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5/24 16:47:44
Name 낭만드랍쉽
Subject [잡담] 자연보존과 개발논리 사이에서, 청주 원흥이마을 두꺼비 방죽.
청주는 충청북도에 있는 인구 65만의 중소 도시입니다. 이 곳에서는 원흥이 마을의 두꺼비 서식지인 조그만 방죽을 두고, 정부와 시민단체간의 힘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두꺼비의 최소한의 생태를 보존하고 개발을 하겠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는 토지개발공사와 "빛 좋은 개살구식의 보존은 필요없다. 이 곳만은 원형그대로 보존하라." 맞서는 생태연구소 '터'를 중심으로 한 청주지역 시민단체들.. 토지공사의 강행의지가 연일 비춰지면서 시민단체들은 삼보일배를 하는 등 이 일을 알리면서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20세기는 물론, 21세기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환경보존과 개발원리의 마찰, 과연 어떤식으로 풀어나가야 할까요? 앞으로도 계속 보존과 개발은 부딪쳐 갈 것입니다. 영장류의 하나의 종에 지나지 않는 인간이 다른 종들의 모든 서식지를 잠식해가도 괜찮은 것일까요?

이 곳은 청주 산남토지 개발예정지에 위치한 두꺼비의 서식지 원흥이 마을 방죽입니다.



방죽이라 함은 농사를 짓기위해 막아놓은 작은 저수지를 말합니다. 농사를 짓는 시골에서는 어디든지 찾아 볼 수 있는 방죽은 주로 조선시대 중엽부터 만들어져 온 것들이 데부분입니다. 이런 곳들은 오염의 손길이 벋치지않아, 생태계의 보고인 곳들이 많습니다. 황소개구리 등의 외래종의 침공에서 벋어난 이 곳 원흥이 마을 방죽은 보기드믄 두꺼비의 서식처입니다.






이동하는 두꺼비의 모습입니다.





5월 8일 저녁 방죽 주변 사방에서 엄마아빠 두꺼비들이 나와 울었다.
법원쪽, 검찰청쪽, 일국사쪽, 방죽아래.....



얘들아 지금 엄마가 간 길로 올라와!!<BR>저기가 엄마가 살고 있는 곳이다 알았지?
저기가면 아직은 평온한 우리 집이 있다.



엄마의 소리를 들었는지, 5월 9일 새벽 어린 두꺼비들의 이동은 시작되고,
법원쪽으로 검찰청쪽으로, 일국사방향으로, 방죽 아래로...
모든 방향 원흥이 방죽 둑 위로 올라온 어린두꺼비들



"헝아야 같이 가!"!
한발 한발 힘겹게 어기적 어기적 올라가는 어린두꺼비들.



이 어린 놈들도 곧 엄마집이 사라지는 줄 아는지<, 작년에 올라간 길, 한쪽방향으로만 아니 간다.
전날 법원 검찰청 쪽으로 올라갈까 질겁한 토공직원들 포크레인 동원해 길을 내었건만. 그리로는 안가네.



지난 봄 엄아 아빠들이 내려오던 길, 어떻게 된 일인지 그 길로 오르네.
법원 검찰청이 들어설 방죽 위쪽으로 기어오른다. 심지어 느티나무 옆 으로도 오르고...



아,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린 생명들의 행진이여!!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굴러도 다시 엄마 아빠를 찾아가는 생명력이여, 사랑이여,
인간의 얄퍅한 눈으로 해석할 수 없는 생명의 신비여...



"얘들아!! 너희 엄마 아빠가 살고있는 구룡산!! 우리들이 끝까지 잘 지켜줄께."
어떠한 개발의 광풍에도, 탐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내년에도 너희들을 볼 수 있도록 잘 지켜줄께.



너희들이 태어난 원흥이 방죽, 너희들이 오가는 길, 수많은 어린 두꺼비들이 살아갈 집, 구룡산.
드시 보전하여 내년에 너희들과 또 만날거야! 혹, 오늘처럼 비가 오는 어느 날 우리가 원흥이 방죽 주변으로 산책오면,나와서 맞아 줄거지?
아, 우리의 친구 두꺼비들아, 조심해서 올라가거라!!



토지개발 계획



두꺼비의 올챙이적 모습은 보통 개구리들 보다 색이 짙네요.



이 작은 두꺼비들도 자신의 본능으로 이동을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연은 우리들만의 것인가요? 가끔은 인간은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지배자라는 오만함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가슴아픔니다.




덧. 개발과 보존은 어떤 관계로 남아야 하는 걸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5/24 17:10
수정 아이콘
정부의 환경정책이 목적으로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개발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자체로 모순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발과 보존을 양립시키는 것은 모든 개발이 거대화되고 다국적화된 현대 사회에선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개발을 통해 경제가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한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과연 이익을 가장 많이 보는 게 누구일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역개발에서 지역주민보다는 서울 강남의 땅투기에 미친 투기꾼들과 건설업자가 가장 많은 이득을 봅니다. 그들은 환경의 파괴, 지역오염등에 관심없습니다. 강남 아파트에서 고급 생수를 사다마시며 공기 청정기에서 나오는 공기를 마시면 되니까요. 실제로 새만금 갯벌이 농지가 됐든 공장지대가 됐든간에 결국 젤 큰 돈을 만지는 건 건설업체입니다.
네잎클로바가
04/05/24 17:13
수정 아이콘
어제 mbc에서 DMZ의 고라니가 사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자연도 무척이나 깨끗하고, 오염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만약, 인간들의 손을 탓다면 그런 생태계가 보존되지 않았을듯 보였습니다. 개발 물론 좋지요. 하지만, 한번 훼손된 자연은 복원하기 힘들 겁니다. 물론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힘들겠지만, 전 두꺼비들을 후대에도 볼수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04/05/24 17:13
수정 아이콘
아차, 건설업체 말고도 많은 공무원들이 득을 보죠. 물론 건설 경기가 좋으면 건설 관련 직종 종사하시는 분들이 좋겠지만 이는 결국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자연자원을 소모하여 다른 지역 사람들을 배부르게 하는 것밖에 안 됩니다. 전 세계의 끊임없는 경제발전과 더 많은 생산은 결국 더 많은 자연환경의 파괴와 관련되어 있고 여기서 축적된 부는 무기를 축적하게 되고 무기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은 가끔 전쟁을 일으켜서 무기를 열심히 소모해줍니다. 무기를 팔아야 하니까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걸 바랄 리가 없겠죠?
04/05/24 17:48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 어머니가 어디선가 잡아다 주신 두꺼비가 생각 나네요....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죠... 국민학교 때 아버지랑 올챙이를 잡아서 학교에 어항에 갔다 가져다 놓았는데..
다른 친구가 잡아온 올챙이가 내가 잡아온 올챙이를 먹는 것 이였어요... 이런 망할 식챙이 같은 올챙이가...
암튼.. 그래서.. 그 잡아온 친구가 미워져서... 주먹 다짐을 했죠.... 아직도 기억 나네요. ^^;;;

그 친구는 잘 있을까? 혹시 국민학교 때 그런 추억있는 분이 꼐시다면... 아마 그게 저와의 추억 이라면...
지금 사과하겠습니다.

아무튼.... 자연이란....
네로울프
04/05/24 18:04
수정 아이콘
저렇게 높다란 건물로 빙 둘러 놓고 보존이 되니? 바보들아...--;
생태계란건 연결되지 않고 고립되면 죽어버리는 건데...
대체...--;;
Return Of The N.ex.T
04/05/24 19:32
수정 아이콘
토지개발 멋지게 하는군요.
저희 학교는 학교 부지 위로 고속도로 낼려그랬습니다.
학교에서 버티니깐 지하화 한답니다.
이거 안받아 들이면 법으로 하잡니다.
학교 결국 질꺼 같습니다.
우리는 대학교에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참 좋은 나라 입니다.
아케미
04/05/24 20:38
수정 아이콘
저는 시흥에 삽니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선 이곳 폐염전이 제법 유명하다는데요.
이 폐염전이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헛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미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하하 참.
저 두꺼비들이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뭐라고 할까요?
Return Of The N.ex.T
04/05/24 20:41
수정 아이콘
두꺼비들은.. 아마도..
"꺼져!! 나쁜X들.."
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부끄러운 일입니다..
맛있는빵
04/05/24 22:44
수정 아이콘
합마공으로 다 날리고 싶따
04/05/25 00:52
수정 아이콘
개발계획 지도를 보여주면서 나름대로 정부도 양보했다고 주장하더군요
허나 그 대안 역시 문제점이 너무 많습니다...
건물들 한가운데 있는 녹지가 얼마나 갈지 뻔합니다, 그리고 산으로 올라갈 길도 미흡하구요
그래서 검찰청을 아예 앞으로 빼주고 녹지랑 산이랑 연결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걸로 압니다...
어설픈 양보로 사람들을 기만하고 눈속임 하는것보다
실용적이고 진심어린 대안을 받아드려 줬으면 합니다
harisudrone
04/05/25 01:39
수정 아이콘
두꺼비에게 저희 집을 주고 새집을 받고 싶네요. (저희집이 너무 낡아서;;)
그래도너를
04/05/25 14:32
수정 아이콘
글 문맥과는 다소 관계없는 내용이지만;; 인구 65만인데 중소도시라니요 ~_~;;
juku1003
04/05/25 14:38
수정 아이콘
맛있는 빵님/ 합마공 최고입니다. 그들을 타구봉을 잡고 타구봉법으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721 [잡설]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25] 삭제됨3263 04/05/24 3263 0
4719 온게임넷 옵저버와 해설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엠겜. [66] Trombley7694 04/05/24 7694 0
4717 [잡담] 자연보존과 개발논리 사이에서, 청주 원흥이마을 두꺼비 방죽. [13] 낭만드랍쉽3413 04/05/24 3413 0
4716 옵저버에 대한 이야기… [19] 미사토4147 04/05/24 4147 0
4715 [13] lovehis3952 04/05/24 3952 0
4714 변화와 개혁의 선행조건 [12] 총알이 모자라.3148 04/05/24 3148 0
4713 일본음악 컬렉션 Vol1. 그리고 마사지생각 [44] 공공의마사지3409 04/05/24 3409 0
4712 Old Boy들을 기다리며... [11] 희상이아빠4342 04/05/24 4342 0
4711 게임아이의 부활? [24] 더블지6310 04/05/24 6310 0
4710 옵저버와 멀티비전 [8] morncafe3036 04/05/24 3036 0
4709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단상 [30] malicious3037 04/05/24 3037 0
4708 pgr은 변했다 [43] writer4383 04/05/24 4383 0
4705 온게임넷 옵저버 김희제님의 글을 보고.... [17] black6200 04/05/24 6200 0
4704 S/U/M/A GO - 그들에게 [22] Dark..★3862 04/05/24 3862 0
4702 완성형 스타크래프트 [8] mycreepradio3502 04/05/24 3502 0
4701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17 [12] 막군3610 04/05/23 3610 0
4700 나의생각 [10] 호로리3305 04/05/23 3305 0
4699 [후기]A급 테란 VS A급 프로토스 [14] 마린매독5957 04/05/23 5957 0
4697 양심적 병역 거부 논란에 대해서... [129] soundofsilence5556 04/05/23 5556 0
4696 헥사트론팀에 대한 글 [18] BaekGomToss5353 04/05/23 5353 0
4695 [잡담] 남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16] Artemis3328 04/05/23 3328 0
4694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16 [20] 막군3463 04/05/23 3463 0
4692 주간 PGR 리뷰 - 2004년 5월 23일 [17] 주간 PGR 리뷰4629 04/05/23 462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