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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4/20 17:29:47 |
Name |
이정훈 |
Subject |
글쓰기의 압박 + about 이재훈선수 |
안녕하세요 글쓰기 권한이 생긴지 어느덧 보름이 넘어가고 있는 신입회원입니다.
글쓰기 권한이 없는 동안, 아...정말 이 글에 난 댓글을 달고 싶다. 나도 이 토론에 끼고 싶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었던지.. 그러나, 막상 글쓰기 권한이 생기고 나니, 선뜻 글을 쓰기가 망설여지더군요. 정말 특징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PGR...
첫 글부터 민감한 소재를 건드리는게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다름아닌, 모든 프로토스유저의 favorite, 언젠가는 크게 일 낼 선수, 한량토스. 테란킬러 이재훈선수에 관한 글입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처음 접한지는 정말 오래됐습니다. 1996년 무렵, 전국 각지에 게임방이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그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저희 세대들에게 낭만이라 할 수 있는, 당구에 미쳐있을 때 였습니다.
그 당시 입시에 실패하여, 유학준비를 하며 놀고 먹던;; 저에게 친구가 학교에서 배운 끝내주는 껨을 하자고 하며 PC방에 끌고 갔더랬죠. 프로토스가 제일 쉽다면서 프로토스를 저에게 골라주고는, 테란을 선택한 친구는 new ice hunter 중앙 마당에 씨즈탱크 대략 10기를 씨즈해 놓고 드라군이 공격유닛이라며, 실컷 뽑게 만들어놓고는 몰살시키고 대략 농락모드로 경기를 풀어나가 놓고서는..
"내가 잘해서 그래 ^^v."
라며 뻐겨대던...그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면....뭐 그때는 몰랐지만 요즘은 분노게이지가 상승하죠.
"프로토스가 얼마나 좋은데~ 나도 프로토스로 해볼께~"
라고 하고서는 초반 20분동안 죽어라 게이트웨이에서 질럿만 뽑고 있는데 중앙에 캐논 도배를 해놓은......사악한 친구는 저를 전의상실로 몰고갔죠.
"나 안해! 뭐냐 이게!"
그러고 스타를 놓은지 어언 5년.....가끔씩 "show me the money"와 함께 컴퓨터 농락모드 외에는 즐기지 않았죠. 외려 타지에서 counter-strike 속칭 카스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적은 있지만요.
잡설이 길어 죄송합니다. 아무튼 2002년 한국에 돌아왔을 즈음에, TV를 보고 있는데,
show me the money 덕분에 어떤 유닛을 어떻게 쓰는지 정도는 알고 있는 저에게 게임방송은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 였습니다. 가끔가다 비추는 개인 화면을 보고는 경악이었구요.
그당시, 정확한 일시는 기억이 안나지만, 졸린 눈의 멍한 프로토스 선수와, 한 테란유저와의 경기였습니다. 뭐하는지, 이기는지 지는지도 파악 안되는데 가뜩이나 편안하게 경기가 진행되더니 "gg"란 단어가 올라오고 끝나고, 여전히 멍한 표정이길래, 아..저 프로토스 선수가 졌구나...했는데, 계속 멍하게,또는 정감가게 있던 선수가 나중에 알고보니 바로 이재훈 선수였습니다. 제가 봤던것은 그당시 gembc의 종족최강전이었구요. 테란유저는 확실히 기억이 안나네요. 알고보니 승리한, 이재훈선수에게 알 수 없는 호감이 팍팍 일더군요.
그 이후에, 한국에 게임계가 대단히 큰 커뮤니티라는 걸 알게됐고, 그당시 SKY배의 우승으로 절정의 분위기였던 김동수 선수와, 스타계의 전설이 그때부터 되던 임요환선수, 그리고, 만년 우승후보 홍진호선수의 3강체제이던때부터 스타방송의 본격시청은 시작 됐습니다.
이후 NATE배때의 임진수 16강 탈락, 변길섭 우승등, 그 이후의 게임방송을 쭉 지켜봐온 사람으로써, 이재훈 선수의 왠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는 어느덧 일상생활, 직장생활에 찌든 저를 팬카페에까지 가입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임요환 선수도, 홍진호 선수도, 김동수 선수도, 이윤열 선수도 아닌 이재훈 선수의 팬이었던거죠. 그동안 있었던 여러 사건들도 지켜봐왔구요. (ex. 50게이트 한량사건, KPGA대회서 홍진호선수와의 혈전, 임요환선수와 고비때마다 부딫혀서 패배..등)일련의 사건들을 지나면서도 항상 기대했었고, 항상 응원했던 이재훈 선수를 이번 1위 결정전때, 그리고 듀얼토너먼트때 많이 기대했었습니다. 팬되는 입장으로써, 특히 이번 듀얼은 많이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저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또 떨어지고 말았더군요.
많이 아쉬웠습니다. 선수도 사람인지라 패배도 하지만 팬도 사람인지라 실망감도 들더군요. 뭐....여전히 티비에 나오는 재훈 선수를 보면 승리를 기원하겠지만,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줄만큼 열정적인 팬은 아닌가봅니다 저는.
재훈 선수는 정말 스타일이 없는 선수입니다. 정석적인 물량 위주의 전략을 자주 사용하지만서도, 가끔씩 도박적인 빌드도 사용하기도 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매끄러운 경기운영이 매력인데, 스타일이 없다는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거 같습니다. 스타도 잘 모르는 제가 자꾸 주절주절 잡설만 길어지네요. 암튼 이 주제없는 글의 포인트는,
이재훈 선수에 대한 염원입니다. 제발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오기도 좀 생기셨으면 하구요. 다음시즌까지만 기대하겠습니다..정말 마지막이에요...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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