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KTF vs 삼성 의 경기
프로리그 스카이 배에서만 4연패 중인 팀과, 우승 경험자 3 + 홍진호, 조용호 선수가 속해있는 KTF 와의 경기는 어찌보면 그냥 느긋이, 경과를
감상하기만 하면 KTF가 어찌어찌, 설혹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겨 나갈 것이라는 예상, 저뿐이 아니었을 겁니다.
# scene 1. 강민 vs 박동욱
삼성 칸은 객관적인 전력상 분명히 KTF에 밀렸으며, 개인전 1경기, 강민 선수 대 박동욱 선수 의 경기 중반, 박동욱 선수의 러쉬가 막혔을 때만
하더라도, 정해진 시나리오 대로 흘러간다고, 그냥 그렇게 콜라를 들이키고 있었습니다. 헌데, 박동욱 선수, 지나칠 정도로 늦었는데도 멀티를
시도하지 않더군요.
김도형 해설 위원의 " 늦었더라도 멀티는 따라가야죠! " 라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북진하는 박동욱 선수의 질럿과 드라군들.
' 어라? 아까 강민 진영 찍어줬을 때에는 드라군 7-8 마리가 다였는데??? 그래도 강민인데... 지금 쯤 질럿 4-5 마리는 나왔겠지...? '
본진 자원 쥐어짜면서 용감하게 전진하는 박동욱 선수의 병력들... 강민 선수의 진영 앞에서, 상대적으로 초라한 질럿, 드라군을 보고난 후에야
박동욱 선수에게서 무언가 섬뜩한, 그러나 어딘가는 익숙한 치밀함을 느꼈습니다.
- 2차전에는 플토나 테란이 나오는데, 앞마당이 개방형인 지형에서라면, 상대방이 저그가 나올 것을 감안해 강민이 나온다. 강민은 공발업 질럿
러쉬 등의, 상대방이 저그가 나왔을 경우,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노림수를 준비해 온다. 다음 맵이 노스텔지어인데,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온리 저글링에
대한 해법이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플토가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면, 3경기는 테란, 이번 주 방송 경기가 없는 불꽃 변길섭이 나온다.
'그러므로 2경기는 강민이다!'
-> 삼성은 2경기 강민, 3경기 변길섭 이라는 오더를 파악해냅니다.
- 강민의 플토 대 플토 전의 특기, '적은 병력으로 진영, 지형을 활용한 멀티' 라는 전략에 대하여 연구한다.
-> 상대의 오더, 경기 스타일, 그에 따른 파훼법을 들고 나옵니다.
- 멀티의 활성화를 최대한 늦춘다. 당연히 사업은 박동욱 선수가 먼저 끝났기 때문에, 컨트롤 싸움으로, 일꾼들이 일을 못하게 해줄 수 있었다.
-> 빠른 멀티에 대한 파훼법. 여기서 승리해서 앞마당을 날려도 좋고, 실패해도 다음의 노림수가 있었습니다. 2중 3중의 덧, 심리전...
- 어찌 어찌 멀티를 방어해내면 제2의 함정이 기다린다. 다음은 강민 선수의 생각이다.
본진 자원만으로 플레이는 것은 너무 모아니면 도의 플레이이기 때문에 상대도 일단 멀티를 먹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뒤의 포토캐논과 미리 잡아놓은 진영으로 일꾼을 동원하면 왠만한 수의 발끈 러쉬는 막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병력 규모를 판단하러 갔던 프로브가, 상대 병력이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구 근처에서 모여있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정찰은
박동욱 선수가 강민 선수의 진영 바로 앞까지 올때 까지 다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 강민 선수의 예상은, 아마도 빠른 멀티에 대한 대응으로 압박, 여기 까지였던 듯 합니다. 박동욱 선수의 압박은, 준비된 전략이 아니고,
그렇다 하더라도 컨트롤로 내가 극복해 낸 것이고, 이후에는 자원적인 우위로 내가 이긴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 상대에 대한 해석이 끝났다고 느꼈던 서늘함, 물처럼 흐르는 게임 운영, 시나리오...
멀티를 빨리 가져갔지만, 실제 일꾼은 1분도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 초반인데, 돈 400 이 유명무실해져 버렸다. 그러나, 만약 그 상황에서 질럿이
2기만 더 있었더라면, 모르는 경우였다. 아, 이 서늘함은, 이 느낌은 바로 그 선수의 경기에서 느꼈던, 황제 임요환이 대 저그전에서 보여줬던
칼타이밍, 그리고 노림수, 심리전. 진호 선수를 응원할 때, 중요한 상황에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던 그의 환영이 겹쳤다! 라는 것은 단순히 폭풍이
소속된 팀의 패배 이후의 감상적인 생각일 뿐일까?
전투에서 실질적인 승리를 거두고 나서는 해설자가 의아해 할 만큼의 쉴드 관리로 질럿을 아끼면서 상대 본진에 난입. 그리고 강민의 GG
대단했습니다. 위기의 삼성칸이, 이대로 그냥, 또다시 패배하는구나 하는 시점에서, 박동욱 선수는 현존 최강의 플토 중의 한명, 강민을 멋지게
잡아내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립니다.
# scene 2. 변길섭 vs 안석열
삼성의 깜짝 시리즈 2탄. 이번 경기도 네임밸류로 보나, 실제 여태 방송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들로는 승부가 뻔할... 번 했던 경기였습니다만..
오늘 삼성 칸 팀은 준비가 참 좋았습니다.
ktf의 엔트리상 노텔에서는 변길섭 선수!! 상대를 특정지어 놓고, 자신은 카드가 전혀 드러나 있지 않았었습니다. 만약 강민 선수가 출전한다고 해도,
온리 저글링이라는 아직 유효한 전략이 있는 등, 저그로서 해볼만 합니다.
- 김동수 해설 " 변길섭 선수는 확장 지향적인 선수가 아니죠! 컨트롤로 저그를 압박하는... 그 부분을 안석열 선수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변길섭 선수도 알고, KTF도 알고, 삼성도 안다. 그의 스타일을. 페스트, 벙커 러쉬, 이외 변칙 정말 안한다. 그럼에도
저그 상대로 대단한 능력을 보여준다. 노스텔지어는 앞마당에 가스가 없다. 테란은 마린 중심일 수 밖에 없고, 탱크가 나오자면 베슬이 느리고, 나와
봤자 그 숫자는 적을 수 밖에 없다. 테란이 유리하거나 업그레이드가 뛰어난 상황에서는 , 미네랄이 유용하다. 앞마당 합쳐 2스캔이면 베슬 없어도
이기는 경우 종종 나온다. ( 최연성의 2팩 노베슬 )
그럼 저그가 테란에 비해서 미네랄이 많을 때 좋은 점은??
노텔에는 가스 멀티가 스타팅 나머지 2군대, 중립 지형 4군대를 합해서 6군대나 된다. 초반 저그를 압박해 주고자 한다면, 그 포인트는 가스를 주지
않는 것이다.
저그가 저글링이 아무리 많아도, 모인 테란의 바이오닉 앞에 녹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가스 멀티만 안주는 임요환식 압박 테란이 주요하다.
상대방의 방어를 봐서 여차 싶으면 불꽃으로 뚫어 버려도 좋다.
그런데, 노텔에는 미네랄이 남는다. 상대가 압박오기 전에, 상대방의 정찰이 지나가길 기다렸다가 그 뒤에 헤처리를 편다. 2가스를 먹으면서 7시에서
러커 생산 후, 섣부른 공격을 가지 않고, 멀티방어용으로 사용한다. 테란의 병력에 함부로 덤벼들지 않고, 병력을 모으면서 멀티를 충실히 방어하고,
누가봐도 이길 것 같은 전장에서만 싸운다. ( 딱 한번, 티펜시브 마린과의 9시 입구 쪽에서의 싸움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제로 승리를 거둡니다. )
오늘 경기의 중요 포인트이자, 승부의 추는 절묘한 방법으로 7시를 안석열 선수가 가져가는 그 순간 이미 넘어 갔다고 보지만, 그 이후에도,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역전을 당하지 않는 운영. 페스트 하이브 이후의 디파일러 + 저글링 + 울트라 + 러커 종합선물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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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까지가 오늘 경기에 대한 분석입니다. 밑은 조금 긴(?) 뱀꼬리..
삼성 스럽다?
팀이 게임계와 전혀 관계없는 회사도 아니고, 삼성전자 가 모기업이면서도 선수에 대한 영입이 지나칠 정도로 없다는 것이 많은 관계자분들이나
팬분들을 의아하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비판도 많았죠.
'삼성이 투자가 인색하다' '게임단 운영할 마음이 있기는 한거냐?'
저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럼 삼성에서 선수들을 영입하여 초호화 군단을 만들어야 하는가?
KTF 의 지속적인 선수 보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꽤 여러곳에서 형성되어 있던 시점에서,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고 삼성 칸을 비난하던 몇분의 글,
덧글에다 제 견해를 피력했더랬습니다.
'삼성은 자체에서 선수를 키워서 팀을 운영하려고 한다. 선수 빼오기 하려면 언제든 가능하다. 그러나 하지 않을 뿐이다. 삼성의 연습생을 뽑기 위한
이벤트를 하더라. 아마 고수 유저들, 바로 우리 중 그 누군가가 삼성을 키울만한 가능성을 언제든 열어 놓고 있다. 그 누군가가 팀에 보탬이 되고,
개인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어려웠던 팀이었으니 만큼,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은 WCG를 주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에, 선수 영입을 통해서 우승이라도 하면 WCG는 세계대회로서의 의미가 퇴색된다. 그러므로, 선수 영입을 비난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지만,
현재의 삼성이 걷는 길이 최선이고, 정도' 라고 말입니다.
같은 프로입니다. 김근백, 박동욱, 최수범, 최인규, 안석열, 박성훈... 잠시 주춤하고 있거나, 아직은 유망주인 그들이지만, 방송 경기 경험이
쌓이고, 가장 중요한 '열정' 이 덧붙여진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스타판이 지속될지 모르지만, 역사의 한부분이 될 수
있습니다. 조연이 아닌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절치부심 중인 1세대 게이머나, 지금도 게임방에서 밤을
지새우는 당신이나, 그 누구에게나.
삼성 칸은 그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약체라 평가 받던 팀을, 역경 속에서 구해낼 주인공이 될 기회를, 스타판이 더욱 풍성해질 기회를.
폭풍에 대한 애정은 아직도 KTF를 응원하게 하지만, 삼성 칸, 지켜보고 싶어지는 경기였습니다. 앞으로의 행보, 주인공이 되기 위한 조건은
단 한가지 입니다.
게임을 승리하는 것, 그것을 위한 '열정' 오늘 같은 날은 밤을 지세워도 모자랄 것 같지 않습니까? 삼성 칸 선수 여러분 ^^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