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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13 15:28:49 |
Name |
Ace of Base |
Subject |
문득 |
한 선수가 생각납니다.
그 선수에 대한 기억을 회상해보면 지난 2003 시즌 듀얼 토너먼트였습니다.
마지막 전태규 선수와의 5라운드를 앞두고 저는 전태규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물러설곳 없는 최종진출전이었는데 전태규 선수가 7할은 패배의
분위기로 흘러가더군요.
노스텔지어에서 앞마당만 겨우 확보한 플토와 배 이상의 멀티를 가진 저그.
어렵구나,어렵구나......하고 마음을 졸이며 보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올림푸스에서 테란저그가 휩쓸던 터라 스타리거의 자리가 부족한 플토를
응원하고 있었을때였죠.
저는 정말 눈에 불을켜고 염원하듯이 불리한 전태규 선수를 응원했습니다.
"저그!제발 져라!! ....."
상황은 확장과 최종테크까지 확보한 저그의 절대적 우세.
승부의 변수가 되었던 플토의 가스멀티가 시작되자 저그는 이미 최종테크에서 가디언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디언러쉬를 플토가 예상했다는듯이 커세어로 쉽게
막아내며 저그의 크나큰 데미지를 줍니다. 그것이 플토 대역전극의 서막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스멀티가 안정화되자 그 동안 미네랄 자원으로 모아둔 지상병력으로 중앙진출
시도, 순회를 돌기 시작하고 다크템플러의 활약으로 최종병기 울트라리스크의 허리를 끊으며 플토가 역전하는 하였습니다.
"전태규 선수 최종진출전 승리. 마이큐브 스타리그 진출"
전태규 선수의 승리와 함께 처음 나온 V 세레머니.
상대편 패배한 선수는 온몸에 땀이 범벅하며 그저 모니터를 쳐다만봤습니다.
저는 정말 환호성을 질렀고 전태규 선수가 역시 저그에 강하다는걸 깨달으며 전태규
선수의 스타리그 재입성을 축하했습니다.
"그러나 패배한 그 선수의 쓸쓸함은 알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의 스타리거가 눈 앞이었지만 한 순간의 선택 미스로 ..
스타리거의 마지막 발걸음은 마지막 문턱에 서서 다시 뒤돌아서 돌아가야했습니다.
그 선수는 땀이 몸을 적셨지만 그 땀에 저의 눈에 보이지 않았던 눈물이 섞여있을지도
몰랐겠네요.
그 선수에게는 그 경기가 통한의 경기 혹은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릅니다.
얼마 뒤에도 챌린지리그에도 올라왔지만 결국 탈락했고 그 선수에게 마지막대회였던
지난 kbk 대회에서는 김성제 선수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아쉽지만 조금은 모자른
마지막 선물을 안고 얼마 전 게임을 그만두고 팀에서도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생각하고 요즘 생각하면 그 선수에게 참으로 미안하단 아니 죄송하단 생각까지도
들고있습니다.
비록 내가 한 선수를 응원하면서의 모습이었지만
왜 그 선수가 그 상황에서 제발 져주기를 기도했는지...
자꾸 그 선수 그 선수 라고하면서 그 선수가 누군지 뜸들이니까 답답하시죠^^
한빛스타즈
정재호 선수, 게임석에서건 관중으로써의 관객석에서건...
나중에 반드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득...
쓸쓸한 모습의 한 선수가 생각났던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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