09:28
수정 아이콘
총알님, 왠지 오랜만에 접하는 것 같습니다.

각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토요일(어쩌다 쉬는)과 일요일 그리고 제 생일(음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더군요) 같은 공휴일에는 잘 들어오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꼭 그 기간동안에 뭔가 자그마한 혹은 논란거리가 큰 일이 터지고 게시글이 우수수...

뭐 그래서 자칫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줄창 뱃살의 추억만 읍조리는 경우도 있어요. 할 수 없는 거겠죠. 저는 저만의 애정표현이 따로 있으니까요.

주저리 주저리...원래 월요일 아침은 한 주의 업무계획을 세우고 (뭐 거창하게 한 주씩이나, 그냥 오늘일만 해도 충분할 듯) 그렇게 그렇게 바쁜 시간이지만 제게는 이곳에 들러 주말의 공백을 다소 메꾸는 것도 일주일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주과가 되어 버렸네요. (사실 월요일 아침이 업무성격상 제일 한가한지도...잠복근무는 주로 오후나 주중에...)

총알님 애정만 식지 않으면 됩니다. 일기라고 해서 매일 써야만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강요에 의해서 써도 안되겠지요.

항상 좋은 글 잘 보고있고요. 케이블 티브이 단 것 축하드리고요 (부럽습니다.)

항상님은 입대하셨나요? 채널에 몇 번 들어가서 본 것 같은데 지난번 너무 부하갈구기 신공때문에 삐치셨는지...(그리고 몇일 안 남았지만 무선으로 접속하다보니 불안정한 회선상태 때문에 대부분 튕겨져 나가서 대화를 못했어요.)


좋은 한 주 되시고요
총알이 모자라.
04/07/26 10:21
수정 아이콘
달라몬드님 늦어지만 생신 축하드립니다.(네, 말로 때웁니다.) 항상군은 29일이 입대일로 알고있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아케미
04/07/26 10:36
수정 아이콘
미친 듯이 빠져들어 정성을 쏟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멀어져 있는, 그런 자신이 참 밉더군요. 잃는 게 무서워 정을 주지 못한다면 그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고 한 지인이 말했습니다만…
게임계만큼은, PgR만큼은 잃지 않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steady_go!
04/07/26 10:46
수정 아이콘
정말 무엇을 관리하기란 힘든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꾼, 그것이 활짝 피어있다면 그만큼 보람있는 일이 아닐수도 없죠.
04/07/26 11:51
수정 아이콘
1년동안 업데이트 안해도 게시판 몇개로 버티는 곳이있긴한데....2년전얘기지만 ...
달라몬드
04/07/26 12:34
수정 아이콘
총알님, 음 엎드려 절 받기는 뱃살 때문에 힘들고요
말로 때울 수 있는 겁니까? 소로 때워주세요 (콩쥐네 깨진 항아리)
하와이강
04/07/26 14:54
수정 아이콘
1. 항상군은 26일인줄 알았는데 29일인 모양이군요. ^^

2. 달라몬드님 생신이셨다구요. 저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3. 총알님의 좋은글 항상 고맙습니다. ^^;
04/07/26 16:42
수정 아이콘
역시 B형 이시군요.....

달라몬드님// 생일 축하 드려요. (생신 이라하면... 너무 늙어 보이기 때문에...)

항상군// 몸건강 하세요.
안전제일
04/07/26 17:23
수정 아이콘
미니 홈피 같은것은 무섭습니다.
뭐..비슷한걸 갖고는 있습니다만.. 조금 덜 솔직하게 이용하는 중이라....
애정을 가지고 가꾼다-같은 말은 별로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요.
뭐...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부족한것은 남는 것보다 더 눈에 띄기 마련이죠.(이속담이 이뜻은 아니겠습니다만.으하하하-)
굳이 물질뿐만 아니라 애정에 대한것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그저 결론은 잘살아야 한다는 것뿐...
피그베어
04/07/26 18:02
수정 아이콘
아..드디어 미니홈피에 관리를 들어가셨군요. 느낌으로는 1달도 더 된것 같았습니다.
달라몬드님은 '아무도 축하를 해주지 않더군요'로 축하를 간접적으로 받기를 표하시는듯..(농담입니다.^.^)
항상님// 항상 몸 건강하세요.
Return Of The N.ex.T
04/07/26 18:13
수정 아이콘
역시.. B형이 최고죠..
Bullet Mark
04/07/27 02:17
수정 아이콘
항상님은 오늘 아침 저와의 대화를 마지막으로 진주로 떠나셨죠ㅠ_ㅠ
미츠하시
04/07/27 07:14
수정 아이콘
달라몬드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후... 홈피 관리좀 해야겠군요.
달라몬드
04/07/27 08:46
수정 아이콘
음 어제의 잠복근무의 여파가 남아있어 머리가 지끈지끈한데...

뭡니까? 이게 총알님 글에...제생일 열흘 전이었습니다. 내년 생일축하로 알아야 겠군요. 생신이라고 쓰신분들 미워할 겁니다. 486세대(계산해 보면 한정되어 있음)가 벌써 그런 말을 들어야 하다니 제마음과 여러분들의 마음이 틀리나 봅니다. 물론 다소(?) 연배인 분에 대한 배려에서였겠지만...왠지 모를 쓸쓸함 특히 어제는 잠복근무 중 괜히...나중에 하렵니다. 총알님의 좋은 글에 제가 꼭 분위기를 이상하게 끌고가는 것 같아서...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 응원이나 해 볼랍니다. (응원이니 선수 호칭 생략합니다.)
임요환 못또 화이팅
홍진호 원쓰 모어 포 임진록
최연성 킾고잉온
박정석 정체를 드러내! 영웅
박성준 스테이크가 식기전에...
박용욱 살살해
김성제 그대 때문에 컴에게 지고 있어요 (랜덤 플토로 초 패스트 캐리어 하다가 저글링 히드라 혹은 마메부대에 쓸리고 있음)
그리고 나머지 모든 선수들께 부디 저 높은 곳에 도달하길...(더 적으려 했는데 응원글이 떨어졌어요. 나중에 다시)
사랑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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