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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30 09:55:29
Name 미츠하시
Subject 굳은 살
새벽 냄새가 좋다...
일이 끝날 무렵 그들은 나에게 물건을 사간다.
내껀아니지만...
내가 일하는 곳 앞에 직업소개소가 있는데 노가다하는 아저씨들 혹은 형들이
새벽 5~6시쯤이면 장갑과 커피를 사간다.
그들의 손은 딱딱하다. 닿기 민망할정도로...
그들의 굳은 살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저렇게 안살아야지... 내 손을 저렇게 안만들어야지...
라는 싹수 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싹수 없는 생각을 하고 집에 와서 아버지의 손이 유난히도 커보였다.
젠장... 굳은 살이 엄청나잖아!
속으로 반성을 하고 나와 마우스를 잡은 순간 문득!?
내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들이 생각이 났다.
스타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듯이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면 굳은 살이 생긴다. 오른손 밑에...
점점... 이상한 굳은 살이라는 녀석에 빠져서 수만가지 상상을 한다.
내가 프로게이머라면... 이 굳은 살을 보고
회상을 할것이다. 열심히 땀흘리며 연습했던 시간들... 재밌었던 게임들...
나는 무슨 고생을 해서 생긴 상처가 있었던가.
회상하며 옛일에 잠길 상처하나가 없는가.
그래놓고 그들처럼 살지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했는가.
내 자신이 한심스럽고, 그분들과 아버지, 그리고 프로게이머선수들에게
죄송스럽기까지했다.
말 안한게 다행이였다. 빨리 알아차려서 ...
내가 좋아하는 아버지,선수들을 욕보게 할뻔했다.

당신을 위해서 굳은살이 생기도록 일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감사합시다.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에게 재미를 주고, 우리에게 언제나 화제거리를 주는
프로게이머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굳은 살이 생기도록 게임을 하죠.
갑자기 고마워집니다. 감사합니다. 소리지르게 하고, 웃게 하고, 때론 슬프게 하고...
그들의 노력이 부럽고, 감사합니다.
왠지 생각나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었습니다.
할수 있는것이 멀리서 나마 응원하는것밖에 없는데...
미츠하시의 저주로 낭패죠.
모두들 힘들더라도 힘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들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Ps. 반갑습니다. 자주 쓰던거 안쓰고 자꾸 요즘은 나쁜 일들도 많고, 그래서 인지 분위기를 타나봅니다. 자꾸 나쁜생각만 하게 되더군요. 오늘부터라도 좋은 생각하고 긍정적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습니다. ^^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할말은 없고, 웃어봐요^^. 안웃으시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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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30 10:18
수정 아이콘
가끔 텔레비전에서 손에 못이 박힌 채로 묵묵히 열심히 일을 해온 사람들을 볼 때면 가슴이 한켠 아리면서 그들이 지나온 세월에 대해 경의를 표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른 새벽에 만나는 사람들은 참 느낌이 좋죠. 새벽같이 일어나 그들의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활기찬 새벽에 나도 동참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p.s.
그런데 '싹아지'란 말은 일부러 그렇게 하셨나 보군요. 등록이 안 되는 단어 같던데... 근데 본말은 '싹수'가 맞다고 하네요. '싹아지'는 '싹수'의 방언이라 하는군요.^^
달라몬드
04/06/30 12:20
수정 아이콘
음 굳은살은 점점 없어지고 불어가는 손가락을 보면 좀 서글퍼집니다.
뭐든 열심히 하는 것은 존경하고 인정하는 사회가 되길...되어 가겠죠

미츠하시님도 열심히 사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괜히 시무룩한 것 같은 느낌이 오는데 님이야 말로 활짝 웃고 지내세요
깡통오렌지
04/06/30 13:25
수정 아이콘
새벽공기가 느껴지네요~
요즘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야근하고 새벽에 퇴근을하면서
상쾌한 새벽공기에 기지개를 할때면 하루의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곤했습니다.
직업상 공사현상 체크를 나갈때면 뜨거운 햇살아래 검게 그을린
얼굴로 받아주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때마다 느낍니다.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넌 얼마나 편하게 일하고 있지 않냐"고요..^^
겉보기엔 투박하고 거친 손이지만 그 손으로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를 안아주시고 계신거겠죠^^
피그베어
04/06/30 19:33
수정 아이콘
저는 여가활동으로 인한 굳은살밖에 없네요.
검도하다가 생긴거랑 마술하다가 생긴고요. 그때는 참 열심히 했는데..
요즘은 손이 너무 편해졌네요. 생각좀 해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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