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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18 09:07:13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응원?]마사다 요새의 Zealot들
리치는 질럿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날이 밝으면 마사다는 무너질 것이다. 그는 비장하게

마지막 연설을 했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테란과 맞서 싸운 마지막 질럿들입니다. 새벽이 오면 우리는 저들의

포화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부끄럽지 않게 싸우다 죽을 기회입니다. 자!

비겁한 삶에 연연하지 말고 자유라는 이름의 수의(壽衣)를 입읍시다!”

리치의 마지막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지만 그의 어조는 당당하고 확고했다. 그의 질럿

들의 눈에는 비장한 기운이 서리고 사이오닉 검은 마지막 달빛에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연단을 내려온 리치는 제우스와 킹덤을 불렀다.

"제우스와 킹덤이여 그대들과 함께 했던 전장이 그 끝이 보이는군..."

"리치, 그런 소리를 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제우스는 리치의 말을 막으면 말했다.

"아직 우리에게 충분한 자원과 전의에 불타는 질럿들이 있습니다. 최후의 승부는 아직 끝

나지 않았습니다."

제우스는 특유의 자신감을 비추며 리치를 위로했다. 리치는 가벼운 미소를 띄며 말했다.

"제우스, 나는 당신을 믿소. 당신이 맞서 싸워야할 적장이 테란의 최고 장수인 OOV라 하

더라도..."

"리치, 그도 테란일뿐이오. 그대에게 오늘 진정한 제우스의 힘을 보여주겠소!"

제우스는 사이오닉 검에 힘을 주며 당당한 걸음으로 전장으로 나아갔다.

리치는 그의 뒷모습에서 눈의 땔 수 없었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르

기에..

"리치"

나지막한 목소리에 리치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의 오랜 친구 킹덤이었다.

"리치, 이건 끝이 아니야"

"그래, 그렇겠지.."

리치는 말끝을 흐렸다. 킹덤은 말없이 리치를 바라보았다. 리치도 킹덤을 바라보았다. 잠

시 침묵의 시간이 흐른 뒤 킹덤은 입을 열었다.

"녹차 한잔하겠나? 어쩌면 마지막 한잔이 될지도 모르니..."

"전투를 이기고 나서 편안하게 마시도록 하지.."

그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멀리서 포성이 은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시작이군"

"그래, 이제 몸 좀 풀어야겠어.."

전장으로 달려가는 새벽달빛이 그들의 어깨위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 마사다 요새
사해(死海)에서 서쪽으로 4㎞ 떨어져 유태광야 동쪽 끝에 우뚝 솟은 바위산. 사방을 깎아지른 벼랑으로 둘러치고 뻗쳐오르던 바위산은 해발 434m에 이르러 문득 치솟기를 멈추고,단칼에 베인 듯이 평평해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배(船) 같은 모양을 한 바위산 꼭대기는 평균 너비 120m에 길이 620m,둘레 1,300m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는 그 진흙땅 위에 놀랍게도 2000년이라는 세월을 간직한 성채가 거센 바람 속에서 말없이 유태광야와 사해의 푸른 물결을 내려다보고 서 있다. 거칠고 메마르면서도 웅장한 아름다움이 깃든 이 요새의 이름은 마사다.

ps.멋진 승부 후회 없는 경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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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8 09:22
수정 아이콘
짧은이야기, 멋지네요....^^
.... 녹차한잔에 올인입니다...^^
지지테란
04/06/18 09:50
수정 아이콘
영화속의 한장면을 연상케하네요 글 잘쓰시네요 진짜 멋진니다..^^
Return Of The N.ex.T
04/06/18 10:04
수정 아이콘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멋진 승부...
04/06/18 10:05
수정 아이콘
마사다.... 가봤죠... 이스라엘군은 그쪽 요세에서 정신 교육을 받죠....

아무튼.. 마사다 하면 생각나는 것......

"제길... 너무 더워...." 뿐...
슬픈비
04/06/18 10:30
수정 아이콘
아..마사다 요새가 그런곳이었군요.....
순간적으로
마사루가 생각이.....
그림자
04/06/18 10:32
수정 아이콘
전 박정석 선수가 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스와의 일기토를 앞두고 있는 헥토르처럼 보이더군요...
멋진 전투를 보여주지만.. 결국은... T_T
그래도 제발 이겨주기를....
총알이 모자라.
04/06/18 11:24
수정 아이콘
부연 설명을 하자면 마사다 요새에서 로마군에게 투쟁을 하던 사람들을 질럿파 라고 했었습니다. 마사다 요새의 사람들은 집단자살을 한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고고학계에서는 아직도 자살한 것인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쨋든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한 리치와 제우스가 멋진 경기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Marine의 아들
04/06/18 11:28
수정 아이콘
유대교의 열심당원들을 질럿이라 불렀죠. 워낙 로마에 거세게 대항했던 집단이기 때문에 로마에 학살당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_-a
04/06/18 12:29
수정 아이콘
녹차 한잔에서 갑자기 웃음이..^^
04/06/18 12:30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 유저 세 명 중에서 확실히 박용욱 선수가 가장 여유있네요..
Connection Out
04/06/18 13:04
수정 아이콘
로마에게 학살당했다고 단정하기엔 유대인들이 너무잘못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 눌려 지내던 그들을 동등한 위치로 올려준 것은 바로 로마와 로마의 황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가 동방 원정을 나섰는데 뒤통수치듯이 반란을 일으켰으니 말다했죠..
그런 반란 와중에도 지금은 기독교도라고 불리는 사람에게는 교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진압군이 오기 전에 먼저 학살을 자행하기도 했구요. 이를테면.....드라군 너는 지능이 떨어지니깐 필요없어라면서 질럿들이 드라군을 몰살했다고나 해야 할까요...
(설마 기독교도들이 지능이 떨어진다고 해석하시는 분은 없겠죠)
피그베어
04/06/18 18:10
수정 아이콘
마사다가 뭔지 찾아봤으나 나오는 것은 한국마사회뿐...흑흑..
스톰 샤~워
04/06/19 09:38
수정 아이콘
Connection Out 님의 해석이 재미있네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만 질럿당(열심당으로 번역하기도 하죠)은 완강한 민족주의자들이었죠. 로마가 어떤 혜택을 주더라도 그것은 지배자의 베품일 뿐 진정한 해방을 주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들의 입장에선 로마에 저항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의 민족정서 역시 반로마주의였고요. 예수님이 말한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는 말도 다 이런 반 로마 정서를 대변해 주는 것들이죠.
일제가 문화정책을 편다고 해서 그들에게 저항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니듯 질럿당의 저항은 당연한 것이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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