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5/23 13:00:55
Name 막군
Subject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16
-79-

"에? 뭐에요? 저 응원하러 오신거에요?“

지훈은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맞았다. 먼곳까지 자신을 위해서 응원해주러 왔다니...

하지만 그의 대답은 지훈이 생각한것과는 달랐다.

“지훈아, 저어기 대진표나 보고 온나.”

대진표는 벽에 붙어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다. 지훈은 겨우겨우 대진표를 제대로 볼수 있었다.



[대진표]
맵 순서  노스텔지아-네오 비프로스트-네오 로스트 템플
경기 방식 : 총 참가자 256명 A조부터 H조까지, 총 8개조 예선 -> 각조 결승 진출자는 최종예선 진출.
경기 순서 : A,B,E,F -> 오전조(10:30분 시작), C,D,G,H -> 오후조(16:30분 시작)

A조

배칠석(T) vs 정주하(Z)
문희주(T) vs 이제원(T)
......
......
......
김석(P) vs 홍남봉(T)
(중략)



F조
...
...
...
F-4강태석(T)vs이한성(Z)
F-5송민석(R)vs박정훈(Z)
F-6오대수(P)vs이우진(P)
F-7한지훈(Z)vs박경준(T)
F-8여승욱(T)vs김수현(T)
F-9한현수(Z)vs이형석(P)



“헉...”

지훈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명단에는 자신의 이름 뿐만 아니라, 태석과 석, 두 ‘석 브라더스’의 이름도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형도... 참가 한거에요? 그것도 저랑 같은조?”

“와, 불만있나? 이왕 같은조 된거, 잘해라. 결승에서 만나자. 그러고 보니까 만날라면 준결승에서 밖에 못만나겠네.” 태석은 지훈의 어깨를 툭 친다. 그리고는 웃음. 지훈이 그런 태석을 보면서 놀란 것은 두가지였다. 첫째는 수염을 깎고 난뒤 너무나도 잘생겨진(딴사람처럼 보이는) 얼굴이고, 두 번째는 같은조에 만나서 적이 될 상황인데도 너무 태연한 그의 모습이였다.

“에... 넵...”

그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긴장감은 없어졌다. 아니, 당황스러움이 긴장감을 눌러버린지도 모르겠다.

“자, 10분뒤에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준비해주세요.”

진행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말이 들렸다. 이제 지훈은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만 한다. 하지만, 그의 앞을 가로 막은 마지막 상대가 태석이 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두렵기만 했다. 요즘은 태석을 이기긴 하지만, 아직도 자신은 태석의 한수 아래였다.

그런데, 만약에 다른 누군가가 태석을 꺾고 온다면? 그 이상의 낭패는 없었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꼬맹아, 혹시나 떨어가지고 게임에 졌다...라고 하면 니는 내한테 콱 죽는기다. 알겠나?”

태석의 그의 긴장하던 마음을 잘 알아챘는지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는 지훈의 얼굴을 탁 잡더니, 볼을 잡고 돌리기 시작했다.

“어버법.... 모화눈 쥣이에용... 에버버... 알아따구욤”

지훈의 볼은 붉어져 있었지만, 지훈의 마음은 어느정도 가라앉은 듯 했다.

‘그래, 일단 태석형을 신경쓰지 말고 1차전에 집중하자.’



마치 고등학교 첫 시험을 치던 날 같은 마음과 같았다.

그는 자신의 손을 꽉 쥐었다.





‘여기서 시작한다.’





-80-


“박경준, 한지훈.”
“네.”
“네.”

“저쪽가서 키보드 마우스 세팅하고 경기해주세요. 경기 결과 보고는 저쪽 데스크에서 해주시구요.”

지훈은 자신의 상대를 봤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학생같았다.

그는 얼마나 게임 했을까, 얼마나 많이 했을까, 얼마나 잘할까.

상대방은 그저 조용히 세팅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훈은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도 분명 긴장해 있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결국 모두 다같이 긴장되어있는 상태에서 게임을 하는거다. 모두, 다 같은 출발점에 있는거다.

그는 차근차근 자신의 작업을 시작했다. 자신의 마우스 - KTEC 3212를 연결하고, 삼성 일반 키보드를 연결했다. 그리고는 컴퓨터 실행. 컴퓨터는 그 하드웨어들을 잘 인식해주었다. 그의 세팅 준비가 끝났다.

“준비가 다됐으면 시작해주세요.”






-81-

‘...이 사람, 태석이형보다 한수 아래다. 아니, 두 수 아래다.’

짧은기간이라도 주변의 연습 환경만 좋다면 그 결과는 엄청나게 좋게 나올수도 있다.

지훈에게 있어서 그의 연습 환경은 ‘최상’ 그 자체였다. 부모님의 격려, 프로게이머급의 연습상대, 그리고 무료로 제공됐던 컴퓨터와 스타크래프트... 그가 그것을 깨달은 때는 다름아닌 게임 도중이였다.

상대의 경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지훈이 예상한 상대의 실력보다 훨씬 떨어졌다. 아니, 지훈이 강한거인지도 모르겠다. 노스텔지아에서의 첫째판을 가볍게 저글링+럴커로 따낸 그는, 두 번째 판은 아예 소위 말하는 ‘관광버스’를 태우고 있었다. 상대는 점점 암울해졌다. 계속되는 지훈의 럴커 드랍을 막다가 상대의 멀티 활성화를 막지 못했고, 순회공연을 하려던 병력들은 번번히 저글링+럴커+스커지에 잡히고 말았다. 이제 지훈은 결정적인 카드만 뽑으면 되었다. 울트라냐, 가디언이냐, 디파일러냐, 그것도 아니면 그냥 저글링+럴커만 계속해서 뽑느냐...

곧 그는 그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그의 가디언이 부대 단위로 형성되어 상대테란의 본진을 청소할때에, 결국 그는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관문은 비교적 쉽게 넘을수 있었다. 지훈은 기쁜 마음으로 관계자들이 있는 쪽으로 가서 결과 보고를 하러 갔다.

“F조 17번째 경기. 한지훈 2:0 승입니다.”

그는 그리고 다음번의 상대를 보았다. 아직까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 둘의 종족이 모두 테란이라는 점에서 또다시 테란과 경기를 펼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태석은...

“꼬맹아, 너도 이겼나 보네?”

그는 지훈보다 빨리 상대를 제압했었다. 역시 태석의 실력은 대단하다, 지훈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4강까지 간다면 자신과 만날 상대는 태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잠시 후 상대방이 결정되었었고, 이내 곧 2차전이 시작되었다. 지훈의 운이 좋은건지, 그가 원래 잘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예썬 16강도 1차전부터 지훈이 압도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기면 조 8강, 또 이긴다면 태석과 4강이다. 그는 그러나 그때까지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의 앞에 설 가장 큰 벽은 태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였음을... 그것도 자신과 딱 한번 경기를 가졌던 그 사람인 것을...






1편 읽기


2편 읽기

3편 읽기

4편 읽기

5편 읽기

6편 읽기

7편 읽기

8편 읽기

9편 읽기

10편 읽기

11편 읽기

12편 읽기


13편 읽기



14편 읽기



15편 읽기



16편 읽기


전하는 말씀

전에도 밝혔지만, 지난 금요일에 있었던 제 '악플' 에 대해서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그 말투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으며, 결국 그 문제의 댓글은 다른분들의 권유에 의해 삭제했습니다.

또 그렇게 되서 본의아니게 글의 의도와는 관련없는 댓글들이 오고가게 된 점에 대해서 Croove님께 진심으로 사과 드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4/05/23 13:05
수정 아이콘
'홍남봉'에서 그만 픽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추억의 이름이군요. 쿨럭.
지훈 군, 일단 시작은 좋네요. 과연 그의 앞에 설 벽은 누구일지… 더욱더 궁금해집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04/05/23 13:07
수정 아이콘
또 이런식으로 끝나네....
오늘 길가다 개똥 밟고~
길가다 새똥 맞을것 같음!!!!!!!!
나? 노노 막군님;;;
흐름끊는게 ㅠㅠ 죽여~
하여튼 너무 재밌다 ㅠㅠ
그나저나 은주양은 안왔나요?_?
아참! 그리고 이 주인공!! 테니스의 왕자에서 그 주인공을 모티브로 한것 맞죠?
04/05/23 13:08
수정 아이콘
trmey님// 테니스의 왕자는 이름만 듣고 한번도 본 적 없습니다 -.- 정말로요;;
미륵도토리
04/05/23 13:09
수정 아이콘
배칠석....문희주....오대수....안정훈......
풉 ㅠ_ㅠb
사일런트Baby
04/05/23 13:10
수정 아이콘
벌써 16편이네요,,
04/05/23 13:13
수정 아이콘
음... 막군님이 한동안 글을 올리시지 않는다고 해서 연재가 늦어질 것이라 생각 했는데...

아무튼.. 수고 하셨습니다.
04/05/23 13:16
수정 아이콘
허억;;;
테니스의 왕자에서~ 그 주인공이랑 그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사람이랑;;;
이 한지훈과 은주양의 관계가 너무 똑같다는;;;;
제3의타이밍
04/05/23 13:17
수정 아이콘
크킁.... 홍남봉....
04/05/23 13:18
수정 아이콘
홍남봉에서..그만...
그랜드슬램
04/05/23 13:34
수정 아이콘
3-4 일간 자중하신다길래 소설 어떻게 하나 하고 정말 괴로워했는데
주말에 희받사가 올라오다니.^^: 잘읽겠습니다.
This-Plus
04/05/23 14:23
수정 아이콘
그래서 말이란 그때의 기분에 취해서 쉽게 하는 게 아니라죠.
쭉쭉~ 건필하십시오.
04/05/23 15:08
수정 아이콘
홍남봉 = 프로게이머
anjelika
04/05/23 15:25
수정 아이콘
막군님 열열한 팬 입니다. 어린나이에 정말 멋진 글솜씨를 가졌어요^^;;
빨랑 17편두~~~~~~~~~~~~~~~~~~~~~~~~~~~~~
ChRh열혈팬
04/05/23 15:59
수정 아이콘
한 1~2시간걸쳐서 희받사를 모두 읽었습니다^^ 막군님의 소설을 읽을때마다 제 소설이 초라해 보이는것은 왜일까요-0-;; 저도 막군님같은 글솜씨를 언젠가는 얻을수 있겠지요?^^;;;


흠, 맨 마지막의
"그의 앞에 설 가장 큰 벽은 태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였음을... 그것도 자신과 딱 한번 경기를 가졌던 그 사람인 것을..."
의 주인공을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Top_Blade였나? TB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왔던 상대... 그 사람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04/05/23 16:37
수정 아이콘
막군님이 요즘 사춘기이신듯 ^^
세상을 담는 눈
04/05/23 17:49
수정 아이콘
그 리플로. 약간 막군님께 실망을 했었는데.. 희받사 팬으로써..
바로 삭제하셨다니.. 역시 막군 님이시군요.^^ 근데 어린나이라니..몇살이시죠??
그랜드슬램
04/05/23 19:37
수정 아이콘
18살이신걸로 알고있습니다.
Game_mania
04/05/23 21:02
수정 아이콘
홍남봉씨.. 그부분에서 푸흡하고 웃어버렸네요. 희받사 팬입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세요오-!
미륵도토리
04/05/23 21:11
수정 아이콘
16살요
04/05/25 11:41
수정 아이콘
꾸벅(_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721 [잡설] 나빠요. 참 그대란 사람.. [25] 삭제됨3263 04/05/24 3263 0
4719 온게임넷 옵저버와 해설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엠겜. [66] Trombley7694 04/05/24 7694 0
4717 [잡담] 자연보존과 개발논리 사이에서, 청주 원흥이마을 두꺼비 방죽. [13] 낭만드랍쉽3412 04/05/24 3412 0
4716 옵저버에 대한 이야기… [19] 미사토4147 04/05/24 4147 0
4715 [13] lovehis3952 04/05/24 3952 0
4714 변화와 개혁의 선행조건 [12] 총알이 모자라.3147 04/05/24 3147 0
4713 일본음악 컬렉션 Vol1. 그리고 마사지생각 [44] 공공의마사지3409 04/05/24 3409 0
4712 Old Boy들을 기다리며... [11] 희상이아빠4342 04/05/24 4342 0
4711 게임아이의 부활? [24] 더블지6309 04/05/24 6309 0
4710 옵저버와 멀티비전 [8] morncafe3035 04/05/24 3035 0
4709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단상 [30] malicious3036 04/05/24 3036 0
4708 pgr은 변했다 [43] writer4382 04/05/24 4382 0
4705 온게임넷 옵저버 김희제님의 글을 보고.... [17] black6199 04/05/24 6199 0
4704 S/U/M/A GO - 그들에게 [22] Dark..★3861 04/05/24 3861 0
4702 완성형 스타크래프트 [8] mycreepradio3502 04/05/24 3502 0
4701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17 [12] 막군3610 04/05/23 3610 0
4700 나의생각 [10] 호로리3305 04/05/23 3305 0
4699 [후기]A급 테란 VS A급 프로토스 [14] 마린매독5956 04/05/23 5956 0
4697 양심적 병역 거부 논란에 대해서... [129] soundofsilence5556 04/05/23 5556 0
4696 헥사트론팀에 대한 글 [18] BaekGomToss5353 04/05/23 5353 0
4695 [잡담] 남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16] Artemis3328 04/05/23 3328 0
4694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16 [20] 막군3463 04/05/23 3463 0
4692 주간 PGR 리뷰 - 2004년 5월 23일 [17] 주간 PGR 리뷰4629 04/05/23 462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