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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5/17 22:57:38 |
Name |
김연우 |
Subject |
스타크래프트 파고들기 4 - 컨트롤, 물량, 제 4의 종족 |
::개요::
컨트롤 : 병력배치, 일점사, 적절한 스킬사용으로 기대되는 것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방법.
물량 : 지속적인 생산, 적절한 생산건물수, 알맞은 서플라이 건물 생산으로 채취되는 자원만큼 병력을 생산하는 방법.
운영과 함께 스타크르프트의 '기본기'라 불리는 둘입니다. 여기에 '전략'이란 요소가 추가되기도 하지만, 일단 저 둘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재해석을 해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몇몇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본문::
임요환 - 소수 마린메딕 드랍으로 자원적 이득을 보고 방어로 승세 굳히기(vsZ)
전성기의 임요환 선수가 자랑하는 운영이 이것입니다. 소수의 마린메딕 드랍으로 저그의 본진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이어지는 저그의 역러쉬 & 역드랍을 효율적으로 막아내 승세를 굳히는 것이죠. 이런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임요환선수의 '소수부대 컨트롤'은 절대적입니다. 공격과 방어, 병력을 둘로 나누기에 어느 한쪽은 병력적으로 열세이지만, 그것을 임요환선수는 컨트롤로 극복해 냅니다.
이런 운영을 정립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 임요환 선수입니다.
이윤열 - 벌쳐, 드랍쉽 탱크로 이득을 보고 물량으로 승세 굳히기(vsP)
물론 이윤열 선수의 타종족전(특히 저그전) 운영도 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의 소위 '토네이도 러쉬'라 불리는 이런 운영은 대 프로토스전에 가장 화려하게 빛납니다.
임요환 선수와 달리 이윤열 선수는 '물량'으로 승세를 굳힙니다. 이윤열 선수도 '방어'에 일각연이 있는 선수지만, 프로토스가 테란을 공격하려 마음 먹으면, 김동준 해설의 말마따나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적절한 위치에 터렛 박고, 시즈모드 해두면 프로토스는 절대 공격하지 못합니다. (저번 엔터더 드래군 강민선수와의 경기에서 깨지긴 했습니다만, 그런 만큼 그 경기는 대박이었습니다.)
임요환선수의 대저그전 게릴라와, 이윤열선수의 대토스전 게릴라의 차이점은 '파괴 대상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보통 임요환 선수의 마린메딕은 드론과 해처리를 파괴합니다. 하지만 이윤열 선수의 벌쳐-마인은, 프로브는 물론이며, 프로토스의 주병력을 파괴합니다.
임요환선수의 게릴라는 자원줄을 파괴하기에, 저그는 어쩔 수 없이 남은 병력으로 역러쉬를 감행합니다. 하지만 이윤열선수의 게릴라는 프로토스의 주병력 또한 파괴하기에 프로토스는 다시 병력을 모으기 위해 수비에만 급급해 합니다. 그때 이윤열 선수는 병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방러쉬를 감행하며, 그것으로 승리를 챙깁니다.
그래서 이윤열 선수의 플레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프로토스의 드래군이 한부대 이상 쌓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 경기는 이윤열 선수가 패배했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강민선수와 최연성 선수는 참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물론 이 말은 '강민은 전략, 최연성은 물량'이라는 통념에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두 선수 모두 대단한 전략가이며, 소수 병력으로 이득을 보는 플레이를 즐기며, 멀티태스킹 능력이 뛰어납니다. 두 선수의 종족 차이가 이런 운영을 소화하는데 있어서 제각기 다르게 해석될 수 밖에 없었고, 그것이 '강민은 전략, 최연성은 물량'이라는 차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강민 - 소수 병력으로 이득을 보고 방어,물량으로 승세 굳히기(vsTP)
프로토스는 투 핸디드 소드를 든 전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방패 따위는 버리고, 두손으로 검을 단단히 움켜쥐고 온 힘을 다해 상대방을 내려칩니다. 상대방이 방패로 막으면서 비수로 자신을 찌를 생각을 못하도록, 정신없이 상대방을 내려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운영(비수로 찌르고, 상대방의 분노에 찬 일격을 방어로 막아내기)을 하는데 있어서 투 핸디드 소드는 너무나도 무겁습니다. 방패를 같이 들기에는 너무 무겁 습니다.
그래서 투 핸디드 소드를 든 전사는 두터운 방패 뒤에 숨어서, 가볍지만 언제든 상대방의 급소를 찌를 비수를 가지고 테란의 싸움을 따라할수 없었습니다.
프로토스와 테란은 이런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동수 선수가 임요환선수의 전략적 마인드를 소화하는데는 성공 했지만, 이런 운영을 소화하기에는 '테란의 방어력'이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그런 마인드를 프로토스적으로 소화한 선수가 강민 선수입니다.
그런 강민 선수의 주력유닛은 '셔틀'과 '포토캐논'입니다.
테란은 스팀팩과 마인의 컨트롤로 기본유닛인 마린과 벌쳐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킵니다. 하지만 프로토스의 질럿,드래군에게 그런 기능이 없습니다. 그런 프로토스가 컨트롤적 이득을 보기 위해서 '셔틀'은 필수 입니다. 셔틀은 '소수병력으로 이득보기'에 있어서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테란은, 대다수 유닛이 레인지 유닛인 특성상, 병력의 적절한 배치만으로도 훌륭한 방어가 됩니다. 하지만 프로토스의 주력은 질럿이며, 드래군은 댄스만 추다가, 마인을 보면 뚜껑 연 다음에 한대 얻어 맞고 젤리가 됩니다. '방어, 물량으로 승세 굳히기'에 있어서, 상대의 역러쉬를 막기 위해서 포토캐논은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여기서 강민식 운영에 헛점이 드러납니다. 즉 '위험부담'이 아주 크다는 것이죠. 테란은 주력 유닛의 일부를 즉시 활용할수 있지만, 프로토스에게 셔틀과 리버, 포톤등을 활용하는 플레이는 '엽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강민선수가 처음 등장했을때, 그의 '정석'은 '변칙'으로 취급받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강민선수는 점점 '전략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위험부담이 큰 운영이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죠. 이런 이유 때문에, 강민선수는 셔틀과 리버, 다크템플러등의 활용이 비교적 '정석'취급을 받는 대 테란전, 대 토스전에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또 이런 이유 때문에 강민 선수는 팬들에게 큰 임팩트를 줍니다. 그의 플레이는 이미 프로토스가 아니니까요.
최연성 - 소수 병력으로 이득을 보고 방어,물량으로 승세 굳히기(vsZTP)
최연성 선수를 대변하는건 '힘'과 '물량'입니다. 하지만 세세히 살펴보면 그의 플레이는 놀랍도록 전략적입니다.
특히 그의 전략적 플레이는 저그전에 잘 나타납니다. 변은종 선수를 4배럭으로 뚫어버리고, 홍진호선수와의 결승전에서 3경기 모두 전략적 빌드사용으로 홍진호 선수를 궁지에 몰았습니다. 또 그의 더블커맨드 또한 놀랍도록 치밀한 심리전을 필요로 합니다. 단순해 보이는 그의 더블커맨드를 세세히 따지자면 그의 운영에 경탄을 보낼수 밖 에 없습니다.
그를 상대하는 선수들은 최연성 선수를 절대 '무식하게 힘만 쌘 장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무엇을 할지 모르는 전략가'인데다, '언제든지 힘으로 나를 때려눕힐 장사'입니다.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최연성 선수와 임요환-이윤열-강민 선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수비'로서 이득을 본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수비'야 말로 테란 최고의 강점, 최연성 선수는 이런 운영을 '가장 테란적으로 해석한 게이머'입니다.
수비가 어렵느냐, 공격이 어렵느냐 하면 전 '수비'가 어렵다고 합니다. 공격을 하는 쪽은, 끊임없이 상대방을 두드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정찰을 병행합니다. 그러기에 상대방에게 맞춤 플레이를 하기 쉽죠. 하지만 수비하는 쪽은, '수비의 잇점'을 벗어나 상대의 유닛 종류, 규모를 알수 없기 때문에 그에 맞는 방어를 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프로토스를 하다가 이윤열식 테란을 만나면, 정말 게임하기 난감합니다. 상대가 드랍쉽을 몇대 운영하는지, 상대방의 주력병력이 언제 진군할지, 상대방이 어느곳을 노릴지 전혀 알수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수비'하는 쪽의 스트레스이며, 불리함입니다.
하지만 최연성 선수는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립니다. 그것은 끊임없는 정찰과 연습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그런 방어가 성공하게 되면, 최연성 선수는 그렇게 얻은 이득으로 물량을 확보, 한방에 휘몰아쳐 상대방을 끝내버립니다.
이런 그에 대한 분석을 적용시켜 보자면,
최연성 선수가 패한 경기는, '상대방이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를 예측못한 경기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경우 그는 너무나도 힘없이 무너져내립니다. 팬들이 '포기한 경기'라 평할 정도로요. 이현승 선수에게 어이없이 입구를 돌파당하고 패배한 경기가 대표적이죠.
또 이런 방어를 위한 예측에 있어서 저그전,토스전이 쉽고,테란전이 가장 어렵습니다. 저그전 더블커맨드 직후 저그의 게릴라는 뮤탈리스크, 럴커드랍이며, 더블커맨드한 테란에 대한 프로토스의 응징은 셔틀질럿,리버 아니면 다크템플러입니다. 즉 터렛에게 막히는 조합이죠.
단 1.08이후로 끊임없이 발전한 테테전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빠르게 멀티를 가져가려 해도, 상대 테란은 벌쳐,탱크,레이스,드랍쉽,골리앗 등등 오만가지 유닛이 여러 형태로 공격해 옵니다. 또 상대하는 적들 또한 사정거리가 긴 탱크와 터렛을 보유했기에, 테란 특유의 '수비의 잇점'이 상실되고 맙니다.
상대가 저그나 토스라면 탱크하나로 수비될 앞마당 언덕이지만, 상대가 테란이라면 사정거리를 젠 플레이에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죠.
이런 점들이 최연성 선수의 종족전 승률로 나타납니다.
::정리::
-제 4의 종족?
소수 병력으로 이득을 보고 물량으로 마무리 하는 이들을 말한다.
-제 4의 종족의 기준에서 컨트롤과 물량의 의미를 재정의 하자면?
컨트롤 - 소수병력으로 이득을 보고 승기를 가져오는 행위
물량 - 승세를 굳히는 행위
-소수 병력으로 이득을 보는 이유는?
첫째, 소수병력이 컨트롤하기 쉽습니다.
둘째, 실패해도 이 쪽은 어차피 소수병력이기에 손해가 크지 않습니다.
셋째, 공격을 하면서 정찰을 할 수 있습니다.
넷째, 병력을 소수로 제한하고 자원을 다른쪽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다섯째,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공격당하지 않습니다.
-승세를 굳히는 수단으로 물량이 선택된 이유?
'전력비는 병력차의 제곱에 비례한다'라는 렌체스터 제 2의 법칙 때문입니다. 물량에서 앞섰다면, 싸우기만 하면 이득을 봅니다. 아무리 프로게이머의 마린메딕 한부대라도, 어택땅 하는 하수의 마린메딕 2부대을 이길 수 없습니다.
-제 4의 종족을 상대하기 위한 대처
프로토스에게는 대충 해법이 나온듯 합니다.
즉, 제 4 종족의 운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대신 그들의 소수병력으로 이득을 보기전, 먼저 이득을 봐야 합니다. NHN배에서 김성제, 전태규 선수는 다크드롭으로 시간을 벌고 멀티를 늘리는 운영으로 이윤열 선수를 이겼고, 강민선수는 이윤열 선수와 비교적 대등하게 싸웁니다.
단, 이것은 보통 '상대방에게 맞춰가는 운영'을 해법으로 가지는 프로토스이 해법입니다. 저그에게는 저그 나름대로의 해법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전 '상대가 소수병력으로 이득을 보기 전, 먼저 몰아친다'는 홍진호 선수의 폭풍적 마인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프로토스 유저이기 때문에 테란의 플레이를 해석하는데 꽤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테란은 조금 할줄 알아도, 저그는 전혀 모르기에 TvsZ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강민선수에 대한 부분이 가장 길어진 것이구요.
그냥 '이 사람은 이렇게도 생각하구나'라고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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