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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16 02:41:24
Name 현정훈
Subject 테테전..선수들의 스타일
오늘 MBC겜 팀리그를 시청하면서 박서의 예전 모습을 보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재기에 성공했다'는 느낌보다 과거 그의 테테전 스타일을 볼 수 있던 것 같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박서식 테테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요즘의 테란VS테란전은
벌쳐 싸움 -> 상황봐가며 골리앗 추가 -> 골리앗이 벌쳐보다 많아지면서 늘어날 때 쯤 탱크 추가 -> 상황봐서 스타포트유닛(레이스, 드롭쉽)으로 승부보기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유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개를 보면서 '저그VS저그전이랑 비슷하구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글링싸움 -> 상황 봐서 스파이어 -> 스파이어 늦으면 스컬지, 혹은 저글링 다수로 상대 본진 공격 -> 무탈 모으기 싸움
의 형태와 상당히 흡사하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저만 그랬나요?)

아무튼 간에 대부분의 테테전 스타일이 이러하고 테테전이 많아지다보니 테테전이 지겹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선수들이 있어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최연성선수의 스타일은 말 그대로 '물량의 자부심이 다르다' 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량에 장사없다고 수비-확장-수비-확장-모아서 공격 하는 스타일은 '니가 하고 싶은거 다 해봐. 그래도 내가 이겨'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과거 그와 이윤열 선수와의 경기에서 양쪽 다 4팩이 돌아가는 것이 나오면서 물량전에 능한 선수끼리니까..라고 중계되던 것이 언제부턴가 6팩, 8팩이 당연한 듯 되어버렸죠. 압도적인 힘으로 상대를 가지고 놀수도 있죠. 온 맵의 자원을 다 쓰는 그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가끔씩 비프로스트 같이 전체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맵에서 하는 경기를 보고 싶어집니다.

두번째로 이윤열 선수, 많은 분들이 그 역시 물량에 능한 선수라고 평가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제가보기엔 사실 그는 물량에 능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힘의 집중, 일격필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난전을 피하고 병력을 아끼고 아껴, 한방에 밀고 나오는데, 그 모은 물량이 상대의 방어를 뚫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일격필살이라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도 한방으로 역전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의 물량은 소위 불가사의하다..라고 평가받죠. 앞마당 멀티만으로도 많은 탱크가 나온다는 것인데, 검투사에 비교하자면 최연성 선수가 거대한 칼을 휘둘러 상대를 방패째로 날려버리는 스타일인데 비해 그는 칼을 갈고 또 갈아서 단 일격에 상대의 방패를 부수고 단숨에 숨통을 끊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하자면 최연성 선수는 효과적인 물량이고, 이윤열 선수는 효율적인 물량입니다.
효과와 효율...어느 쪽이 좋다고는 확답할 수 없겠죠....

세번째로는 김정민, 서지훈 같은 스타일입니다. 단단하고 정석적인 플레이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금, 그곳에, 가장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의 비유를 다시 들자면 날카로운 칼보다는 단단한 방패를 들고 상대의 공격을 막고, 공격하는 스타일로 공격방식은 몹시 다양하지만 아주 날카롭지는 않기 때문에 상대를 일격에 끝내는 경기는 좀처럼 잘 안 나옵니다.
조이기를 좋아하고 난전에도 상당히 강하지만 먼저 난전을 하려고 나서진 않습니다.

네번째로 한웅렬 선수 같은 '한발 앞선 테크트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변형된 정석 플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석적인 경기운영과 단단한 수비를 가지고 상대와 비슷한 힘을 유지하면서 상대보다 빠른 유닛 구성의 변화와 빠른 테크트리로 우위를 점하는 스타일입니다. 상대가 1자 길이의 칼을 쓰면, 난 2자 길이의 칼을, 상대가 장검을 쓰면 난 장창을, 상대가 나무 몽둥이를 쓰면 나는 못 박은 몽둥이를 준비하는 형태. 수비가 강한 편이라는 점에서는 정석스타일과 비슷하지만 정석스타일이 물량전도 잘하는데 반해 물량전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며, 테크트리를 올리는 시간을 벌고 병력차를 만회하기 위해 난전을 유도하고 즐겨하는 타입이죠.

최근 테테전의 양상은 네번째 스타일에 가깝습니다. 벌쳐로 여기저기 찌르고 다니며 벌쳐를 잡는 유닛, 그 유닛을 잡는 유닛, 또 그 천적 유닛...이런 식으로 서로 눈치보며 테크 올리는 것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다만 벌쳐를 많이 사용하는 대다수의 테란유저들이 최연성 선수를 이기지 못하는데 비해 벌쳐를 많이 안 쓰는 한웅렬 선수는 유독 최연성 선수에게 강하니 같은 부류로 말하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긴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죠.

오늘 임요환 선수가 보여줬던 전략은...
과거 파나소닉배였나? 스카이배였나? 김정민 선수와의 네오 포비든존에서 썼던 전략과 비슷합니다. 그 경기는 개방형 앞마당이기 때문에 금방 GG가 나왔습니다만 기본적인 개념은 상대보다 빠르게 테크의 우위를 점하고 양적인 압박은 여차저차해서 막아낸다는 것입니다. 그에 대해 상대가 반응하기 전에 상대가 뽑을 유닛의 천적이 되는 유닛을 뽑아서 계속적인 우위를 유지해 나가는 방법으로 이 전략은 에버컵에서 이윤열 선수가 임요환 선수를 상대로 벌쳐없이 빠른 골리앗 생산을 했던 전략과도 상통합니다. 당시 임요환 선수의  촘촘히 매설한 마인 때문에 이윤열 선수가 오히려 말려들었습니다만 이 전략은 최수범 선수가 몇번이나 시도했다 실패했던 벌쳐 싸움 도중 레이스 체제전환과도 비슷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여차저차 수비'가 중요하여 수비가 뚫리면 낭패본다...는 결론입니다.

임요환 선수야 워낙 전략적 플레이를 많이 구사하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테테전에 썩 강하지 않은 선수들은 대부분 그 어떤 스타일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자신만의 스타일이 살길이라는 결론입니다. 한 선수가 반드시 자기의 스타일로 경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전체적인 느낌, 그리고 그 선수의 필승패턴을 꼽자면 이렇다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 분류해본 것이니 너무 태클걸지 마시기 바랍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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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SuhmT]
04/06/16 02:51
수정 아이콘
최근 테테전이야말로 가위바위보 싸움이란 생각을 많이합니다. 벌쳐가 올것을 대응한 패스트 골리앗을 대응한 빠른탱크 를 대응한 벌쳐..
그리고 그 와중에서 호시탐탐 뒷통수 칠 궁리만 하고있는 레이스와 드랍쉽.
i_beleve
04/06/16 03:50
수정 아이콘
요즘 최연성 선수의 테테전을 보면
처음앤 투팩토리에서 1탱크 2골리앗으로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상대가 벌처라면 일단 난입을 막을수 있고
앞마당에 마인도배해놔도 벌처빌드라는걸 본순간 바로 아카데미를
올려서 스캔달고 바로 조여버리더군요. 오늘경기와 이병민선수게임에 처럼...
( 그런데 어떻게 마인의 위치들을 그렇게 잘파악하고 해제 시키며 전진하는지...;;;)
그리고 시즈 업글하고 상황봐서 못조일꺼 같으면 바로 빠른 앞마당 멀티 ~
스캔 뿌리서 체제 파악하고 수비 & 확장모드, 빈틈 보이면 공격도 서슴없이 ~ -_-;;

이후 완벽한 상환판단에서 나오는 괴물같은 S급 운영 모드.... -_-;;;
Return Of The N.ex.T
04/06/16 03:54
수정 아이콘
스타크래프트.. 이제는 전략보다는 운영이 중시되는 때인가 봅니다..
다시 그 운영을 잡아 먹는 전략을 한번 기대해 봐야 겠습니다.
그래서 더 임요환 선수가 기다려 지는가 봅니다..^^;
04/06/16 08:09
수정 아이콘
분석이 좀 많이 아쉽군요....특히 최연성 선수에 대한 분석은 수준이하로 보입니다....연성선수의 경기를 한 번 잘 관찰해보세요....물량은 수단에 불과한 선수입니다. 그 본질(?)을 보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지루박
04/06/16 08:36
수정 아이콘
소유님// 혹시 최연성 선수 팬을 가장한 안티 아닙니까? 이전에도 쭉 최연성 선수 얘기만 나오면 여러 유저를 비난하면서 최선수 띄어주기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최연성 선수 팬인 제가 보기에도 님의 글은 보기 싫습니다...그만좀 하세요...팬이든 팬을 가장한 안티이든... 다음에는 제대로 근거가 달려있는 님의 글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쏙11111
04/06/16 09:18
수정 아이콘
소유님// 물량은 수단에 불과하고 그 본질을 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시고 그 본질을 설명해주시는건 어떨런지...몹시 궁금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정성들여 쓴 글에 대해 수준이하로 보인다며 짧게 한마디 하시는건 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_-
슬픈비
04/06/16 10:04
수정 아이콘
음..키메라님 이후로 이런 분석글은 오랫만에 보는군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앞으로..저그대저그나 토스대토스도 분석해주심이..ㅡㅡ;;;;부탁드리면..ㅡㅡ;;;;;;;;;;;
지구사랑
04/06/16 10:43
수정 아이콘
키메라님의 소고, 최연성 편을 예고하시곤, 그 후로 소식이 없군요.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을텐데... T_T;;;
BluEWisH
04/06/16 11:18
수정 아이콘
키메라님도 소고 쓰기가 힘드신것 같네요.
최연성 선수가 워낙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면서, 키메라님도 몇번 쓰셨다가 고치시고 쓰셨다가 고치시고 이러시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뭡니까~ 이게~ 최연성 넘 잘해요~ (의대생 버전)
A_Terran
04/06/16 16:44
수정 아이콘
소유님이 말씀하신 최연성 선수의 본질이라면..
아마추어 시절의 랜덤 강자의 경험과 많은 연습에서 나오는 상대의 스타일과 경우의 수에 대한 파악과 그에 대한 대처..그리고 그의 게임 운영의 묘..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i_beleve님의 리플의 끝의 한마디가 말해주고 있지요..
완벽한 상환판단에서 나오는 괴물같은 S급 운영 모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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