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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6/02 15:12:18 |
Name |
AmaranthJH |
Subject |
[100% 실화]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의 팀플이야기(5) |
들어가기 전에)
갈수록 스토리가 말리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재미없어 진다는
소리죠. 이대로 가다가는 도중에 연재 끊어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PgR고수 필
객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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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로 부터의 메시지
"미안한데 10까지 만나자"
이런....짤막하게 보낸 한통의 문자 메시지. 아니 왜 늦는다고 말이라도 해 주면 어디 덧
나냔 말이다!! 그러나, 연락도 안하고 늦게 나온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면서 '그냥 스타
나 하고 있지 뭐' 하고 컴퓨터를 켜려는데, 마침 그날따라 학교에 전기 배선관련 공사가
있는 날이어서 오후 9시부터 정전이었다. 아...그날 따라 한시간은 왜 그리 길던지 오죽
하면 내가 책을 다 봤을려구.
아무튼, 그렇게 한시간이 지나고, 약속장소(라고 해봤자 여자 기숙사 앞)로 나갔다. 조
금 있으니까 그녀가 나왔다. 나는 혹시 바쁜데 어쩔 수 없이 나가는게 아닐까 걱정되어서
"무슨 바쁜을 있냐? 왜 10까지 나오라고 했어?"'
라고 물었더니 그녀의 대답이
"아니..그냥 졸려서 못나가겠더라구"
그녀가 아니라 그놈이었다면 "난 잠없어서 나오는 줄 아냐~"하고 외치면서 한 대 때려줬
겠지만, 그놈이 아니라 그녀 이므로..
"그..그래, 뭐 많이 자면 피부에도 좋고 좋은거지.."
라며 애써 웃음으로 넘겼다. 내생각에도 난 참 줏대 없는 놈이다.
그리고 자전거 타고 밖에 나가기로 했는데 또, 그녀가 자전거가 고장나서 걸어가자고.. 역
시 남자였으면 "난 자전거 타고갈테니 넌 뛰어" 라고 했겠지만, 역시 그녀이므로 그러자고
할 수 밖에. Endless road를 걸어나가게 되다니(주: 저희 학교 기숙사에서 쪽문 까지 꽤
나 긴 길이 있습니다. 끝이 안보인다고 해서 엔드리스 로드 라고 부르죠. 걸어가면 넉넉
잡아 15~20분은 걸립니다.)
그런데 걸어 나가는 도중에 자꾸 그녀가 바짓단이 흘러 내린다며 바지를 접는 것이었다.
몇 발자국 가다가 다시 접고, 몇 발자국 가다가 다시 접고. 결국 보다 못한 내가
"야..그러지 말구 그냥 바깥쪽으로 접으면 안내려오잖아(그녀는 자꾸 바지 안쪽으로 접
었더랬죠)"
라고 한마디 했더니 그녀의 짤막하면서도 비웃는 듯한 대답.
"이런 바지를 바깥으로 접어 입는 사람이 어딨냐?"
(참고로 그녀의 바지는 여기저게 찢어진 청바져 였습니다. PgR 식구분. 정말 그런 바지는
바깥으로 접어 입으면 안되는 겁니까? 그런 겁니까?)
난 졸지에 패션 감각 없는 놈이 되어 버렸다. 뭐 사실 있지도 않다만. 아무튼 수습 안되는
상황을 처리 못하고 있다가 결국 피씨방까지 왔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그녀와 나는
연습을 시작했다.
(이하 게임 연습 상황은 그다지 재미가 없으므로 생략합니다. 참고로 West 공방 2:2팀플에
서 전적은 9전 2승 7패. 그나마 한 번은 진 경기였는데 상대편 중에 한 분이 튕겨서 어거지
로 저희가 이긴 경기였고 다른 한경기는 초반 9드론으로 한 집 보내고 나니, 다른 분도 그
냥 나가시더군요.)
그렇게 약 2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약간 피곤해 하는 것 같아서 피씨방을 나왔다. 몇 판
안했지만, 그래도 그녀가 의외로 재능이 있었는지, 이제는 둘이서 9드론 발업 뛰면 컴퓨
터 2마리 정도는 가볍게 재압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솔직히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팀의 여자들의 실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해볼 만 한 수준까지는 올라왔다고
할 수 있었다.
"밥먹으러 가야지? 내가 사줄께"
가능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려고 했으나, 나로써는 참 꺼내기 힘든 한마디였다.
"그래"
다행히도 쉽게 승낙해주는 그녀. 그래서 주위의 식당을 찾는데, 그날이 일요일, 그것도
첫째 주 일요일이어서 주위에 식당들이 거의 다 문을 닫은 상태였다. 눈에 띄는 거라곤
감자탕집이라거나 해장국집 등등. 뭐 맛있긴 하지만 그리고 데이트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스타 연습으로 나온 것일 뿐이지만 남녀가 같이 나와서 그런걸 먹을 순 없기에, 몇 분을
그 근처를 돌아다녔다. 설상가상으로 그날은 정전 관계로 학부식당을 비롯한 학교 내
식당도 다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결국 찾는다고 찾은 것이 간단한 분식집. 거기서 김밥 두줄에 라면하나 같이 시켜서 나눠
먹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대회 예선이 한 시 삼십분이었고, 그 때 시간이 12시 45분
쯤이어서 1시쯤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각자 기숙사로 돌아갔다.
방에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15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시간을 뭘 하면서 보낼
지 궁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룸메이트의 책꽃이 위에 놓인 향수병으로 눈길이 갔다. 생일
선물로 받은 삼만 몇천원 짜리라던데.......그날 처음으로 자의에 의해서 향수 뿌렸다.
약속대로 한 시에 만나서 대회가 열리는 과학도서관 컴퓨터 실로 가니 아직 아무도 사람
이 없었고, 컴퓨터 실도 잠겨 있었다.
"너무 일찍 왔잖아."
이 경우도 그녀가 아니라 그놈이었다면
"일찍 오는게 늦게 오는 것 보다 좋잖아. 그래서 불만이야?"
라고 했지만 그녀였기에
"미안해"
이 한마디 밖에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가자 다른 팀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고 학교의 특성상 대부분의 학생들
이 전국 열 몇개의 학교에서 밖에 오지 않기 때문에 서로서로 잘 아는 사이. 당연히 모여
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녀의 친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오...너도 나가는 거냐?, 스타 할 줄 아냐"
"당연하지..나 잘해."
그녀의 거침 없는 한마디. 도대체 뭘 믿고 그런 소리를. 그 때 나랑 1:1 연습할 때 내 질럿
3마리 러쉬에 저글링 한부대가 궤멸 당했으면서, 본진 10,11게잇 하드코어 질럿러쉬도 못
막았으면서. 그러나 가만있었다. 누차 말하지만 그놈이 아니라 그녀이므로.
"나 잘하잖아? 그렇지?"
나를 보면서 그것도 웃으면서 물어보는 그녀. 그녀 친구들의 시선도 내 쪽으로 고정되고
나는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못한다고 말하면 찍힐게 분명하고, 그렇다고 거짓말
을 하기도 그런 상황. 결국 대강 얼버무리고 말았다.
대회가 사정으로 약간 연기되는 사이, 우리반 반장이 왔다. 딱히 응원오거나 할 필요는 없
는데 온 것이다. 그것도 엠티까지 갔다와서 인간의 몰골이 아닌 형상을 하고.
"**야, 실력은 좀 늘었냐?"
라는 질문에
"물론. 나 잘해, 목표는 우승이야 우승"
이라며 너무나 자신있게 말하는 그녀. 도대체 저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약 1시 50여분 경, 잠겼던 컴퓨터실의 문이 열리고, 대회가 시작되었다. 그녀와 나는 자리
에 앉아서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상대로 2:2 연습, 그것도 9드론 발업과 성큰러쉬에 중점
을 두고 연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대회 운영 관계자 분(이라고 해도 학생이시다)께서
오셔서
"저..&반 맞죠?(신원보호를 위해서 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는
"예, 맞는데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분께서
"저기 죄송한데요 ......................"
To Be Continued....
p.s)정말 묘사력이 떨어지는 건지, 기억력이 떨어지는 건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많은데
정리가 안되는 근요
p.s2)자꾸 사진 공개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만약 제가 그녀와 사귀게 된다면
공개 하겠습니다.(안하겠단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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