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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3/30 06:18:00 |
Name |
59분59초 |
Subject |
[실화성자작]나의 허무한 사랑 도전기 (부제:난 왜 안되는 걸까?) |
새로 입사한 회사... 취직에 기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난 같은 팀 선배인 한 남자에게 뻑~ 갔다.
회사생활에 적응할 걱정보단 내 머리속엔 온통 '그'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그동안 별 영양가 없는 연애행태를 반복해 오면서 난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기쁨보단 비장함이 앞섰다. 이게 몇년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냐..
아련한 연애 실패의 기억이 머리를 스쳐갔다.
그래 이번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하리라...다짐하고 또 다짐을 했다.
먼저 관심을 끌어야 한다. 그래야 연애든 모든 걸어볼것 아니냐...
난 스스로 유치하다며 거부했었던 고전적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실패의 경험을 돌이켜 봤을때 그래도 클래식한게 사랑에는 잘 먹혀든단 결론을 내린 터였다.
첫번째 시도,,
여자 혼자 비맞고 어물쩍 거리면서 돌아다니는데 어느 사내가 그냥 지나치겠는가.
영화 번지점프를하다 보았는가? 왜 영화나 드라마 보면 그런 장면 꽤 있지 않은가?
드디어 비 오는 날. 나는 그가 집에 갈때 즈음 부터 열심히 비를 맞고 서있었다.
바로 옆에 건물이 있는데 비맞고 서 있는 날 보면 지나가던 사람들 미친X 쳐다보듯 한다.
뭐 상관없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이정도 노력쯤이야..
드디어 그가 나왔다. 난 엄청 불쌍한 척하며 마치 우연인듯 그와 맞닥드렸다.
그왈 "우산없어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우산 빌려줄까요?" 난 "괜찮아요 바로 버스 타면 되는데요.. 뭘" 하며 살짝 웃어보였다.
그런데 그는 "그래요? 그럼 나 약속있어서.. 먼저 갈께요"
헉! 옷을 짜면 물이 줄줄 쏟아질정도로 비를 흠뻑 맞았건만... 실패다
두번째 시도,,
그가 지나갈때 슬쩍 물건을 흘려보자... 설마 물건 흘렸는데 뭐라고 말이라도 걸겠지..
그런데 손수건 머리핀 거울 다 떨어뜨려 봤지만 그는 무반응이다.
지나가던 괜한 기집 하나가 내 머리핀을 줍더니 횡재했다며 내뺀다.
그는 여전히 내가 뭘했는지 모르는 눈치다. 괜히 비싼 머리핀만 잃어버렸다 ㅠ.ㅜ
세번째 시도,,
열심히 눈빛을 보내는 거다. 최대한 눈동자 모양을 이쁘게 만들어 그윽한 눈빛을 보내보자.
사랑은 눈빛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열심히 쳐다보고 또 쳐다봤다.
헛.. 드디어 그가 나를 봤다. 이제 알았나 보다. 다가온다.. 두근두근..
제법 심각한 표정이다. 뭐라고 할까? 여자가 처음부터 데이트 신청한다고 냉큼 받아주면 안돼... 살짝 튕겨야 맛이지 그래 흐흐..
나는 열심히 머리속으로 뭐라고 둘래댈지 생각했다. 드디어 그가 입을 연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왜 자꾸 쳐다봐요?"
"안 묻었다고요? 그냥 멍하게 있었던 거라고요? 거참 59분59초씨는 안바쁘신가봐요. 공상 떨 시간도 있고. "
맙소사!
네번째 시도,,
술자리에서 괜히 우울한 척하는거다. 분위기 있지 않은가?
늘 명랑하게(?) 부어라 마셔라 했던 내가 갑자기 센치한 척하면 분명 반응이 있을 것이다.
드디어 마련된 술자리.. 다들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무슨일 있니? 하며 물어본다. 나는 계속 술잔을 거부했다.
그는 아직까지 별말이 없다.. 호호.. 그러나 이번엔 성과가 있다.. 아까부터 그가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심 속으로 "짜식 분위기에 약한거였군"하면서 이번엔 성공을 확신했다. 드디어 그가 내게 말을 건넨다. 아주 진지하게...
그/ "내가 맞춰볼까요?"
나/ "뭘요?"
그/(살며시 미소를 띈다)
나/(그래 이제 넘어온거야 움화화)
그/ 저기...
나/(조마조마)
그/ 그날이죠?
나/네?
그/ 괜찮아요. 나 누나들 많아서 다 알어요.. 굳이 여기 있을 필요 없으니까 많이 아프면 집에 가세요..
괜히 59분59초씨 때문에 술자리 분위기 썰렁합니다
나/(애꿎은 동기에게 화풀이하며) 모모씨~ 술잔 줘바욧! 꽉꽉 채우세욧!
다섯번째 시도
우렁각시가 되는 거다. 자고로 남자는 착한 여자에게 약한 법.
그러나 드러내 놓고 하면 안된다. 알듯, 말듯 모르게 도와주다. 마지막에 "지금까지 다 내가 한거야" 하고 짠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면 감동의 도가니 사랑이 모락모락~ 후훗 상상만해도 행복하다.
우선 나는 매일 아침 그의 책상을 윤이 날 정도로 깨끗이 닦고 정리했다.
회의시간 그가 내는 기획안을 은글슬쩍 띄웠줬다. 점심메뉴 정할때도 그가 가자는 식당으로 사람들을 은근히 부추겼다.
모닝커피도 도맡아 탔고 각종 잔무처리도 굳이 내가 다 하겠다고 우겼다.
물론 그의 것 뿐만아니라 우리 팀 직원들의 것을 다. 주위사람들에게도 점수를 따놓는게 좋다. 무엇보다 너무 드러나면 안되니까.
그런데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성과가 없다 오히려 일만 늘어났다.
팀 사람들은 59분59초씨는 너무 착해~ 팩스도 좀 보내줘요. 먼저 퇴근 할께요. 이러면서 나만 남기고 도망간다.
이젠 내가 잔무 전담맨이 되버린 듯한 느낌이다. 다들 나보고 착하다면서 이일 저일 떠 맡긴다.
아~ 짜증난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여전히 무반응.
여섯번째 시도,,
가끔 전화를 하는 거다. 아무 이유없이.. 또 가끔 의미심장한 문자도 날려보는거다.
그러나 문자를 보내면 무반응,, 전화는 세번에 한번 꼴로 연결된다.
간신히 연결되는 전화도 그는 늘 지금 뭐하고 있는 중이라든지 운전 중이라 길게 통화할 수 없다는 둥 서둘러 전화를 끊기 바쁘다.
이제.. 슬슬 지쳐간다.
도대체 뭐가 문젤까... 난 왜 안되는 걸까.. 영화보면 잘만 되드만.. 영화 그만 좀 봐야겠다.
난 친구들과 대 토론을 벌였다.
나의 방법에 문제가 있는건지.. 내가 좋던 싫던 반응을 보여야 정상이란게 그날의 토론 결론이었다.
집으로 가는 길.. 정말 궁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당장 달려가 따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난 해답을 찾았다.
해답은 너무도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것은
......
해답은 바로 거울 속에 있었다.
ㅠ.ㅜ
[다음편에 계속 될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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