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열전 조규남 감독님 편 보기
※감독열전 송호창 감독님 편 보기
※감독열전 이재균 감독님 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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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4색, 감독열전 그 뒷 이야기
감독이란?
아주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감독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독'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감독(監督)[명사]
1.[하다형 타동사]보살피고 지도·단속함, 또는 그렇게 하는 사람.
2.[하다형 타동사]법률에서, 어떤 사람이나 기관이 다른 사람이나 기관을 감시하고 지휘·명령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일.
[...중략]
5.운동 경기에서, 선수의 훈련과 실전(實戰)을 직접 지도·단속하는 사람.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게임계의 감독'은 5번에 가장 어울릴 듯 합니다. 선수의 훈련과 실전을 직접 지도·단속하는 사람이 게임계의 감독님이죠.
그럼, 그 감독님들이 훈련과 실전을 지도할만큼의 경험이 있었나요? 예전에 선수생활을 거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경험이 있었을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김가을 감독님을 제외한 그 어느 감독님도 게이머를 지낸 뒤 지도자 생활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단지 지도자로서 게임계를 처음 내닫았을뿐, 즉 실제로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능력은 선수들보다 떨어진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고 게임적 센스가 있느냐? 물론 몇몇분들은 게임적인 센스가 상당히 뛰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렇게 뛰어나진 않습니다. 이것만 놓고 본다면 게임계에 감독이라는 존재는 '그냥 스케쥴 잡아주고 엔트리 짜는 사람' 으로 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그것이 아닙니다.
감독예찬, 게임 사회의 인도자로
현재 프로게이머들의 연령은 대략 어느정도일까요? 우리가 흔히 '노련미 있다' '베테랑 1세대 게이머다' 라고 부르는 올드게이머들도 많아봤자 25살입니다. 심지어는 16살인 선수도 있죠. 이렇게 프로게이머의 연령층은 10대 중후반 ~ 20대 초중반입니다. 다른 사회에서는 아직 모든 것을 배우지 않은 학생이거나, 이제 막 날개를 펼치려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 이들은 이미 한명의 선수가 되어 자기 스스로 이 험난한 사회에서 적응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사회에 적응을 하려 해도, 그들에겐 아직까지 어린 존재입니다. 그런 그들에겐 기댈수 있는 어떤 존재가 필요하죠. 그게 지금의 감독님입니다.
네명의 감독님을 통해 느낀 것은, 감독님들은 단순히 '게임에서 우승하게' 이끌어주는 전도사가 아닙니다. 더 나아가, 일반사회에 나가서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도와주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와주죠. 쉽게 말하자면 선수들의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생각하게 해줍니다.
부모님과 떨어진 합숙. 여기서 감독님들은 그들의 부모님이 됩니다. 그리고는 작게는 게임 스타일부터, 크게는 인생관까지 하나하나 잡아주죠. 그들이 없다면 선수들의 미래는, 그리고 이 게임계의 미래는 더욱 더 암울해질지도 모릅니다.
CM 이야기, 성공적인 감독 이야기
챔피언쉽 매니저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흔히들 CM이라고 불리우는 이 게임은 자신이 직접 축구클럽의 감독이 되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맞게 됩니다. 축구에 광적인 유럽인들은 이 게임 하기를 굉장히 즐겨하는데,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CM 때문에 이혼 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CM에서 진짜 성공적인 감독이 뭔지 알수 있습니다. 단순히 팀의 우승뿐만 아니라, 팀의 자금은 얼마인지, 얼마나 두터운 선수층을 가지고 있는지, 또 팀의 분위기는 어떠한지에 따라서 성공이냐 실패냐가 갈리게 됩니다.
축구에서의 감독과 스타크래프트 게임구단에서의 감독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우승뿐만 아니라,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다' 라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많은 감독들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4인 4색에서 탐구한 감독님들을 예로 들어보죠. 조규남감독님은 선수들과의 교감을 통해, 송호창감독님은 식사·술자리를 통해 대화로, 이재균 감독님은 성적보다는 선수 생명을 우선적으로, 그리고 주훈 감독님은 스포츠 심리학을 이용한 팀 훈련을 선호합니다. 각자의 스타일이 각자의 팀을 만들고, 각자의 팀이 각자의 선수를 만들게 되죠. 이러한 '감독의 스타일, 그리고 그 뒤에 나타나는 측면' 등을 관찰해보면서 선수의 게임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빛나는 그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다시 축구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영국 최고의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경은 10년 이상 맨유와 함께 지내왔습니다. 그의 지도력과 유소년을 키우는 능력, 전술과 훈련 등은 항상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아오죠. 맨체스터의 꾸준한 좋은 성적으로, 그는 영국 왕실에서 '경'이라는 칭호를 받게 됩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아닌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퍼거슨 경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신뢰를 받아오고 있죠.
게임을 이끄는 건 선수입니다. 그 게임을 승리하는것도 선수이고, 패배하는것도 선수입니다. 하지만 그런 선수들 뒤에는 감독님들이 있습니다. 이기기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프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도록, 감독님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선수들과 함께 뛰고 계십니다.
PGR을 비롯한 그 어느 스타크래프트 사이트를 가봐도 '감독예찬' 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XXX선수의 플레이가 멋졌다. OOO선수의 플레이가 오늘 아쉬웠다.' 라는 등의 말은 봐도 '오늘 이 시기에 이 선수를 내세운 XXX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였다' 라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죠.
언젠가 한번 '아름다운 조연' 이라는 표현을 썼던 적이 있습니다. 게임을 이끄는건 주연들, 프로게이머들입니다. 하지만 그 뒤를 빛나주게 하는 분들은 감독님들입니다. 이 글을 통해 감독 님들께 뜨거운 박수를 드리고 싶으며, 많은 분들이 '게임계의 감독' 이라는 직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이것으로 4인 4색, 감독열전의 모든 코너를 마치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투나 SG의 이준호님, 한빛 스타즈의 감독 이재균감독님께 감사드리며, 저에게 격려의 말씀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다음 시리즈는 현재까진 계획된건 없으며, 당분간 PGR에서의 글쓰기는 잠시 쉴 예정입니다.(그래봤자 1~2주일 정도? ^^;) 즐거운 하루 되세요.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