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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28 04:45:48 |
Name |
스타광 |
Subject |
[펌]한국군의 군사력.. 그 정확한 실체는 무엇인가? 2편 |
총6편까지 있더군요. 글도 길고, 도배가 될수도 있기에 일단 2편까지만 올리겠습니다.
34885 | 한국군의 군사력.. 그 정확한 실체는 무엇인가?
등급 필명/아이디 검객 /
조회수 31412 추천수 60
음.. 하루가 지났다. 여러분에게 예고한 대로 2편을 시작하고자 한다.
오늘의 주제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 상실이다. 몇 몇 꼴통들이 전쟁을 아주 쉽게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거야 말로 머리짧은 책상물림들의 탁상공론이다.(그 점에서 먼저 필자는 반전론자임을 분명히 밝힌다.)
필자가 이 시리즈를 계획한 의도는 작금의 '핫이슈'(미국 테러사건)상황에서 출발하였다. 테러행위의 원인과 정당성 문제는 관두고라도 당장 발등의 불로 다가온 한국군 파병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치열한 공방을 지켜보면서 평소 밀리터리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에게 무언의 의무감 비슷한 감정이 밀려왔다.
특히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한 일부 골통 네티즌들의 과도한 평가는 한국군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고, 그 점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터지므로 우리는 미국의 비위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천박한 현실주의로 결론맺는 것을 보면서 제발 공부 좀 더 하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정치, 경제, 외교분야에서 미국에 대한 한국의 의존성은 필자도 인정하고 있지만, 적어도 북한에 대한 전쟁억지력이란 측면에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한마디만 더 한다. 비싼무기는 괜히 사는 것이 아니다.)
아울러 1편에서 다룬 국방예산과 대한민국 남자들의 병역의무의 과중함을 참조하기 바란다.
(덧붙여 부족한 필자를 격려해주신 여러 네티즌의 성원에 힘입어 고대하시던 남북 군사력의 비교는 3편에서 할 예정이고, 아프간 전쟁특집으로 미국의 군사력을 4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5편에서는 군대문화의 비인간성과 올바른 군대의 역할과 모습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적어볼 계획이다.)
전쟁이란 것을 공부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전쟁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말을 실감하곤 한다. 왜냐면 이기든 지든 전투현장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죽을때까지 결코 잊을 수 없는 독특한 경험들을 하게 되고 그것은 인간성의 상실이란 비극적인 결과를 수반하기 때문이다.(그점에서 7월 4일 생이나 하얀전쟁이란 영화를 추천한다. 전장휴유증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살아남은 모든 병사들은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있다"는 영국의 전쟁역사가 켄 위버의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란 것이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베트남 전쟁은 헬리콥터가 전쟁의 유용한 무기로 등장한 데뷔무대였다.(이유는 정글때문이다. 도로가 빈약하고 그래서 이동수단의 어려움을 겪던 초기 미군에게 헬기는 구세주였다.)
그런데 제대한 이 헬기 조종사들이 다시 사회에 복귀하였을때 지극히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시셋말로 뽕(마약)에 중독되는 비율이 다른 일반 시민들보다 무려 70배나 높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요즘도 미국얘들 마약을 많이 먹긴하지만, 이 특이현상은 미국의학협회와 심리학협회의 관심을 끌긴 끌었나 보다. " 왜 이 아그들이 뽕을 많이 먹지? 뭔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고엽제를 먼저 떠올리는 독자 여러분들 이 연구결과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그건 "헬기비행경험" 그 자체 때문이었다. 뭔소린고 하니 이 때 당시 헬기는 초창기의 신무기였고, 따라서 오늘날 공격헬기(AH) 아파치나 코브라와는 차원이 다르다.(아팟치에 람보가 들고 다니던 M60 기관총을 갈겨봐라. 군대 가본 독자들 60기관총은 다 알것이다. 기스도 안난다. 죽여달란 소리밖에 안된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에게 보병으로 가서 휴대용 미사일 없으면 공격헬기는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말한다. 이길수도 없는 싸움을 하는 것은 애국이 아니라 이적행위다. ^^)
그래서 베트콩들의 기관총 사격에 격추되는 헬기가 엄청났는데, 빈약한 장갑에다 변변찮은 무기(60기관총 2문이 기본무장이다.)를 가진 헬기 조종사들은 극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술에 취한 듯 S자 곡예비행은 기본이었다.
(지옥의 묵시록에 나오는 헬기전투씬은 - 히틀러가 가장 좋아해서 수백번 들었다는 바그너의 신들의 황혼이란 오페라에서 "발큐리의 비상"이라는 노래가 폭음소리와 절묘하게 하모니를 이루며 울려퍼지고 베트남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배경으로 수십대의 헬기가 이동하는... 추천한다. 기막힌 장면이다.- )
이 긴장감의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아는가?
사람이 흥분하면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일상적으로 이 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가 사랑하는 남녀가 이성행위를 할 때라고 하는데 헬기비행의 모의실험결과 대략 이것보다 3배정도의 호르몬이 분비되었다고 한다. (황홀의 극치를 달렸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제대하고 나서 그 긴장감을 맛보기 위해 여러가지에 손을 댄다. 술, 담배, 도박, 섹스, 스포츠, 영화등등.. 세상의 온갖 레크레이션을 해봐도 당근 전투의 황홀함을 맛볼 수 없었고 그래서 최종 종착지로서 마약에 손을 대었던 것이다.
땅개(보병)도 이 못지 않다. 여러분은 모두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사실 고증분야에서(이것도 직업병이다. 필자눈엔 영화는 안보이고,무기들만 보였다.^^) 문제가 더러 있지만 초반 30분간의 전투신은 스필버그가 꽤 신경썼다는 점을 필자도 인정한다.
주인공(톰 행크스)이 지옥같은 오마하 해안에 상륙했을때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고 멍하니 사람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바라보는 씬이 나왔을 것이다.이것을 "전장 발광증"이라 부르는데 한마디로 미치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을 말한다. (전투의 공포와 참혹함을 이겨내지 못해서 미치는 인간들 꽤 많다. 2차세계대전중 독일의 휘트르겐 숲 전투에 참여한 12만 미군중에서 9000명이 완전한 정신병자가 되었다.)
간신히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갈 때 복수심에 불타는 미군병사들이 독일군을 완전히 박살내는 장면이 나온다. 관객들은 박수쳤겠지만, 전장의 슬픔과 광기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또 하나 있다. 손을 들고 나오는 독일군이 겁에 질려 큰 소리로 항복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총을 겨누고 있던 미군도 흥분해서 큰 소리로 말하다가 "이 새X가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하면서 방아쇠를 당겨버린다. 포로를 학살했다고 눈쌀을 찌부릴 때가 아니다. 그는 그럴 수 밖에 없다.
왜? 극도로 흥분해서 제 정신이 아니니까..
이게 무슨말이냐면 이 병사의 몸에도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네바다 육군모의 훈련장의 실험결과에도 4배정도의 아드레날린이 나온다고 하는데 거의 미치기 일보직전이다.(시셋말로 눈에 뵈는게 없다. 다른말로 겁대가리를 상실했다고도 한다. ^^)
사람의 오감중에서 가장 민감한 감각이 무엇일것 같은가? 그건 시각이다. 사실 미 육군실험결과에서도 이렇게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오인사격이 별로 없었던 점이 이상하게 생각되어 적과 아군을 어떻게 구별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그 결론은 시각을 통해서 순간적 반응을 한다는 답을 얻었다.
즉, 군복색깔을 보고서 반사적으로 방아쇠를 당긴다는 말이다. 손을 들고 나오는지 총을 쏘려고 하는건지 확인할 겨를이 없다. 나와 다른 군복이 나타나면 그냥 당기는 것이다.
(보병의 흥분(?)은 씬 레드라인의 돌격장면에서 잘 나와 있다.참조 바란다.)
전쟁영화에서 나오는 포로에 대한 신사적인 대우는 저항할 능력을 대부분 상실한 "잔적 소탕"이나 포위 섬멸전"에서나 가능한 얘기이고 실제 전투현장은 이런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사람들이 피를 보면 흥분하게 되는 것(흔히 전율한다!는 표현을 쓰지만)과 부상자들의 비명소리는 도저히 전투현장에서 침착성을 발휘하기 어렵게 만든다.( 부상자들이 아~~ 파하고 부드럽게 말할것 같은가? 어떻게 인간의 목구멍에서 저렇게 우렁찬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일까?란 의문이 들정도로 젖 먹는 힘을 다해 고래고래 살려줘!~~~라고 외친다.인간은 생존본능이라는 측면에 돌입하면 상당히 이기적이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이점에서 전투현장의 보병들은 엄청난 소음공해에 시달린다. 귓청이 찢어지는 포탄의 폭팔음(수류탄 투척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팍!... 말 그대로 금속이 찢어지는 소리를..)과 소총소리, 부상병들의 절규, 눈앞의 찢겨진 시체들, 사방에 흥건한 피와 비릿한 피내음.. 이 상황에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란 별로 없다.
(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없었던 일로 잊을 수 있겠는가?)
북한을 폭격하자는 꼴통들이나 통일은 전쟁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용감한 람보들에게 한마디 던지고 싶다.
"총은 네가 집어라. 그리고 이 지옥으로 네가 달려가라. 엉뚱한 사람들 선동하여 애꿎은 사람 괴롭히지 마라. 솔선수범이나 언행일치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것 아니냐고..."
평양의 주석궁에 탱크를 진주해야만 진정한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전쟁은 강한 민족을 만드는데 필요한 경험이라고,(히틀러가 했던 말이다. 참조 바란다.) 전쟁을 두려워하는 용기없는 민족은 죽은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조갑제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뭐 이말을 부정한 필자를 겁쟁이라 불러도 좋다.(대신 당신들의 민족을 위한 각오(?)가 대단하다는 감탄은 금치 못한다.)
"탱크는 네가 몰아라. 절대 딴 사람 시키지 마라. 애매한 사람 붙잡아 고생시키는것은 용기있는 행동이 아니다. "
물론 필자는 조갑제와 극우 꼴통들이 이런 말할 권리를 전적으로 인정한다. 대신 필자도 탱크몰고 북쪽으로 가서는 절대 안되며, 앞장서서 말려야 한다는 말할 권리도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빨갱이로 치환시키면 할 말 없다. 논리가 안되면 주먹이냐?)
간단히 정리한다.
"전쟁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모두가 패자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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