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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4/30 06:04:47
Name 기억의 습작...
Subject [사랑이야기] 상사병...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은 상사병이야...자신의 모습으로 타인의 모습을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지..."

우리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사랑을 한다고 합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그 무언가를 상대방을 통해서 느낀다고 해야 할까요?  어쨋던 그런 것들을 통해...
힘들다고 하면 힘들수도 있는 "사랑"을 하는 것일수도 있죠..

전 상사병...을 앓고 있습니다.
솔직히 왜 이런 병을 겪고 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질 않습니다.
처음 그녀를 보았던 기억도....그녀의 얼굴도...그녀의 목소리도...가물가물하군요.

얼핏 책에서 본 내용으로는,
"인간의 가장 큰 축복중에 하나는 [망각]이라는 선물이다."
라고 하더군요.    

모~ 맞는 말이에요.  
처음 그녀를 알았고...그녀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는 지금이 더 힘들지는 않으니깐요.
가끔식은....제가 상사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까먹고,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으니깐요.

하지만...하지만....가끔 이렇게 온갖 잡생각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 다음날이 올때쯤이면,
가슴속에서 무언가 따뜻한 것이 올라와 눈가를 적시죠....지금처럼..

왜 눈물이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움에 사무쳐서일까?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인데..
내자신이 초라해져서일까? 글쎄....난 내 자신이 싫지는 않은데....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모든 공통점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한다죠.
저 역시 그런 착각속에 빠져있어서 눈물이 나나 봅니다...

음...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겁니다.
그녀때문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수도 있고, 괜히 정신나간 사람처럼 웃을 수도 있으니 말이죠.

항상 그녀에게 감사해요^^
그리고...사랑해요.    
이젠 얼굴도 못 보겠지만...어쩌면 잊어버리고 다른 사랑을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나의 기억속에 당신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을테니깐요.

그리고...이기적인 생각인 것은 알지만,
당신의 기억속에 나의 모습을 아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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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시
04/04/30 06:0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흑흑...
그녀가 나를 보
04/04/30 10:18
수정 아이콘
ㅜㅅㅜ 날씨도 꿀꿀한데 더욱더 생각나게 하네요...
에엣 나쁜XX이~~ㅜ.ㅜ 흑흑흑...ㅠ.ㅠ
04/04/30 10:19
수정 아이콘
이 글 하나로 많은 분들의 망각을 살려놓으셨습니다
너무 잔인하세요 ㅠ.ㅜ
총알이 모자라.
04/04/30 10:21
수정 아이콘
'자신의 모습으로 타인의 모습을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지'
변화시키려 애쓰지 마세요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해줍니다. 사랑도, 추억도, 미래도
토짱엄마
04/04/30 11:01
수정 아이콘
아... 봄이 싫어집니다.. 봄이... 봄만되면.. 왜 감정에 구멍이 숭숭 뚫리면서 말도 안되는 생각들이 자꾸 드는지... 나는 아예 망각 속에서 살고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불구하고, 가끔은 어떠한 감정이 내 망각의 틀을 깨고 들어올때도 있는것 같아요. 그 조각들을 다시 붙여서 틀을 만들 수 도 없고... 그렇다고 그 틀을 깬 사람은 그걸 아는것도 아니고... ㅠㅠ 나 혼자만 막 발악하고 있고... 결국 전 -_-; 몇 년간의 솔로 생활에서 득도한.. 그것을 발휘하기로 작정.. (도망) 아~ 아침(?)부터 참.... ㅠㅠ 글 잙 읽었습니다. 전 반성(?) 할께요.. ㅠㅠ
시미군★
04/04/30 11:14
수정 아이콘
항상.. 이런글을 보면서..
결국 먼 훗날에는 나도 똑같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남깁니다..
The Drizzle
04/04/30 11:17
수정 아이콘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은 상사병이야...자신의 모습으로 타인의 모습을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지..."

혹시 D/R 에 나오는 대사였던가요..?
흠.. 아직 인생을 '덜' 살아서 상사병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지만..

상대방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건... 미칠만한 일이죠.
김명보
04/04/30 11:59
수정 아이콘
드래곤라자에 나왔던 말이군요.. 역시 타자의 포스가 사방에 퍼지고 있군요...
Dark..★
04/04/30 13:3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이런 아름다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그녀에게 마음으로라도 감사의 웃음을 보내어주세요^^
i_beleve
04/04/30 15:41
수정 아이콘
Queen - Too much love will kill you...(지나친 사랑은 당신을 해칩니다.)

저희 과만 봐도 가슴앓이 하는 애들이 많더군요..-_-; 저도 조금 그렇구요;;
사랑하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고통, 그걸 알기에 말못하는 고통, 안보이면 보고싶어 고통, 보이면 눈이가니 고통, 마주치면 뻘줌해서 고통

이겨내십시요..-_-;; 그리고 공부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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