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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4 17:58
전 70년대 중반에 태어났지만, 옛날 시절 이야기가 과장된 감이 있네요.
그리고 군대 이야기로 상병, 병장과 일,이등병이 일을 85%, 15% 나누어 한다지만 하는 일은 너무나도 다르죠.
04/03/24 18:00
그렇게 길들여져 가는겁니다.
선후배 관계도 직장관계도 군대는 물론이고 상하의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수직적인 인간관계가 동양의(오리엔탈리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반적인 구조이죠.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군대를 가야하는 우리의 경우 더더욱 윗사람은 민주적이고 유연한 리더쉽보다 카리스마와 귄위적인 리더쉽 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실제로 능력있고 흔들리지 않는 신념의 소유자, 아랫사람을 휘어잡을 수 있는 사람이 단기적으로는 뛰어난 업적을 내기 마련 아닙니까? 사회구성원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져감에 따라 그리고 상호간의 의사소통 이 더욱 원활해짐에 따라 우리 사회도 점차 바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란 제도나 시스템이나 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의 수준이 그 단계에 올라서면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과도기에 있죠
04/03/24 18:04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사람을 갈군다는것도. 자기 시간투자해서 계획세워서 하지 않으면 안될 "일"입니다. 괴롭히는것과 갈군다는것은 약간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04/03/24 18:08
왜 군대에선 이유없이 때릴까요. 그리고 산업체쪽으로 병역생활을 대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인이 가질수 있는 면제사유에는 어떤것들이 있나요. 의경도 군대와 마찬가진가요.
어제 03학번 선배란 사람이 기숙사를 찾아왔답니다. 100일휴가로 놀러왔다면서.. 숙사신입생들을 한방에 모아놓고 연설을 하시던데.. 100일휴가끝나고나면 본격적으로 때린다고 하드라구요. 젠장.. 그걸 알면서도 돌아가야하는 현실은 뭡니까. 이런 말 하는 제가 어리석게 보일수 있을겁니다. 아직 안가봤으니 그렇겠죠. 그래도 가기싫습니다. 가보면 좋아 라고 하셔도 가기 싫습니다. 진짜 싫습니다. 젠장..
04/03/24 18:25
Jeff_Hardy 님 //
아주 간단한 이치를 아직까지 모르시는군요 :) "군인의 말은 절대로 믿지 말아라. 때려죽일 것 같으면 반만 믿어라." 전 90년대초에 제대했지만 당시는 100일휴가라는 것도 없었고, 구타 당하는 애들 보면 대부분 맞을 짓 한 애들입니다. 군대나 사회나 맞을질 하면 맞아야죠. 극소수의 억울한 사람을 보편화해서 확대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군대도 다 사람사는 곳입니다. 후다닥~~~
04/03/24 18:34
누가 알아주어야 어떤일이 가치있는건 아니듯이 고참한테 당했던 것이 있었다고 후임한테 당한 만큼하려고 하거나 그러지 못하게 됐다고 억울해 한다면 자신을 갈구던 고참을 욕할 자격이 있을까요? 남들은 이겨내지 못했던 것을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것을 고칠 수 있는 위치가 되었을때, 고치고 실천하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보람되지 않을까요? 타인을 끝임없이 의식하며 살아가야하는 인생이지만, 자신의 인생의 가치는 스스로가 매기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옳바른 길을 간다면 그리 아쉽거나, 원망하는 생각은 조금 들할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군생활도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04/03/24 19:04
70년대 중반생으로서 백프로 공감합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집에서 농담삼아 하신 "88올림픽 마스코트가 문어가 주걱을 들고 있는 것으로 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밖에서 친구에게 하다가 실상 농담을 직접 하신 아버지께 호되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그런 얘기 절대 밖에서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그래도 어렸던 때라 대통령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다는 게 대역죄정도로 각인되었던 생각이 납니다. 참 지금 생각하면 개그적인 시대였지만 조금 더 깊게 생각하면 시대의 아픔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군대 얘기 역시 공감합니다. 그리고 폴님의 '맞을 짓 하면 맞아야 한다'에는 절대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보통 때리는 사람 입에서 나오는 그 얘기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아주 그릇된 논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선놈들은 맞아야 돼'라는 자학적인 신념이 없다면 외려 민주적이고 최악의 수단인 구타가 없는 군대가 훨씬 실질전투력에서 뛰어나다는 것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04/03/24 19:38
정확한 학문적 용어는 잊어버렸습니다만, 이런 증후군이 있습니다.
모 국가에서 고문을 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검사를 했는데, 놀랍게도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고문을 가한 이를 미워하다가 나중에는 존경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폭력이 인간의 정신상태를 어떻게 부숴 버리는지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폭력으로 약자를 지배하려 드는 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 겁니다. (성악설에 가깝군요.) 하지만 인간이라면,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약자를, 소수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듣는 말들이 있습니다. 몇몇 되도 않은 선생들이 지껄이더군요. [애들은 때려야 말을 듣는다.] 자신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이들조차 이끌 수 없는 능력없는 교사란 걸 스스로 증명하는 발언이 아닙니까? 역지사지란 간단명료한 사자성어가 인간에게 그토록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란 말입니까. 아직도 전두환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보일 때마다 저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그럼 네가 말하는 '좋은 사회'를 위해, 네가 자진해서 삼청교육대에 입대할 생각 있냐? 네가 앞장서서 물고문당할 생각 있냐?]
04/03/24 20:07
/nocturne
'현실적으로 폭력이 불가피한 경우'라는 것은 너무도 주관적인 판단위에 서있는 이야깁니다. 아직은 현역이라시니 더 끄집어 내보면 구타가 없는 군전력이 그렇지 못한 군전력보다 전투력면에서 훨씬 더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는 현직 군간부에게서 직접 들은 이야깁니다. 자세히는 듣지 못하였지만 시뮬레이션과 실제적 전투력 측정을 거친 연구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실용적인 면에서 그리고 폭력은 폭력자체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윤리적인 면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구타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절대로 동조 할 수 없습니다.
04/03/24 20:18
GraySoldier님//구타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언급할 필요성도 못 느끼며 님의 주장에 동조하지만, 구타가 없는 군전력이 구타가 있는 군전력보다 실제 전투력 면에서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는 흥미롭네요. 전투력은 신체능력과 운동능력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으니 표본을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정신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터라 수치화된 형식으로 신뢰할만한 결과가 산출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데, 그 연구결과에 대해서 좀 더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04/03/24 20:19
어느 집단에서 리더가 되려면 필요한 자격 요건같은 게 있죠.
거침없는 카리스마나 넓은 이해심, 탁월한 통찰력, 굳건한 의지력에 인간미 같은걸 꼽을 수 있겠네요. 군대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건 오직하나 '시간'입니다. 당연히도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리더들이 생겨나고 그들의 지배방식은 -물리적, 정신적-폭력이 되는거죠. 이렇게 생겨난 군대 특유의 불합리함은 이제 전통처럼 굳은것 같지만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는듯 합니다. 그 변화가 명령체계 자체의 붕괴인듯 호들갑떠는 일부만 아니면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아직 군대안간 현역분들은 한번 도전해 보시는것도 좋겠네요. 변화에 중심에서서 나중 전역하고 술자리에서 자랑스레 군생활을 회고하는것 말입니다..^^
04/03/24 20:27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상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구동과 체력측정 정도라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흥미로운 결과는 더 있습니다. 예비군과 현역을 동수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예비군이 훨씬 더 막강한 전력을 보여준다는 결과도 있다더군요. 아마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다손 치더라도 통계학이나 군사학에는 문외한인 제가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04/03/24 20:43
글 보시는 분들중에 군대 안 갔다 오신 분들은
'이거 원. 구타와 갈굼땜에 군대 가기 싫어. 방위산업체 가야지.' 하는 분들이 있을지 도 모르겠지만, 저도 군대 갔다왔지만 뻥이 많아요. 다 견딜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도 갈굼,얼차려 등등 다 합하면 싸다구 4대와 가슴에 날라차기 2방, 워커 쪼인트 까기 3번, 갈굼 3000시간, 대가리 박기 5시간, 대가리 박고 전진 30초, 팔굽히고 견디기 20시간, 취사지원 나가서 취사병이 양파 깍다가 제목에 식칼을 들이민 일, 동작 뜨다고 삽으로 찍을려고 한 일,말년에 깔깔이(군용 노란잠바?) 입고 쓰레빠 끌면서 아침에 돌아다니다가 쓰리스타한테 걸려 일주일동안 완전군장 한일... 이정도 있었네요. 무난합니다. 겁내지 마세요. 논산 훈련소 들어가서 첫날 입에 맞지도 않는 짬밥 먹고 달을 쳐다보면 눈물만 나올껄요.~~^^* "아..XX. 791일만 더 견디자. 흑흑~~" 한가지 주의할것은 평소에 소심하고 운동(축구) 못하는 분들은 군대가면 거의 갈굼과 뻔치의 표적이 됩니다. 그런 분들은 보통 사고 납니다. ~~~
04/03/24 21:13
음,,군생활의 경험이라는것이 개인과 사회에게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갖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있던 부대도 구타와 금품갈취, 취침방해, 집합등이 빈번했던 곳이었고, 탈영을 생각한적도 있었지만, 결국 보통 젊은이인 이상 다 견뎐내게 되더군요 ^^; 그런 더러운 경험들을 통해서 나름대로 얻는 것도 많았습니다. 흔히 '군대는 연극이다'라는 말을 선임병들이 구타후에 많이 들려줬는데, 그건 자신의 비열한 행위를 단지 '연극'이라는 포장지로 덮으려는 몸부림 정도라고나 할까요? 부모님께 사랑받는 아들인 자신과, 부대내에서 간부들과 선임병들의 눈치때문에(또는 개인적인 감정때문에) 구타를 해야만 하는 자신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극배우도 아닌 자기자신이니까요. 뭐랄까, 인간의 다양한 면을 -저렇게 비열해질수도, 저렇게 고마울수도 있기도 한- 군대에서 체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사람들, 흔히 말하는 고문관이나, 군기반장, 성인군자같은 선임병 등등을 통해서 작은 사회경험을 하는 것은 결코 헛된 시간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역시 구타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사실 동기들만 그득한 학교 반에서조차 구타가 있는데, 계급차이가 존재하는 내무실에서 구타가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습니다. 요즘 부대는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군생활을 통해 잃는것도 있었지만, 얻는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04/03/24 21:39
제가 읽은 전역자분의 글 중 가장 솔직한 글이 아닌가 합니다. 다른분들은 군대에 대해 얘기할때 "군대는 꼭 다녀와야 하고 다녀오면 이러이러해서 좋다.."라고 말하면서도 군대를 안 간 사람들을 보거나 군 내부의 환경이 좋아지면 화를 냅니다.
군대를 빠진 사람을 보면 "다녀오면 좋다는 그 군대를 못갔으니" 안타깝게 여기는것이 아닌 난 다녀왔는데 왜 넌 안가냐며 화를 내죠.. 자기가 힘들었으니 다음 세대라도 덜 힘들도록, 환경이 바뀌면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즘 군대는 군대도 아니라며 화를 내는 사람들.. 그 솔직한 이유는 원 글에 나온대로 못마땅하고 손해본거 같아서 그런거지만 아무도 그걸 직접 얘기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소심하고 운동을 못하더라도 갈굼의 대상이 된다는게 잘못된거죠.. 모든 사람이 꼭 운동도 잘하고 외향적이어야 할까요.. 그건 사람의 개성입니다. 그것때문에 갈굼받는 1순위가 된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04/03/24 21:54
전 70년대 초반에 태어나 쭉 반공 교육을 받아왔고 북한에 대한
교육을 받아 왔으나 분노의 포도님 이야기는 좀 과장된 측면이 많은 것 같네요... 위에 한 단락은 어디서 많이 보던 글과 비슷하네요. 빨갱이라 북한 사람들이 사람이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해 본적 없고 뿔 달린 도깨비나 뭐 그런 것이다라는 무식한 교육을 받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04/03/25 00:18
GraySoldier님//현직 군간부에게 들었다고 하시니 더욱 신뢰할 수 없어지네요;;"구타가 없는 군전력"이라니.."구타가 없다고 보고되어진 군전력"이라고 하면 그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또한, 군에 관한 그러한 연구가 이루어지면 결과가 그렇게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도, 님 말씀대로 윤리적으로 옳은, 옳아야 되는, 결과가 나와야만 하는 것이죠. 실용적, 그리고 윤리적인 면이라니...정말로 사단장과 같은 말씀을 하시네요..아니면 간부 출신이신가요. 윽박지르고, 욕하고, 기합주고 빠닥빠닥 집중하게 만들어 놓고 주어진 시간에 제대로 교육/훈련/임무수행을 하는, 혹은 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그것이 실용적인 군대랍니다. 덧붙이자면 후자가 더 현실태에 가깝죠. 이상 제가 듣고 보고 겪은 것에만 기초한 생각입니다.
04/03/25 00:41
군대 갔다온 사람이면 다들 이런말 한번쯤은 해보셨을겁니다.
"한번 가볼만은 한데,다시 가라면 죽어도 안간다" 저 역시 말년때 동기들과 이런농담을 주고받은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지금도 친구들과 술한잔 마시면서 군대 얘기를 하면 이얘기가 빠지지 않는거 같습니다.
04/03/25 02:32
군대... 거기도 사람 사는곳입니다...
아무리 많이 맞는다지만... 그래도... 거기도 사람사는곳이고.. 인정이 있는곳입니다.. 저도.. 평생 맞은것보다.. 거기서 맞은게 몇곱절은 되도록 맞아보고 머리도 박아보고 깍지도 끼어보고.. 여기선 상상조차 못했던 얼차려를 다 받아봤지만.. 지나보니 다 추억이 되더라구요.. 아직 군대 안갔다 오신분들.. 너무 겁내지 마세요... 금방입니다...그리고.. 충분히 견딜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타.. 인간적으로는 절대 행해지면 안될 일이지만.. 사실 군대에 가보면.. 그 많은 인원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가끔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저는 하도 맞아서.. 제가 고참때는 절대 손을 못대게 했습니다만... 돌아오는 결과는.. 후임들이 점차로 군기가 빠져가는 것이더군요.. 그때 느낀것이... 아.. 이래서 때리는구나 였습니다.. 그렇다고.. 구타가 허용되야 한다는것은 아닙니다만... 직접 군대 가보시면.. 왜 맞는지 알게 되실겁니다.. 물론 왜 맞는지 모르고 맞을때도 많지만 말입니다..
04/03/25 04:13
흠...제가 한 얘기는 과장없는 이야기 그대로 입니다. 말한것 같이 70년대 후반에 태어났고, 서울 강남에서 자랐습니다(이런것도 지역별로 틀릴수 있어서 밝힙니다)
군대 얘기도 있는 그대로 입니다. 제가 있던 곳은 좀 신기해서 자다 움직인다고, 전투화 들고 닦았다고, 등등의 이런저런 이유로 구타가 있었죠. 사실 이런건 군대의 전반적인 시스템인 것도 있지만 부대의 고참이 어떤 고참이냐에 따라 틀리죠. 가학적이고 피해의식이 있는 1명 고참이 있으면 24명 고참이 다 천사표라도 물건너간 얘기가 되니까요. 불행히도 제가 있던 곳은 대대로 내려오는 악습과 가학적 고참이 3명 정도 있던 곳이라서 더 심했지만요. 허나 다른 부대에 있었던 사람들도 그다지 틀리지는 않더군요. 이런 악습은 군대 전반적인 문제니까요. 구타는 절대 반대입니다. 우리는 폭력에 길들여진 사회에 살고있죠. 어렸을때 부터, 가정, 학교 에서부터 '맞을짓을 했다', '잘못하면 맞는다'라는 교육을 받고 자랍니다. 폭력에 길들여진 수동적 인간을 만드는게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어 군대에서 완결되고, 사회에서는 다른 형태의 폭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일 무서운것은 '폭력은 때에따라 정당하다'라는 가치관이 심어진다는 것에 있습니다. 아직도 '부인을 패는게 화목한 가정을 위해 필요하다' 라는 황당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때리는 자의 가장 비열한 변명이 '나도 어쩔수 없이 때린다', '맞을짓을 했으니 때린다'입니다. 폭력과 억압으로 통제되고 움직이는 사회야 말로 최악의 사회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단기간에는 효과가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작용만 커지죠. 저도 상병이 되서 2번 후임을 팼는데, 참 비열했죠. 위에서는 은근하면서도 강력한 압력이 내려오고, 제가 살기 위해서는 한명을 붙잡고 시범케이스로 만들어야하는 극히 일반적인 상황이 왔습니다. 기회를 노리다가 사소한 이유로 때렸죠. 당연히 저도 저자신에게 변명을 하면서요. 하지만 이런 폭력의 그릇됨은 제가 잘 알고 있어서 더 한심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사랑의 매, 교육적 체벌이 필요하다고, 군대에서는 과도기의 남자들만 있는곳이니 당연히 폭력이 있을수 있다고 말들 하지만.. 그건 문제의 본질을 은근슬쩍 덮는 거죠. 본질은 학교의 선생이 맞을학생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깨끗하게 때리는게 아니라, 온갖 욕을하며 주먹,발, 슬리퍼, 책, 등등등을 이용해서 비 인격적으로 개패듯이 팬다는데 있는것이고, 군대에서도 홧김에 어쩌다 주먹이 나가는게 아니라, 폭력이 제도화되서 세습된다는 겁니다. 이래서 주먹과 발길질 없이는 긴장이 풀어지는 한심한 군대와 사회가 되는 거고요.. 나중에 제가 새 부대에서, 저만의 방식으로 운영했을때 처음에 부딪혔던 문제점이 바로 그 문제 였습니다. 폭력과 공포로 길들여진 애들을 풀어주니 제 앞가림도 못하더군요. 그저 늘어지고요. 그 문제 고치느라 갈등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훨씬 더 잘 돌아갔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시도해 봤기에 폭력은 필요없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다. (홧김에 주먹나가고 그러는거는 폭력이 아니라 그저 싸움일 뿐입니다. 제도적 폭력과 싸움을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굳이 덧붙입니다.)
04/03/25 04:26
제가 군대 비판론자, 반대자로 비춰지는것 같은 우려가 있어 덧붙이자면,
저는 강군 지향론자 입니다. 파병을 해봐서(미군 파병이 아닌 U.N파병입니다) 약한 군대를 가진 나라의 비참함을 알고, 세계정세가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강군을 지향하죠. 우리나라의 미군파병도 그 이유로 찬성합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군대의 작전계획은 북한이라는 지엽적인 문제에만 갇혀 있는데, 파병을 하면 작전체계 군수관리 물자수송 병력관리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엄청난 도움이 되니까요.(미국을 도와줘야하는 현실이 비참하지만, 반면에 우리나라가 더 세지기 위해서 파병을 찬성하는 거죠) 그리고, 그 강군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우리나라 군대의 악습과 시스템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하죠. 폭력을 반대하지만 남이 때릴때를 대비해, 남이 때릴생각도 못들게, 자신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모순점이 있지만요.
04/03/26 20:49
/녹턴님 외
글쎄요. 우선 '현실은 이렇다'는 것이 지나친 이상론에 대한 비판이라면 곧장 수긍할 수 있겠지만 동전의 양면모냥 현실에 대한 안주의식도 포함하고 있기에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또한 구타의 배제가 터무니 없는 이상론도 아닙니다. 상황과 조건에 기속되는 것이겠지만 언젠가 우리 군도 그렇게 바뀔겁니다. 사형을 언도받을 정도의 중죄인이 아닌 경우에도 법상으로도 '폭력으로 응징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폭력'에 대한 교묘한 정당화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히 '필요하다'는 논리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저는 군간부 출신은 아니고 평범한 땅개 예비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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