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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07 23:15
참 난감한 내용이군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이승연씨에 대한 생각입니다. 님은 '이승연씨가 잘못했지만, 정신대문제에 대해 관심을 일으킨 점은 잘한 것이다.'라는 의견이십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첫번째 도덕성문제입니다. 님 말대로 이승연씨 누드파문이 역사적 상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기하는 것이라면 도덕성에 근거해야 합니다. 아니 도덕성이 아니라도 최소한 그에 대한 양심적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러한 점이 없습니다. 제작사의 기획의도가 정신대 문제라면 최소한 사전에 정신대관련 단체와 사전협상이라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작사는 이미 1차누드를 촬영 후 언론에 그러한 사실을 공표합니다. 그리고 비판이 쏟아지자, 삭발과 정신대 할머니 방문으로 무마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들이 정신대문제를 역사적 아픔으로 인식한다는 점은 발견하기 힘듭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이승연씨의 수요집회 참석 약속의 불이행입니다. 이러한 단편적 사실에서조차 이승연씨나 기획사가 정신대를 민족의 역사적 상처에서 출발했다는 도덕적 관념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두번째로 님은 관심제기 사실 하나만으로 이승연씨도 잘한 것이 있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 점도 다르게 생각합니다. 비약해서 예로 들자면 신창원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당시 사회적으로 가진자와 못가진자의 관심을 나타나기에 충분했고, 더 비약하면 전두환의 5.18은 후에 민주화운동에 많은 공헌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도 관심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잘한 점이 있다고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요? 님의 글중에 "한국 여자들이 돈 벌려고....."라는 글이 있습니다. 이승연씨가 정신대에 진정 관심이 있었다면, 과연 일본에 누드사진을 수출하려고 했을까요? 님이 말한 것처럼 일본인들 생각이 저런데.... 제 생각엔 일본인들이 그 사진을 보고, 그 할머니에 그 후손이라고 손가락질이나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제 생각을 정리하자면, 어떤일이 잘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도덕성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해서 나쁜 짓을 한다면, 그것은 결코 아니함만 못한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님의 글의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님의 문제제기에서 제 생각과 다른 점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몇가지 님의 글에서 느낀 다른점을 말씀드리자면, 님의 글에서 정신대문제에 대해 국가가 방치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는 문맥이 있습니다. 저는 외교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외교문제는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정권(김종필) 푼돈에 자이니치(재일교포)문제를 비롯해서 한일관계에서 과거청산에 실패했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정신대문제를 비롯한 자이니치문제까지 외교적으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외교문제는 국민의 감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은 아시다시피 역사왜곡을 통해서 현세대의 일본인은 자신의 선조가 지난 제국주의 시절 아시아인에게 한 죄를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2%의 우익이 현재 일본내에서 점점 목소리를 높혀가고 있습니다. 북핵문제, 독도문제등 일본과 한국은 여러가지로 복잡합니다. 국가의 외교정책은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님의 말대로 국민들이 스스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시위가 최선의 방법이라고는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중국의 고구려역사 왜곡에, 일본의 자이니치 차별문제에, 독도영유권 문제에 국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신대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 대한 기억과 역사에 대한 교훈입니다. 한일협정 때문에, 지금은 일본보다 국력이 약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지금은 바로 정신대문제를 해결하지 못할지라도, 우리는 가슴속에 그 일을 잊지 말아야 하고, 정신대할머니와 여성단체가 지금은 외로운 싸움을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노력과 역사적 상처를 잊지 않는다면, 그것이 최소한의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나약하고 현실도피적, 패배주의적 생각에 젖은 한 인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정신대할머니들께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죄송합니다. cf. 효순이 미선이의 촛불시위는 미국에게 우리 민족의 의식과 단결력을 보여준 역사적 의미가 큰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글에서 정신대문제에 대한 촛불시위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효순이미선이 사건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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