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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14 06:24:11
Name Kaysa
Subject 라스트 3분의 반전.... (EURO2004 프랑스 vs 잉글랜드. 결과 있음)

EURO 2004 조별 예선의 최대 빅카드였던 잉글랜드 vs 프랑스.....
결과는 식스 센스를 능가하는 반전이었다는 -_-=b

경기 시작 전, 저는 빡센 프랑스의 수비를 상대로 잉글랜드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방법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라고까지...)이 바로
베컴의 프리킥에 의한 세트플레이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 양상은 제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미드필드에서
밀리는 잉글랜드는 공격 주도권을 프랑스에게 내주고, 선수비 후역습을
취하게 되지요. 프랑스도 전반에 승부를 낼 생각이 없었는 듯, 그리 맹렬하게
공격하진 않았구요.

그러던 도중 잉글랜드가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저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기대를 했었고, 베컴은 그 기대에 100% 부응했습니다.
멋지게 휘어들어온 프리킥에 제대로 헤딩으로 잘라먹은 램파드. 바르테즈 골키퍼는
반응할 사이도 없이 골을 먹고 말지요.

후반 들어 잉글랜드가 보여준 수비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비록 오늘
프랑스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평소만 하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을 했지만,
아무튼 후반 45분동안 프랑스의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는 점에서
잉글랜드의 수비는 칭찬 받아 마땅했죠. 그리고 거기에 덤으로 루니의
깜짝 돌파 ("어? 쟤 갑자기 왜 저래?)로 얻어낸 페널티킥. 여기서 저는
오늘 경기 잉글랜드가 가져가는구나~ 라고 생각했죠.

키커로 나온 선수는 바로 우리의 베컴~ 그런데 베컴이 나온 순간 일순간 불안감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에이.... 설마 ^^" 하는 순간 베컴은 멋들어지게 골대 왼쪽으로
슛을 날렸고..... 바르테즈 골키퍼는 잽싸게 몸을 날려 슛을 막아냈죠. 어쩐지... 좀
불안하더니만... 그래도 그때까진 잉글랜드가 진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쩌다가 프랑스가 한골 넣고 비겨서, 베컴이 페널티킥
실축으로 인한 지탄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였죠.

시간은 흘러흘러 후반 45분.... 정규 경기 시간은 모두 지나고, 이제 로스타임 3분밖에
남지 않았을 무렵, 프랑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중앙에서 프리킥을 얻게 됩니다.
"이거 이거... 어쩌면....?" 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죠. 키커는 지단. 지단이 찬
볼은 멋진 아크를 그리면서 골로 빨려들어갔고, 점수는 1-1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풀죽어있던 프랑스 팬들 환호하더군요 ^^ "프리킥으로 시작해서 프리킥으로 끝나는
건가..."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그게 마지막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2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제라드가 정말 어이없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백패스
(사실 백패스였는지 조차 명확하지 않은)를 골키퍼 쪽으로 줬습니다. 이런 걸 놓칠
앙리가 아니죠. 볼을 가로채서 질풍처럼 골대로 돌진하던 순간, 제임스 골키퍼가
달려나오며 앙리 선수를 걸어 넘어뜨립니다. 결과는 페널티킥.... 그리고 지단이 키커.
베컴의 실축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지단은 볼을 그대로 옆그물로 쑤셔넣습니다.
2-1. 그리고 종료 휘슬. 프랑스 승.

경기가 끝나고 나서 한참 황당한 기분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3분만에 2골이라니...
프랑스 팬들 환호하고, 잉글랜드 팬들은 어이없다 못해 넋이 나간 표정이더군요.

경기 관전 후 감상 요약.
지주는 역시 지주다! 해줘야 할 때 해주는 프랑스 팀의 해결사.
잉글랜드의 수비... 후반 45분 동안의 모습은 정말 -_-=b 하지만 마지막 3분이.... ㅠ_ㅠ
베컴, 죽다가 살아나다. 제라드가 대신 죽어줄테니. 잘가, 제라드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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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4 06:30
수정 아이콘
아 역시 아트싸커 프랑스!!! 대단하군요 +_+/
04/06/14 06:34
수정 아이콘
스갤에서 실시간 리플달면서 열심히 보는데 막판 역전패...; 갑자기 한페이지 가량 글이 왕창 올라옴..-_-; 해외포럼 보니깐 베겐바워왈 같은 맨유에 있었던 베컴을 바르테즈랑 붙게한게 실수라고 하더군요.
잉글랜드 입장에선 너무너무 아쉬웠던 경기였습니다. 더불어 명경기 였구요.
*세균맨*
04/06/14 06:51
수정 아이콘
베컴은 살다 죽은게 아닐까요 ?? ^^;;
어시스트 하고 패널티 실축을 했으니..ㅠ.ㅠ
잉글랜드의 수비가 그렇게 강하다는걸 처음 느꼈습니다..
04/06/14 09:25
수정 아이콘
이런 경기를 못보다니.......
도저히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는게 너무 너무 아쉽네요.. T_T
LetMeFree
04/06/14 10:37
수정 아이콘
마지막 말이 많이 웃기네요....^--^
베컴, 죽다가 살아나다. 제라드가 대신 죽어줄테니. 잘가, 제라드ㅠ_ㅠ/~
후훗
시험의 압박이 싫으네요~~~~ㅡㅜ
앜플러
04/06/14 10:39
수정 아이콘
전 새벽에 일어나 진짜 그 3분만 봤습니다.
어이없게도.. -_-;
펀치스트립
04/06/14 11:13
수정 아이콘
세상에 저도 그 3분 포함 5분만 봤습니다~^^;
그 5분 동안에도 전율을 느겼다는 --; 물론 골이 두골이나 나왔지만
세상에 왜 이렇게 잘하는 겁니까...
리부미
04/06/14 12:12
수정 아이콘
제가 볼때는 솔찍히 잉글랜드가 잘했는데 운이 없어서 졌다고 보여지던데요... 전반중후반부는 잉글랜드가 주도권이였는데여... 아쉬운 잉글랜드.. 오언의 ㅡㅡ;
기억의 습작...
04/06/14 12:29
수정 아이콘
지단의 중원장악력...은 대단하더군요..^^;
레블뢰군단의 반전-_-;; 정말 경기 재미있었습니다~
더불어..잘가...제라드..;;
04/06/14 12:38
수정 아이콘
지단 정말 멋지더군요. 입이 떡 벌어짐.
vividvoyage
04/06/14 13:17
수정 아이콘
못 본 게 너무 아쉽네요. 경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프랑스가 저번 대회에서의 4강 결승에서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꾹참고한방
04/06/14 16:13
수정 아이콘
오늘 새벽, 그 경기를 보고.. 지단이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또 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잘 하더군요.

한가지 아쉬움이라면, 루니선수.. 너무 불같은 성격이더군요 -_-;
SaintAngel
04/06/14 21:07
수정 아이콘
아...잉글랜드...ㅠㅠ
방금 재방송 봤는데..역시 축구는 휘슬이 울릴때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진짜 잉글랜드는 90분을 이기고 3분을 진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우승할꺼라고 믿습니다~(후다닥!!)
ilikerain
04/06/15 03:58
수정 아이콘
제라드 아니고 램파드 인가 그선수 아닌가요
중계진들이 그렇게 이야기 해주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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