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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4/28 23:29:44 |
Name |
The Drizzle |
Subject |
제 친구놈에게 보여주고 싶은 경기... |
요즘 제 친구놈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자꾸만 스타를 합니다. 제 친구놈과 제가 같이 가입해 있는 자그마한 길드에서 이번에 스타대회를 연다기에 그러려니...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 스타라면 거의 '보는' 것만 좋아하던 애가 갑자기 '하는' 것 까지 좋아하게 되니까 조금은 어색하기도 합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제 친구놈의 그러한 변화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기에 스타대회가 있기까지 '매일밤' 같이 게임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오늘밤도 조금있다가 어김없이 해야겠군요.
제 친구놈의 주종족은 '저그'입니다. 요즘 많이 힘들다는 종족인 만큼 제 친구놈의 불만도 엄청납니다. 테란은 사기종족이라고... 프로토스는 하이템플러가 어쩌고... 승률도 꽤나 안좋은 편이구요. 제가 옆에서 조언을 이렇게..저렇게.. 해줍니다만...(제 실력도 뭐 친구놈과 비슷비슷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제 친구놈보다 게임횟수가 좀 더 많거든요.) 제 친구놈의 승률이 그다지 높아진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번은 제 친구놈과 스타크래프트 각 종족의 핵심에 대해서 논해보자...고 말했습니다. 각 종족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선 일단은 핵심에 대해서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제 친구놈과 제가 내린 결론은
테란 - 한방을 통한 중앙장악
저그 - 확장을 위한 견제
프로토스 - 견제와 한방을 동시에...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제 친구놈과 제가 내린 각 종족의 핵심에 대한 정의는 이랬습니다.(실력으로는 초하수들의 정의니까... 뭐 크게 신빙성은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제 친구놈에게 주문을 했습니다.
"저그는 최고의 견제력을 지닌 무탈리스크와 버로우 유닛이라는 장점이 있는 러커를 보유하고 있다. 적극 활용해서 게릴라를 해라."
그 이후로 제 친구놈의 경기에서 간간히 드랍이 나오고, 게릴라가 나오고 합니다만... 번번히 밀려버리는 경기들을 보며 제가 더 아쉽고 열받고 하더군요.
제 친구놈에게 저그의 멋진 '드랍' 공격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만, 제 저그 실력이 워낙에 변변찮은지라(아무래도 저그만 놓고 본다면 제 친구가 저보다 잘하겠지요.) 아쉬움만 달래고 있었습니다.
오늘 프로리그에서 참 멋진 경기가 나왔더군요.
KTF vs 헥사트론 중
3경기 조용호 vs 김동진 선수의 네오기요틴에서의 경기.
3배럭 노업 불꽃마린 체제에 맞춰서 저글링 성큰으로 막아내는 조용호 선수의 모습.
전진했던 마린 메딕을 적절히 컨트롤 하면서 저글링 러커의 전진을 막아내는 김동진 선수의 모습.
입구에서 저글링 러커가 농성하며 뒤로 돌아가서 드랍하는 조용호 선수의 모습.
잘 막아내는듯 보였던 김동진 선수의 모습.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상황에서 한번 더 드랍을 감행한 조용호 선수의 모습.
약간 '싱겁'게 끝난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상황상황 놓고 본다면
제 친구놈에게 정말 보여주고 싶은 경기였습니다. 아니 경기는 제 친구놈 역시 봤을겁니다. 제 친구놈에게 정말 말해주고 싶은 경기라고 해야 적당한가요..
제 친구놈의 최대 단점은 너무 방어타워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불꽃 체제일때 6~7개가 되는 다수의 성큰콜로니로만 방어하다가 결국 탱크에 밀려버리는 제 친구놈의 모습을 보며 전 저글링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방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제 친구놈에게 제 의견은 묵살당했습니다. 그리고 불꽃을 막고나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제 친구놈에게 저도 저그를 못하기 때문에 특별한 답안을 제시해 주지는 못한체 '게릴라를 펼쳐' 라고만 말해주었습니다.
오늘의 경기...
3기였나요? 4기였나요... 3배럭의 강력한 마, 메 조합 러쉬를 저글링 + 성큰으로 멋지게 방어해내는 조용호 선수의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불꽃마린을 방어할때 저글링이 필요하다는 말을 다시한번 이 경기를 보여주면서 제 친구놈에게 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그 이후의 대처도 조용호 선수가 아주 잘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드랍, 게릴라. 멀티를 하면서(조금 늦기는 했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 드랍을 선택한 조용호 선수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봅니다. 중앙 힘싸움만 준비하려는 제 친구놈에게 꼭 보여주면서 드랍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번 실패했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드랍을 감행하는 조용호 선수의 모습에 '역시 조용호는 다르네..' 라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하긴... 마음먹은대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그건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최고의 플레이어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몸이 안따라준다는 제 친구놈의 말을 이해합니다.
다만... 저글링+성큰으로 테란의 1차병력을 막는 방법, 드랍을 감행하면서 시간을 끌어주는 방법, 베슬타이밍과 스커지 타이밍을 적절히 잘 맞춰서 테란의 첫 베슬을 잡아주는 방법... 등 오늘 경기에서 나온 조용호 선수의 멋진 모습들을 제 친구놈이 따라하진 못하겠지만 배울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전 죽어도 임요환 선수처럼 베슬로 스커지 피하면서 마린으로 스커지 일점사는 못해주겠더라구요. 마린이 왜 베슬을 쏘는지...
p.s. 테란의 입장에서 김동진 선수의 회군판단은 정말 아쉬웠습니다. 엘리전 갔었으면 컨트롤에 신경을 좀 확실히 써서 베슬만 살린다면 어쩌면...가능성 있었을지도 몰랐을건데... 뭐 결과론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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