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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3/25 19:19:11 |
Name |
사바사바 |
Subject |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다. (여러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
안녕하세요? PGR 가입한 지 석 달째되는 유령회원 사바사바라고 합니다.
정말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지만, 문득 PGR의 여러분들이라면 어떻게 할까 라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이 곳에는 많은 분들, 특히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분들이 많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염치 불구하고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나친 폐가 될 거라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만일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판단된다면 스스로 글을 삭제해 문제를 발생시키지는 않게끔 할 생각이니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글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며칠 전 저희 아버님께서 이상한 전화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사람을 구하느냐고 묻는 이 사람에게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인터넷에서 사람구한다고 적혀있길래 전화했다'라고 했답니다.
아버진 뭔가 이상하다 하시며, 제게 한번 알아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이 사람을 쓸만한 가정형편이 되는 것도 아니고, 딱히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아버지 핸드폰에 남아있던 그분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서, 구인광고의 출처를 물어보니, 노동부 첫 페이지에 배너(바로가기가 맞을려나요?)가 떠있는 워크넷이라는 곳이더군요.
그래서 그 분 말대로 검색을 해보니, 올리지도 않은 구인광고가 떠있더군요. 그것도 두 개씩이나..
구인광고 게시물에 올려진 회사명은 저희 아버지 이름으로 되어 있던 걸로 보아, 뭔가의 업무상 착오가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론 저희 아버지가 예전 일자리가 없으실 때 노동부에 가서 교육을 받고, 가끔은 노동부에서 모집하는 공공근로로도 일하시기도 했었거든요.
(이건 조금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노동부에서 실직자였던(지금은 아니지만) 아버지를 위해 구직광고로 내보낼 내용을 구인광고에 내보낼 내용에 잘못적어, 워크넷에 전달했다라는 것은 아닌가 추측은 해봅니다.
아무리 그래도 관계자 분이 납득이 갈만한 설명을 해주시기 전에는 좀 진정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단순한 업무상의 실수가 아니라, 타인이 개인정보를 빼내서 의도적으로 장난을 쳤다거나 하는 경우라면 저희 입장으로서도 상당히 난처해지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따로 추적한다는 것도 상당히 힘든 일이기도 하구요.
신용정보누출 같은 것이라면 문제가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는 것쯤은 이해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그래서 관계자 분들께 그 것에 관한 정보를 요청해두었습니다.
물론 관계자 분들이 곤란해 할만한 정보를 요청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그 광고를 올린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올린 분이 관계자 분이라면 어떤 과정을 통해 잘못된 구인광고가 올라가게 된 것인지 알고 싶고,
올린 분이 일반인이시라면, 그 분에게 어떻게 해서 무슨 이유로 그런 글을 올리게 되었나를 알고 싶기에 그 분과 연락 가능 한 연락처정도와 성함만이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이죠.
등록한 사람의 성명정도는 알아야 대화하는 데 있어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내부규정에 걸린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던가 해 봐야겠지요.
물론 그에 따라 제가 제공해야할 서류 등이 필요하다면, 가능한 제공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헌 데, 아직 문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답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마냥 기다리기도 뭐해서 이 일에 대해 몇 가지 가정을 세우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서 즉각 실행에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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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가정들을 세울 수 있지만, 그러자니 너무 복잡해지고 어려워질 것 같다고 판단, 일단은 가장 단순하고 가장 확률적으로 높은 가정 두 가지만 정해 생각해 차근차근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세운 가정은 두 가지.
첫 번째는 업무상 처리미스다.
두 번째는 목적이 모호한 -이라기 보다는 말이 안 되는- 누군가가 했다.
였습니다.
일단은 첫 번째 가정이라면 별다른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워크넷이라는 곳을 보니, 중앙고용정보원이라는 노동부 산하 취업알선기관의 홈페이지 더군요.
위에 적었던 내용처럼, 공무원의 업무미스라는 추측에 많은 부분에 부합하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리 신경 쓸 일은 아닌 게 되겠지요.
관계자의 해명을 듣고 사사비비를 따져보아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더 이상은 파고들 여지도 없습니다.
허나, 그렇다면 왜 이번 년도 1월 20일에 게시물이 올라온 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만, 이건 첫 번째 가정의 문제이고,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 봐야 할 문제이니 일단은 접어두도록 하죠.
(저희 아버지가 실직했던 시기는 지난 IMF파동 때 였습니다. 이것도 무성의한 일 처리로 봐야할지 아니면 제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건지 모르겠군요.)
두 번째 가정은 애초부터가 말이 안 되지만, 일단 생각되는 가능성 중 하나 기 때문에 적어는 보겠습니다.
누군가의 장난, 혹은 협박(?), 또는 실수로 구인광고가 올라왔거나 하는 경우라는 거죠.
물론 억측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억측이 자신이 파악하지 못한 무언가의 이유로 현실이 되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관점에서 만일 두 번째 가정이 현실이 된다고 생각해 볼 때 한 가지 분명한 문제가 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나(혹은 가족의)신상정보를 가지고 있다'라는 점이고 이것은 분명 쉽게 간과하고 넘어갈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 한 번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보겠습니다.
워크넷에서 내부규정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식의 입장표명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이버수사대 같은 곳에 의뢰해볼 수도 있으나, 수사에 나설 확실한 혐의를 포착할 수 없다거나, 죄질이 낮아 좀더 중요한 다른 사건에 묻혀 어영부영 넘어가게 될 수도 있는 노릇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되면 딱히 해결할 만한 방법도 없고, 그 이상은 손놓고 당할 수밖에 없겠다 싶더군요.
딱히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니 경찰이나, 법정에 고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없는 돈 털어 사설 탐정을 고용해 조사하는 것은 더욱더 말이 않 되고.
(의뢰받는 탐정이 아마 비웃지 않을까 생각합니다-_-)
그러다가 정말 운 없게도, 그 사람이 그 신상정보를 악용해 나, 혹은 내 가족이 물질적인 피해를 입는다던가, 정신적 피해를 입을 우려는 있다라는 결론마저 내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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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은 가정입니다. 제 스스로도 말이 않된다는 것 쯤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희박한 근거로 너무 깊게 파고들어간 거지요.
저도 써놓고 담배 한 피우면서 읽어보니, 어이가 없어 피식 웃었습니다.
그냥 나름대로의 상식 선에서 이해할 때는 첫 번째 가정이 그나마 가능성 있어보이지만, 문득 이번 일을 당하면서 만약 이렇게 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적합한 대처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 어이없는 억측에 결과물일지도 모르지만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대한 대처를 상정할 때 약간은 비관적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은 언제나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고 있어야 한다"
라는 군의 지휘관에 대한 가르침에서 시작한 제 발상은 어찌보면 과민반응에 무지막지한 오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은 전쟁이다라는 혹자의 비유에 맞추어 본다면 나름대로 구색이 맞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해 봅니다.
(망상이다! 오바다! 라고 하신다면 제게 반박할 여력은 없습니다..ㅜ_ㅜ)
그래서 여러분께 제 경우를 비추어 한번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가 말한 최악의 경우에 휘말리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시고, 그리고 그런 경우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하십니까?
PS : 'PGR의 Write버튼은 무겁다'라고 어떤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생각과는 달리 정말로 무겁더군요.
그 무게를 글 쓰면서 지끈거리는 머리와 쥐나는 손가락으로 통감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써놓고 수정하다가 저도 모르게 키보드의 ESC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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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의 Write버튼은 무겁습니다. 2배로 무겁습니다.
PS 2 : 글쓰기 취소는 ESC키 두번 혹은 세번 눌어야 작동하게끔 제로보드를
수정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아니... 이건 제로보드 홈에 문의할 내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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