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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10 19:21:30
Name i_random
Subject [픽션] 친구
내 이름은 박산삼 지금은 꽤 유명한 영화감독이다.. 난 불과 십년전에만해도 40이 넘어서조차

내 집 마련에 실패한 채 하루 하루를 절약하면서 살아가는 소시민이었다.... 나에게 하루는 아주

특별했고 그 날은 남봉호텔로 돈을 들고 가고 있었다.



나에게는 친구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가 되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사고도 같이 많

이 쳤는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친구 말이다. 그 친구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할어버지 밑에서

자라왔다 천성이 공부를 싫어하는지라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변

변한 직업도 가지지 못한 채 나에게 돈을 조금씩 빌리고는 하며 어느샌가 사라지고는 보이지도

않고.. 또 돈이 필요하면 거지같은 차림으로 나와서 돈을 빌리고는 했다. 오늘도 전화가 와서 받

아보니 "산삼아! 오랜만이구나 자식.... 요새 회사는 잘 돼 가냐???" "아... 뭐 그저 그렇지.. 요새

안 보이더니 뭐하고 지냈냐???" "뭐 나야 뭐 똑같지 뭐.... 근데 사실은 말이지 내가 돈이 조금

필요해서 말인데.. 조금만 빌려줄 수 있냐?? 나중에 꼭 갚을테니 한 번만 더 부탁할게..." 평소와

똑같은 패턴으로 나에게 돈을 요구했고 난 할 수 없이 또 옆에 동료직원의 투덜거림을 감수하며

돈을 조금 빌려서 나왔다. 마누라는 내가 오늘도 건호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사실을 알면 화를

낼게 분명하고... 그래도 친구라는 생각에 돈을 들고 나가고 있었다. 솔직히 건호가 돈을 갚아주

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가 안타까워서였을까... 근데

왜 하필 서울에서 가장 큰 호텔인 남봉호텔로 오라고 했을까... 1층 레스토랑에 음식은 지금 들

고 가는 돈으로는 밥 한 끼 사먹을 수도 없는데... 이런 걱정을 하며 난 남봉호텔로 가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서 천천히 호텔로 걸어 들어간 뒤에 레스토랑에서 그 녀석을 본 후 나는 깜짝 놀

라고 말았다.. 평소와는 다르게 깔끔하게 차려입은 건호는 내 걱정대로 음식을 마음껏 시켜서

먹고 있었는 것이었다.... "야 산삼아 오랜만이다. 잘 지냈냐??" 입에 있는 음식을 다 삼키지도

앉은 채로 그 녀석은 나에게 인사를 했고 나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한 채 의자에 앉아서 그냥 놀

란 얼굴로 그 녀석을 볼 수밖에 없었다. "왜 놀랐냐???" 라는 말과 함께 그 녀석은 봉투 하나를

나에게 건내주었다. 내가 그 봉투를 열어보니 1억원 짜리 수표가 들어있었다. "할아버지가 유산

으로 물려주신 땅이 지난달에 그린밸트 해제가 되어서 돈이 꽤 많이 들어왔어... 졸부가 된 셈

이지.... 그래서 이렇게 널 찾은 거야.. 다른 사람은 날 냉대하고 피하고 그랬지만 넌 지금까지

나에게 총 69회 동안 3892000원을 빌려주었어.. 돈이 없어도 없는 대로 나에게 빌려주었지.. 지

금도 생각하면 정말 눈물이 난다... 그 우정에 정말 감사하고 너 같은 친구가 나에게 있다는 건

큰 재산이야... 내가 건네준 봉투는 니 우정에 대한 보답이고.. 앞으로도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

자." 이 말에 난 눈물이 핑 돌았다. 어렸을 때부터 지켜온 우정에 대한 보답이 너무 고마웠다. 그

렇게 우리는 오랜만에 만남 기념으로 술도 마시고 회사도 제껴버린 채 하루 종일 놀고 말았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회사에는 사표를 내고 친구와 함께 친구의 돈으로 영화사를 하나 차렸다.

어렸을 때부터 건호와 나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는데 그 소원을 이룬 것이다. 건호는 그 뒤로

다시 공부를 시작해서 우리 영화사에 부감독이 되었고, 내가 감독이 되었다. 지금은 우리 우정

의 스토리를 영화로 제작하고 있다. 지금도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 누가 만약 "

당신의 인생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거침없이 대답할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온 우정입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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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디선가 봤는지 자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어쨌든 기억에 남아있는 글을 제가 맘대로 짜집고 살을 붙이고 변형해서 쓴 글입니다.. 갑자기 머리에서 확 떠오르는 게 있어서..
솔직히 말하자면 친구놈들에게 보여주고 힘들 때 돈 잘 빌려달라고 쓴 글이죠.......-_-;;;

농담이고요... 가끔 자신을 돌아봤을 때 정말 소중한 친구가 존재한다면 그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그런 친구가 없다면 좋은 친구를 사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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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10 19:57
수정 아이콘
이름이 재밌군요.^^
잘 봤습니다~ 저도 저런 친구가 있는데, 친구한테 잘해줘야겠습니다.^^
RedSaintSage
04/07/10 20:50
수정 아이콘
3,892,000 이나 빌려줬다면 할아버지가 돈 많은거 알아서 그런거 아니면
돈을 무작정 빌려주는 친구..
홍승식
04/07/11 05:08
수정 아이콘
69회에 걸쳐서 3,892,000원이면 평균 1회당 56,406원입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돈을 빌린거 같은데, 초등학교때 부터 친구라면 한번에 6만원 정도의 돈을 그냥 주는 것은 그리 큰 부담은 아닐겁니다.
그런데 글의 문맥을 보면 38,920,000원인것 같네요. 부인이 화를 낼 정도의 돈이라면 3,892,000원은 너무 적죠.
그나저나 38,920,000원이라도 이자포함 100,000,000을 돌려받는 다면 상당히 높은 수익율이군요. (아,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그정도는 되려나. ^^)
일산마빡
04/07/11 05:44
수정 아이콘
380만원이 부인이 화를 낼정도가 아닌가요 ;; 380만원 맞는듯싶습니다.
3800만원이라면 1회당 56만원꼴이죠;; 호텔에서 밥못먹을정도랬으니 5만원정도가 맞는듯싶네요;; 친구는 그에 보답으로 1억을;; 사실 돈을 못받을거같은걸 알면서도 빌려주는 친구나 380만원을 빌리고 1억을 돌려주는친구나 정말 멋진사람들인것 같네요;;
i_random
04/07/11 09:12
수정 아이콘
밑에 두 분 완벽하게 해석해주셨네요.. 제가 의도한 것과 완전히 같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제 친구들에게 보여줄 때 재미없는 글 숫자라도 보면서 웃어라고 제가 생각해서 쓴 숫자죠....-_-;;;;; 아실 분들은 다 아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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