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6/16 13:16:33
Name Kaysa
Subject [2004 NBA Finals] 저무는 왕조. 그리고 The New Bad Boys

"해남에 천재는 없다. 하지만 해남은 최강이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해남의 남진모 감독이 한 말입니다.
저는 이번 NBA Final의 디트로이트를 보면서, 저 한마디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4 NBA 결승전 Detroit vs LA Lakers. 이 매치업은
"2명의 S급 선수 + 3명의 B급 선수" vs "5명의 A급 선수"의 대결이었습니다.
이 대결에서 디트로이트는 그야말로 압승을 거두면서,
농구는 역시 5명이 하는 스포츠라는 사실을 입증시켜줬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MVP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만,
MVP를 "Most Valuable Person"으로 놓고 봤을때,
저는 개인적으로 래리 브라운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시종일관 LA Lakers의 숨통을 죄었던 질식 디펜스. 그리고 그 라쉬드 월레스마저
비이기적인 플레이로 일관하게 만든 팀 장악력과 카리스마는,
NBA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라는 칭호를 선사한다고 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는 슈퍼스타들로 이루어진 베스트 5를 가지고도 결승전에서 허무하게 무너져버린
필 잭슨 감독과 비교가 되는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자신이 맡는 마지막 팀"이라고 했던 피스톤스로 염원하던 NBA 우승을 일구어낸 래리브라운 감독.
감독으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루어낸 이 분은 정말 존경스럽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지금으로 봤을 땐 이 디트로이트라는 팀을 이길 만한 팀은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동부 지구에서의 피스톤스의 지위는 거의 독보적이겠지요.
아마도 내년에도 이 정도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해 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2연패를 노려볼 전력이 되겠지요.
어쩌면 우리는 LA 왕조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왕조의 시작을 목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하여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LA Lakers의 왕조는 서서히 저물어갈듯 합니다.
스타팅 멤버 대부분의 이적이 예상되는 다음 시즌에는
아무래도 지금까지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은 보여주기 힘들겠지요.
그동안 Beat LA를 표방하는 저였지만, 그래도 NBA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팀의
마지막 꺼져가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저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챔피언 반지를 끼고자 노란 유니폼을 입었던 두 노장,
게리 페이튼과 칼 말론에게.

당신들은 이미 전설입니다.
중학생 시절 보았던 당신들의 전성기 때의 기량은 제 머리 속에서 영원할 겁니다.
하지만 이제 당신들의 시대는 갔습니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것도 미덕입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쉬셨으면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6/16 13:51
수정 아이콘
나이스! 디트로이트!
딱성호
04/06/16 14:35
수정 아이콘
마지막말.. 감동입니다.
People's elbow
04/06/16 14:39
수정 아이콘
아... 시애틀과 유타에서의 그들을 이대로 보내다니..
황제의 재림
04/06/16 16:04
수정 아이콘
두 선수 모두 전성기시절에 하필 조단을 만나는 바람에...두선수 모두 두번 가로막혔었죠. 조단에 의해 빛을 못본 선수가 너무 많군요.
처제테란 이윤
04/06/16 17:56
수정 아이콘
아.. 말론 말론 말론!!!
페이튼이야 다시 뛸 수 있겠지만 말론옹은 그것조차 힘들어 보이는군요. 90년대 Stockton & Malone 광팬이었던 저는 아.. 그냥 잊고 싶은 한해가 될듯..제길.. 눈물이 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281 아주리 군단....그들을 믿는다.... [14] 김민규3009 04/06/17 3009 0
5280 나를 배려하는 법 - 관찰자로서의 나 [13] 총알이 모자라.3510 04/06/17 3510 0
5279 ★유로2004스웨덴을 주목하자!★ [15] 잇츠디프런트2839 04/06/17 2839 0
5278 토짱엄마는 과연 경기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요? [16] 토짱엄마3923 04/06/17 3923 0
5276 (잡담)우울증 그리고 부적응 [5] 탈출!귀차니즘3050 04/06/17 3050 0
5275 관광을 피하는 방법? [37] SkyintheSea6788 04/06/16 6788 0
5274 복서, 그리고 그의 영원한 라이벌. [9] 뉴[SuhmT]6543 04/06/16 6543 0
5273 Good Bye~Toona SG.새로운 시작을 위해.. [41] 어린왕자。6871 04/06/16 6871 0
5272 오랜만에 본 황제의 모습 [22] 공공의마사지6993 04/06/16 6993 0
5271 오늘 프로리그 박서의 경기 [22] WalWal6447 04/06/16 6447 0
5270 전차군단 그들을 부르는 두 글자 '저력' [6] Ace of Base2986 04/06/16 2986 0
5268 전태규선수의 정석인가?용욱선수의 빠른 캐리어인가? [10] 박재근4175 04/06/16 4175 0
5266 초보저그유저가 바라본 최연성선수.. [6] 다륜4118 04/06/16 4118 0
5265 [글] 아득히 먼, 그곳의 챠우 경. [4] Bar Sur3476 04/06/16 3476 0
5264 디지털 카메라를 샀습니다. [28] edelweis_s3253 04/06/16 3253 0
5262 Half-Boiled Fiction. [13] lovehis3725 04/06/16 3725 0
5261 [자작시]사랑이란 이름의 전쟁 [8] 미니2868 04/06/16 2868 0
5260 [유로2004]-남미 축구의 전설의 공격 전형[중앙 돌파] [14] 마인드컨트롤3006 04/06/16 3006 0
5259 서지훈선수에대해.. 해설진들과 일반사람들과 다른제생각.. [25] 김현명4986 04/06/16 4986 0
5258 [2004 NBA Finals] 저무는 왕조. 그리고 The New Bad Boys [5] Kaysa3022 04/06/16 3022 0
5257 NBA final...경기 종료....디트 우승!!! [9] 네로울프2975 04/06/16 2975 0
5256 [Euro2004]두 라이벌의 혈전..! [20] 기억의 습작...2918 04/06/16 2918 0
5255 The Fighting 도전의일보 Round 1 -새로운 도전자들- [3] 도전의일보2882 04/06/16 288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