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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24 10:46:2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잡담]빈대원정대
PGR을 통해서 알게되어 가끔 만나서 술 한잔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얼마전 그 친구들이 제가 사는 춘천으로 원정을 왔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빈대..

저보다 다들 어리고 대학생들이라 당연히 제가 사야 하는 거였죠.

기차역에서 그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인연은 언제 어디서 시작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바로 몇 개월 전 만해도 그 친구들과 저는 PGR에서 하나의 닉네임으로만 서로를 알고 있었을 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다만 서로의 글 속에서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기에 얼굴이나 보자는 이야기를 겁도 없이 꺼냈고, 그렇게 인연은 시작된 거죠.

다 모이고 보니 그 친구들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원래 집이 경상도, 전라도, 경기도, 강원도 등 전국각지에 흩어져 살고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마 인터넷이라는 그리고 PGR이라는 곳이 없었으면 서로 평생동안 이렇게 모이기는 힘든 인연들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공지천의 보트장에서 대낮부터 소주를 깠습니다.

비는 주적주적 내리고 강물 위로 동그란 흔적을 남기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빗방울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그렇게 술에 취하고 대화에 취하고 따스한 가슴에 취해 가며 실없는 농담들에 약간은 오바스런 웃음으로 답을 했죠.

조금 어둑해지자 닭갈비를 먹으러 갔죠. 춘천에 오면 닭갈비가 당연하지만 닭고기를 안먹는 이상한 체질의 친구가 있었기에 더더욱 즐겁게 닭갈비를 먹으러 갔습니다.
떡이나 먹어!!

그리고 삼차로 강변에 있는 카페로 가서 맥주 잔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원래 말이 많은지라 혼자 열을 내며 떠들었습니다. 사는 이야기, 인터넷 이야기, PGR이야기, 프로게이머 이야기 등등...

그리고 노래방에 갔다가 제 방에서 맥주를 또 한잔했습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겁니다. 거리의 제한을 없애준 인터넷 덕분에 우리는 아주 멀리 떨어진 사람도 바로 곁에 있는 것 마냥 매일 마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같은 동네나 한집안에 사는 가족들보다도 더 많은 대화를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지만 PGR이 자신을 조금은 추슬러야 하는 공간이었기에 이런 만남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도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들면 조금은 수고스럽더라고 한번쯤은 직접 체온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가 함께하는 이 온라인이 얼마나 따듯할 수 있는지 조금은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친구라는 표현에 그 친구들이 거북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10살 차이나는 친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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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24 10:50
수정 아이콘
다음 원정때는 저도 낄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낮부터 쏘주 먹는 것은 제가 자랑하는 장기 중에 하나죠.
04/06/24 10:57
수정 아이콘
그렇죠, 인연이란 참 묘한 거죠.^^
저도 그렇게 몇 년간 지내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막힘 없이 풀리는 대화며,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거 하며, 서로 의견이 다를 때는 격렬하게 언쟁(?)하다가도 또 그때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로 돌아오는 거 하며...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밀씨 하나가 땅에 박힌 바늘에 꽂힐 확률로 만난 거니까 당연 그럴 수 있겠죠.^^(어느 영화에서 나온 '인연'에 대한 표현입니다.)

근데, 친구란 비단 나이로만 따져지는 것 같지 않아요.
저는 친하게 지내는 모든 사람들을 나이에 상관 없이 '친구'에 범주에 두고 있습니다.
'친하게 사귀는 벗'임을 볼 때, 비단 나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좋은 사귐을 갖는 거라면 그것이 바로 '친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immortal
04/06/24 11:11
수정 아이콘
춘천가고 싶었는데... 좋으셨겠습니다. 아이고 배아파라...^^
슬픈비
04/06/24 11:18
수정 아이콘
무흐흐..
그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푹잤습니다-_-;;;
04/06/24 12:24
수정 아이콘
10살차이나는 친구도 있고
자기보다 연하인데 오빠~라고 말하는 여자도 있죠
"여기서 말하는 여자와 남자는 누구게요~?"
04/06/24 12:42
수정 아이콘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댄데... 나이가 어리다고 빈대를 붙습니까??
이런...쯧쯧쯧... 몰지각한 원정대...쯧쯧쯧...
하지만... 원정대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lovehis님...은 원정대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차기 원정 대상 1호입니다.
immortal님...은 살찌고 오세요...;; 살찌시면 차기 원정 대상 2호입니다.
letter님...은 커플은 외면...-_-)
(공지) 원정대에 공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오니 참가하실분은... 일정 회비를 송금(송금은 농협에서....)하시고... '쪽지 줘'
구리구리
04/06/24 13:12
수정 아이콘
대충 듣기만 해도 기분좋은 밤이었구나 하는 것을 느낄수가 있네요.
저 역시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봤답니다.
물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소주한잔을 기울이진 못했지만..
알아가면서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기쁨을 나누고..
그러는 동안 새록새록 쌓이는 정때문에 매일 글남기고 웃으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저도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만났군요..^^

참! 저 이번에 춘천으로 휴가가는데..
좋은 곳 있으면 추천해 주실래요??
지금 계획은 지암리, 청평사, 소양강 댐 정도인데..
좋은 곳 추천받습니다~~!!^^*
달라몬드
04/06/24 13:34
수정 아이콘
음 솔로가 확인되었던 순간이겠군요. 하하하 그런데 왜 화가나지요?

무단모임은 좋지 않습니다. 특히 춘천의 닭갈비 골목은 계도대상인데...

아 거 참 대낮에 안좋은 소식을 접하고서 왜 군침이 돌까요? 음 boneless chicken rib먹고싶어라라라라라라 빗소리 들으며 떠오르는 모습 닭처럼 환한 갈비...
04/06/24 13:43
수정 아이콘
재밌으셨겠어요^^
부럽네요~
Return Of The N.ex.T
04/06/24 14:16
수정 아이콘
스케쥴 잡아야죠....-_-;
슬픈비
04/06/24 15:48
수정 아이콘
므흐흐. lovehis님은..다음 원정대상이니..준비해주세요^-^
04/06/24 15:56
수정 아이콘
누구시죠?
GunSeal[cn]
04/06/24 16:07
수정 아이콘
오~ 인기도 좋으신 로베흐이즈님~ ^^
슬픈비
04/06/24 16:25
수정 아이콘
로베흐이즈님은 인기도 좋지만..스스로 인기를 걷어차고 다니신답니다..-_-+
59분59초
04/06/24 17:16
수정 아이콘
춘천이라... 그곳에 추억이 참 많죠... 소양강변 까페에 (은)도시락밥으로 유명한 까페 있는데 혹시 아시나요?
닭갈비 맛 본지도 꽤 오래됐네요.. 뭐가 사는게 바쁘다고 고향같은 곳인데 떠난 후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다니.. 게으름을 탓해야겠습니다.
그래서! 다음주에 친구들이랑 춘천가기로 했어요... 연락드릴까요? 헤헤..
말만한 여자들이 부답스럽지 않으시다면.. 쿨럭..^^;
슬픈비
04/06/24 17:38
수정 아이콘
말만한여자.........................
오..총알님..좋으시겠어요......ㅠ_ㅠ부럽다..ㅠ_ㅠ
총알이 모자라.
04/06/24 18:40
수정 아이콘
나이가 나이인지라 부담은 별로 없습니다.....(여운..)
04/06/24 18:44
수정 아이콘
춘천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작업중...)
04/06/24 20:08
수정 아이콘
빈대는.. 돈없는 사람이 빈대붙는거지 나이랑은 아무상관없습니다.. (피식.)
결국 모든것은 경제력! (참고로 먹는건 경상권이 더 압박입니다. ^^)
피그베어
04/06/24 20:29
수정 아이콘
빈대원정대 소개가 PGR까지 오다니요...충격적입니다...그나저나 닭고기를 안먹는것은 아직도 이해가 안가요...소나 돼지를 안먹는것처럼 리턴님께서도 닭을 안먹는 종교를 신봉하시는건가...-_-;;
04/06/24 23:54
수정 아이콘
음..다들 가볍게 넘기시는거 같은데..(여기서부터 모자이크 및 음성변조) 우너정대 정말 무써워요.메뚜기떼가 훑고 지나간거 같아요.다들 조심하셔야 할거에요.
Bullet Mark
04/06/25 06:54
수정 아이콘
절 빼놓은 빈대원정대는 무효...-_-+
저도 한 빈대 하는데 말이죠 쿨럭!...

나도 언젠간 한마리 메뚜기가 되어서 날아<뛰어?>오르리라....
윤수현
04/06/26 02:51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광주로는 원정 안오나요? ^^;;
04/06/26 15:27
수정 아이콘
마르셀님 원정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시는 것은 나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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