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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5/30 19:05:49 |
Name |
아름다운안티 |
Subject |
스타와 관련없는 넉두리.... |
이제 진정들 되셨는지요.
어제는 분쟁의 영향으로 머리가 지끈거리기에 후배를 한 명 꾀어서 관악산을 올라갔습니다. 바로 앞산임에도 불구하고 산다는거에 치어서 몇 년 동안 한 번도 못 올라갔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올라갔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많이 변했더군요.
입구주변을 전부 봉쇄하고 산으로 통하는 길을 한군데만 이용하도록 하면서 입장료를 받더군요.
산을 등반하는 초입에서 느껴지는 산내음(?)이 좋았던 저로서는 수백 미터가 콘크리트로 포장된 산길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입장료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취한 공사였을 것이고 또한 그 입장료로 자연보호에 이용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래보긴 하지만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부터 뒷동산 찾듯이 다니던 산의 변하는 모습은 결코 보기 좋지만은 않더군요.
등반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영화를 한 편 봤습니다.
예전에 전라도 광주에 출장가 있던 당시 황비홍이란 영화를 보기 위해 주말에 퇴근하자마자 서울행 버스를 타고 을지로로 가서 국도극장까지 일부러 찾아 갈 정도로 영화광이었는데 이 역시 산다는거에 치어서 영화 보는 횟수도 뜸해지는군요.
아무튼, 트로이와 옹박이란 영화 두 편을 놓고 고민끝에 옹박을 보게 되었습니다.
줄거리는 정말 단순 그 자체더군요. 도난당한 부처 머리를 찾기 위한 한 시골 청년의 모험담 그리고 해피엔딩 그저 진부한 줄거리였지만 주인공의 그 무술 실력만큼은 황비홍을 버금가게 저를 흥분 시키더군요. 저도 남자는 남자인가 봅니다.
무술영화, 액션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강추입니다.
영화보고 저녁 먹고 잠시 집에 들어와서 청주 갔다가 이제야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들어와 어제의 논쟁의 글들을 다시 한번 쭉 읽어 보았습니다.
어제만 해도 제 의도와 완전히 다른 쪽으로 흘러가는 갑론을박을 보면서 저 역시 약간의 흥분상태가 되었지만, 잠시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보니 굳이 흥분할 일도 아니더군요.
안티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또한 제가 비난을 받는다면 역시 제글에 뭔가 의도하지 않은 혹은, 의식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받는다고 해서 어리석게 흥분하는 자신이 우습게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컵 속에 들은 절반의 물을 보고 아직 물이 절반이나 있네라는 사고가 긍정적인 사고로 절반밖에 없네라는 사고가 부정적인 사고로 오래도록 강제적 인식이 되는 그리고 그러한 단순 이분법에 의해 좋고 그름 그리고 선과 악이 극명하게 갈리고 그게 당연시 인정되는 사회 모순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더군요.
오래도록 긍정적인 사고로 인식되어 오던 아직도 물이 반이나 남았네는 그릇이 작은 사람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사고로 인식되어오던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는 그릇이 큰 사람으로 인식될 수도 있거니와 그저 물은 물일 뿐이다라는 해탈적(?) 인식도 있는 다양함의 존재를 쉽게 인정하지 못했던 시기였습니다.
빠르게 발전되고 빠르게 변화되는 세대에 살면서 성장이라는 한가지 목표에 마치 화살에 달린 깃털의 하나인 양 그렇게 묻혀서 흘러왔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 한 편 보는데 큰 마음을 먹어야 하고 가까운 산 한번 찾아가는데 어떤 계기를 찾아야 하는 내 자신을 돌아보니 허탈한 웃음만이 공허하게 나옵니다.
거창한 삶의 의미, 삶의 목적, 내면적 가치관 운운할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산을 찾음으로써 발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소중한 계기 그리고 소중한 마음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늘 변화하는 존재이다, 그변화의 중심에는 늘 내가 존재하고 변화의 끝은 내 시작에 다름 아니다라는 작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은 날이군요.
그냥 이러저러한 넋두리를 해봅니다. 스타와 관련없는 글이라서 죄송하네요.
* Altair~★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5-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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