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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7/02 21:53:50
Name 맛동산
Subject 패배의 두려움을 알기 시작한 최연성.(경기분석)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양해해주십시오^^>

괴물 최연성, 그가 무너졌다. 절대 타종족에게 지지 않을 것 같던 그가 결국 무너져버렸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일단 최연성 vs 박성준의 경기들을 찬찬히 살펴보자. 최근 리그에서 경기한 것 중 가장 최초로 붙었던, 인투더다크니스에서의 경기.

사실 보지 못했다. 얘기로 듣자면 계속 박성준은 최연성의 병력을 싸먹었는데 한 방을 막지 못해서 졌다고 한다. 힘들게 이겨낸 최연성에게는 그에게 특별한 약점이 없어보였지만 결국 힘겹지만 어떻게서든 초반을 막아내고 멀티를 가져가면서 게릴라, 힘싸움을 한다면 승리한다는 것. 그때 경기에서 깨달았을 것이다. 상대가 저그라는 종족이 갖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한다면, 자신은 테란이라는 종족이 갖는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자, 그러면 필승이다. 최연성이 박성준 저그를 상대할 때 갖는 마인드이리라.

하지만 ITV(아직 방영되지 않았지만)경기에서 무참히 패배. 내 생각에는 질레트배 4강 2차전 or 5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패배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보통 저그에게 통하던 마린메딕 나가면서 테크트리 올리기, 모두 잡아먹혀버리고 역러쉬까지 당하고. 결국 초반을 견뎌내지 못한다거나, 초반을 견뎌내더라도 피해를 심하게 입으면 중후반에도 힘들 것이다 라고 최연성의 머릿속에 박성준의 플레이스타일에 대한 판단이 박혀버린다.

정말 간신히 한 경기는 이겼지만, 그후 두 경기는 무참히 패배. 결국 여타 테란 선수들의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는 정신력 싸움에서 최연성 선수가 밀려버린 것이다. 능동적으로 내가 이렇게 하면 적이 이렇게,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니까 이렇게 해서 끝내야 겠다! 라는 생각이 아닌 상대가 어떻게 하면 나는 이렇게 막고 이렇게 치고 or 일단 막고 보자 등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동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변모해버린 것이다. '이병력 내가 컨트롤하면 절대 안죽어!'와 같은 자신감이 ITV에서의 두경기에서 완전히 뽑혀버린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도 1차전, 2차전에서만큼은 전에 존재했던 자신감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1차전 가까운 지역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멀티를 선택하는 최연성. 이미 한수 접고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그런 위험한 전략을 선택했어야했을까? 그리고 세개 이상의 벙커를 건설한다. 모든 병력을 저글링과 럴커에 투자하고 있는 박성준에 비해 싸울 병력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데 또 최연성은 특유의 배짱으로 주력 병력을 밖에서 돌린다. 자신있게 움직이는 병력이었지만, 압도적인 숫자와 완벽한 컨트롤에 의해 전멸. 그 후 한방을 준비하던 최연성은 결국 입구쪽을 장악당하게 되고 GG..

2차전 전략이 들키면서, 드랍쉽이 잡히면서 또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는 최연성. 하지만 분명 최연성에게도 타이밍은 있었다. 하지만 머뭇머뭇거리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다수뮤탈과 럴커, 저글링에 의해 입구가 뚫리고 GG

3차전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병력을 전방배치한 최연성.. 하지만 분명 전방에서 계속 럴커와 저글링을 견제해줘야 할 병력들이 후퇴.. 여기서 이미 최연성의 특유의 배짱 상실이 명백해지는 순간이었다. 전화위복이라고 미리 후퇴하는 바람에 몰래 해처리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또 방어, 방어. 최연성이 승리한다.

4차전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계속 환상의 컨트롤을 믿고 몰아부치는 박성준과 입구까지 틀어막고 방어하는 최연성. 어택땅으로 병력을 모두 잡아내던 그가 배슬과 탱크까지 갖춘 마당에 럴커 버로우에 움찔움찔하는 모습은 그간 보여주지 않은 장면이었으리라.

5차전, 사실 아무리 자신감을 잃어버린 최연성이었지만 세로가로였다면 박성준은 힘든 경기를 펼쳐야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승을 향한 오버마인드의 혼이 그를 대각선의 위치에 세웠다. 분명 최연성은 연습경기 때에는 커맨드를 지으면서도 병력을 앞으로 쭈욱 배치하며 저그가 전략예측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다. 나가면 지난번처럼 또 죽을 것 같아서. 다리조차 건너지 못했다. 멀티 견제조차 해주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박성준에 대한 압박감에 온 몸을 가두며, 패배했다. 완벽하게..

저그에게도 심리전이 필요하다. 3차전이나 4차전때의 박성준처럼. 박성준은 이미 거의 졌다는 걸 직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저걸 막고 뒤를 도모하려하지 않았다. 공격하고 GG쳤다. 이게 바로 최연성이 박성준에게 느끼는 압박감이었으리라..

최연성, 그도 패배가 단순한 1패가 아닌, 패배가 불러오는 여파의 두려움을 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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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종소리
04/07/02 22:02
수정 아이콘
음 3차전하고 4차전하고 경기가 뒤봐꼈네요. ㅋ
흠... 저는 4차전 머큐리전에서는 박성준선수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계속 공격을 하지 말고 차라리 멀티를 먹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이듭니다.
그렇게 멀티를 먹고 좋은자리에 저글링 럴커를 배치한 다음.
최연성선수가 나올 때 충분히 싸먹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엠비씨 게임 팀리그 예선 한동욱전을 보신분들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나오는것을 계속 싸먹으면서 멀티늘리면서
목동체제를 구축하거나 가디언을 띠웠다면
4차전은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머.. 경기 결과랑은 상관이 없지만.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경기이고.
이 경기로 제 마음이 정말로 조마조마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양창식
04/07/02 22:02
수정 아이콘
스포일러 금지..-0-;;
강용욱
04/07/02 22:10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를 보니 최연성 선수가 정말 박선순 선수에게 기가 눌린 듯한 모습이더군요. 공격다운 공격 한번 못해봤죠.
특히 2경기는 소름이 끼치더군요. 그 환상의 뮤타 컨트롤. 보면서 닭살이 도독도독...

양창식님 생방 경기의 스포일러는 배려이지 의무가 아니라고 운영진분들이 그러더군요.
Godvoice
04/07/02 22:11
수정 아이콘
끝난 경기에 스포일러 금지는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최연성 선수가 다섯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박성준 선수의 큰 그림 앞에 무너졌군요. 5차전은 결국 박성준의 완벽한 견인차모드(...)였습니다.
04/07/02 22:16
수정 아이콘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고 하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고도 하죠
최연성 선수, 비록 이번엔 결승진출을 못 했지만 3,4위전에서 꼭 승리하셔서 시드 받으세요
강용욱
04/07/02 22:23
수정 아이콘
흠, 박선순의 압박... 죄송합니다.
04/07/02 22:2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최연성선수는 오늘 졌지만 더 커질 것입니다.. 어떤 스포츠나 영원한 제왕은 없듯이.. 최연성선수도.. 분명 더 강한 모습을 보여 줄것입니다.. 그리고 결승전 올라간 박성준선수.. 저그의 최종진화단계.. 정말 저그의 오버마인드.. 우승할 것이라 믿습니다.. ~~~ 저그의 최초 우승..!!!
lotte_giants
04/07/02 22:25
수정 아이콘
2경기에서 최연성선수가 아쉬운 점이라면, 드랍쉽전략이 들킨 상황에서 박성준선수의 앞마당 방어가 의외로 허술했죠. 빈 드랍쉽으로 훼이크를 넣으면서 바로 앞마당으로 전진했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04/07/02 22:26
수정 아이콘
4차전의 올인 공격은 5차전을 보고 되돌아 생각해 보건데, 엄청난 심리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몰래해처리 실패후에도 다른멀티를 하며 장기전으로 이끌 수도 있었습니다만, 1~4 차전에서는 공격적 성향을 각인시키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5차전에서의 견제 후 멀티..

5차전에서 러커2기가 처음 멀티에서 견제를 할 때, 최연성 선수는 섣불리 러커를 잡지 않고, 벙커부터 늘리며 정면에서 올지모를 공격을 대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지명식에서, 박성준선수는 저그 암울론이 거론되던 시기인데도 우승을 목표라고했고, 최연성선수는 시드를 목표라고 했는데, 그 정신력의 차이가 승패를 좌우하지 않았나도 생각해 봅니다.

박성준 홧팅
blue wave
04/07/02 23:16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가 앞 마당의 자원 채취를 러커 2기에 방해받았던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보통때라면 스캔을 뿌리고 잡았을 텐데 1경기와 2경기에서 박성준 선수의 신 들린 듯한 컨트롤로 경기를 내준 후라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3, 4경기에서 박성준 선수가 불리한 맵이었기 때문에 올인 전략으로 수동적인 최연성 선수의 플레이를 유도하면서 '막으면 이기는구나'라는 생각을 심어준 후에 가스 멀티를 확보하면서 이긴 것이라면
정말 승부사로서 대단한 배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늘은 진짜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blue wave
04/07/02 23:18
수정 아이콘
항상 우승이 목표라던 박성준 선수의 목소리가 저의 귀에 와 닿더군요.
결승에서 항상 안타깝게 해설자들이 저그를 응원하지만, 테란의 병력에
무너지는 경기를 많이 보아왔는데,,,

이제 저그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요?^^
04/07/03 00:15
수정 아이콘
제 예상인데 결승전은 나도현 VS 박성준 선수가 되고 나도현 선수가 박성준 선수를 이겨서 또다시 이슈가 될듯 합니다.
Quartet_No.14
04/07/03 02:01
수정 아이콘
다음 4강전.. 노스텔지어가 두번이더군요.. 박정석선수.. 노스텔지어 테란전 극강이죠.. 아마 박정석선수와.. 박성준선수의 결승전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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