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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14 15:48:40 |
Name |
Extreme |
Subject |
영화 - 아홉살 인생을 보고 |
시골에서 80년대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꿨지만)를 다닌 사람들은 한번씩 경험 했을 것이다.
어느날 하얀 얼굴에 레이스달린 옷을 입은 여자 아이 하나가 전학을 온다.
우리는 시커멓게 탄 얼굴에 때묻은 옷을 입고 있는데.
그러면 보통 그 아이를 두고 두 패로 나뉜다.
그 여자애를 동경하는 부류. 그래서 그애와 친해지기 위해 애 쓰는 애들과 시기심에 불타 괴롭히는 부류의 애들.
내 경우엔 그 여자애를 좋아했다. 애써 좋아하지 않는 척 했지만.
4학년 봄 소풍때의 일이다. 반 전체가 원을 만들어 손잡고 돌면서 노래하는 놀이가 있었는데 그때 그애가 내 옆에 있었다. 어쩔수 없이 잡아야 하는 손인것 처럼 슬쩍 손을 잡았을때 얼마나 떨렸었는지 지금도 기억난다. 5학년때 그애가 다시 대구로 전학을 간뒤 내가 직장을 다니던 2002년에 다시 연락이 닿아 만나다가 최근 연락이 끊겼다.
아마 시집을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좋아했었다고 말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릴때의 순수한 느낌을 지키고자 그랬다면 가식일까? 내 용기 없음에 대한 핑계일지도 모른다. 아깝다.예뻤는데 (퍽~)
영화 아홉살 인생에서의 인물들을 소개하자면
백여민 : 엄마가 잉크공장에서 일하다가 약품이 눈에 튀어 한쪽 눈을 실명했는데. 사람들이 애꾸라고 놀리는게 가슴아파 엄마에게 썬그라스를 사주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일을 다 한다. 친구집 똥퍼는일에 몇번 펐는지 세는걸 친구 대신 할 정도로 필사적이다.
실제로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이지만 대장행세를 하지 않는 아이. 한마디로 애 늙은이다.
장우림 : 서울에서 시골로 전학온 아이. 아빠가 미국에 있는데 온갖 미제 선물을 사 주신다며 자랑한다. 실제론 아빠가 미국에 출장 갔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여민이의 의젓함에 끌리지만 자존심때문에 표현하지 않는 아이.
오금복 : 여민이를 좋아하는데 어느날 우림이라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나타나자 당황한다. 우림이의 여우짓에 질질 끌려다니는 여민이와 우림이가 밉지만 어쩌랴 남자는 그런 여우에게 속는줄 알면서도 좋아하게 되는것을. 그러나 항상 여민이의 편.
신기종 : 여민이의 최고 심복이자 친구. 어떤 사건을 계기로 우연히 우림이의 아빠가 미국에 있지도 않으며 우림이가 지금까지 했던 말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여민이는 친구들 하나 하나에게 비밀로 해 달라고 할정도로 서부탁하지만 기종이에게는 '너한텐 부탁할 필요도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믿는 사이.
영화를 보면서 pgr의 사람들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pgr을 만드신분과 운영자 : 백여민
현재 pgr이 가는 방향과 생각이 좀 틀린분들 : 장우림
대부분의 pgr회원 : 오금복, 신기종
글재주가 없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논리적으로 영화의 이야기와 빗대어 쓰지는 못하지만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은 할수 있다.
영화에서 장우림과 시골학교 친구들이 결국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하는 것 같이 지금은 pgr이 서로 생각이 조금씩 틀려 티격태격 하지만 언젠간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pgr의 주인들은 아홉살 친구들만큼 순수한 생각과 감성의 소유자이리라 믿기에.
7~80 년대 초등학교를 다니신 분들은 이 영화를 한번 보시길 추천한다.
가슴찡한 감동과 어린시절의 동심이 다시한번 가슴 한쪽에서 퍼져나가는걸 느낄수 있을것이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애들 너무 귀여웠다.
내가 위에서 서술한 영화 이야기는 pgr과 빗대어지는 부분만 말한 것이고 실제로는 훨씬 많은 이야기와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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