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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25 16:08:29
Name AmaranthJH
Subject New Heroes in Starcraft-고르고니오
잠깐 서두에...
지난번에 올린 글이 한 행이 너무 길다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의하려고 하는데...잘 모르겠습니다.
워낙 엔터에 익숙치가 않아서.
이번글은 패러디성이 강한만큼(개인적으로 lovehis님께 좀 배워야 겠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숙제해야 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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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니오 중사님, 대대장님께서 찾으십니다."
군기 잡힌 일등병의 한마디가 귓전을 울렸다.
"그래 알았다, 나가보도록"

그는 일어서면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고르고니오,
그의 나이나 실력으로만 본다면 중사가 아니라 중대장, 아니 연대장을 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법한 나이였지만, 그만의 지나치게 개혁적인
마인드 때문에 군에서는 그를 좋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그 때문에 그는 중사, 그것도 한낱 보병과의 중사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아...또 대대장 한테 엄청 깨지겠군....'
그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대대장에게로 찾아갔다.

"대대장님 찾으셨습니까?"

"어이 박서...."

- 왜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의 지인들은 그를 박서라 불렀다.
그는 권투선수 출신도 아니고, 딱히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닌데 그의 지인들은
그의 이름보다 그를 박서라고 더 자주 불렀고, 그도 그것을 크게 싫어하지 않았다.-

"아니 고르고니오 중사, 도대체 자네는 생각이 있는 건가 없는건가?
얼마 전에 또 보병부대만 가지고 러커무리 속에 뛰어들려고 했다면서?
다행이 그 옆에 있던 2소대장이 불가 명령을 내려서 별 피해 없이 끝났지만,
자네 바본가? 머리가 있긴 있는거야? 마린 1개 연대가 단 4마리의 러커의 매복
에 의해 전멸했다는 사실은 자네도 알지 않는가? 자네는 보병들의 목숨을
파리목숨쯤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생각했던 대로 대대장의 불호령은 그의 자존심을 마구 짓밟았다."

사실 그의 전술이란 것이 그 이전까지의 전술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었다.
새롭게 저그 부르드에 추가된 '러커'란 존재. 이 흉측한 동물에게는 테란연방에 추가된
'메딕'에 의한 보병부대의 전투력 상승효과를 상쇄시키고도 남을정도의 힘이있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에 의해면 히드라로부터 변태되며 공격시에는 땅에 파묻혀서
자신의 몸을 고정시킨 다음에 척추를 땅 속에서 솟구침으로써
동시에 자신과 같은 줄에 있는 다수를 공격하는 이 러커란 놈은,
보병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나아가 테란연방의 골칫거리였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이 러커의 척추뼈가 U-238쉘을 장착한 마린의 소총보다도 더 길다는 것.

테란 연방은 어쩔 수 없이 러커가 있을 때는 다수의 탱크와 베슬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조금씩 전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수의 러커에게도 발목을 붙잡히기가 일수였고, 고르고니오 중사는 보병들
을 훈련시킴으로써 이 소수의 러커를 상대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군부에서는 실현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번번히 묵살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도 이렇게 물러설수는 없었다. 이렇게 된거 이 기회에
할말은 다 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대대장님이야 말로 답답하십니다. 제 1전선에 나와있던 보병들은 러커와 조
우하기만 하면 뒤로 후퇴하기에 바쁩니다. 이 과정에서 부대원의 10~20%는
잃는게 사실이구요. 제 아무리 러커의 척추뼈가 길고 그 파괴력이 엄청나다
해도 그들의 공격은 우리와는 달리 연속적이지 못하며 명중률도 떨어집니다.
보병들의 훈련을 통해 소수의 러커 정도는 탱크나 베슬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제압할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십니까? 언제까지 저런 진화도 덜된 파충류
같은 놈들을 무서워 하며 벌벌 떨어야 한단 말입니까?"

책상을 내리치며 그가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보수적이고 고루한
대대장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었다.

"아니 이 사람, 아주 위험한 사람이구먼. 아마 자네한테 보병들을 맡겼다간
전투 한번 치르고 나면 아마 반은 죽어버릴껄? 그 러커라는 놈한테 말이야.
내 자네를 이대로 둘 순 없네, 각오하고 있게. 어서 나가봐, 할말은 끝났으니."

그는 분한 심정으로 대대장실을 나왔다. 생각같아서는 저 고루한 늙은이
에게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어디 군대라는 곳이 그런 곳이던가? 더구
나 지금은 전시, 더이상 대들었다간 군법재판에 회부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조용히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대대장의 엄포는 단순히 위협용이 아니었다.

-고르고니오 임 중사를 소위로 진급시킴과 함께 로템평원 북서쪽 섬기지
의 수비 담당으로 임명한다.-

말이 좋아 진급이었지 사실상 좌천이었다. 로템 평원 북서쪽 섬이란 곳은
극히 협소한 지형에 일체의 시설도 없이 단순히 자원채취용 SCV와 커맨드센터
그리고 터렛 몇 기가 전부인 곳이었다.

지독히도 느리고 흔들거리는 드랍쉽을 탄지 몇시간, 그는 그 섬에 착륙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지만, 섬에 내리자 말자 그의 입에서는 한숨부터 나왔다.
한 눈에 끝과 끝이 다 보일만큼 협소한데다, 방어시설은 터렛 몇기가 전부여서
만약 한두마리의 오버로드라도 섬 안쪽 까지 살아왔다간 그야 말로 쑥대밭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본부에서 들었던, 로템평원의 섬들은 본부에서도
공격을 당하면 그냥 포기해 버리고 만다는 소리가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알것 같았다.

이 섬의 수비를 맡은 병력이라 해 봤자 11명의 마린과,
2명의 메딕과 2명의 파이어뱃. 그 본부의 영감들이 말하는 '러커 두마리에 전멸
될 병력의 수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들의 기강은 헤이해질대로
헤이해져서  마린들은 자신들의 총조차도 소중히 다루지 않았으며,
파이어 뱃들은 장갑복이 덥다고 벗어 던지고 일광욕을 하는가 하면
메딕들은 서로 수다만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래 오히려 잘 된거다, 본부도 여기까지에는 신경을 쓰지 않을테고,
여기서는 나보다 윗사람도 없으니, 내 뜻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그는 우선 부대들을 완전 군장시켜서 섬의 해안가로
집합시켰다.

"내 말 잘 들어라. 지금까지 너희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는 중요
하지 않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일체의 명령 불복종은 허락하지 않겠다.
그리고 나도 너희와 같이 훈련을 받겠다. 비록 힘든 훈련이겠지만, 너희는
언젠가는 반드시 테란연방 최고의 보병이 될것이다."

그는 목에 잔뜩 힘을 주고 말했지만 그를 지켜보는 부대원들의 눈빛은
'야 저새X 뭐하는 놈이야? 소령계급에 여기로 왔으면 좌천됬다는
말인데 지 주제도 모르는 건가?'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위기에 눌릴 그가 아니었다.

"흐흠...자 우선 이 해안가를 왕복 10회 달리기 한다. 위생병들은 여성이
므로 왕복 5회로 해 주겠다. 상위 5명까지만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는
다시 반복한다. 여기서도 탈락한 5명은 이 해안가 를 오리걸음으로
왕복해야 할 줄 알아라"

그 말을 들은 순간 부대원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해다. '10번이라니?
섬 끝에서 끝까지면 드랍쉽으로 이동할 거리인데 그걸 뛰라니?'

하지만 말을 끝내자 말자 뛰어가는 그를 보자 그들도 뛰지 않을 수 없
었다. 누차 말하지만 군대란게 그런 곳이기에....

-뛰어가면서-
마린 1 : 야 저XX 머리가 돌아서 이리 온게 아닐까?
마린 2: 그럴지도 몰라 헉.헉...근데 저놈 진짜 잘뛰지 않냐?
마린 3: 그러게...소위면 일선에서 훈련을 안받은 지는 꽤 됬을텐데..
파뱃 1: 아...미치겠다. 이건 불공평해....우리 장갑복은 마린들
           꺼보다 훨씬 무거운데..

그렇게 달리기 훈련이 끝났다. 낙오자 5명을 오리걸음시키고 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그의 부대원들은 모두
숨을 헐떡 거리고 있었고, 특히 오리걸음한 5명의 꼴은 가히
가관 이었다.

"이런 한심한 것들....네놈들 체력은 아마 테란 연방내중에 최하일
것이다. 오늘은 첫날이라 이정도로 봐줬지만, 내일 부터는 이렇게
끝나진 않을 것이다."

훈련을 끝마치며 땀 몇방울 흘리지 않은 그가 한 말이었다. 사실 그
의 군인으로서의 자질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부대내에서
체육대회를 하면 언제나 그가 대표였고, 사격, 격투기등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오죽했으면 그의 상사들은 그를 볼때마다
'저놈이 마린으로 러커잡겠다는 소리만 안했어도...' 하곤 했다.

"뭐???정말 저놈 우리 죽이러 온거 아닐까?"
볼멘 소리로 어느 한 마린이 내뱉은 말이었다.

다음날, 그는 마린들만 따로 집합시켰다. 그러고는 장황한 설명을 시작했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소총은 제대로 사용만 할 경우 명중률 100%를
자랑한다. 3점사이지만, 방아쇠만 빨리 당겨준다면 거의 연사와 맞먹
는 효율을 내며, 실탄도 수백발 까지 장전이 가능한 최강의 무기다.
어쩌구 저쩌구...."

그러고는 그는 해안가 끝의 나무를 가르켰다. 그러고선
"저기저 나무를 보면 벌집이 매달려 있다. 여기서 저기까지의 거리는 약
250m, 충분히 소총으로 닿는 거리다. 너희들에게 실탄 10발식을 주겠다.
오늘 저 벌집을 맞추면 오늘의 훈련은 그걸로 끝내주마.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해안가 달리기 20번이다."

마린들은 어제의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며 기를 쓰고 총을 쏴 됬지만 한발
도 맞지 않았다. 마지막 한명이 10번째의 총알을 쏜 후 빈정대며 한마디 했다.
"어떻게 저걸 맞춥니까? 소위님이 한번 해보시죠?"

그는 그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소총을 들고 단 한발에 벌집을 맞추었다.
그러자 그 불만을 제기했던 보병이 또 다시 한마디 했다.
"...........야...뭐하냐..뛰자....."

그렇게 보병들이 열심히 해안가에서 뺑이(?)를 치고 있을 무렵. 그는 파뱃2명
과 메딕 2명을 불렀다. 그러고서는 또 그만의 황당한 훈련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에...우선 파이어뱃들은 그 플라즈마 화염방사기를 내려 놔라....어 거기....
흠..마린들이 후방에서 직접적인 공격을 맡는다면 너희 파이어뱃 들은 마린들을
향해 달려 드는 저글링들을 막아주며 보병부대의 맷집을 해주어야 한다.
메딕들은 그런 파이어뱃들을 재빨리 치료해주어야 하고 그러기에 마린
들 보다 어떻게 보면 너희들의 행동에 따라서 보병부대 전체의 생존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너희들은 오늘 부터 집중적인 팀워크 훈련에
들어간다. 만약 너희들이 날 한번이라도 쓰러트린다면 그걸로 오늘 훈련은
끝이다. 그리고 나는 이 연습용 탄환을 가지고 너희들을 공격하겠다. 목숨
에는 지장 없으니깐 걱정마라. 메딕의 훈련을 위한 것일 뿐이다. 하지만 그러
면 너희가 너무 불공평하다고 할테니 반경 5m로 날 밀어내도 날 쓰러트린걸
로 해주마."

이 말에 한 파이어 뱃이 그를 비웃듯 한마디 한다.
"훗 비록 장갑복을 입었다고는 하나 저희를 너무 무시하시는 군요, 소위님. 이래
뵈도 제가 꽤 놀던 놈입니다."

그러나..그들은 마린들이 해안선을 다 달릴 때 까지 손 한 번 대지 못했다.
씩씩거리고 있는 그들에게 다시 고르고니오 소위의 한마디
"너희들은 마린보다 더 못한 놈들이다. 해안선 30번 뛰어!!"

그렇게 약 6개월. 처음에는 불만투성이이던 그들도, 차차 고르고니오의 훈련
방식에 적응해 갔고, 그들과 같이 훈련을 하는 그를 단순한 상관이 아니라,
친형처럼, 친오빠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알았는지 그를
박서 소위라 불렀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들의 실력 향상이다. 이제 그의 마린부대들은 300미터
밖의 떨어지는 나뭇잎사귀 하나도 놓지지 않으며, 파이어뱃 부대들은 그 무거운
장갑복에 플라즈마 화염방사기 까지 들고서도 공중 1회전 반을 할 수 있었고,
메딕과의 호흡도 척척 맞아서 서로 눈빛만 봐도 뭘 생각하는지 알 수
(둘이 연인사이 아닙니다.--)있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이 자신들이 알게 모르게
테란연방 최강의 부대가 되어 갈 때쯤..테란연방은 로템평원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었다. 저그의 죽여도 죽여도 또 나오는 병력을 상대하기에는 그동안 입어왔던
손해가 너무 큰 것이었다. 이대로 가다간 로템평원에서 완전히 후퇴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느날 고르고니오는 자신의 부대원들을 집합시키고는 비장한 각오로 말했다.
"제군들도 알다시피, 현재 우리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저 저그들에게 무언가
큰 타격을 주지 못하면 우리는 질 수 밖에 없다. 나는 그래서 우리 부대원들이
저그의 하이브가 있는 곳을 기습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드랍쉽에 의해
이동될 것이며 살아서 귀환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장담은 할 수 없다.
하이브가 저그 세력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만틈 목숨을 버려야 할 지도 모른다.
강요는 하지 않겠다. 남을 사람은 남아라."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몇이나 남아있어줄까? 12명, 10명, 8명?
아니 가겠다는 사람이 있기는 있을까?' 그가 눈을 떳을 때 그의 눈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긴...누가 적의 중심부에 들어가겠다고 자원을 하겠는가? 결국 내
뜻을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인가?' 그가 자조 하며 뒤로 돌아섰을 때

"우리 다 가 버렸는 줄 알고 삐졌죠?"
"에이...우리가 누군데요...테란연방 최강보병부대 Boxers아닙니까?"

그의 부대원들은 모두 가지 않고 있었다. 다만 그의 뒤에 숨어서 그를 잠시 놀려줬을
뿐...그는 순간 눈물이 도는 걸 느꼈다. 그리고 고마웠다. 좌천되서 섬으로
온 그를 따라주는 그의 부대원들이, 자신들을 사지로 몰아넣겠다는데도
그를 버리지 않는 부대원들이....

"이놈들...상관을 놀리다니..해안선 10번 뛰어!! 늦게오는 놈은 오늘 밥 없다."

그렇게 그들은 해안선을 뛰어갔다.

한 편 본부에서는 고르고니오 소위의 기습작전 요청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것참...제정신인지...고작 드랍쉽 2대, 그것도 보병만 가지고 적의 뒤를 치겠다니.."
"뭐, 원래 고르고니오 소위가 이상론자 아닙니까...허허허."
"까짓거, 지가 죽으러 가겠다는데 내버려 둡시다. 어차피 요주의인물 아니었습니까?"
"그러지요. 그깟 보병 한부대 반도 안되는 병력이야..잃어도 나쁠것 없으니까요"

본부의 공격허락 명령이 떨어진 뒤 몇시간
그와 그들은 드랍쉽에 타고 저그의 하이브를 공격하기 위해 출발했다.
'훗 탈 때 마다 느끼지만 이놈의 드랍쉽은 지독히도 느리군. 엔진을 조금만 더
개량하면 훨씬 더 빨라질테고, 그러면 우리 테란연방의 단점인 기동성을
보완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될텐데...'
이런 생각으로 시간을 때우다 보니 어느새 드랍쉽 조종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그들이 저그세력의 중추에 근접했음을 알렸다. 더이상은 드랍쉽으로
움직였다가는 대공망에 걸릴 수 있었기에, 그는 그 지점에서 드랍쉽의
착륙을 명하고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컴셋스테이션에서 보내온 정보와 같이
하이브 주위의 수비는 의외로 엉성했다. 마치 테란연방의 직선적이고, 느리며
융통성 없는 공격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저그 브루드들은 모두 테란과의 대치전선
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이브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을 무렵. 그는 말했다.
"내가 이 상황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 두가지다.
첫째, 배신하지 마라
둘째, 첫째를 어기지 않는 한...살아라....너희들을 잃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그의 부대원들은 하이브로 돌격해 갔다.
"우선 드론들을 노려라, 하이브는 소총만 가지고는 파괴하기 힘들다"

그의 부대, 그들 스스로 Boxers라 부르는  그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우선적으로 드론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수백미터 밖의 나뭇잎도
맞추는 그들에게 드론을 맞추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이때 까지 기습
이란 것을 당해보지 못한 저그 브루드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드론들은
서로 살겠다고 도망가다 자신들 끼리 부딪혀 나아가지 못하고 결국
전멸당하고 말았다. 사태 수습을 위해 20여기 가량의 저글링이 달렸왔으나
그것들은 2인 1조로 이루어진 파뱃-메딕 2개조에게 손톱한번 대 보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아직 본대가 오기에는 시간이 남았다. 우선적으로 내구력이 약한 건물들부터
파괴해라.!!"

그의 명령에 의해 그의 부대원들은 일제히 타겟을 건물로 바꾸어 공격하기 시작했다.
3개의 에볼루션 챔버가 파괴되고, 히드라리스크덴이, 이어 스포닝풀이,파괴돌 즈음,
러커가 모습을 들어냈다. 러커 다섯마리와 10여기의 저글링들..
이정도면 일반적인 테란 연방의 보병 5개 부대 정도는 상대할 수 있는 병력이었다.
러커들은 자신 만만하게 그들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러커들이
사고 능력은 없지만 이제까지의 전투를 통해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이 다가가기만 해도 저 생물체들은 몸을 피할 것이라는 사실을. 그러나 그렇
지 못했다. 일제히 자신들에게 사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러커들은 화들짝 놀라
몸을 숨기고 공격을 시작했지만, 컴셋 스테이션에 의해 시야를 제공받은
마린들은 요리조리 피하면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설사 데미지를 입더라도 얼른 메딕이 마린들을 치료해 주었기에 그렇게 사태 수습을
위해 온 러커들중 4마리는 힘한 번 써보지 못하고 전멸하고 말았다.
몰론 저글링들은 파뱃에게 녹아 없어진지가 한 참 지난 뒤였다. 저 멀리서 저그의
본대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

"더이상 피해를 주는 건 무리다, 후퇴하라!!"
그는 후퇴 명령을 내렸다. 이미 엄청난 타격을 주었고, 현재의 병력으로
저그의 주병력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였기 때문이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
말자 Boxers의 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드랍쉽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만 마린 한명이 러커의 공격에 맞고 만 것이었다. 치료하기에는 이미
메딕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소위님 전 버리고 가십시오. 저때문에 다른 부대원들이 죽는 걸 볼 수는 없
습니다."

그는 순간 망설였다. 과연 저 마린을 버릴 것인가 말것인가. 그런 그에게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러커는 본능으로 움직이는 녀석이니까..'
그는 러커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러커는 본능적으로 가까이 있고, 전투
능력이 있는 그에게 척추를 뻗쳤다. 그는 그 척추를 피해 러커가 숨어 있는 곳을
뛰어 넘어 자신의 부대원들의 반대쪽으로 넘어갔다. 그리고는 러커가 숨어있는
곳에 컴셋스테이션으로 부터 스캔을 요청한뒤 그의 부대원들에게 외쳤다.

"전원 일제 사격"

그의 마린들은 러커를 향해 집중사격을 가했지만, 러커는 바보같이 그를 향해 맞지
도 않는 척추를 발사해 되고 있었다.
(후에 이 행동은 '마린돌리기'라고 명명, 이후 테란연방 마린들에게
길이길이 전해지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 러커도 괴멸되고, 그의 부대는
단 1명의 전사도 없이 무사 귀환 할 수 있었다. 이 한 번의 급습으로 인해 로템평원
의 주도권은 저그로 부터 테란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그의 부대가 귀환 한 뒤 본부에서는 그를 불렀다.
그 자리에서 테란연방 육군 사령관이 그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음은
물론이다.

"하하하...자네 정말 대단하구만. 지금까지 자네같은 인재가 왜 고작 섬이나
지키는 소위로 머물러 있었는지 모르겠군. 당장 인사에 조치를 취해주겠네.
뭐가 좋겠나? 소령? 중령? 대령?아니지...원한다면 내 준장도 시켜 주겠네
병과도 보병에서 기갑부대로 바꿔줌세..말만하게 응?"

"아닙니다. 전 그냥 지금, 절 믿고 따라주는 부대원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
습니다. 다만 한가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보병들에 대한 처우 개선입니다.
단순한 납탄보다 훨씬 사정거리가 긴 U-238쉘이 있음에도 비용문제로
그 보급률이 매우 낮습니다. 심지어는 스팀팩 주사조차도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구요. 강화총기나, 강화장갑복도 거의 지급 되지 못합니다.
보병은 단순히 기갑부대의 호위부대가 아닙니다. 더구나 러커 몇마리에 힘
도 못쓰는 힘없는 부대도 아니구요. 보병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훈련이
강화된다면, 보병부대도 충분히 테란 연방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바라는 것의 전부입니다. 그럼, 전 부하들 훈련시키러 가봐야
하기 때문에 이만...."

"이보게 고르고니오 소위......소위......."

그렇게 그를 부르는 사령관의 말소리를 뒤로한체 그는 본부를 나왔다.
물론 뒤돌아서서 걸어가는 그의 입에는 웃음이 흐르고 있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pilogue:1

어느 지역, 저그브루드 정찰병 저글링이 그의 상관인 히드라에게 보고하고 있다.
저글링 : 끼엑 끼억 끼웨웨웨엑에에익
(파이어뱃2기와 메딕 2기가 우리 영역 근처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히드라 : 끼욱 욱우우구궤궤궤궥
(당연히 없애버려야지........아 잠깐..혹시 특이사항 없나?)
저글링 : 끼웁 우부구궥 Boxers 끼아부부궥
(파이어뱃이랑 메딕의 어깨에 Boxers라고 적혀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히드라: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엑!!!!! 끼엑끼엑 끼기기기기겍
(앗 안된다!!!!!!!! 우리 영역을 들어오지 않는 한 건드리지 마라)
저글링 : 끼엑 에게게게에겍? 에게게게겍 궥!
(다합해서 고작 4명인데요? 저한테 저글링 1부대반만 내어주시면 당장 쓸어버리고
오겠습니다!.)
히드라 : 으끼이이이이익! 끽익 끼이이기기 끼기 끼익 끼이이이이기 꽥!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 저부대는 테란 최강의 보병부대다. 전에 파이어뱃 2기,
메딕 1기 잡으려다가 저글링 1개 연대가 괴멸한 적이 있었다.
저녀석들은 파이어뱃들은 저글링이랑 10:1은 되어야 싸울맛 난다고 하고
마린들은 밥먹고 소화안된다고 러커 잡으러 가는 애들이란 말이다. 그것도 1:1로
죽고싶지 않으면 나서지 마라.)
*어떻게 저글링과 히드라가 저런 고등동물스런 대화를 나누냐고 묻지 마세요
아무 생각 없이 쓴 것입니다.

Epilogue:2
그 후, 테란 연방의 전투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보병부대에 대한
지원을 늘임과 함께, 강도높은 훈련을 가한 결과, 고르고니오의 말처럼
단순히 기갑부대의 호위기능 뿐만 아니라, 게릴라전 및 소규모 전투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었던 것이다.
참고로 게릴라전을 위해 레이스의 엔진을 2기 장착했던 드랍쉽-1.07에서,
배틀크루저의 엔진을 축소하여 2기 장착, 파워를 증가시켜서
스피드를 증가시킨 드랍쉽-1.08이 개발되어 현재 테란연방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p.s)엔터키 쓰는 연습좀 해야겠습니다. 줄 맞추기가 힘드네요.

p.s2)원래는 좀 더 내용이있는데, 숙제의 압박(무슨 대학교가 숙제가 이리 많은지)으로
많이 줄여서 내용이 좀 엉성해 졌습니다. 혹시 완본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기꺼이...

p.s3)혹시 모르는 분이 있을까 봐서...고르고니오는 임요환 선수의 세례명입니다.
WCG에서 쓰신 Gonia_kr라는 아이디가 이 고르고니오를 줄인 것이라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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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Seal[cn]
04/03/25 16:19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최고네요 ^^
박서의 드랍쉽이 뜨면 모두 관객부터 해설진까지 흥분하던 그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산개드랍에 대한 것도 적절히 훈련하는 모습을 담아주셨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_-
정말 잘 읽었습니다 최고예요 ^_^)b
설탕가루인형
04/03/25 16:21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이네요."밥먹고 소화안된다고 러커 잡으러 가는 애들이란 말이다"에서 원츄 -_- =b
In.Nocturne
04/03/25 16:40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어요:)
04/03/25 17:16
수정 아이콘
저보다 재미있게 쓰시네요.... 부럽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아... 제가 쓰는 단락 나누는 방법은...

1. 80 컬럼을 유지 한다(한 줄에 한글 40자, 영문 80자)
2. 쌍 따운표(")나 까운표(')로 시작하는 문장 다음에는 한줄 비운다.
3. 문단의 시작은 두칸 공백을 준다.
4. "--------" 나 "========="를 글 전체에서 같은 길이 같은 부호를 사용 한다.
5. 마침표나 쉼표 뒤에는 한칸 비운다.

이 정도 입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전 이런 것을 지킨 글이 보기 편하더군요.
뭐... 제 글도 한 문단 길이의 압박으로 보기 불편하신 분들도 많이 있으시겠지만...
무의미한 줄 바꾸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2줄 이상을 비우지는 않습니다.

또한, 텍스트 에디터를 사용하여 (ultra-edit) 80컬럼을 표시한 후 사용 합니다.

PS. 위의 기준으로 한번 변환 해 보았는데... 혹시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쪽지로... (아참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immortal
04/03/25 17:50
수정 아이콘
실미도를 떠오르게 하는 글이군요...
평양침투 = 하이브 공략 (단, 하이브 공략은 취소되지 않았군요)
재밌어요...
pgr 의 새로운 고수 필객 등장이네요... 두둥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파란무테
04/03/25 17:52
수정 아이콘
와. 최곱니다. 최고!^^
말이 안나오네요. 이런 비하인드스토리 정말 좋아하고, 그래서인지 더욱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올려주십시요!
AmaranthJH 님,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글을 말입니다..
다시한번 멋진 글 감사합니다!^^
두툼이
04/03/25 18:00
수정 아이콘
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오~~예~~~
껀후이
04/03/25 18:43
수정 아이콘
무엇보다 주인공이 박서라는데..^^
강도경 선수를 등장시켜주실수는...;
(오죽하면 "강도높은" 에서 강도경 이라고 읽은..;)
과자공장사장
04/03/25 21:22
수정 아이콘
와아 재미있었어요..
AmaranthJH
04/03/26 00:18
수정 아이콘
lovehis//기분 나쁘다뇨..영광입니다.^^
음......임요환 선수한테 "컨트롤 굉장히 좋네요" 라거나
이윤열 선수한테 "물량이 장난이 아닌데..."
소리 듣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immortal//예리하시군요. 실은 제가 영화 '실미도' 보고 그걸 스타크래프트 버전으로 바꾼게 있었는데..그걸 다시 Boxer편으로 바꾼게 이겁니다.
혹시 원하신다면 올려드리지요.
immortal
04/03/26 09:33
수정 아이콘
AmaranthJH 님// 실미도의 스타크래프트 버전... 올려주세요(비굴모드)
글솜씨 없는 저야...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다면 감사할 뿐이죠...
꼭 올려주십시오.
04/03/26 09:57
수정 아이콘
정말 간만에 댓글을 달게 되는군요. 박서의 왕팬으로서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완본도 올려주시면 감동이 배가 되지 않을까요 ^^.
AmaranthJH
04/03/26 16:54
수정 아이콘
비쥬얼//수정했습니다. 예리하시군요^^
GrayTints
04/03/26 18:24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 재미있네요..
에필로그의 히드라와 저글링의 대화는 압권!
04/03/26 23:38
수정 아이콘
아아..ㅜㅜ 추천게시판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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