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4/21 01:39:00
Name Marine의 아들
Subject [잡담]흑연 냄새.
사촌동생이 제게 와서 말을 겁니다.

"큰큰오빠, 이것좀 알려줘."

뭔가 하고 보니 유치원 수학문제네요.

심심하기도 해서 같이 문제 풀어준답시고 지연이의 연필을 가로챘습니다.

순간, 연필심에서 텁텁한 흑연냄새를 맡았습니다.






연필 냄새를 맡아본게 언제였던가요.

유치원때부터 연필은 저의 든든한 동반자였습니다.

유치원 받아쓰기 3등할때도 연필과 함께했었고,

초등학교 시절의 그 수많은 숙제들과 시험들은 언제나 이 녀석이 함께했었죠.






중학교 올라간 이후로 녀석은 흔히들 말하는 '샤프'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나의 수많은 성적표의 숫자들은 전부 이녀석에 의해 좌우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겁니다.

소심한 탓에 샤프 한자루 잃어버린것에 대한 속상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고,

친구들과 제도 3000이니 2000이니 이런것에 집착하며 티격태격했던 기억들도 있으며,

샤프심을 끊어서 먹었던-_-;;암울했던 기억도 남아있습니다.






학교를 떠나고 나서는 거의 연필을 손대지 않고 볼펜만 썼습니다.

아무래도 연필은 손길이 스치면 지저분해지기 십상이죠.

그리고 사람의 특성상 아무래도 편한것 찾기 마련인지라서요^^;

연필깎이나 샤프심 가지고 노닥거리기 여간 귀찮지 않은게 아니잖아요.

물론 예전엔 연필을 깎는일, 샤프심가는일 조차 재미로 여겼었는데 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연필심의 흑연 냄새를 맡고서,

연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나름대로의 학창-_-;시절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그땐 친구들과 얘기하는게 지금처럼 어색하지도 않았고 진지하지도 않았고,

녀석들의 소중함은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그래서 그들에게 미안합니다.)

바바와 소서리스의 랩업이외엔 아무런 걱정거리가 없었고,

겜방 1시간 때울 500원만 있으면 날아갈듯이 기뻤죠.

수업을 빼먹는 못된짓을 배웠음에도 죄책감같은건 느끼지 못할정도로 즐거웠고,

선생님께 풀스윙-_-;으로 매를 맞은 후에도 친구들의 모습을 볼때면

어느새 미소짓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나이가 들었답시고 고민을 가장한 온갖 잠녑에 빠져있습니다.

예전엔 생각지도 않았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날아온 신검통지서를 받고서 상념에 잠겨야 합니다..






아무튼 마냥 즐겁기만 했던 예전과

처량한 내모습에 침울해하는 지금이 엇갈리면서

조금은 우울한 어제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미츠하시
04/04/21 02:47
수정 아이콘
좋은 미래를 상상해보세요 기분 좋아진다구요~! ^^
04/04/21 03:51
수정 아이콘
고교 졸업후 몇년 되지도 않았지만 다시금 고교 시절이 그리워지는군요 ^^
®다이아몬드♪
04/04/21 06:40
수정 아이콘
다쓰고 버린 볼펜 몸둥이에 몽당연필을 끼우고
열심히 침발라 가며 받아쓰기를 하던,
아~ 기억도 어렴풋한 그옛날이 떠오르며 입가에 미소가,,,,,, ^^
Mintbluː
04/04/21 07:03
수정 아이콘
예- 저는 미술을 해서 요새도 매일같이 흑연냄새를 맡습니다 <-

........;;; 죄송합니다;; 뜬금없네요 [후다닥]
어딘데
04/04/21 08:01
수정 아이콘
헉 1시간에 500원인 게임방이 있나요? 거기 어디예요?
04/04/21 08:04
수정 아이콘
달그락거리는 철필통을 갖고 다녔었는데, 아빠는 항상 연필을 깎아서 가지런히 줄맞춰 놓아주곤 하셨습니다.
저녁을 먹고 "아빠, 연필~"하고 필통을 밀어주면 다읽은 신문지 한장을 꺼내오라셔서 사각사각~하고 연필을 깎아주셨는데,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하고(두툼한 아빠손에서 가지런히 깎히는 연필모양이 정말 예뻤습니다) 좋아서, 매일매일 연필을 심하게 꾹꾹 눌러 글씨를 쓰곤 했었답니다(;그러다 심이 부러지기도;)
그러다 ...연필깎이가 나왔지요...
아빠는 샤프 호돌이 연필깎이를 사주신 후로는 사각사각~하는 예쁜 손놀림을 잘 안보여주셨어요(미워잉ㅠ_ㅠ)
아아... 새삼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우울하셨던 어제,라고 하셨는데, 그치만 제게는 예쁜 글로 느껴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GoodSense
04/04/21 08:14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인천 제물포에 선인재단이라고 있는데 그 앞에 겜방들 500원
입니다. 요즘은 업그레이드(2.6G 512 GeforceFX 정도로..)때문에 800원
으로 오른 곳도 있더군요. 밤샘비는 2000원입니다. 극악의 가격이지
요...^^;; 원래 거기가 좀 쌉니다.... 라면+돈가스+밥이 2500원....
라면도 그냥 라면이 아니라... 짬뽕라면 해물라면 참치라면이고... 돈가스
도 찔끔이 아니라 17인치기준 탱크 6마리 정도 크기(비교가;;)만한 거 두
덩이고요... 밥은 반공기 정도에다.... 요구르트도 줍니다;;
immortal
04/04/21 09:05
수정 아이콘
어딘데 님// 오늘 아이디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질문을 하시네요...
싸이코샤오유
04/04/21 10:13
수정 아이콘
어딘데님//일단 전남 광주쪽은 왠만한 대학가/학원가 는 1시간 500
대형아파트 밀집소 1시간 700원 정도 ..
김명보
04/04/21 11:17
수정 아이콘
헉.. 우리 동네는 1시간에 기본 1500원에 회원 가입해도 1200원, 실버회원되야 1000원 인데요 ㅠ.ㅠ 너무 비싸네요...
크게될놈
04/04/21 13:45
수정 아이콘
goodsense님//저랑 비슷한 동네 사시네요.. 저두 인천대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그 주변 게임방을 자주 가는데.. 800원이 대세죠.. 역근처 지하 게임방을 주로 이용합니다. 인천대에 들어 오시면 라면이 800원입니다. 짬뽕밥과 순대국밥이 1,500원이구요. 돈까스는 1,800원... 500원짜리도 있기는 있는데.. 대략 스타하시려면 괜찮습니다.
04/04/21 14:35
수정 아이콘
인천대앞, 인하대앞 싼데 많다는 얘긴 늘 듣지만..왜 전 못찾는지..ㅜ.ㅜ
심지어 학교다닐때도 제 눈엔 안보이더라구요..
GoodSense
04/04/21 18:21
수정 아이콘
크게될놈님//선인고를 다녀서 인천대 식당 자주 애용했죠 ^^ 인천 시립
대 식당도 좋죠..1800원짜리...일명 A4용지 돈까스....
천토//선인재단 정문에서 길 건너면 편의점이 있는데요. 거기 옆에
좁은 골목 있어요 골목을 쭉 내려가셔서 왼쪽을 보시면 제물포가 자랑
하는 놀자골목입니다. 오락실(이니셜D 두 대), 노래방 4000원, 3000원이
면 아주 배터지게 먹는 분식집과 식당, 엄청 싼 당구장(1시간에 2000원
인가 3000원..) 겜방까지....
왠지 제물포 알바의 냄새를 풍기게 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938 4월 21일에... [17] 공룡3091 04/04/21 3091 0
3937 고민이 있습니다.. [41] 강은희3392 04/04/21 3392 0
3934 오늘의 프로리그 결과. [26] 삭제됨3414 04/04/21 3414 0
3933 이변은 준비된 자의 선물이다....(스포일러...) [31] 거룩한황제3893 04/04/21 3893 0
3932 그 남자가 사는 법 [6] 총알이 모자라.3354 04/04/21 3354 0
3931 [잡담]10의 무거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그리고 임요환 선수 [12] 달라몬드3793 04/04/21 3793 0
3930 [잡담]담배이야기 [74] 크게될놈4431 04/04/21 4431 0
3929 깜짝토스라 부르고 싶은빌드(리플첨부) [25] Sa[Sin]3756 04/04/21 3756 0
3928 햇갈리는 저그 암울론 [9] 2000HP마린5248 04/04/21 5248 0
3927 어제 발표된 레퀴엠과 머큐리 [33] 포아6034 04/04/21 6034 0
3926 그의 비상을 바라며... 無名... [18] 세인트리버3091 04/04/21 3091 0
3925 [축구이야기] 첼시 : AS모나코 챔스리그 4강전.. [15] 기억의 습작...2994 04/04/21 2994 0
3924 [장편] 희망을 받는 사나이 Vol. #5 [27] 막군3764 04/04/21 3764 0
3923 [잡담]흑연 냄새. [13] Marine의 아들4075 04/04/21 4075 0
3922 프로게이머가 프로 게임계만 살릴까... [7] 박준태3748 04/04/20 3748 0
3921 챔피언스데이+오늘 챌리그의 대략 사진토크;;; [6] 베르커드4094 04/04/20 4094 0
3920 JS Rule (현재 진행중인 챌린지 리그 경기 실시간 관람평) [10] Ace of Base3597 04/04/20 3597 0
3918 젠틀'민'리그. [13] 빅마우스3371 04/04/20 3371 0
3917 메가스튜디오 좋으시나요? [21] RayAsaR4252 04/04/20 4252 0
3916 박서와 우브...... [18] 전체화면을 보5622 04/04/20 5622 0
3915 스타의 추억 [4] 어쩔줄을몰라3376 04/04/20 3376 0
3914 글쓰기의 압박 + about 이재훈선수 [10] 이정훈3063 04/04/20 3063 0
3913 KTF, SK telecom T1, 슈마GO [46] 정현준8877 04/04/20 887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