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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7 10:52:14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역사잡담]내가 좋아하는 역사의 인물 -고구려의 명재상 을파소
을파소 乙巴素 [?~203]
압록곡 좌물촌(左勿村) 출신.
191년(고국천왕 13) 안류(晏留)의 천거로 중외대부(中畏大夫)에 우태(于台)로 등용 되었으나, 정사를 하기에는 부족한 벼슬이라고 사양하자 고국천왕이 국상(國相)으로 임명하였다.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국천왕의 신임을 받았으며, 정교(政敎) ·상벌(賞罰)을 명백히 하였다. 진대법(賑貸法)을 실시하는 등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다.

을파소(乙巴素)는 고구려 사람입니다. 국천왕(國川王) 때 패자(沛者) 어비류(於留)와 평자

(評者) 좌가려(左可慮) 등이 모두 외척으로서 권세를 휘둘러 옳지 못한 짓을 많이 하니, 나

라 사람들이 원망하고 분히 여겼으므로 왕은 노하여 그들을 목베려 하였습니다.

좌가려 등이 반란을 일으키자 왕이 반란을 진압하고 다음과 같은 영을 내렸습니다.

“요즈음 벼슬이 총애로써 주어지고 직위에 덕이 없는 사람이 진출하여 그 해독이 백성에게 퍼지고 우리 왕실은 동요하게 하였으니, 이것은 과인이 밝지 못한 탓이다. 지금 너희 4부(四部)는 각기 아래에 있는 어질고 착한 사람을 천거하라!”

이에 4부는 동부(東部)의 안류(晏留)를 공동으로 천거하였습니다. 왕이 그를 불러 국정을

맡기려 하였더니 안류가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저는 용렬 우둔하여 참으로 큰 정치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서압록곡(西鴨谷) 좌물촌(左勿村)의 을파소라는 이는 유리왕의 대신 을소(乙素)의 후손입니다. 성질이 강직하고 지혜와 생각이 깊은데도 세상에 등용되지 못하고,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왕께서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이 사람이 아니고는 될 수 없습니다.”

왕이 사람을 보내 겸손한 말과 정중한 예로 초빙하여 중외대부(中畏大夫)에 임명하고, 작

위를 올려 우태(于台)로 삼으며 말하였습니다.

“내가 외람되이 선왕의 자리를 이어 받아 신민의 위에 처하게 되었으나 덕이 적고 재능이 모자라서 잘 다스리지 못하고 있소! 선생은 재주를 감추고 시골에 파묻힌 지 오래이나 지금 나를 버리지 않고 마음을 바꾸어 이렇게 오니,이것은 나의 기쁨과 다행일 뿐만 아니라, 사직과 생민의 복이오! 가르침을 받고자 하니 공은 마음을 다하여 주시오.”

을파소는 대답하기를

“노둔한 신으로서는 감히 엄명을 감당할 수 없사오니 대왕께서는 현량한 사람을 뽑아 높은 벼슬을 주어서 대업을 이루게 하소서.”

하니, 이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엔 왕이 제시한 벼슬이 낮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

다. 이에 고국천왕은 그 뜻을 알고 이에 국상에 제수하여 정사를 맡게 하였습니다.

이때 조정 신하들과 국척(國戚)들은 을파소가 새로이 들어와 이전 대신들을 소원하게 한

다 하여 미워하니, 왕이 하교하되

“귀천을 막론하고 국상에게 복종치 않는 자가 있으면 족을 멸하리라!” 하였습니다.

을파소가 물러나와 사람에게 말하였습니다.

“때를 만나지 못하면 숨어서 살고, 때를 만나면 나아가 벼슬하는 것은 선비의 당연한 일이다. 지금 임금께서 후의로 나를 대우하니, 어찌 전일의 은거를 다시 생각하랴?”

이에 지성으로 나라에 봉사하여 정치와 교화를 밝히고 상벌을 신중하게 하니,

백성들이 편안하고 중앙과 지방에 일이 없었습니다.

왕이 안류에게 말하였습니다.

“만일 그대의 말이 없었다면, 내가 능히 을파소를 얻어서 함께 다스릴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모든 치적이 이루어진 것은 그대의 공이다.”

그를 대사자(大使者)로 임명하였습니다.

시골 농부를 국상으로 삼은 파격적인 조치는 귀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귀족들

은 왕에게 을파소를 비난하며 그를 국상직에서 쫓아 내려했습니다. 하지만 고국천왕은 한

번 결심한 이상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고국천왕은 사람의 출신을 보지말고 사람의 능력을

믿으라면서 귀족들에게 을파소를 믿고 따르라고 명령했습니다.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 을파소 국왕의 절대적 믿음을 받은 을파소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

듯, 교육 제도를 개편하고 부정 부패 방지, 인재 선발 활성화, 진대법을 비롯한 경제 정책

개혁 등을 통해 정치를 바로잡아 고구려를 부강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진대법은 고구려가 가장 먼저 실시한 제도입니다. 식량이 부족한 3월에서 7월까지 나

라에서 농민에게 곡식을 빌려 주고 10월에 되돌려 받아 백성들을 굶주림으로부터 구했습

니다. 조선 시대에 농민을 구제하는 제도인 환곡과 11세기 송나라의 개혁적 정책이었던 청

묘법은 고구려의 진대법을 본받아 시행된 것입니다.

고구려가 살기 좋은 곳이라고 소문이 나자 이웃 나라 농민들이 고구려로 자진해서 넘어오

기도 했습니다. 을파소는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고구려 최고의 명재상이었습니다. 그가 죽

자 고구려 사람 모두가 진심으로 슬퍼하며 울었다고 합니다.

1800 년이 지났지만 고국천왕과 안유, 을파소를 생각해 봅시다. 을파소와 같은 훌륭한 인

재들은 지금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을파소와 같은 업적을 이룰 수 있을까요? 고

국천왕과 같이 널리 인재를 구하고, 한번 믿은 인재를 끝까지 밀어 준 사람들이 없다면,

또 안유와 같이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국상 을파

소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보다 어떤 부분에 능력이 뛰어난 인재가 있다면 그

인재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 능력을 발휘하도록 도울 때, 그도 내 능력을 인정하고 나

를 도울 것입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을파소와 같은 뛰어난 인재도 필요하지만, 고국천

왕이나 안유와 같은 사람들이 더욱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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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erion
04/07/07 11:05
수정 아이콘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legendxp@east
04/07/07 12:04
수정 아이콘
처음 제목 보고 엠파스가 생각나는건 왜일까..ㅡㅡ;
슬픈비
04/07/07 12:55
수정 아이콘
넷중독이죠..;;
미남불패
04/07/07 13:06
수정 아이콘
양경일님의 신암행어사에 나오는 을파소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였죠.
물론 이름만 따간거지만요..^^
그닥 인지도 높지않은 고국천왕과 을파소 얘기를 기억하고 있던건 '을'씨 성때문이었죠.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어원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추측에....
험험.. 뭔소린지.. -_-a
04/07/07 15:44
수정 아이콘
정말로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04/07/07 16:04
수정 아이콘
음... "을씨년"스럽다의 말의 어원은...
을씨 여자들이 요즘으로 말하면 좀 썰렁한 유머를 많이 했다지요. 저 처럼...

뻥이라지요....

아무튼... 총알님의 왕성한 필력은 하늘을 찌른다지요. 전... 쓰고 싶어도 못쓰는 이신세...
세이시로
04/07/07 20:13
수정 아이콘
언젠가 강동의 남자들이 썰렁한 유머를 많이 했다고 해서 강동남스럽다란 말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농담이지요....
04/07/07 21:23
수정 아이콘
을씨년...의 어원은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된 을사년에서 비롯됐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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