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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02 19:25:22 |
Name |
AmaranthJH |
Subject |
[100% 실화]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팀플이야기(6) |
들어가기 전에)
제 미니 홈피에는 그녀 사진 없습니다. 그 단체사진은 여자분은 다른 사람입니다.
(그녀는 그 때 다른 일 때문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외모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하신 분이 있으셨는데...난감합니다.
그냥 평범하게 이쁜얼굴입니다.(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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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죄송한데요 상대방이 기권해서 부전승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다른데 자리가 안
되서 그러니깐, 다음시합 때 까지 잠시만 비켜주세요."
부전승? 이런 재수가. 어쨌든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다른 팀들 경기하는 것 구경하면
서 전력 분석에 들어갔다. 대부분 종족은 1저그 1프토, 아니면 2저그. 가끔씩 2프토나 1
프토 1테란 등의 조합도 보였다.
확실히 우리학교 여성분들이 공부를 너무 좋아하시는지, 스타 실력이 가히 가관이었다.
로템에서 본진 5게이트를 가면서도 자원을 500대로 유지하는 분이 계신가 하면, 시작한
지 채 몇분이 안되어 자원이 네자리를 넘어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질럿 1부대 반에 달라
다는 저글링 8마리 등등 엽기의 차원을 넘어선 해탈의 경지에 이르신 플레이를 보여주
고 있었다. 솔직히 남자들도 그렇게 잘 하는편은 아니어서, '1:1 한다면 못이기겠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몇 없었다. 이런 플레이를 보다 보니 그녀의 실력도 여자들 중
에서는 충분히 중 상위권에 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로 호흡만 잘 맞추면 우승까지
해 볼만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지났을까, 우리의 대전 상대가 결정되었다. 대전표를 보니 '부전승
한 번으로 꽤 높게 올라갔네' 하는 생각이 들정도 였으나, 뭐 좋은게 좋은거라는 생각으
로 경기 준비를 했다. 그런데 경기장소가 도서관 컴퓨터 실이다 보니, 처음부터 IPX, UDP
를 위해서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지 않았고, IPX,UDP로 게임을 할 수 없는 자리가 있었다.
하필이면 나와 그녀의 자리가 그 자리에 걸려버린 것.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자리 띄워서
앉게 되어 버린 것이었다. 팀플에서 이건 치명적이라면 치명적일 수 있겠으나, 이미 시간
이 많이 지연되어 있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그 상태로 경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와 경기
할 상대방은 이미 2경기를 이기고 올라온 팀으로, 언뜻 보기에 1프토 1저그의 조합으로
남자가 프로토스, 여자가 저그로 경기를 하는 팀이었다. 남자분도 꽤나 하지만, 여자분
이 제법 잘 하는 편이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래도 종족 밸런스상, 나와 그
녀가 초반 빠른 9드론으로 프로토스에게 어느정도 피해를 준 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우리쪽에서 막상 방을 만들고 나서 보니 상대편의 종족도 2저그 였다. 상대분은
채팅창에
"oh, 4 zerg good"
이런 메시지를 띄우고 계셨고, 서로 종족간의 유불리가 없는 2저그 끼리의 싸움, 더구나 기본기가 딸리는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도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조용히 그녀
에게 말했다.
"9드론 성큰 뛴다. 단단히 마음 먹어, 9드론 6저글링에 드론 한마리씩 끌고 와서 한 집
밀고, 바로 입구 해처리 가져가면서 방어하며 레어 올려. 알았지?"
그녀도 알아 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심판에게 양해까지 구해가며 추가로 시간
을 더 얻어서 다시 한 번 확실히 작전을 설명했다. 그렇게 경기가 시작 되었고,
나: 12시 저그 , 그녀: 2시 저그
상대편 남자분: 6시 저그, 상대편 여자분: 8시 저그
이렇게 진형이 배치된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착실히 9드론 발업을 진행시켰
고, 6저글링이 나오자 마자 드론 한마리와 함께 센터로 향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어느쪽이 남자인지 모른다는 것. 사실상 전력에 거의 보탬이 되지 않는 여자쪽에게 9드론
성큰러쉬를 두명이서 모두 한다면 거의 100%성공이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테크트리에서
늦어서 남아 있는 남자에게 2:1로 밀려버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물
쭈물 거릴 수는 없는 상황, 난 채팅창에
"Go to 8"
이라고 짤막 하게 치고서 8시로 어택을 찍었다. 미니맵으로 12시에서 몇 기의 유닛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8시 앞마당에서 그녀의 병력을 보니 저글링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 할 수는 없는 상황, 내가 먼저 언덕 위로 뛰어 올라갔다. 상대방
저글링이 소수 있었으나, 나 혼자 밀어 내고 본진까지 별 어려움없이 들어가고 나서 보니
드론이 지나치게 많고, 가스까지 계속 캐고 있었다.
'아뿔사, 이쪽이 여자구나'
하지만 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 그렇게 8시 본진에 성큰러쉬를 감행하고 상대방을 엘리
직전 까지 몰아갔다. 6시에서 소수 저글링이 지원오기는 했었지만 8시가 회복할 수 없
을 정도의 타격을 받았음을 알고는 다시 돌아갔다. 나는 얼른 레어 업을 누르고 그녀와
병력을 모아서 6시로 치고 들어갔다. 의외로 쉽게 언덕을 빼앗고 본진 깊숙히 까지 들어
갔으나, 상대방은 본진쪽의 2개가량의 성큰과 저글링+드론으로 방어 태새를 취하고 있
었으며, 이미 레어가 완성된 상태였다. 그렇게 대치상태가 몇 십여초, 난 소수의 저글링
으로 상대방 본진의 옆쪽으로 돌렸다. 스파이어의 완성 정도를 체크 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미 스파이어도 완성된 다음이었다. 당시 내 스파이어의 건설중 HP가 약 500대를 막
넘길 무렵, 내 본진에 1뮤탈과 4스컬지가 날아와서 게릴라를 하기 시작했다.
난 스파이어가 터지자 말자 스컬지를 누르고 (당시 난 원해처리였다.) 드론을 돌리며 버
티고 있었다. 그렇게 드론이 둘 정도 잡혔을 쯤, 스컬지가 나오고, 어찌어찌 뮤탈은 잡
아 내었지만, 6시측의 계속적인 뮤탈 견제에 차츰씩 전력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글링과 함께 들어온 견제에 내 인구는 5/17까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
틴다면 2해처리 상태인 그녀가 뮤탈을 모으고, 내가 약간이나마 뮤탈을 없어 줘서,
한타싸움으로 끝낸다면 비록남VS여 의 싸움이라 할 지라도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녀에게
"지금 얼른 뮤탈 뽑아서 6시 본진으로 러쉬......"
내 말은 중간에 끊길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뮤탈은 커녕 아직 레어도 안 간 것이었다.
내가 당황한 나머지 자세한 에스코트를 해 주지 않았고, 그 때문에 그녀는 스파이어테크
를 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 때 당시 그녀의 자원상황은 미네랄이 100정도에 가스가
1000넘게 쌓여 있는 상황. 순간 내 머리에는 '패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드론 조차 몇
마리 없는 상태, 그렇다고 스포어 콜로니도 없는 내가 그녀가 레어를 올리고, 스파이어
를 지을 때까지, 아니 히드라리스크 테크를 탈 때 까지 버틴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
이었다.
'아..결국 이렇게 지는 것인가?'
내 오른손은 마우스를 놓고 키보드의 엔터키 위에 올라가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이란
오른손 다섯번째 손가락으로 엔터를 누르고, 왼손 검지 손가락으로 알파벳 G를 두번 누른
후 다시 오른손 다섯번째 손가락으로 엔터키를 누른다음 게임에서 나가는 것 뿐이었다.
나는 내가 왜 조금더 침착하지 못해서 그녀에게 레어테크를 올리고 스파이어를 지으라
고 말해주지 못했는지, 왜 9드론 성큰러쉬를 한 시점에서 상대방 저그가 테크를 올린다
는 사실을 눈치채고 나도 같이 테크를 따라가지 못했는지등을 자책하면서 고개를 숙였
다. 몇 초 뒤 난 고개를 들었고 내 오른손은 엔터키를 누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였다. 갑자기 경기화면이 회색으로 변했다. 누군가 Pause 를 건 것이었다. 나
도 아니었다. 그녀도 아닐것이다. 그녀는 Pause를 걸 줄도 모르니깐. 그렇다면 누가,
왜??
To Be Continued...........
p.s) 오른손 다섯 번째 손가락...새 ㄲ ㅣ 손가락으로 치려하니깐 부적절한 단어라는 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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