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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16 18:37:30
Name lovehis
Subject 꿈, 환상 그리고 잡담
                                           꿈, 환상 그리고 잡담


  Andy, 고양이 Andy, 나....
  춤추는 고양이 Andy, 노래를 부르는 Andy...
  이건 악몽이야...  잠에서 깨어난 나...

-----------------------------------------------------------------------------------------------------------------

  꿈에서 깨어난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마루 소파에서 밤새도록 뭔가를 하고 있
던 나는 평소보다 읽찍 일어난 그를 보았다. 새벽 5시... 전기세 아끼려고 조그만
스텐드와 노트북 화면만으로 밝혀진 마루는 어둡기만 하였고,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
보는 그의 모습은 왠지 괴기스럽기까지 했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조금 더 멍하게
날 바라 보더니 말을 하였다.

  "Andy, 내 꿈에 니가 나왔어..."
  
  꿈에 내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난 호기심 섞인 목소리로 물어 봤다.
  
  "어떤..."
  
  "꿈속에 니가 나왔어... 그런데... 니가 2명(?) 이었어... 한명은 너... 그리고 다른
  한명은 고양이 너..."
  
  "고양이..."
  
  평소에 고양이 메니아라는 말을 들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에게 내가 고양이
로 나왔다는 말은 아주 듣기 좋은 말이었다... 혹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할 정도로...

  "그래... 좋은 거잖아... 호호호.."
  
  "그런데... Andy, 고양이 Andy는 춤을 추며 마루를 뛰어 다녔고... 사람 Andy는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날 귀찮게 했어... 악몽에 가까운 꿈이었어... 난 그래서
  잠에서 깨어났어..."
  
  악몽... 그런가... 내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이 그에게는 악몽? 난 이해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입장에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노래를 부르고, 광란에
가까운 춤을 추는 것은 악몽 이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마루를 뛰어다니는 모습은 나에게는 낮 설은 모습은 아니었다... 사실 아주 평범한
평상시의 나의 모습이었다. 난 고양이처럼 행동하기를 즐긴다. 야옹... 야옹 하면서
마루를 기어 다니거나... 마루 한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다던가, 혹은 고양이
처럼 도도한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또한 어린 고양이 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기도 하고, 배부른 고양이 처럼 한 없이 나태한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핀찬을 듣기 일수 였다. 무엇보다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낙천적인 모습...

  그는 나를 Andy라 부른다. 내 애칭이다. PGR사람들은 내 오랜 Net-Nick인  lovehis로
나를 알고 있다. 우리 집에서는 내 본명으로 나를 부른다... 사실, 그것보다는 우리
어머니는 내게 슈퍼 심부름을 시킬 때 주로 'oh my son’ 혹은 ‘강아들’ 이라는 좀 긴 이름
으로 부르곤 한다. 우리 형은 나를 ‘동생’ 이라는 간단한 이름으로 부르고… 내 친구들은
나를 '양아치'로 부른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아르바이트처에서는 나를 '프로그래머'
로 부른다. 여행할 때 만난 다른 친구들은 나를 '여행 패인'으로 부른다. 저번 직장
에서는 나를 '교수'로 부르지만, 요즘에 만난 사람들은 나를 '학생'으로 부른다... 한
30여년의 시간 동안 참 많은 이름으로 불린 것 같다.

  내가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꿈에서 나는 고양이였다. 내가 고양이
였던가? 내가 oh my son 이였던가? 내가 Andy였던가....? 과연 난 누구 일까?
"나는 단수가 아니다" 라는 유명한 말처럼... 난 과연 단수가 아닐까? 날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변하는 나인 것인가? 그럼 내가 아니라 그 사람 마음대로 생각한 내가
아닐까? 나는 분명히 나인데... 어째 내가 아닌 다른 것일까...

  샤워 후 맥주와 나쵸가 생각나 긴 젖은 머리를 하고 편이점으로 쓰레빠 질질 끌고
갔다 온 lovehis가 갑자기 생각나 10분만에 휘갈긴 글어 읽어주신 님들을 위하여...
건배를...

  항상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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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노드
04/03/16 18:41
수정 아이콘
1등. -_-;

원래 이런류의 장난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필자가 lovehis님인지라. ㅠㅠ
04/03/16 18:47
수정 아이콘
역시... 타고난 장난가 lovehis는 장난을 부르는 군요... 장난을 부르는 사나이 lovehis라 불러주세요.... 호호호...
아이노드
04/03/16 18:54
수정 아이콘
등수놀이를 하고 싶을만큼 높게 평가합니다만.. ^^
04/03/16 19:07
수정 아이콘
첫 줄 읽고 '헉..' 했습니다. 제 동생이 저를 Andy라고 부르거든요.
그룹 신화의 앤디군이랑 눈 쳐진 거랑 볼살이 닮았다나 뭐라나.. ㅡㅡ;
59분59초
04/03/16 19:27
수정 아이콘
직장에서는 모간사라고 불려지고, 교회에서는 선생님(심히 민망함), 친구들은 탱크라고 부르고, 모 애견동호회에서는 한스엄마라고 하며, 학원사람들은 세일러문이라고 하고, 부모님은 달! 이라고 하며, 하나뿐인 동생녀석은 야! ......-_-
그나마 이름불러주는 사람은 남친밖에 없군요. +_+
04/03/16 19:57
수정 아이콘
음...사실 쓰다보니... 1인칭 주인공시점(?) 연습이 되었네요... 저 그거에 약하 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이렇게 꼭 써야 할 내용이 있어서 연습도 해보고... 호호호.... 전 3인칭 전지적 시점(?)이 편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Ms.초밥왕
04/03/16 20:17
수정 아이콘
저는 어째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어~디서나 공통적으로 불려지는 이름이 정해져 있네요-_-;

"......아지야~"

이름이 아지가 아니라 집에서는 강아지의 강자 빼고 '아지'
동생도 '아지누나' 라고 부르고..(저희 동생은 집에서 똘이.. 똘똘이의 준말이냐구요......? 절대 never 노! -_-; 띨이라고 불리는것을 동생이
바득바득 우겨서 똘로 바꿨음-_-; 그러고 보니 우리집 애칭은 어째 다 유아틱..............................)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싸**에서 그 **만 부르더군요....^^;
가지야~ 라고 불를때도 있고 아지야~ 라고 부를때도 있고..

저도 남자친구가 있어서 제이름을 제대로 듣고 싶어요.. ㅠ_ㅠ
Spanish Coffee
04/03/17 13:26
수정 아이콘
제목을..EOS의 명곡(!)에서 차용하신 것인지 감히 여쭤봐도 될까요? ^^
잘 읽었습니다..
04/03/17 13:43
수정 아이콘
Spanish Coffee// 당연하죠... 호호호.... 요즘도 가끔 듣는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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