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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4/02 08:17:18
Name DeaDBirD
Subject 차라리 잘 되었다 싶은. 임진수님들의 휴식..

이래저래 살기 바쁜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나이 서른 넷. 거리 나가도 웬지 어설픈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만우절이지만. 이래저래 약속도 많습니다.. 몸 대주어야 할 곳. 먹고 살기 위해 비벼대야 할 곳..

7시 남짓한 약속에 비비적거리며 괜시리 삐댑니다.. 약속에 30여분 늦으면서도 괜시리 떳떳합니다.. 동수님이 은퇴하시고. 진호님이 패절하시면서. 은근히 마지막 요환님에 꿈을 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분 말씀대로. 같이 늙어가면서. 뒷물에 밀리는 걸 또다시 두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싫었는 것 같습니다..

에이 씨버럴. 그럴 줄 알았는데. 져버렸다.. 고. 새벽 두 시에 전화를 합니다.. 잘 모르면서도 위로해주는 목소리가 살갑습니다.. 그 친구는 스타크래프트를 전혀 모릅니다.. 한 번 해보라고 깔아주긴 했지만. 대체 움직이질 않는다며 다 죽었어 하며 까르르거리던 친구입니다..

아.. 살면서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때 한두 번 아닙니다.. 그래도 맞대고 사는 이들 만나면서. 얼마 안될 거 같지만 미래라고 챙기기 위해 욕심부리면서. 한 달 남짓 휴식 언감생심이었지요.. 한 번 짤리면 누가 돌아서 챙겨준답니까..

가림토 말 함부로 하지만 그것 또 즐거웠습니다.. 옐로우 모색하는 것 보며 기대 만빵이었습니다.. 박서 맨날 지면서 노력 운운할 때 차라리 눈물겹게 지켜보았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새로운 희망에 의해 과거가 지나가려 합니다..

임진수님들이 쉬는 그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나 역시 쉬어봐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정민님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쉴 거라고 땡깡부려 볼 겁니다.. 지나온. 짧지 않는 4년.. 님들께서 힘들게 지켜오신 때문에. 저 역시 일주일 멀다하고 따라다니느라 은근히 지쳐버린 것 같습니다..

가림토 은퇴할 때 토스로 대신 하겠다고 일주일 정도 베넷 찝적거리다가 망하곤 합니다.. 옐로우 패퇴하는 것 보며. 패러독스 원수 갚겠다고 이래저래 해보지만 스플래쉬 원망하며 술 한 잔 하고 맙니다.. 오늘 박서 다시 해보겠다고 남자이야기 파벳 준비하지만 올멀티 울링가디언에 gg yo하며 고마워합니다..

바둑 역시 좋아하는데. 황제, 전신, 조훈현님 나이 50이 넘어갑니다.. 임진수님보다 꽤 많은 나이의 이창호님 몇 번의 최근 패배 극복하려 다시 전투모드로 돌입하십니다.. 나이 탓너무 하지 말고. 돌아와서 언제까지 갈 지 모르지만 성숙한 게이머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로 고민하며 모색하는 신진세력들을 폄하하는 것 절대 아닙니다.. 새로운 꿈은 전적으로 그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것 모르지 않습니다.. 행여 그 친구들이 오만 속에 포기한다면 저라도 나서 채찍을 들어 볼 겁니다.. 지금은 단지. 어느 정도 꿈이 시들어 가는 나이에 접어들어. 아쉬운 부분들을 한 순간 잊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실연과 배반도 겪어보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며 후회하는 건. 그 순간에 흥분하지 말고. 아마도 지금은 행복할 그 친구의 선택을 왜. 존중해주지 못했을까 하는 것뿐이지요.. 혹시 지금 실연과 배반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있으시면. 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웃으며 보내주십시오.. 그 친구의 선택. 그리고 나로 인해 지쳐버렸을 그 마음. 지나고 나서 그가 지금 웃는다면. 적어도 울고 있는 모습보다는. 반가울 겁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임진수님들을 비롯한 올드 게이머들. 적어도 한두 달은 연애도 하시고. 방송도 즐기시고. 부모님 한 번 더 찾아뵈십시오.. 단지 약속해주셔야 할 것. 꼭 돌아오셔야 합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사람에게도 노력하면 나름대로 작으나마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셔야 합니다.. 잠시 쉬면서 지난 세월 돌아보면서. 나의 남은 삶을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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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02 08: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_ _)

물론 100% 휴식이라기엔 아직 다른 대회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번 일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일정으로라도, 어딘가 여행이라도 다녀와 보면 어떨까... 합니다. ^^
04/04/02 08:36
수정 아이콘
이번 일이 차라리 약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남아있지만!)
그동안 못했던 일도 해보고 마음 다잡고 다가올 리그를 준비하는 것도 좋구요..
기회나 계기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니까 차기에 더 좋은 모습 보여주면 그걸로 좋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두툼이
04/04/02 08:47
수정 아이콘
박서는 일어날겁니다. 그래야 박서죠... 그가 이번 패배로 주저앉을거라는 생각은
전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패배를 곱씹어 일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아침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초보유저
04/04/02 11:01
수정 아이콘
아.. 추천합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시고 추천게시판으로 갔으면 하는..
Go_TheMarine
04/04/02 11:12
수정 아이콘
임진수가 스타계에서 휘날릴때..2인자에 머물러있던 더 마린이 올라갔습니다. 이젠 정말 그를 그토록 발목잡았던 "임진수"가 없는만큼 이번엔 꼭 타임머신안에 탑승할수 있기를 바랄뿐이죠. 예전에 본 글인데 김정민선수 승패중 임진수에게 패한 경기를 빼면 엄청난 승률일거라고 본 기억이 나네요..김정민 화이팅!!
굿데이 그만둬
04/04/02 13:35
수정 아이콘
박서의 탈락은 그의 팬들에게 식음을 전폐하는 아픔을 주었지만
그의 패배보다는 어제 땀을 흠뻑흘리며 근성을 보이는 모습에 저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Sc.Wiyun
04/04/02 16:19
수정 아이콘
저도 추천..ㅡㅡ
벙커속에선어
04/04/02 18:52
수정 아이콘
챌린지리그가 있어서 제겐 위안이 됩니다만...
요환선수,진호선수... 다음리그때는 꼭 같이 돌아오세요!
덴장.. 비벼머
04/04/03 13:49
수정 아이콘
프로리그나 팀리그에서 팀의 에이스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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