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5/26 23:12:00
Name lovehis
Subject 꺼져가는 불꽃의 노래 (주의!!! 감상적 응원글임...)
  그는 오늘 진정으로 아름다웠다.
  
  난 그 모습을 보며 환희와 회안, 그리고 안타까움 그리고 질투를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

  불꽃이라고 불리 우는 그를 난 저기 너머로 바라 보고 있었다. 평소처럼 무덤덤한 모습
으로 모든 것을 태워버리려는 듯한 독기와 오기를 숨기며 타오르고 있는 그를... 난 그의
알 수 없을 정도의 순수한 증오를 바라보면서, 역설 스러웠지만 아름다움을 느꼈다. 이미
그의 모습은 정점을 지나 이제 타오른 시간보다 타오를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꺼져가는
불꽃의 모습 이였고, 진정으로 아름다웠지만 뭔가 모를 아쉬운 운명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습이었기에, 난 꺼져가는 그에게 마음으로 말 하였다.

  '이봐, 이제 좀 쉬어야 하지 않겠어. 넌 이미 힘이 다했잖아. 그리고 네 증오의 상대는
  지금 네가 감당할 수 없는 상대야. 그냥 여기까지려니 하고...'
  
  나의 마음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아니며 무시하는 것인지... 난 그에게 아무런 반응도
느낄수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 일 것이다. 불꽃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단지 '불타
오른다'라는 단순한 행위로 나에게 대답 하고 있는 것 이였다. 타오르는 불꽃은 진정
으로 아름답다. 불꽃의 오만하다 라고 느껴질 정도의 강렬한 빛과, 폐를 터트려 버릴 수
있을 정도의 열기는 분명 참을 수 없는 성적 욕망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그러한 욕망은 판데모니엄의 다섯 지배가 중 '노래의 불꽃' 벨로린(1)의 아름다운 노래에
기인 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며, 어쩌면 인간 본연에 숨겨진 모든 부분을 적랄하게 비추어
줄 수 있기에 가능 한 것이고, 타오른다는 본능에 충실한 불꽃 앞에 더 이상의 이성으로
인한 본능의 통제가 불가능 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본능에 가장 정직한 반응 일 것이다.
모든 불꽃은 그 태어난 생성의 순간...아니 창조의 순간에서부터 하나의 숙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숙명이란 최후에 최후까지 주위에 모든 것을 태우고 꺼지는 것이며, 모든
불꽃은 그 숙명에 한치에 거스름도 없이 순응하며 끝없이 타오른다. 타오른 다는 것은 곧
꺼져간다는 의미이고, 마지막 불꽃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자신의 모든 것을 다했다는 이유
일 것이다.

  불꽃이라 불리는 남자는 자신의 마지막 순간까지 불타오르려 했고, 그 마지막 순간 에도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도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태울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타오르는 순간은 영원 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는 아무런 내색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에 따라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태울 듯한 맹렬한 기세로 끝
임 없이 전진 하였고, 지금 내 눈 앞에는 지금까지 보아온 그 어떤 불꽃 보다 더 아름다운
불꽃의 모습으로 그는 타오르고 있었다. 불꽃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어찌 보면 마지막
꺼지기 직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마지막 모습은 무모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난 부러움과 원망을 느낄수 있었고, 그렇게 타오를 수 없는 내
자신에 대한 질책을 하고 있었으며, 그런 그에 대한 질투심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무섭게
불타오르지만 점차 꺼저 가는 그의 모습에 대한 원망은 어쩌면 점점 꿈에 대한 집착과 노
력을 포기하려 하고 있는 나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져 갔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그는 이런
말하는 듯 하였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야. 난 좀더 타오를 꺼야. 내게 조금에 힘이 남아 있는 한... 난
  끝까지 타오르고 말겠어...'
  
  난 그 모습을 보며 환희와 회안... 그리고 안타까움을 느끼고...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타오르고 싶다는 마음도 느꼈다.


  그는 오늘 진정으로 아름다웠다.

  -----------------------------------------------------------------------------------------------------------------

  처음으로 경기를 보고 소감성 응원 글을 올리네요. 하지만, 응원글은 아닐수도 있다
라는 것에 한표!!! 사실... 제 자신에 대한 응원 글 입니다. ^^*

수정) 음... 평소에 비해 너무 급하게 써서... 다시 읽어 보니 형편 없군요...  하지만, 그
때 느낀 감정을 크로키로 누드 스케치 하듯 쓴 글이라서... 어쩔수 없다는 변명과 함께,
많은 부분 수정 했습니다.


주)
(1) '노래의 불꽃' 벨로린
  이영도씨의 소설 '폴라리스 렙소디'에 나오는 지옥의 다섯 지배자 중 한명. 노래를 잘
부르고, 전지성을 가지고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Dark..★
04/05/26 23:17
수정 아이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
멋졌습니다^^
Ace of Base
04/05/26 23:18
수정 아이콘
양초.
초는 녹아서 불꽃은 사라지지만 그 기억들은
촛농으로 남아서 우리들의 기억에까지 남는

그런 불꽃..

그런 남자..
GunSeal[cn]
04/05/26 23:38
수정 아이콘
불꽃이야...머...불꽃다운 플레이가 나왔고...^^;
안석열선수에게 감탄밖에 안나옵니다...;;
초콜렛
04/05/26 23:57
수정 아이콘
이런저런 패거리들처럼 빠지직 소릴 내가며 불완전 연소하는 게 아냐. 비록 잠깐이지만 눈부시도록 새빨갛게 타오르는 거다. 그리고 나중엔 새하얀 재만 남게 되지. 찌꺼기 따위가 아닌, 하얀 재만이.<허리케인 조>

어떤 사람들은 박서를 조롱하는 의미로 자꾸 허리케인 조라고 하는데요.(활활 불타 재만 남았다는.-_-) 사실은 이거 진짜 멋진 말입니다. 불꽃같이 활활 타오르는거. 활활~

변길섭 vs 안석열.. 오늘 멋졌습니다.
레디온
04/05/27 00:31
수정 아이콘
응원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군요..
왠지 제게도 도전이 되는 글입니다.. 아, 왜 난 활활 타오르지 못할까...
총알이 모자라.
04/05/27 10:45
수정 아이콘
불꽃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태워야합니다.
변길섭 선수!!
더많은 연료를 준비해서 엄청난 불꽃을 활활 태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러브히즈님!!
대략 글 잘쓰심...^^
슬픈비
04/05/27 11:13
수정 아이콘
아..폴라리스랩소디에 집중한 이상한..ㅠ_ㅠ
재밌었죠..소설도 재밌었고.
어제 경기는 정말 소름끼치게 재밌었습니다.
달라몬드
04/05/27 13:34
수정 아이콘
변길섭 선수, 항상 이기거나 지거나 결과를 파악할 길 없는 무표정한 얼굴의 소유자. 하지만 어제는 왠지 안타까움이 느껴졌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힘 내시구요 화이팅.
lovehis님 요즘 공부 안 하시나요? (질투하는 것임)
Return Of The N.ex.T
04/05/27 15:00
수정 아이콘
불꽃남자..
그만큼 변길섭 선수를 잘 나타내는것도 없는듯..
슬픈비님//대략 문자중계 해주시다.. 도망가시다니!! 나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775 재미삼아 적어 보는 강민 선수와 임요환 선수의 비슷한점~~ [34] 스랑5006 04/05/27 5006 0
4774 I live for the moment [5] utahjazz3358 04/05/27 3358 0
4772 5연승의 한빛스타즈 [14] 포아4209 04/05/27 4209 0
4771 아직도 살아있는 한빛...그 예전의 화려했던 모습이 그립다.. [15] 대마왕조아3775 04/05/27 3775 0
4770 가전제품이 늘어갈때마다 웃었었죠... [8] 미츠하시2946 04/05/27 2946 0
4769 "로그인하게 만든다"' [24] 전체화면을 보3021 04/05/27 3021 0
4768 불법 Mp3파일..그 대책은... [70] LetMeFree3221 04/05/27 3221 0
4767 삼성칸, 주인공의 조건? [23] 종합백과4870 04/05/26 4870 0
4766 꺼져가는 불꽃의 노래 (주의!!! 감상적 응원글임...) [9] lovehis4973 04/05/26 4973 0
4765 저그. 이제는 달라져야한다. [20] 고등학생T_T3224 04/05/26 3224 0
4764 변길섭...그는 역시 우승자였다. [27] 애송이5007 04/05/26 5007 0
4763 [잡담] 영화 <트로이>를 보고... [23] Artemis4656 04/05/26 4656 0
4762 강민;;;;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50] 바카스6321 04/05/26 6321 0
4761 최강테란 최연성.. 그가미움받는이유? [54] 블루문6809 04/05/26 6809 0
4760 스타크래프트로 보는 고등학교 문제. [6] 문제출제장3016 04/05/26 3016 0
4759 꿈을 이루기 위해서... [10] 귀족테란김정3105 04/05/26 3105 0
4758 로스트템플...저그가 불리하다. [83] for。u”6123 04/05/26 6123 0
4757 Altair~★ 님께서 로그인하셨습니다. [48] 프토 of 낭만4690 04/05/26 4690 0
4756 폭풍 속으로 [15] 초콜렛3039 04/05/26 3039 0
4755 온라인은 따듯하다!! [15] 총알이 모자라.3036 04/05/26 3036 0
4754 알 수 없는 종족, Zerg.. [15] Dark..★3468 04/05/26 3468 0
4753 저주 ..한..그리고 저그 [13] 하늘사랑3296 04/05/26 3296 0
4751 과연 '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강한것인가.. [13] EzMura3044 04/05/26 304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