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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27 16:16:43 |
Name |
soundofsilence |
Subject |
열린 pgr이 되길 바라며... |
몇달전 한바탕 논쟁을 거친 후 어느정도 잠잠해 졌다고 생각한 pgr게시판이 요즘 여러가지 문제로 다시 들썩이고 있군요. 물론 pgr특유의 수준높은 토론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감정적인 댓글, 심지어 비방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pgr내에서 여러가지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만의 독선과 독단에 빠져 제대로된 토론, 의견교환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서로 감정만 상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좀더 나은 게시판, 좀더 나은 토론을 위한 방안을 여러 분들이 제시해주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저도 한가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구체적 방안이 아니라 한 학자의 이론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칼 포퍼의 열린사회 개념입니다.
칼 포퍼가 이야기하는 열린사회의 기본은 도그마가 지배하지 않는 사회입니다. 도그마란 쉽게 이야기해서 독단입니다.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죠. 열린 사회에서는 자신 주장만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제일 먼저 배제합니다. 어떠한 이론도 그 이론만이 타당하고 그 이론만이 올다고 주장하기 시작할 때 이미 그 이론은 이론이 아니라 독단이 되는 것입니다. 그 이론은 도그마가 되는 순간 과학적 이론의 수준을 넘어서 종교적 신념이 되는 것이죠.
반면 열린 사회에서는 끊임없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이것을 포퍼는 '반대 검증의 원리'라고 하죠. 참된 이론은 반론이 가능하도록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 이론을 반대하고 믿지 않는 사람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반대하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믿지 않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이론은 이론이 아니라 종교적 광신이 된다고 포퍼는 주장합니다.
타인에게 비판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열린 사회에서는 자기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비판을 하게 됩니다. 포퍼는 자기비판과 반복비판이라는 개념을 내세웁니다. 자기비판은 자기 이론에 대해 자기 스스로 비판을 해보는 것이고 반복 비판은 계속적으로 이론을 비판해보고, 또 비판해보고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비판, 자기성찰, 개방성이 보장되는 사회가 바로 열린 사회입니다.
여러분은 글을 쓰실 때 스스로 비판해 보시나요? 아니 적어도 남에게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시는 건가요? 비판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 미리 담을 쳐놓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다른 분이 옳은 말을 하고 있는데도 자존심때문에 자신의 주장을 계속 고집하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가끔 보면 좋은 반박글에 대해서도 '님은 그렇게 생각하세요. 저는 이렇게 생각할테니' 하고 비판을 거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비판 받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된 비판을 받고 자신의 주장을 수정해 나가는 것도 나쁜 것이 아닙니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비판해 보고 남의 비판을 받아 자신을 고쳐나가는 사람은 진실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pgr 게시판이 좀 더 발전적이 게시판이 되려면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비판의 기회를 허락할 줄 아는 게시판이 되길 바랍니다. 다른사람의 비판을 듣고 자신의 잘못을 찾을 수 있다면 그때는 자기성찰도 가능합니다. pgr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많은 분들은 다른 사람에게 비판의 기회마저 열어놓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비판의 기회를 열어둘 때 자신도 발전하고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열린pgr... 너무 꿈같은 이야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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