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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5/29 13:53:50
Name 막군
Subject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20
-91-

그 타이밍의 치즈러쉬는, 한지훈이 너무나도 쉽게 막을수 있을것만 같았다. 왜냐하면, 이미 그는 크립콜로니 두개를 올려놓은 상태였다. 이것 두개만 성큰으로 변태시키고, 저글링으로 입구만 막으면...

하지만 성큰이 완성이 되기전 모든 scv와 마린이 나왔다. 어쩌면 위험할수도 있었다. ‘이것만 막으면 내가 이긴다.’ 한지훈도 본진에 있는 대부분의 드론을 끌고 수비에 나섰다.

1초가 결과를 바꾸는 시간에 봉착했을때, 그들과 관중들은 숨을 죽이며 최후의 승부를 지켜봤다. scv 용접소리와 마린의 총소리, 드론의 공격소리와 저글링의 돌진소리가 크게 맡붙었다.


결과를 육안으로 판별하기 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큰 교전이 끝나자, 사람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탄성을 질렀다. 이미 성큰콜로니는 모두 파괴되었고, 저글링도 다 죽었으며, 드론도 절반가량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강태석의 모든 병력을 담은 러쉬를 막아냈다. 준비하고 있던 레어는 다 올라가있었고, 이제 럴커 한두기만 나와도 이길수 있다.




한지훈이 이긴거다.

그래, 내가... 이긴거야.



생각보다 태석의 항복선언은 빨리 나왔다.

F-4_LPGMaster : jal he ra
F-4_LPGMaster : gg
F-4_LPGMaster has left the game.










-92-

그는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잠에서 깼다. 그의 주변은 어제 아침과 다를 바가 없었다. 바닥에는 어질러져있는 학교 책과 가방, 책상에는 프린트 해놓은 각종 스타크래프트 전략 및 팁들. 어제에 비해 키가 큰것도 아니고, 몸무게가 늘어난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지훈은 자신의 주변에 무언가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의 커리지매치 예선에서 그는 ‘최종예선’ 에 진출했다. 관계자에 말에 따르면 이번주 일요일 5시에 생방송으로 경기가 진행된다고 한다. 첫 방송무대이자 게이머가 된 마지막 관문인 것이다. 태석과의 경기에서 승리 이후, 태석은 ‘꼬맹아, 축하한다’ 라면서 머리를 쓰다듬고는 내일 보자라는 말만 남기고 먼저 갔다. 그가 져서 분했기 때문이였을까? 아니면 급한일이 있어서? 답은 태석만이 알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큰 변화는 집안에서 일어났다. 그의 예선통과는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믿음을 주었다. 물론 3개월내에 입상을 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잘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였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것이 자기 스스로에 위로가 되었고, 가족들이 다시 지훈을 재신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물론 그러면서 성적도 좋다면 고맙겠지만, 지훈은 중간고사때 반에서 자기가 받은 등수중 가장 낮은 9등을 차지했다.(봉신은 그 소식을 듣고 뭐가 low하냐 면서 신경질을 냈다. 아마 학창시절때 안좋은 추억이 있었나 보다.)

학교를 마친 뒤 그는 집에 도착해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챙기러 왔다. PC방에서 마지막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때였다.

‘딩동.’









-93-

초인종소리가 들렸다. 그는 문을 열었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봤다.

전국대회를 위해 잠시 집을 떠났던 아버지가 집에 오신거다.

“아빠 오셨습니까.”

“음... 그래, 진출 축하한다.”

지훈의 아버지는 웃으며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도 기분좋게 악수를 받아들였다.

“땡큐~ 헤헤.”
“에, 그런데 말이다...”

자신의 짐을 내려놓은 뒤 지훈의 아버지가 말했다.

“네?”
“오늘 저녁 같이 해도 될까?”
“저녁이요?”
“그래, 니랑 내랑. 사나이끼리 단 둘이. 너희 어머니랑 지현이는 놔두고. 짜장면집 어떻노?”
“음... 알았어요.”

지훈은 연습을 해야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아버지와의 식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로 가는 길목에 선 이 시점에서 프로야구 선수였던, 그리고 지금은 프로가 될 학생들을 감독하는 아버지가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까운곳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중국집을 찾았다. 짜장면 한그릇에 6천원하고, 탕수육이 2만원을 넘는 그 곳. 하지만 그들은 음식의 가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결정하는 대로 몸이 따라간 것.

“뭐 먹을래? 짜장면?”
“...음, 짜장면하구 탕수육 먹어요.”
“그래, 여기 짜장면 2개랑 탕수육 작은걸로 하나요.”


그들은 주문이 나오기 전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지훈이 3개월간 겪어온 일들, 그리고 태석이 준 도움을 얘기해줬다. 아버지는 그런 지훈의 얘기를 계속해서 들어주었고, 결국 온게임넷이라는 방송사에 자신의 아들의 경기가 나가게 될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수고했다라고 하였다.

“그래, 장하다. 어느 분야라도 그렇게 열심히 하면 이루는 게 있다. 너희 할아버지는 내가 프로가 되는데 있어서 아주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렇게 해서 내가 이 자리까지 올수 있었고. 나도 네가 원한다면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만...”

순간 아버지의 말끝이 흐려졌다. 지훈은 ‘무슨일인가’ 생각 했다. 아버지는 물을 한잔 마시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

“너는 정말 게이머가 되고 싶은게 맞지?”
지훈은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던거 같았다.


“그러면,”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


“왜 되고 싶니? 만약에 3개월전과 같이 단순히 ‘소질이 있어서’ 라고 말하면 나는 지금이라도 너의 생각을 꺾어버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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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는 말씀

오랜만에 또 다른 이벤트를 해볼까 합니다. '희받사'를 보시면서 궁금한점이 있다면 쪽지주세요. 다음 편에 성의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엔딩이 궁금해요! 라거나 스토리 전개상 나중에 밝혀질 것이 있다면 그 답변은 소설내에 있을겁니다.) 저도 쪽지줘...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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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시
04/05/29 14:43
수정 아이콘
아... 너무 재밌다.
단하루만
04/05/29 14:49
수정 아이콘
아... 이거 1편부터 챙겨 봤지만.. 너무 재미 있습니다..
04/05/29 15:12
수정 아이콘
막군님의 필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요? 정말 재미있군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다방면의 재주가 많으시군요.
이런걸 일컬어 팔방미인이라고 하던가요? ^^
04/05/29 15:31
수정 아이콘
억.. 이젠 아버지가 태클을...-ㅁ-!!
아케미
04/05/29 16:35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질문에 대한 지훈 군의 답이 기다려집니다. 멋있을 듯한데요^^
결국 태석의 러시를 막고 최종예선에 진출했군요. 최종예선에서 전번 클랜 팀배틀에서 붙었던 Top_Blade를 만난다던가-_-; 하는 진행은 나오지 않겠죠.
잘 읽었습니다. 여전히 다음 편도 기대합니다!
피그베어
04/05/29 23:08
수정 아이콘
20편으로도 끝나지 않는군요....많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04/05/30 04:22
수정 아이콘
아버지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 할런지.. 왠지 멋진 대답이 나올듯.. 기대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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