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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3/15 13:35:50 |
Name |
lovehis |
Subject |
어느 출장 마술사 SinJi |
또, 하나의 졸필로 게시판을 더럽히려 하고 있습니다. 읽어보시고 많은 비난 부탁
드립니다.
주) 이 글에 나오는 SinJi는 Magical Zerg로 유명한 '임정호'선수와 아이디가 같을 뿐,
같은 인물은 아닐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글은 소설 일 뿐 입니다. 글을 좀더
잘 이해 하고 싶으신 분은 이 글을 읽기 전에 '임정호'선수에 관하여 알아 보시는
것도 권해 드리지만, 꼭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인물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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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장 마술사 SinJi
뾰료롱 꼬마마녀 12살난 마!법!
마법에 천사 무지갯빛 미소를
당신에게 살짝 뿌려 드리겠어요~~~~
신비로 가득차~안
행복에 가게로 오세여~(행복에 가게로 오세여~)
무엇을 갖고 싶으세요?(그건 스위트 민트지여~)
이젠 우리 친구 사이 고민이 있으면~ 숨기지 말아요
당신의 눈동자만 봐도 난 알 수 있어여~
뾰료롱 꼬마마녀 즐겁게 살아여
마법에 나라에서 지금껏 따온 오로라를
당신에게로 보내 드릴께여
- 뾰로롱 꼬마마녀, 스위트 민트
오래되어 조금은 허름한 마술사 복장을 한 청년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한 무리의
학생들 사이에 둘러 싸인 채 진지한 표정으로 마술을 부리고 있었다. 분위기는 한참
무르익어 이제 그가 자랑하는 카드트릭(1)을 보여줄 차례였고, 그는 빠른 동작으로
카드를 섞기 시작 하였다. 그 때 그의 귓가에 들여오는 조그만 목소리...
"에이~~ 시시해.... 저거 말이야, 이렇게 해서..."
조그만 목소리였지만 넓지 않은 장소였기 때문에,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는 당황하기 시작 하였다. 그리고는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하고 말았다.
"하하하... 저게 뭐야.... 코메디야.., 코메디..."
"아..아저씨... 제가 마술 보여 드릴까요~~~? 제가 더 잘하겠네요..."
그의 실수로 객석은 이미 난장판으로 변해 있었고, 그는 난처한 모습으로 관객을 바라
보다, 이내 다시 웃으며 마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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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하셨어요, SinJi씨라고 하셨죠? 그리고 여~기"
오늘 생일인 학생의 어머니쯤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인상의 40대 여인은 인사성 말과
함께 하얀 봉투 하나를 SinJi라고 불리는 마술사 에게 건내였다. 그녀 옆에서 투덜 거리는
학생의 모습에서 그는 심한 수치심을 느꼈지만, 그는 공손히 대답했다.
"네... 감사 합니다. 그리고, 또 일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SinJi는 머리 숙여 인사를 마술 도구를 부지런히 챙긴 후 그 집을 나섰다. 무겁지는
않지만 그 가짓수 때문에 마술 도구를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봄 날씨 답
지 않게 뜨거운 햇살에 SinJi의 이마에는 곧 땀방울이 맺혔다. 집을 나선 그는 다음
목적지 POS 유치원으로 가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 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도 이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자가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지금 그의 형편상 자가용을 무리였다. 얼마나 걸었을까? SinJi는 조금 가쁜
숨을 들이쉬며 지하철을 탈수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 때문인지, 지하철은 조금
한산 하였다.
'다행이군.... 허.. 이젠 아닌가. 후... 이젠 누구도 날 알아보지 못하지... 후후'
SinJi는 마음속으로 허탈한 웃음을 머금으며 자리에 앉았다. 사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그는 이런 대중 교통을 이용 하는 것이 상당히 불편 했었다. 그때, 그는 우리나라
마술계의 최고 마술사 중에 한 명으로 많은 호평과 인기를 누렸고, 그가 가는 곳은
언제나 그의 팬들이 그를 귀찮을 정도로 따라 다녔으며,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 한다는 것은 그 에게 상상도 못 할 일 이었다. 하지만, 이젠 하루 종일 대중교통을
아무리 타고 다녀도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리에 앉은 그는 아까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고 학생들의 비웃음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여 얼굴이 한 없이 붉어졌다. 그가 처음 마술에 입문하여 나름대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마술사의 수는 그렇게 많치 않았고,
사람들은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마술에 심취하기 시작한 우리나라 마술의 태동기였다.
특히, 그가 주특기로 하는 스텐딩(2),과 카드 트릭은 별다른 준비 없이 즉석에서
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마술 이였지만, 그 특유의 쑈맨쉽과 세련된 무대매너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했으며, 마법의 황제 Boxer, 비를 내리는 마술사
IntoTheRain과 함께 3대 마술사로 높은 인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마술과 공연의
중간 형태인 대규모 설치 마술(3)을 주특기로 하는 신세대 마술사의 등장 이 후,
그의 인기는 점점 사라졌고, 공식무대에 설 기회가 점점 사라지더니, 1~2년 전부터는
이렇게 아이들 생일 파티나, 유치원 따위를 돌아 다니는 출장 마술사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 하고 있었다.
'그만 둘까... 그 녀석 말대로...'
갑자기 그는 며칠전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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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SinJi,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살 꺼야? 너 밥벌이도 못하고, 이렇게 계속 살 꺼야.
차라리, 나랑 같이 밤 무대 사회나 보자. 너 말빨이랑 무대 매너는 죽이잖아...
그리고, 아직은 사람들이 네 이름을 기억 하니까 나랑 지방에 내려가서 밤무대
사회를 보자, 거기라면 아직 니 이름이 통할 거야. 너 재석이형 알지 그 형이 너랑
나 다음주에 보재... 너 그형 밤무대에서 잘 나가는거..."
SinJi는 친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약간은 화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막아섰다.
"너... 말조심 해라. 난 마술사야... 말장난이나 하는 개그맨이 아니라고. 헛소리
말고 좋은 말 할 때 꺼져."
"마~술~사... 허... 그래...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 마술사. 좋타 그래. 그래서 그게
너 밥 먹여 주냐?"
친구의 말에 SinJi는 갑자기 할말이 없어졌다. 친구는 조금은 비아냥거리는 목소리
로 말을 이어갔다.
"너 도 한때는 잘나갔지... 그 때를 잊지 못하는 것은 나도 이해해. 하지만, 넌 지금
은 Boxer처럼 계속 새로운 마술을 만들어 내지도 못하고, IntoTheRain처럼 빨리
마술 평론가로 전향 하지도 못했고... 그래서 지금 네 꼴이 뭐냐? 일당 4만원에
꼬맹이들 에게 굽신거리며 몸 팔고 있는 네 꼴이... 부끄럽지 않니? 그리고 요즘 누가
스텐딩 마술 따위를 좋아하니 그건 국민학생만 되도 다 아는 시시한 것 아니야..."
그 말을 들은 SinJi는 소리쳤다.
"닥쳐... 너 따위가 뭘 안다고 그래. 난 내 마술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할 꺼야. 난 돈 때문에 이 짓을 하는 게 아니야. 난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하는 것 이라고... 너 다신 그 딴 말 내 앞에서 하면..."
친구는 SinJi의 반응에 당황하며, 조금 기죽은 목소리로 대답 하였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 할께... 아무튼 며칠 내 말 생각해봐... 일요일에 다시 올
태니.. 알았지?"
SinJi는 약간은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오지마."
그의 친구는 뭔가 눈치 챈듯한 표정으로, 살짝 웃으며 대답 하였다.
"아무튼... 일요일에 올게.. 그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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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친구의 말은 틀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까도 느꼈듯이 중학생쯤만
되면 그가 자랑하는 스덴딩이나 카드트릭은 한 두 개쯤 할 수 있었고, 어느 누구도
그걸 보며 신기해 하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그가 원하는 것 과는 달리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수 없었다.단지 그를 보며 사람들은 비웃음을 짓고 있을 뿐... 거기
까지 생각했을 때 그는 결정할 수 있었다.
'그래... 이쯤에서 그만두자. 더 이상 사람들은 나에게 내가 그 들에게 주고 싶은 것을
받지 못해... 그 놈 말처럼... 그래... 오늘 까지만 이 짓을 하고... 내일 그 놈이 오면
말하자... 오늘까지만 하고 미련없이 그만 두자...'
어느덧 지하철은 목적지에 도착 하였고, SinJi는 익숙한 지하철 역을 빠져 나와
POS 유치원으로 향했다. 지난 1년 동안, 매달 줄째 주 토요일 그는 언제나처럼
이곳을 찾았다. 그 곳 원장이 SinJi의 오랜 팬이었기 때문에 그의 어려운 사정
을 알고, 그 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달에 한번 하는 원생의 생일 파티에 특별히 그를
부르곤 했다. 낯익은 유치원과 진지한 아이들의 모습에 그는 아까의 불쾌한 기분을
잊고 마음 것 그가 가진 재주를 펼쳐 보았다. 마지막 공연이라고 생각하니 왠지
홀 가분한 기분과 편안한 느낌이 들어 평소보다 훨씬 손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의 손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고 또, 다시 나타나는 카드와 동전을 보며 아이들은
박수를 쳐가며 환하게 웃었다. 또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둘기나 귀여운
토끼가 모자 속에서 나타날 때 면,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 눈으로 그를 쳐다 보았고,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선생님을 볼 때면, 어떤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
을 찾곤 하였다. 벌써, 1년째 같은 마법을 보였지만 그 아이들은 질리 지도 않는 모양
이였다. 그렇게 그의 마지막 마술공연은 끝이 났다.
"SinJi님 수고 하셨어요. 여기..."
SinJi의 오랜 팬인 유치원 원장 선생은 인사와 함께 버릇처럼 하얀 봉투를 그
에게 건 내였다. SinJi는 그 봉투를 사양하며 말을 하였다.
"아니요.. 오늘은... 사실 오늘이 제 마지막 공연이 될 것 같아서... 오늘만은... 원장
선생님 그 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이젠... 저 마술 그 만둘 생각 입니다. 오늘로써,
방금 전 한 공연이 제 마지막 공연 이였는데... 오늘은 그 동안 감사의 마음으로...
원장님 감사 합니다."
원장선생의 말류를 뿌리치고 인사를 한 후 그는 원장실 문을 열고 나왔다. 문 밖에는
귀엽게 생긴 여자 아이가 당황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는 살짝 눈으로 인사를 한 후,
유치원 입구로 걸어 갔었고, 곧 입구에 다가 섰다. 양손 가득 들고 있던 마술 도구를
내려놓고, 그는 입구를 열었고 다시 마술 도구를 챙기고 나가려고 하였다. 그 때
오른쪽 다리에 평소와 다른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뒤를 돌아 보았다. 아까
원장실 앞에 있던 그 여자 아이였다. 그 여자 아이는 한 손에 스케치 북을 들고 한
손으로 그의 오른쪽 다리는 잡고 있었다. SinJi는 조금 의아스러웠지만, 곧 웃으면서
인사 하였다.
"어... 안녕 꼬마 아가씨? 이름이 뭐니?"
그 아이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답을 기다리던 SinJi는 약간 답답한 마음으로
마술 도구를 내려놓고 뒤로 돌아섰다.
"음... 아저씨랑 놀고 싶어? 그런데 어떡하지...지금 아저씨가 바빠서 빨리 가봐야
하는데... 나중에 놀아주면 안될까?"
여전히 그 아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SinJi를 바라 보았다. SinJi역시 그 아이를
가만히 바라 보았고, 그 아이의 눈을 본 순간 뭔지모를 이상한 느낌을 받았고, 조금은
당황 되기 시작 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마...술...사... 아.저.씨..."
그 또래의 아이 같지 않은 어눌하고 느린 목소리 목소리, 그리고 잘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부정확한 발음으로 아이가 말을하였다.
"아.저.씨... 이.제 안.와.요?"
아이는 원장선생과 그의 대화를 들은 것 이였다. SinJi는 약간 당황 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
"아니... 또 올 거야... 꼭...."
그는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수 밖에는 없었다. 그 말을 들은 그 아이는
아무말 없이 스케치 북을 바라보다가, 그것을 펴고 무엇인가를 SinJi에서 보여주었다.
크레파스로 서툴게 그린 그림 이였다. 비 정상 적으로 크게 그려져 있는 모자 쓴 남자의
모습, 그 주위를 둘러 싸고 앉아 있는 조그만 아이들... 정확하게 구별 할 수는 없었지만,
분명 그 그림은 그가 마술을 하고 있는 모습 이였다. 잠시 후 그 아이는 조금은 서툴고
힘겨운 모습으로 스케치북에서 그림을 찢어내어 그에게 건 내 주었다. 그 때...
"희연아... 희연아.... 우리 희연이 어디 있니?"
교실 쪽에서 유치원 여선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곧 그들을 발견 하고
다가 왔다.
"희연이 여기 있구나. 안녕하세요 SinJi씨. 이 녀석아 말을 하고 가야지..."
그 선생은 SinJi의 손에 들려 있는 그림을 보고 웃으며 말을 하였다.
"아~아... 희연이가 이걸 마술사 아저씨 주려고 그린 거구나... 그랬어? 이제 드렸으면
희연이 교실로 가야지. 마술사 아저씨 안녕 하고..."
그 아이는 잠시 SinJi를 말없이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 도망치듯 교실로
사라져 갔다. SinJi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 보다가, 여선생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
그녀를 바라 보았다.
"희연이는 자폐증 초기예요. 평소에 아무와도 말도 안하고... 항상 교실 구석에 혼자
있는 아이죠. 미술시간에도 그림은 그리지 않던 아이였는데 며칠 전 부터 갑자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그걸 그렸네요... 아마도... SinJi씨가 좋았나 봐요..."
그녀의 말을 뒤로 하고 SinJi는 유치원을 빠져 나와 지하철 역을 향하기 시작 하였고,
이내 지하철 역이 그의 눈에 보이기 시작 하였다. 지하철역 입구에 다다른 그는
갑자기 들고 있던 마술도구를 떨어트렸다. 그리고는 그 아이의 그림을 다시 한번
보았다. 커다란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
의 모습... 그건 바로 그가 항상 꿈꾸던 모습 이였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연이의 슬픈 눈빛과 그 여선생의 말이 떠오르기 시작 했다. 그는 이제 가슴속에서
부터 올라오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는 알 수 있었다. 그는 절대로 마술을 떠나서 살 수 없다는 것을... 그런
아이들의 눈이 있는 이상 그는 절대로 무대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을 좋아하고
기대하는 관객이 있는 이상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이제 내일 친구에게
할 말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우는듯 웃는 모습으로 크게 소리쳤다.
"이봐, 그래도... 난 마술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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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Ji, 임정호... 당신은 우리의 위대한 마술사 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펼치는 마술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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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카드트릭: 간단한 카드 마술
(2)스텐딩: 서서 하는 간단한 마술
(3)설치 마술: 데이빗 카퍼필드와 같은 대형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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