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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4/14 07:26:44 |
Name |
Movingshot |
File #1 |
35040001.rep (0 Byte), Download : 547 |
Subject |
[잡담] 홍진호 선수의 최근 리플레이 겸...겸사겸사.... |
오래간만에 YGclan에서 리플레이를 보던 중 언제나 그렇듯이
제가 유일하게 찾아보는 홍진호 선수의 이름을 검색해보았죠.
어느새엔가 WGTOUR를 재개하셨더군요.
과거 프로토스의 추종자로서
임성춘 - 김동수- 박정석 - 강민과 5대토스 등으로 압축되는 프로토스 계열의 열렬한 광신도로써
하이템플러에 대한 짝사랑의 열병에 빠져들었던 저는
최근 오버마인드의 부재로 극강 종족에서 최약 종족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너무나도 암울한 시기에 빠져든 저그의 셀러브레이트로 거듭나고자 하게 되었죠.
아마도 최근 타종족의 많은 분들이 저같이 저그로 거듭나려는 시도를 하고자 생각됩니다.
당연한 노릇이지만,
프로토스 유저에서 저그 유저로 거듭나려는 지금
황제보다, 가림토보다, 영웅보다, 천재보다, 짐승보다, 그리고 몽상가보다도 더
대마왕과...그리고 폭풍 홍진호에게 더욱 더 매력이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대마왕의 부진은 오히려 너무나도 오래되었기에...
지금 저에게 더욱 슬픈 것이 바로 폭풍 홍진호의 부진이었죠. (이제는 MSL 진출로 과거형;;;)
그리고 3.14일에 있었던 홍진호 선수와 한 외국인테란의 리플레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홍진호 선수의 별칭은 폭풍입니다.
플레이와 100% 완벽한 매치가 되는 별칭이죠.
홍진호 선수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초반 드론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입니다.
그의 폭풍스러움을 가장 잘 드러내주면서 그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탄복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가난한 저그 아니겠습니까....
대부분의 경기에서 스포닝 풀이 완성되면 라바 세 기를 저글링으로 변태시키죠.
또 하나의 큰 특징으로는 초고수다운 심리전입니다.
수많은 경기를 치러오면서 쌓인 경험이 그에게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게 하죠.
게다가 평소 그 활발한 성격으로 다수의 게이머와 친분을 유지하면서
그 친분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그 게이머의 성향을 읽어내는 천부적인 재능(?) 덕분에 <= -_-;;;
홍진호 선수는 그 심리전에 어떻게 보면 임요환 선수 이상으로 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프로게이머로서, 같은 초고수로서 일반적인 경기가 아니라
상대가 어떤 식으로 전개해나갈지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처를 준비함으로써
상대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는 "전략게임의 이상적인 스타일"이죠.
방금 본 리플레이에서도
저는 여전히 폭풍 홍진호를 믿고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을 찾아냈습니다.
먼저 우리를 열광시켰던 여전히 지독하리만큼 공격적인 스타일은 그대로였습니다.
또한 심리전 역시 환상적이었습니다.
2시 저그에게 테란의 조이기가 막 들어와서
벙커와 터렛이 하나씩 박혀있고, 마린 부대가 옆에서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시즈탱크 두 기가 성큰을 마구 쏴서 세 기만 남아있는데,
뮤탈을 모아서 바로 테란 6시 본진으로 러쉬를 가버리는...
그래서 마린 부대가 허겁지겁 퇴각을 하게 만든 다음에
테란의 6시 본진 왼쪽으로 빠진 다음 다시 6시 바로 위로 올라왔다가
바로 계속해서 성큰을 부수고 있는 테란 조이기를 부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 6시 비스듬하게 빠져서 여전히 뮤탈 게릴라를 할 것처럼 훼이크를 걸죠.
테란의 마린 부대는 허겁지겁 본진을 지키기 위해 스팀팩을 난사하며 주변을 돌지만,
이미 뮤탈은 탱크를 처리하러 저그 본진으로 유유히 떠나갑니다.
/
----->------>----> / /
대략 이런 경로 ㅣ ㅣ / /
(이런 노가다를;;) ㅣ 6시 -->----> /
<------<-----------<-------
이 연속적인 장면은 제 뇌리에 그야말로 최고의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말 환상이네요...
게다가 예전 프로리그 준결승 전에서였던가요.
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가 1차전에서 맞붙었을 때
임요환 선수가 마린 1부대로 홍진호 선수의 럴커 세 기를 잡았었죠.
그 때 저는 홍진호 선수의 패인은 방심 아닌 방심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임요환 선수의 컨트롤이 환상이지만 노업 마린 한 부대로 럴커 세 기를 잡는 건
누구나 무리라고 생각하기 마련이고, 홍진호 선수의 예측 또한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죠.
마린을 몰아내기 위해 겸사겸사 언덕에서 아래로 내려온 럴커 세 기.
그래도 조심스럽게 입구에 버로우 하고 또한 거의 겹쳐서 일점사 하기 힘들도록 했죠.
그걸 임요환 선수는 뚫어버렸죠 -_-;;;
아직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최고의 컨트롤이었죠.
홍진호 선수의 이번 리플레이를 보니 상대방 괴롭혀주면서
멀티를 8시와 12시 본진에 동시에 가져가면서
히드라를 같이 보내서 올라가는 언덕 근처에서 럴커로 변태를 하더군요.
그리고 언덕에 바로 버로우를 시킵니다.
어디선가 보았지만, 홍진호 선수가 멀티 성공률 1위의 저그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습니다만,
이 장면에서 보다 신중해진 듯한, 그래서 과거보다 더욱 더 강력해진 그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여기까지는 홍진호 선수에 대한 기대를 담은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금요일날, 내일 모레군요....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었네요...
가서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겁나게 열심히 공부할 참이라...
아예 컴퓨터를 개인적인 여가생활로 사용하지 않도록 갖고가지도, 사지도 않을 생각이라
최소 1년동안 스타와는 완전한 이별입니다. (더불어 재미붙인 워크도 ToT...낭만 오크 ToT/~)
아마도 PGR 역시 들어올 일이 없겠지요.
특별히 친해진 분도 없고, 잘 아는 분도 없지만 그래도 PGR은 간만에 찾아낸 정말 주옥같은 사이트였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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