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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or Union 주훈 감독
최초의 '팀 그랜드슬램' 이룬 주훈 감독
2003년 팀리그와 프로리그가 차례로 생긴뒤, 여러 팀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팀이 우승팀이 되었고, 사람들은 양대 리그(온게임넷 프로리그-엠비시 게임 팀리그)를 제패한 팀에게 '팀 그랜드슬램' 이라는 칭호를 붙혀줍니다.
이러한 팀 그랜드슬램에 오른 팀은 SUMA GO와 For Union이 있습니다. 특히 For Union(이하 4U)는 LG IBM 팀리그에서 KTF를 4:2로 격침, 최초의(하루 빠른) 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됩니다.
사실, 팀 리그에서 우승하기에는 스타리그 개인전 우승하기 보다 힘듭니다. 단 한명이 아닌, 여러명의 선수가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한경기 한경기가 다 결승행으로 가는 중요한 경기들이라, 그 어느 경기들 보다도 두터운 선수층이 요구되는 경기가 팀 리그죠. 하지만 4U는 그러한 상식을 뒤엎어버립니다. 4U가 프로리그에서 우승할 때의 엔트리 수는 몇 명이었을까요? 테란 3, 토스 2, 저그 1, 총 6명입니다. LG IBM 팀리그에서도 멤버는 같았습니다. 약 10명가량의 선수가 있는 SUMA GO에 비해 열악한 환경이였죠. 하지만 그들은 우승했습니다.
물론, 최연성이라는 괴물의 활약이 4U팀의 팀리그 우승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프로리그에서 어느정도 쉽게 연구할 수 있는 선수들을 가지고 우승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바로 4U 주훈 감독님의 '지도력'을 꼽고 싶습니다. 그 어느팀보다도 우승을 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감독이 주훈 감독이고,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인정을 받고 있는 감독 또한 주훈 감독님입니다.

[가장 명장이라고 생각되는 감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4U의 주훈감독을 뽑았다.]
스포츠심리학과 게임, 그 미묘한 조화
주훈 감독님은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셨습니다. 따라서 그가 배운 스포츠심리학을 게임계에서도 많이 사용하죠. 그 방식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마치 스포츠같이, 스톱워치로 전략의 1초를 체크하는 그의 모습, 그리고 슬럼프와 위기가 닥친 선수들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하는 방식, 훈련 프로그램을 짜서 하나하나 발전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정말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이 맞나 라고 생각될 정도로 치밀하고 전문적입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마이큐브배 스타리그 결승전이었습니다.
강민선수와의 결전을 앞둔 박용욱 선수. GO팀의 조규남 감독님은 '강민선수의 컨디션은 지금 내가 봤을땐 200%다' 라는 말로 자신감을 표현합니다. 이후 주훈 감독님의 말씀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스포츠심리학에 따르면 선수는 적절한 긴장이 채워져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박용욱 선수가 적절히 긴장하게끔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당시 인터뷰를 받던 전용준 캐스터를 비롯, 많은 분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후에 Inside Stuff를 보면, 강민선수가 생각해온 전략 하나하나를 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비해놨다는 것을 듣고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죠. 이번 팀리그에서도 우승 후 '모든 전략에 시뮬레이션으로 대비했다' 라고 언급하셨습니다. 주훈 감독님의 이러한 스포츠심리학과 게임의 절묘한 조화가 어울려져 4U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All-Round 플레이어를 만들어라
지난 2002년 월드컵때 히딩크 감독은 '멀티플레이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모든 선수가 어느 포지션에 뛰어도 소화할 수 있고, 팀의 핵심선수가 부상을 당해도 다른 선수들이 메꾸어 줄 수 있는 그러한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했죠. 실제로 송종국, 유상철 같은 '멀티플레이어'의 활약이 4강을 불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지난 EVER배때 구 동양(현재의 4U)의 라인업은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6명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은 단지 6명만으로 경기를 지내왔죠. 그중에는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도 있었을 테고, 상대팀은 더욱 더 조사하기 수월했을 테며, 맵만 봐도 어느정도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은 우승을 거둡니다. 원인은 뭐였을까요? 많은 이유중 가장 핵심적인 원인 하나가 '멀티플레이어'에 있다고 봅니다. 4U의 엔트리가 고정이었던 적은 몇 번 없습니다. 팀플만 한번 살펴보죠. 김성제-이창훈이 동양의 주 팀플멤버라고 하여도, 그 자리에는 박용욱이, 혹은 임요환-최연성이 들어간적도 많습니다. 개인전도 특별한 '개인전용 멤버' 라고 불리는 선수는 최연성 선수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실제로 결승전에서도 임요환-이창훈 팀플조합이 팀플 최강 강도경-박정석 조합을 꺾는 가 하면, '후보' 정도로 여겨진 이창훈선수가 3차전에서 박정석의 토스를 꺾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VER배때 얕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거둔 동양. 그것은 선수들이 어떠한 경기도 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망배에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피망배에서 4U은 플레이오프는커녕 1라운드도 통과 못한채 탈락하고 맙니다. 가장 큰 이유를 두가지 들자면, 첫째로는 라인업이 EVER배에 비해 굉장히 단조로워 졌습니다. 개인전 하나는 꼭 최연성이 가져가고, 팀플도 박용욱(혹은 김성제) - 이창훈 조합이었습니다. 반면 임요환 선수와 김현진 선수의 비중은 더욱 떨어졌죠. 두 번째는 식스맨들의 실력이 기대치 이하였다는 점입니다. 식스맨이란 농구에서 스타팅 멤버가 아닌 교체 투입용 선수를 일컫는 말입니다. 식스맨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들어갈수록 그 비중은 더욱 커지죠. 4U는 다른팀에 비해 식스맨들이 많은 편입니다. 최연성 선수의 비중이 상당한만큼, 나머지의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만 하면 언제나 좋은 자리에 오를수 있죠. 하지만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그들의 활약이 꽤나 아쉬웠고, 결국 그것이 4U를 탈락으로 이끈것입니다.
4U가 선수층이 그렇게까지 좋지 못한만큼 개인전, 팀플전에 골고루 출전할 수 있게하는 주훈 감독님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또한, 김현진-이창훈 선수 같은 식스맨들의 활약도 중요하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그러한 점들을 보안해 다음 팀리그-프로리그에서는 더욱 더 하나로 뭉친 모습의 4U를 보고 싶습니다.
마치며...
이것으로 네명의 감독님의 성향을 분석하고, 거기에 있는 약간의 아쉬움을 허접하게나마 분석해보는 4인 4색, 감독 열전의 본편은 막을 내립니다. 처음에는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라는 말과 함께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글을 집필하면서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것은 원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못채우고 가는 것이었죠. 처음 이 글의 목적은 '게임계에 감독님이 필요한 이유와 그 성공적인 사례를 말하고 싶다'였습니다. 그 성공적인 사례는 어느 정도 언급한 것 같지만, 아직까지 '게임계에 감독님이 필요해요' 라는 것과 감독님들, 그리고 팬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꺼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은 한번 더 짬을 내서 '4인 4색, 감독 열전' 의 외전격 글을 써보자 합니다. 이 글 역시 많은 관심 바라며, 고마움을 전해드리고 싶은 많은 분들의 이름은 그 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 참고로 '가장 명장인 감독은?'에 대한 투표는 yg클랜 토론방에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