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동네 노는 아이 님께서 기생수 글을 올리신 적이 있으셨죠;;
시험 끝났으니 계획대로 저도 -_-
1-8권까지의 뼈있는 대사를 써놓았습니다. 끝에는 짤막한 감상까지.
점점 기생수화(?)되어가는 신이치의 행동이나 마음상태를 주목하시며 보면
아주 재밌습니다. 긴박감 넘치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죠^^
너무 길어지긴 했네요 -_-;; 워낙 좋은 대사 뿐이라.
기생수(애장판)
1권
“신이치…… 「악마」라는 단어를 책에서 찾아봤는데…… 가장 그것에 가까운 생물은 역시 인간인 것 같아…….”
“내가 인간의 뇌를 장악했을 때 하나의 ‘명령’이 내려왔다……. 「이 종을 잡아먹어라」라고!”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의 수가 절반으로 준다면 얼마나 많은 숲이 살아남을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인간이 100분의 1로 준다면 쏟아내는 독도 100분의 1이 될까…」 누군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사실 요즘은 썩 불편하지도 않다. 이놈도 인간 사회를 이해하게 되었는지 아주 이상한 행동은 삼가고 있고, 나를 해치려 들지도 않는다. 아니, 늘 내 몸을 살펴 줄 정도다. 물론 그것은 기생생물인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이 놈과 계속 공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너도 이름이 있어야겠지? / 필요없어. 난 인간도 애완동물도 아니야. / 하지만 늘 ‘너’아니면 ‘야’하기도 그렇고……. / 그럼 오른쪽이라고 불러줘. / 오른쪽이…? / 오른손을 먹고 컸으니까 오른쪽이지.”
“신이치가 죽으면 나도 죽게 되니까….”
“동족을 잡아먹는 신종 동물인 셈이지….”
“무슨 소리야? 신이치의 논리는 이해가 안 돼. 내「동족」들은 그저 … 먹고 있을 뿐이야. 생물이니 당연하지.”
“인간은 거의 모든 종류의 생물을 잡아먹지만, 내 「동족」들이 먹는 것은 고작 한두 종류야…. 훨씬 간소하지.”
“생물은 장난감이 아니야! 모두 살아있다구!! 너희들처럼!”
“내가 살려면, 다른 목숨들이 희생돼야 한다. 동물이란 그런거야.”
“변했어, 신이치.”
2권
“신이치…… 너, 신이치…… 맞지? / …… 글쎄, 나도 모르겠어….”
“나는 이제…… 오른쪽이를 적으로 여기지 않아……. 내 생명의 은인이니까……. / 그 표현은 정확하지 않아. 그건 나를 위한 생명이기도 하니까.
“인간과 다르다니? …… 난 보통 인간이야. 오른손 말고는….”
“인간의 마음 중 특히 이해가 안가는 건… 「헌신」이야. 나로선 이해 할 수가 없어.”
“인간에겐 물러설레야, 물러설 수 없는 때가 있어. 그게 너희랑 다른 점이야.”
“닥쳐! 닥쳐! 괴물은 너란 말이야!”
“꿈이… 아니었나….”
“저 녀석의 눈… 못 보셨소? 나를… 정말 죽이려고….”
“이렇게 괴로운데… 말도 안 나올 만큼 슬픈데도… 왠일인지 눈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살해 당했다구요! 괴물한테!!”
“괜찮은거지? 죽여도…. / 괜찮아 그런 놈이 이 세상을 어슬렁거리고 다닐 생각을 하니… 못 견디겠어!!”
“온몸…이라고 했지…. 그럼 뇌에도 말야?”
“엄마! 엄마, 지금! 지금 당장 그 괴물을… 떼어내 드릴게요!”
3권
“죽었어. …… 죽은 개는 개가 아니야. 개 모양을 한 고깃덩이지….”
“내 생각에 너는 정신적으로 강해졌어. 인간으로서라기보다 생물로서…….”
“먼지가 들어갔을 때는 이렇게 금세 눈물이 나는데…. 마음이 문제인가….”
“「개 모양을 한 고깃덩이」라는 말은 차라리 내가 쓸법한 표현이야.”
“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맨 먼저 너를 죽인다!!”
“혹시 너… 강철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냐?”
“내 의문은 단 하나… 기생생물이 존재하는 이유에요. / 지구에 있어서 인간이 「독소」가 된 거지. 그래서 「중화제」가 필요해진 거고.”
“입으로 말해봐야 이해 못해…. 차라리 내가 지금 이놈들을 몽땅 때려눕혀 놓을까…”
“짐승같이 변할 바에는 약한 게 나아.”
“시마다…. 너뿐만이 아니라 타미야 료코며 「A」며… 너희들은 대체… 뭐 때문에 태어난거지?”
“나는 나 자신을 보호발 뿐, 「인간」d;린 종족을 지킬 의무는 없어. 신이치, 내게는 인간적인 감정이 없다. 그러니까 「동족」을 죽여도 딱히 기분이 달라지지는 않아. 하지만 나와 신이치의 입장이 반대라면 어떻겠어?”
“이렇게 말하면 고민하지… 이게 인간이라는 생물이다.”
4권
“나도 모르는 사시에 벌써…… 뇌까지 빼앗겨 버린 건 아닐까……?”
“난 말이지, 너만을 가려낼 수 있는 힘이 있어.”
“인간을 소나 돼지나 물고기랑 같은 선에 놓고 보라는 거야. 그러면 인간은 살해당한 동물의 토막난 시체 조각을 매일 먹는 셈이니까…. 새삼스럽게 무서울 것도 없잖아….”
“그래도 나는 이 애가 좋다…. 소중히 여기고 있다. 그것은 틀림없이 나만의 마음이겠지. 내가 이 애와 정답게 지내고 있을 때면… 네가 영원히 잠들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한다. 오른쪽아….”
“선거에선 웬만큼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당선되기 힘들텐데! 어절 속셈일까?! 나도 본받아야겠군. 그놈은 엄청나게 학습을 했을거야.”
“인간이 말하는 「인정」이라는 감정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면… 굳이 나를 위험하게 만들지 않길 바래.”
“너 하나만을 느끼는 힘…. 다른 어느 누구에도… 사토미라는 애에게도 없는 특별한 힘이니까. 그러니까 너도… 나만을 느껴줘….”
“넌 어찌 그리도 태연한 거냐! 카나는 그렇게 너를…! 그런데도 너는! 눈물 한 방울! 눈물 한 방울도 흘릴 줄을 몰라!! 너 같은 건 인간도 아니야…. 네 놈은 인간도 아니라구! 피도 눈물도 없다는 건 널 두고 하는 말이야!”
“피 색깔은… 붉구나. 적어도….”
“나는 「동족」 전체의 미래적 가능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뻔하지! 죽여야 해! / 아, 안 돼! 기다려!! 아저씨, 도망가요! 어서!”
“들켰다…!”
“뛰어! 쫓아가! 그리고 죽여!!”
5권
“사람이 죽는다……. 그 정도 일로는 크게 놀라지도 않게 된 것 아냐?”
“우리는 인간에게 정체를 들켜도, 동료에게 들켜도 무사하지 못해.”
“지금까지 네 주위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었고, 너도 그걸 봐 왔어. 그런데 이제 와서 한 사람쯤 어떻다는 거야! 더욱이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망설일 게 없어! / 안 된다면 안 돼! 그 것만은….”
“우리는 틀림없이 모르모트가 될 거야.”
“자는 사이에… 이놈이 자는 사이에 떼어내 버리면 끝나는 거야! 생각해 보면 바로 네가 모든 일의 원인이라구! 안 그래?”
“신이치는 무척 강해… 정말 강해, 그런데도… 안타까워서 못 보겠다 싶을 대가 가끔 있어. 뭔가… 필사적으로 힘을 짜내고 있는 것 같아….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그러지 마…. 너까지 그렇게 말하면 나는…. 마, 말할게…. 말할 테니까! 사토미…! 내 몸엔! 내 몸에는!!”
“신이치의 눈은… 어쩐지 메말라 있어.”
“웃고 있었나, 내가? 무의식중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오는 것은 처음이군,”
“만약 정말 인류를 위해서라면 네가 직접 나서야지. 설령 실험대상이 되는 한이 있어도! 자신을 희생하는 한이 있어도 인류 전체를 생각해야지. 그게 인간 아냐?”
“잘 들어! 네게 살 권리가 있듯이 우리 기생생물에게도 살 권리가 있다.”
“우리 기생생물도 성장하고 있는 거야. 무작정 인간을 먹어치우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셈이지. 앞으로는 어떤 의미에서든 인간들과의 공존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어. 그러니까 「동족」들끼리 서로 협력할 필요를 느낀 것뿐이라고 생각해 둬. 다른 새울을 예로 들어 봐야 허사겠지만… 인간과 가축들도 공존하고 있잖아! 물론 대등하진 않지. 돼지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일방적으로 자기들을 잡아먹는 괴물일 뿐이야. 인가들 자신도 거창하게 떠들어대고 있잖아? 「지구의 모든 생물은 공존해야 한다.」 개중에는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같은, 말도 안 되는 슬로건도 있고.”
“지금 싸우면 질 것 같아! 이 아기를 방패로 삼을 수밖에 없겠네!”
“왜 그래, 신이치? 이상하다. 여느 때 같으면 금세 차분해 졌을텐데! / 용서 못해! 용서 못해! 그놈만은!!”
“구하지 못했어. 눈앞에서…. 후… 뭘 새삼스럽게? 다 알고 있었잖아. 다 알면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내가… 나 하나만 소중했으니까.”
“생각해! 이가 딱딱 부딪히는 게 죽을 지경이라구! 그런 걸 보고도! 그런 걸 보고도 싸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비정상이지! 네가 말이야! 넌 이제… 보통 인간이 아니야. 좀 전의 싸움도… 솔직히 말하면 괴물 두 마리의 살육전이었어. 힘없는 인간인 나는! 나 하나를 지킬 힘도, 무기도 없고! 용기도 없어. 괴물들을 탐지할 안테나도 없어… 너와 같은 수준으로 여기지 말아줘.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나는 마누라와 자식이 있는 몸이야. 지난번에… 너한테 인류를 위해서라느니 뭐니 잘난 체해서 미안했다.”
“내 힘으로 희생자를 줄일 수 있다…. 한 마리가 죽으면 그만큼 사토미의 위험도 줄어들지 않을까?”
6권
“기생생물은 왜 태어난거지……?”
“기생생물과 인간은 한가족이다. 우리는 인간의 「자식」이다.”
“…냉혹한 괴물이라도 자식은 소중한가 보군. / 인간에 대해 여러모로 연구하다 보니… 당신의 그 불합리한 행동도 이제 이해가 되는군요. / 허… 그거 고맙군. 하지만 역시 너는 이해 못 해! 인간의 뭐랄까…! 부모의 마음이라는 걸! 지금까지 살아온 행복의 크기라는 걸 네가 알아? 모든 것을 잃은 슬픔의 크기를 너희들이 알겠냐구! 지금 여기서 이 애를 죽여도 너는 슬퍼하지 않겠지?「아아 죽었구나」하는 정도일 거야. …맞지? 뭣보다 이건 네 애가 아니야. 인간의 아이니까. …알 턱이 없어… 알리는 없겟지만… 그래도 내가 맛본 슬픔의 100분의 1정도는… 너도!”
“히…히히… 자… 장난이었는데. 거… 걸려들다니…. 사…사람이…사람 아기를 죽일 턱이 없…잖아. 하지만 설마… 괴물인 네가… 놀랄… 노자…. / 나 자신도 놀라고 있어.”
“…그는 인간입니다…. 나처럼… 작은 가족이… 그 것을 잃고… 괴로워 하는….”
“제길! 또 어린애를 방패삼을 셈인가. 그 모습이야… 나로서는 절대 용서가 안 되는 모습….”
“우리는 약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포체에 지나지 않아. 그러니까… 너무 미워하지 마…”
“오랫동안… 생각해 왔어. 나는 뭣 때문에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한 가지 의문이 풀리면 또 다음… 의문이 솟아올랐지. 기원을 찾아… 생각하면서 그저… 계속 걸어왔어. 하지만 어디까지 가든 마찬가지일지 몰라…. 걷기를 그만둬도 상관없겠지…. 모든 것이 끝난다 해도… 「아아 끝났구나.」하고 생각할 뿐. 하지만… 그래도 오늘 또 한 가지 의문의 해답이 나왔어…. 신이치… 이 아이는… 결국 쓸 수 없었어…. 아무 이상도 없는 인간의 아기다…. 인간들의 손으로… 평범하게 길러줘. / 알았어, 걱정하지 마. / 고마워…. …지난번에 인간의 흉내를 내며… 거울 앞에서 큰소리로 웃어 봤어…. 기분이 무척이나 좋더군….
“신이치……. 돌아온 거니…? / 눈물이…!”
7권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그 놈들은 생물이 아니야. 악마가 조종하는 기계지.”
“나는… 난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어…. 그런 정체모를 무서운 인간이 있는 반면…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인 타무라 레이코가… 나를… 구해줬어. 내… 가슴의 구멍을…”
“우리가 이제부터 시작할 것은 「범인 색출」이 아니라 「해충 구제」니까요.”
“원래는 평범한 길이었는데…. 그냥 통학로일 뿐이었는데…, 그냥…. 그런데도 조금만 걸으면 거기가… 왜 피로 범벅이 되는거죠?”
“왜 도망치려 하지 않습니까? 당신이라면 포위망을 뚫는 건 간단할 텐데….”
“이번은 너희들의 승리라고 해도 좋다. 「살상」에 관해서는 지구상에서 인간을 능가할 생물이 없으니까. 하지만 자네들이 지금 들고 있는 도구는 다른… 더 중요한 목적을 위해 쓰여야 해. 즉, 생물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너희들의 진짜 역할은… 「솎아내기」야. 조금만 더 있으면 온 인류가 알게 되겠지. 인간의 수를 당장 줄여야 한다는 것을…. 좀 더 있으면 「살인」보다 「쓰레기 투기」가 훨씬 중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좀더 있으면 우리 존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보호하려 들지도 몰라. 너희들은 자신의 「천적」을 좀더 존중할 줄 알아야 해. 그리고 이 천적은 아름다운 대자연의 피라미드 정상에 우뚝 선다! 인간보다 위에! 그럼으로써 균형은 회복된다! …지구상의 누군가가 문득 생각한 거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후… 이래서 인간들은 정이 안 간다니까. 어차피 그렇게 나올 k에는 처음부터 꾸미지도 말 것이지. 환경보호도, 동물애도, 모두 인간의 편의만을 생각한 비뚤어진 사고방식인 것을 왜 인정하지 않나? 인간 한 종의 번영보다 생물 전체를 생각해!! 그래야 만물의 영장이다! 정의를 위한다고 떠들어대는 인간!! 이 이상의 정의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인간에 기생하여 생물 전체의 균형을 지키는 역할을 맡은 우리에 비하면 인간이야말로 지구를 좀먹는 기생충… 아니… 기생수다!”
“전에… 타무라 레이코가 곧잘 말했지. 우리가 태어난 목적은 무엇인가… 이젠 어떻든 상관없지만 그래도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 나는 싸우기 위해 태어났다!!”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니 본성이 나온다… 나도 결국 한심한 놈이었어. 머릿속에는 「죽기 싫다」는 생각뿐이다. 살고 싶다…. 살아 있고 싶다….”
“나는 오른쪽이가 냉정하다느니 뭐니 했지만 그런 말을 할 자격은 나한테 없다. 결국 자신을 위해 주위의 무언가를 짓밟으며 살고 있으니까.”
8권
“누가 정하는 거지? 인간과…… 그 밖의 생명의 기준은 누가 정해 주는 거야?”
“나 혼자 도망칠 수는 없어요!”
“잘 가라, 신이치…. 이걸로… 이별이다…. 신이치…. 맨 처음에 너를 만나… 네… 뇌를 빼앗지 않아서 다행이었어…. 덕분에 친구로서… 여러 가지 즐거운… 추억을…. 의식이 흐렺진다. 이상하게 졸려…. 그런데도 고독감만은 이토록 뚜렷하게…. 이 것이 죽음인가….
“오른팔을 잃은 이유…. 오른쪽이라는 친구가 있었던 것. 오른쪽이가 처음 나타난 날의 일, 나와 지낸 나날들, 그리고… 그 녀석이 얼마나 좋은 친구였는지를. 나를 살리기 위해…! 그 녀석의 지혜와 용기. 어느 면에서나 나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었다. 그 녀석이 바로 진짜 영웅이다!!”
“이거야… 아까 말한 이상한 일이란 게. 이 시커먼 쓰레기더미…. 누가 몰래 버리고 간 거야. 몇 트럭이나 되는지… 한밤중이나 새벽에 버리는 모양인데. 도시에서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 앓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암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니?”
“전 아직…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지 않았어요! 내일 많은 사람들이 그 괴물과 맞닥뜨리기 전에 제 목숨부터 내놔야 한다구요!!”
“타다 만 찌꺼기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유기염소 화합물이라도 들었는지 모르지. / 독이야 그게? / 맹독이야. / 그, 그런걸 이렇게 아무렇게나 버리다니…. / 하지만 그 덕분에 이겼잖아. 말하자면… 인간을 당할 수는 없었던 거야.”
“그래… 죽이고 싶지 않다! 죽이기 싫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보배 아닐까?”
“나는 지금… 인간으로서 터무니없는 중죄를 범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에게 해롭다고 그 생물에게 살 권리가 없다는 건가? 인간에게 해롭다 해도 지구 전체로 보면 도리어….”
“오른쪽이와 내가 협력해온 싸움….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지구를 위한 싸움 같은 것은 아니었다. 인간을 위한… 아니, 나라는 개인을 위한 싸움이었다. 오른쪽이는 둘째 치고 나는 끝까지 기생생물의 입장에 설 수 없었다. 그렇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불가능했다. 생물들은 때로는 서로를 이용하고 때로는 죽인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은 무리다. …아니, 상대를 자신이라는 「종」의 잣대로 재면서 다 파악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다른 생물의 마음을 아는 체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다. 다른 생물들은 무엇도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설령 전혀 이해 할 수 없어도 존중해야 할 동거인임에는 틀림없다. 다른 생물을 보호하는 것은 인간 자신이 외롭기 때문이다.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인간 스스로 멸망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그게 전부니까. 인간의 잣대로 인간 자신을 비하해봤자 의미는 없다.”
“그 놈들도 좁은 의미로는 「적」이었지만, 넓은 의미로는 「동족」이었는지 모른다. 모두들 지구에서 태어났잖은가? 그리고 뭔가에 기대어 살았고….”
“인간은 너무나 쉽게… 부서져 버린다.”
“어느 날, 길에서 만나 알게 된 생물이… 문득 돌아보니 죽어 있었다. 그럴 때면 왜 슬퍼지는 걸까. / 그야 인간이 그렇게 한가한 동물이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게 바로 인간이지. 최대의 강점이라구. 마음에 여유가 있는 생물. 이 얼마나 멋진 일이야! 그러니까… 그렇게 징징거리고 있지마. 무거우니까 이젠 네가 들어.”
“의지하며 산다…. 언젠가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 만화책을 본 것은 중2 무렵. 그 땐 만화책을 열심히 빌려 보던 때였다. 그 때는 사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지 않았을 뿐더러, 돈이 없었다 -_-;; 구석에 꼽혀져 있던 낡은 10권짜리 책. 기괴한 제목에, 기괴한 표지. 호러물인가? 하고 빌려보았던게 이렇게까지 나에게 큰 의미로 발전할 줄이야….
확실히, 이 기생수는 호러물이다. 마치 영화 ‘맨 인 블랙’을 보는 것처럼 바로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인간과 다른 기생수일 수도 있다.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냉정하기 그지없는 오른쪽이와, 다른 기생수들의 대사. 인간 따위는 죽어도 아무 상관없다는 뜻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다. 또한 기생수들이 신이치에게 접근할 때 ‘지금 「동족」이 약 10 미터 거리에 있다’라고 말하면 몸이 나도 모르게 오싹해진다. 뭐, 많이 읽다보면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바로 위에 언급한 것처럼 기생수는 호러물이긴 하지만, 인간들에게 무언가 일깨워주는 계몽성을 띈 다큐멘터리 드라마라고 할까? 약간은 묵직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기생수는 후반부로 가고, 기생수들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인간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다. ‘인간이야 말로 지구를 좀먹는 기생충, 아니 기생수다.’라는 대목에서 ‘기생수 = 돼지나 소 같은 생물들이 보는 인간’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와아키 히토시는 자신의 시점을 ‘인간의 사고방식 바깥’에 두고 이 만화를 그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기생수를 읽고 오싹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지구를 좀먹는 인간의 시점을 벗어난 상태로 그린 만화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인간적이기도 하다.
초반부 오른쪽이의 냉정함은 하늘을 찌를 듯 했지만 신이치와의 생활, 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반목 등에서 마지막에는 신이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행동을 하기까지 한다(오른쪽이는 ‘헌신’이 가장 이해할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었다). 또한, '인간의 아이‘를 지키기 위한 타무라 레이코의 행동, 결국에는 고토를 살려두지 못하고 죽여버리는 신이치… 기생수는 인간적이지 않으면서도 인간적인 역설적인 만화다 -_-;;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기생수이지만, 작품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운되거나 그런 것은 또 아니다. 신이치와 오른쪽이의 대화를 들어보면 상당히 유쾌하기 그지없다. 나중에 인간적이지 않게 침착한 신이치가 오른쪽이에게 핍박을 들을 때(‘좀 더 평화적으로 생각해봐’ 같은)는 어이없어 하는 신이치의 표정과 함께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웃을 수 있다.
뭐 여태껏 많은 만화를 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딱딱 맞아떨어지는 만화는 본 적 없었던 것 같다. 기생수를 본다면, 보통 만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_-나 깨달음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접하지 않은 분이 있다면, 말을 해주고 싶다.
“당장 보라!!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뭐 딱히 대여점에 불만을 가진 건 아니지만, 기생수는 사서 봐야 그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나 20세기 소년처럼 두고두고 3~5번 정도 읽어야 진정한 재미를 깨닫게 된달까나 -_-
아아, 그리고 시험이 끝났습니다. 후후 점수는 -_-;;; 잘 보지도 않았으면서 집에 와서 만화책을 주문했습니다. 후후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 ^^;;
* 이번에 주문한 만화책
피안도 2~6권. 폭음열도 1~3권. 강철의 연금술사 7권. 특수 기동 수사대 토코 1~2권. 헌터헌터 18권. 천상천하(한국어) 11권.
위 만화책을 보시는 분이 있다면, 참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