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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빠가 왜 많냐고?
....... 그는 의외였다. 지훈은 ‘프로란 무엇인가’ 아니면 ‘넌 왜 게임하느냐’ 라는 질문을 다시 할 줄 알았느나, 쉽고도 어려운 문제였다.
“당연한거 아녜요! 실력이 좋으니까....”
“근데 지금은 아닌데?”
“그, 그래도... 한때 좋았잖아요. 그러니까 한번 팬은 영원한 팬... 뭐 이런거 아닌가요?”
“........”
태석은 가만히 있었다. 지훈은 분명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니가 예전에 한 말에서 추론하면... 니는 분명 ‘프로’는 승패로 평가받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끼다. 일단 프로는 이기는 걸로 연봉을 더 많이 받고, 인정받고... 우승하고 말이야... 그자?”
당연한 말이였다.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그거 하나만 기억해라... 프로는, 그러니까 프로게이머는 게임의 승패 하나만으로는 절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없다. 진짜 프로가 될려면 또 다른 뭔가가 있어야 한다...”
태석의 말이 좀 헷갈리게 했기에, 그가 물어보았다.
“어떤...?”
“흐흐. 그건 니가 내 질문에 답 하는 날에 가르쳐 줄게. 아니면 내가 때가 되었다... 하면 가르쳐 줄지도. 연습이나 해라. 일단 니는 그거를 잡기 전에 실력부터 늘라야 된다.”
태석은 그러면서 자신의 새우탕 사발을 ‘그릇은 여기에’ 라고 적힌 곳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먼저 자신의 PC로 돌아갔다.
결국 그 날, 그는 답을 말해주지 않았다.
무엇이 답일까...
고민 되었다. 분명 그에겐 뭔가가 있을것만 같기에. 그의 그런 말 하나 하나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그를 더욱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사실 그가 태석에게 대해서 아는건 단 두개, 스타를 잘한다. 그리고 야구를 잘한다였다. 어느정도 지내보니 분명 성격도 좋고, 똑똑한것도 같다만, 그럴수록 그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주 일요일, 그러니까 5월 16일. 그날은 LPG클랜의 제 2회 정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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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걱... 형이 Suk?”
“짜식, 생각했던 것 보다 못생겼군.”
“음... 형도 그래.”
온라인에서 우리들은 얼마나 대담한가.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얼마만큼 솔직해질수 있는가.
지훈의 처음맞는 ‘온라인 상에서의 정모’ 는 그에게 그런 질문을 주면서 시작되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온라인상에서의 LPG_OnlySilver는 어느정도는 매너있고, 친한사람들 끼리는 장난도 치는... 그런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과연 오프라인 상에서도 그럴까. 그리고 클랜원들도?
클랜 정모에 참가한 사람들은 7명 - 마스터 봉신, 부클랜장 Suk, 원로회원급의 Sonic과 DreamCast, 그리고 일반 클랜원 Free와 Crystal, 그리고 지훈이였다. LPG라는 클랜 자체의 멤버가 15명이고, 그 중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10명이기 때문에 저조할정도의 참석율은 아니였다.
분명한건,
이 사이코틱했던 클랜원들(특히 석과 소닉)은 오프라인 상에서도 사이코였다는 것이다.
“어제 심심해서 콘텍 500의 알들을 다 세어봤는데... 476개더라구. 그 쉐키들 사기 치고 있어.”
“대략 뒷북이므로 무효!”
‘이 사람들이...’
그야 말로 온라인상의 말투를 오프라인에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덕분에 정모는 즐거운 분위기로 진행될수 있었다.
“음냐, 석아. 다 모인 것 같다. 어느 피씨방이 좋노?”
“음... 이 부근에는 ‘그랜드슬램’ 피씨방이 있는데... 거기 좋던데...”
“내는... 잘 모르거든 거기. 니가 알아서 결정해라.”
“어, 알았어.”
그들은 재석이 말한 피씨방으로 갔다. 피씨방은 상당히 깔끔한 편이였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절대적으로 깔끔하다기 보단 지훈이 다니는 ‘로또 피씨방’ 보다는 깔끔했다라는 것이였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마우스도 지훈이 쓰는 KTEC 3212라서, 게임하는데 별 불편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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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ing Channel : Op Lpg-
LPG_Onlysilver has joined the channel.
LPG_DreamCast
LPG_Master : 음냐
LPG_Suk : 봉산 이 자식은
LPG_Suk : 이 시간때 접속해라고 했는데 왜 안오는거야.
LPG_Onlysilver : 음냐
LPG_Sonic : 그러게
LPG_DreamCast : 닥치고 겜하셈
LPG_Master : ... ban?
LPG_DreamCast : No thx ^^
LPG_Crystal
LPG_Crystal : 후리는 잠시 맞고 한다더라
LPG_Master : ... 의리없는자식
LPG_Suk : 그 자식 내가 오링나게 해주지
LPG_Master : 음...
LPG_Master : 내 옆자리에는 석이가 있네
LPG_Master : 부정탔다
LPG_Suk : 외로워요♡
LPG_Suk : 헉
LPG_Suk : ....
Top_Secret has joined the channel
LPG_Sonic : 헉
LPG_Sonic : 하이
Top_Secret : 쏘닉 ㅎㅇ
Top_Secret : 팀배하자 ㄱㄱㄱㄱㄱ
LPG_Sonic : - _-
LPG_Sonic : 지금 정모라서 될라나
LPG_Master : 누구세요?
Top_Secret : 아
Top_Secret : 소닉 친군데
Top_Secret : 팀배 붙자고 했어여 어제
LPG_Suk : 그냥 팀배 붙어버려 대장형
Top_Secret : 그때는 사람들이 없어서
Top_Secret : 사람 많으면 붙자고 했음
LPG_Master : 흠;;;
LPG_Master : 몇 대 몇?
Top_Terran has joined the channel
Top_Secret : 4:4
Top_Secret : 였음 좋겠는데...
Top_Terran : 한데?
LPG_Master : 음...
Top_Secret : 아직 결정 안했어
LPG_Master : 뭐 어차피 여기서 기본 2시간쯤 할텐데
LPG_Master : 고할까?
LPG_Suk : 난 이번에 안해
LPG_Master : 왜
LPG_OnlySilver : 하면 나 참가... ㅇ.ㅇ
LPG_Suk : 팀배할꺼면
LPG_Suk : 난 후리랑 맞고나 칠거야
LPG_Master : ㅡ.ㅡ
LPG_Master : 드캐 너는?
결국, 그들은 'Top' 클랜과 4대 4 팀배틀을 하기로 합의 했다. 지훈에게 있어선 처음으로 길드이름을 걸고 나간 시합이 되었다. 사실, 그 네명중에서 가장 실력이 떨어졌던건 지훈이지만, 그래도 예전부터 팀리그를 보면서 팀리그 결승에서 ‘올킬하는 한지훈’을 밤마다 상상해왔었다.
지금은 팀리그도 아니고, 결승전도 아니지만, 한번 ‘올킬!’을 기대하고 있었다.
Top_Secret : 그러면 채널 topvslpg로 조인하세요. ㄱㄱ
Top_Secret has left the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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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클랜 팀배틀 멤버
선봉 - ToP_GoD(T)
멤버 - Top_Secret(Z), Top_Terran(T), Top_Blade(R)
LPG 클랜 팀배틀 멤버
선봉 - LPG_DreamCast(P)
멤버 - LPG_Master,(T) LPG_OnlySilver(Z), LPG_Sonic(Z)
ToP_God : 가///드 ㄱㄱ
ToP_God has left the channel.
Top_Secret : 가드 이쉐키 너 지면 빠따 찜질이다.
Top_Secret : 헉 먼저 갔네
LPG_Master : 음...
Top_Terran has left the channel.
LPG_Master : 드캐 너도 지면 빠따 맞을줄 알아
LPG_OnlySilver : 드캐형 화이팅~ ^^
LPG_Sonic : 너 지면 거세다
LPG_Sonic : ....
LPG_DreamCast : 걱정마셈 0ㅅ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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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지만,
그들만의,
열정에 가득찬 팀배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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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는 말씀
이런저런 일로 인해 상당히 바빠서 연재가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
더 죄송스러운건 앞으로도 연재 타임의 빈도가 낮아질거라는 점 입니다.
소수라도 희.받.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대한의 시간을 내 빨리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