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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5/26 23:12:00 |
Name |
lovehis |
Subject |
꺼져가는 불꽃의 노래 (주의!!! 감상적 응원글임...) |
그는 오늘 진정으로 아름다웠다.
난 그 모습을 보며 환희와 회안, 그리고 안타까움 그리고 질투를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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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라고 불리 우는 그를 난 저기 너머로 바라 보고 있었다. 평소처럼 무덤덤한 모습
으로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는 듯한 독기와 오기를 숨기며 타오르고 있는 그를... 난 그의
알 수 없을 정도의 순수한 증오를 바라보면서, 역설 스러웠지만 아름다움을 느꼈다. 이미
그의 모습은 정점을 지나 이제 타오른 시간보다 타오를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꺼져가는
불꽃의 모습 이였고, 진정으로 아름다웠지만 뭔가 모를 아쉬운 운명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습이었기에, 난 꺼져가는 그에게 마음으로 말 하였다.
'이봐, 이제 좀 쉬어야 하지 않겠어. 넌 이미 힘이 다했잖아. 그리고 네 증오의 상대는
지금 네가 감당할 수 없는 상대야. 그냥 여기까지려니 하고...'
나의 마음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아니며 무시하는 것인지... 난 그에게 아무런 반응도
느낄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 일 것이다. 불꽃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단지 '불타
오른다'라는 단순한 행위로 나에게 대답 하고 있는 것 이였다. 타오르는 불꽃은 진정
으로 아름답다. 불꽃의 오만하다 라고 느껴질 정도의 강렬한 빛과, 폐를 터트려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열기는 분명 참을 수 없는 성적 욕망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그러한 욕망은 판데모니엄의 다섯 지배가 중 '노래의 불꽃' 벨로린(1)의 아름다운 노래에
기인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며, 어쩌면 인간 본연에 숨겨진 모든 부분을 적랄하게 비추어
줄 수 있기에 가능 한 것이고, 타오른다는 본능에 충실한 불꽃 앞에 더 이상의 이성으로
인한 본능의 통제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본능에 가장 정직한 반응 일 것이다.
모든 불꽃은 그 태어난 생성의 순간...아니 창조의 순간에서부터 하나의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숙명이란 최후에 최후까지 주위에 모든 것을 태우고 꺼지는 것이며, 모든
불꽃은 그 숙명에 한치에 거스름도 없이 순응하며 끝없이 타오른다. 타오른 다는 것은 곧
꺼져간다는 의미이고, 마지막 불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했다는 이유
일 것이다.
불꽃이라 불리는 남자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불타오르려 했고, 그 마지막 순간 에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도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태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타오르는 순간은 영원 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에 따라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태울 듯한 맹렬한 기세로 끝
임 없이 전진 하였고, 지금 내 눈 앞에는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불꽃 보다 더 아름다운
불꽃의 모습으로 그는 타오르고 있었다. 불꽃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어찌 보면 마지막
꺼지기 직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마지막 모습은 무모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난 부러움과 원망을 느낄수 있었고, 그렇게 타오를 수 없는 내
자신에 대한 질책을 하고 있었으며, 그런 그에 대한 질투심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무섭게
불타오르지만 점차 꺼저 가는 그의 모습에 대한 원망은 어쩌면 점점 꿈에 대한 집착과 노
력을 포기하려 하고 있는 나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져 갔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그는 이런
말하는 듯 하였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야. 난 좀더 타오를 꺼야. 내게 조금에 힘이 남아 있는 한... 난
끝까지 타오르고 말겠어...'
난 그 모습을 보며 환희와 회안... 그리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타오르고 싶다는 마음도 느꼈다.
그는 오늘 진정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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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경기를 보고 소감성 응원 글을 올리네요. 하지만, 응원글은 아닐수도 있다
라는 것에 한표!!! 사실... 제 자신에 대한 응원 글 입니다. ^^*
수정) 음... 평소에 비해 너무 급하게 써서... 다시 읽어 보니 형편 없군요... 하지만, 그
때 느낀 감정을 크로키로 누드 스케치 하듯 쓴 글이라서... 어쩔수 없다는 변명과 함께,
많은 부분 수정 했습니다.
주)
(1) '노래의 불꽃' 벨로린
이영도씨의 소설 '폴라리스 렙소디'에 나오는 지옥의 다섯 지배자 중 한명. 노래를 잘
부르고, 전지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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