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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17 22:26:44
Name 몽땅패하는랜
Subject [잡담]동동주와 파전
동동주와 파전
- 몽땅패하는랜덤 -_-v;;;;

난 동동 떠있었어
계란 노른자 씌운 보름달마냥
하냥 베어먹고 싶은 네 둥그런 파전 같은 얼굴 보며
하늘아래 땅 위에
내 발은 마음따라 동동 떠있었어

쌀빛 눈물 빚어 대추 띄운 동동주마냥
언제나 너의 마음, 그 알 수 없는 반죽배합 속에
그냥 잠겨들고 싶었어
조금만 파가 더 들어가도 목구멍이 매워지는
조금만 해물이 더 들어가면 비린내가 눈을 아리게 하는
알 수 없는 네 마음의 반죽
물기 가득한, 그러면서도 소금기 가득한 네 마음 그 알 수 없는 반죽 속에
그래도, 나 담겨있고 싶었어
아니, 동동 떠올라서라도 붙어있고 싶었어

가끔은 지저분한 입냄새로라도
너에게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어
그래서 누룩빛 멍을 들이며 곪아갔어
속에서 진물이 우러나와 썩어가는 속엣것 씹고 되씹어 넘겨가면서도
이게 너에게로 가는 길이라면 얼마든지 썩어지리라
웃고 또 울었어 울고 또 웃었어

하지만
이젠 시간이 지났어
난 두 번 다시 네 파전 같은 둥그런 얼굴 빚어낼 자신도
반죽할 여유도, 들기름 부어 지져낼 용기도 사라졌어

너는 어떠니
아직도 가끔 어둔 밤 어느 구석에선가
트림기 가득한 취기로 찾아오는 나를 아직 알아보겠니?
그렇다면

씨이.....

나 또 울꼬야........

하루종일 비가 오고 음울한 하루 메타콘 두 개를 박살내며 무료한 오후를 보내는 제게 한 어르신이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파전과 동동주 한 잔을 하시고 계시다는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한마디로 부러워서 눈물 흘리다가 퍼뜩 떠오른 낙서입니다(시라고 주장하고픈 생각 전혀 없습니다;;;;).
혹 유게로 가라시면 ....
가겠습니다 ㅠ_ㅠ

모두 좋은 하루 마무리하시고 내일 8강전 대박나기를^^
아울러 모두에게 행복한 주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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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OFU
04/06/17 23:45
수정 아이콘
동동주와 파전하니깐 각 유흥지(?)마다 유명한 막걸리집이 생각나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곳은..
1. 녹두거리의 "황해도집"
2. 신촌의 "동래파전"
3. 고대앞 "나그네 파전"

다른 곳은 많이 놀아봐도 그다지 유별나게 눈에 뜨이는 집이 없더군요. 녹두의 황해도집은 동동주가 맑은게 맛이 기가 막히고, 신촌의 동래파전은 파전이 어마어마 하고, 고대앞은 각종 안주가 다 맛깔스럽죠^^

다른분들이 추천하고 싶으신데는 없는지요?
04/06/18 00:09
수정 아이콘
푸핫핫!~
오늘 그 약올린 사람이 설마... 저요? ... 라고 쓰려고 했다가...
그래요. 저 맞지요? 하하하 ^^

몽패대사님, 어인일로 이렇게 험한 세속에 내려 오셨는지요.
(pgr의 태클 거는 분들에게 엄청나게 겁을 내시더니... 잠시 겁이 없어지셨나 봅니다? ^^;; 으핫핫핫 껄껄껄!... )

어제는 임요환선수의 모처럼의 활기에 힘입어 임요환선수의 팬 분과 팥빙수 먹었답니다. 다른 선수 카페운영자도 함께였습니다.
한빛선수와 잭윤감독에겐 약간의 미안함이 있지만... 뭐, 그래도 그런 저런 생각 다하다 보면 언제 마음놓고 이긴 선수의 기쁨을 서로 나누나요? 그 쵸? 팬들끼리 만나서 수다도 좀 떨어야지 기분이 풀리지, 그렇잖아요?

그런데 그 페스트푸드점의 팥빙수는 너무 맛 없었어요. 파전 맛있는 곳도 좋지만, 누가 팥빙수 맛있는 곳 좀 알려 주세요~
안전제일
04/06/18 00:38
수정 아이콘
흠흠...저도 이제 게시판에서 이런 말을 할 기회를 갖게되는군요!
아아 몽땅패하는 랜덤님! 반갑습니다!!!^__^
뵙고 싶었어요!!<---혼자서 애정에 불타고 있었다.

약 이틀을 굶고 살다가(하루종일 먹은게 라면 반개..혹은 떡볶이 일인분..같은 초절정 우울한 생활들...주륵-) 오늘은 뭔 일이 있는지..보는 사람마다 먹을거 안겨주고 갑니다.
덕분에 냉장고에는 닭!과(아아 식은 닭이 너무 좋아요...♥.)김밥- 이 뒹굴고 있습니다.
내일 양식을 저장해 놓은것같아서 든든하군요!
<---차가운 김밥을 어찌 먹어야 할지..는 절대 고민하지 않는다.

사람이 우울하면 그 우울을 원인으로 해서 짜증을 키워나가지요. 불난집에 부채질하고 기름 쏟는것 처럼..
조금 지나면 그 우울과 짜증이 이스트에 부풀리는 빵반죽처럼 커지는 순간이 오는데 바로 그 이스트!의 역할을 하는것이 배고픔이죠.^_^;;;; 사실 배고프면 배가 고파서 짜증이 난건지..우울해서 짜증이 난건지..우울해서 배가 고픈건지도 헷갈려 버리게 되는 거죠.
그 모든게 섞여서 마구마구 머리와 위장을 헤집으며 종국에는 인간관계의 파탄과 본인의 자아정체성마저도 상실되는...(헉헉..--;;)
여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배가 부르면 짜증은 짜증으로..우울은 우울로만 있지요.
밥먹고 삽시다!^_^

다시한번...정말 반갑습니다!^_^(아아 친한척 하고싶었어요!ㅠ.ㅠ)
몽땅패하는랜
04/06/18 01:05
수정 아이콘
안전제일님// 저도 너무 반갑습니다 +0+;;;(아직도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니;;;;;)
닭이나 김밥은 재활용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골고루 경험한다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밥이 보약입니다^^

P.P님/ ㅠ_ㅠ 문자를 보내주시는데 제가 핸드폰맹이라 문자 보내는 법을 모릅니다;;;(결정적으로 핸폰이 오년전 잠수함폰이라 더욱;;;;;) 그렇다고 좋지도 않은 육성으로 바쁜 시간 뺐는 것은 더욱 예가 아닐 듯 싶어 차일피일하다가 ㅠ_ㅠ 절대로 무시하거나 그런것은 아닙니다;;;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주말 건강하게 잘 보내세요(_ _)
귀여운 반항아
04/06/18 02:40
수정 아이콘
학교 뒤 산성파전과 막걸리 좋죠.... 소나무 그늘 아래서 ...
Return Of The N.ex.T
04/06/18 08:25
수정 아이콘
몽땅패하는랜덤님//저도 기억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비가 오면 생각나는 동동주와 파전이죠...
슬픈비
04/06/18 09:16
수정 아이콘
음?..
전 포장마차에서 가락국수와 함께 마시는 소주한병이.....;;
04/06/18 09:37
수정 아이콘
몽패님의 '텨텨텨~' 를 어떻게 잊겠습니까 ^^
허브메드
04/06/18 11:34
수정 아이콘
몽패랜님//
반갑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기역 낙서파전을...
04/06/18 11:39
수정 아이콘
전기구이 통닭과 와인도 좋죠...

(갑자기 집 와인이 수십병이 생겨서...이걸 어떻게 다 처리할지...)
04/06/18 14:31
수정 아이콘
음 -_-;;; 저도 p.p님께 문자 받고선 문자 대답 대신 -_-;;;
게시판의 쪽지를 이용했는데...

이걸 보면 젊은 사람들중에 오히려 기계 사용에 어두운 사람이 많다는
증거가 되는군요 -_-;;;;

p.p님 저만 그런게 아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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