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배너 1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3/13 22:14:33
Name 정석보다강한
Subject 권력의 무상함(?)..
정치이야기 아닙니다. 그냥 릴랙스하게 들어주세요.
스타 이야기도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던 금요일,
그리고 토요일.. 저도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과대표라고 아십니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중, 고등학교 내내 반장이나 부반장을 했었고
그동안 보람도 있었지만 징~하게 고생한것때문에 대학에 와서는
맘껏 자유로움을 누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하다 그런 쪽 선배들과 친하게 되었고
또 어찌어찌하다 선배들이 과대표 후보로 나가보라고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참 웃긴게..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이젠 절대 안한다고 다짐했던 XX장의 역할이었는데
선배들이 권유하니 해보고싶다 쪽으로 생각이 돌아서더군요.
그리고 한번 그 쪽으로 귀가 솔깃해지니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무서우리만치 집착해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아, 그만두고싶다 남은 시간 편하게 내 공부하고 내 레포트 쓰면서
연애도 편하게 하고 살고 싶다라는 생각때문에 괜히 고민 많이했습니다.
결과요?
떨어졌습니다.^^;
떨어지고 나니깐 오히려 별거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인건 아닌것 같습니다.
되면 교수님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고, 더 넓은 대외활동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내 자신을 위해서 경험을 쌓는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단체의 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그 단체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서 봉사해야 한다는 의식이 우선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랬답니다.

이왕 떨어졌으니 붙은 친구들을 축하해주면 좋을 것을..
박수는 대중에 이끌려 치고 있었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오히려 아쉬움이 크고..
아주 간발의 차이로 떨어졌습니다. 사람이 수긍할줄 알아야하는데..
꼭 티비에 나오는 노친네들처럼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축하해줄 생각은 커녕
우울해하다니..
제가 왜 그런지 지금도 이해가 안갑니다.

어린 나이에 권력이라는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제가 무서웠습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하늘이 저에게 주신 좋은 교훈같아요. 앞으론 정신 차리고 살아야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꽥~죽어버렸습
04/03/13 22:21
수정 아이콘
6학년 때가 생각나네요; 초등학교 6년 다니면서 계속 반장하다가 6학년 올라와서 처음 부반장을 해본;;
그래서 집에 오는 길에 하염없이 울었다는

어쨌든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경험이 담긴 글이네요 ^^ 잘 보고 갑니다
게임의법칙
04/03/13 22:22
수정 아이콘
요즘은 과대표가 힘이 있는 자리인가 봅니다.
제가 대학 2학년때 과대표를 했었는데
그때 수업시간에 지각을 했는데 과친구들이 지금 없는 사람 시키자고 해서 울며겨자먹기로 했었지요. ^^
286Terran
04/03/13 22:29
수정 아이콘
흠..그러게 말입니다. 요즘은 과대표가 힘있는 자리인가 보네요...
저 역시 게임의 법칙님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말입니다.
아~!! 저는 과대표를 뽑으라는 말에 지금 자리에 없는 사람중에서 뽑자고 주창한 넘중에 한명이였습니다. ㅡㅡ;;
Ace of Base
04/03/13 22:34
수정 아이콘
대통령은 몰라도.....과대 반장 이런건 꼭 해보세요
재미있을겁니다.

저는 안해봤지만 말이죠^^

그래도 일종의 사명감이라는 짐이 실린다면
학교생활이 좀더 재미있을거 같기도 하네요~
하늘호수
04/03/13 22:36
수정 아이콘
헉! 요즘은 과대표도 선거로 뽑나보네요. 저희때는 돌아가면서 했습니다. 서로들 안하려고 해서... 한 학년에 15명밖에 없는 과였는데 뽑을 때만 되면 침묵이 흐르는 그 어색한 분위기... 허허참. 세상 많이 변했군요.
Ace of Base
04/03/13 22:40
수정 아이콘
하늘호수>
요즘도 그래요^^
저희과는 한 사람이 손들어서 그 사람이 바로 당선되었지요~후후..

서로가 서먹서먹
59분59초
04/03/13 22:58
수정 아이콘
권력이라는 게 크던 작던 무섭죠... 저 때도 과대표는 어쩌다 운 나쁜 녀석이 하는 것이었지만요.
친구가 잠시 총학생회활동을 한적이 있는데 그들의 보이지 않는 권력싸움에 넌덜머리를 치더라고요.
학교현안은 둘째치고 무슨무슨 팀설립하고 감투자리 나눠주는데만 꼬박 한달에 시간을 허비하더라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가을학기 개강하기가 무섭게 차기 선거 준비태세로 돌입하더라는... 학생들도 이러는데 높으신 양반들이야 더 말할게 뭐 있겠습니까.
도그빌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네요. 가난한 한 마을에 바보같을 정도로 순진한 마을사람들이 한 여자(니콜키드만)에 대한 권력이 생기면서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인데요. 시간나면 꼭 보세요. 사람 죽이고 때리는 장면은 없지만 추악하게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이 공포영화 저리가라 할정도로 끔찍하답니다.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는데... 어쩌다가 영화홍보를? --; (얼렁뚱땅)
김은종
04/03/13 23:24
수정 아이콘
과대표를 뽑을때 제발 예비역이 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거때문에 많이 고생했습니다. -_-;;
나이 먹은 것도 서럽고 아저씨라고 약 올리는 것도 서럽고 예비역들 서럽습니다.
GrandBleU
04/03/13 23:50
수정 아이콘
민방위라 서러움 받는 사람도 봤습니다 --; 힘내세요
강은희
04/03/14 01:33
수정 아이콘
과대-_-;; 요즘 사람들은 다 과대를 기피하지 않나요. 솔직히 귀찮잖아요.교수님이 더 잘봐주거나 그런점은 있는데 챙길거 챙겨야하고 여간 귀찮은게 아니죠..
LowTemplar
04/03/14 02:27
수정 아이콘
호.. 어디서 과대표를 서로 하려고 하나요. ㅡㅡ;;;
다들 별로 안 하려고 하고.. 제발 탄핵시켜달라고 해도 안 시켜주던데.. T_T (농담입니다.)
아무튼, 학년 과대일도 쉬운 게 아니군요..
푸른별빛
04/03/14 09:41
수정 아이콘
저희 과는 후보가 4명이 나왔었는데...;;; 저는 중학교, 고등학교, 동아리 등등에서 제가 대표를 맡을만한 위인이 안된다는 걸 알고 뒤에서 응원이나 해줬지만요^^;;
영상부라고 해서 이런저런 준비하는 과정을 취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선배에게 들어보면 과대 일도 만만한 것 같지가 않더군요. 과대가 된 녀석이 잘 할 것 같아서 믿음직스럽지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72 진준택 前고려증권 감독의 필살기...<배구> [7] 공공의마사지3770 04/03/14 3770 0
2871 TheWind,박상익.. 바람아 불어라<下> [4] 저그맨3173 04/03/14 3173 0
2870 주간 PGR 리뷰 - 2004년 3월 14일 [30] 주간 PGR 리뷰5465 04/03/14 5465 0
2868 MBC게임 인텔 베스트 커플전 [19] GiveMeAHellYeah4901 04/03/14 4901 0
2867 AMD가 아닌 '헥사트론 드림팀'.... [22] Planner5229 04/03/14 5229 0
2866 완성형 프로토스.. [45] Roman_Plto5170 04/03/14 5170 0
2865 4인 4색, 감독 열전 - #4 For Union 주훈 감독님 [6] 막군4412 04/03/14 4412 0
2864 권력의 무상함(?).. [12] 정석보다강한3293 04/03/13 3293 0
2863 호(好)불호(不好)에 대한 생각... [10] 손가락바보3337 04/03/13 3337 0
2861 7살에 학교들어가신분들을 아실껍니다. [46] 테리아5996 04/03/13 5996 0
2860 [퍼옴]쓸데없이 운영진 피곤하게 하지맙시다 [7] 바두기3027 04/03/13 3027 0
2858 P>T>Z>P ?? [51] Playi3438 04/03/13 3438 0
2856 공상비과학대전 - 디파일러, 다크스웜 [15] 총알이 모자라.3900 04/03/13 3900 0
2854 . [108] 삭제됨6586 04/03/13 6586 0
2853 2004 기대돼는 신인들... [27] HIKARU7088 04/03/13 7088 0
2852 사용자별 맵핵 유형 & 대처법 [22] 공정거래3336 04/03/13 3336 0
2851 베틀넷에 저그가 없는이유!? [38] Zard가젤좋아4838 04/03/13 4838 0
2850 FreeMuRa와 Grrrr의 팬으로서... [12] EVO_SIX3056 04/03/13 3056 0
2847 TheMarine 김정민선수... [14] Control3732 04/03/12 3732 0
2846 Words [13] 정태영3047 04/03/12 3047 0
2845 TheWind,박상익.. 바람아 불어라 [14] 저그맨2941 04/03/12 2941 0
2844 복잡한 혼란속에서 제 소중했던 친구 하나가 떠나갔습니다 [31] Ryoma~*3921 04/03/12 3921 0
2843 프로게이머 지망생 TreZiA의 2번째 글. [22] TreZiA4087 04/03/12 408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