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16 18:10:59
Name BuyLoanFeelBride
File #1 어린시절2년전서경종1.jpg (0 Byte), Download : 181
Subject 수능... 울컥, 또 뭉클.




(짤방은 2-3년 전 어린 시절의 서경종)

오늘이 수능인 건 알고 있었습니다. 출근시간이 한시간 늦어지는데 반드시 기억해둬야죠-_-v

그리고 조금 일찍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문득 지나쳐가는 창밖으로 어떤 학교 쪽을 무심코 바라보았습니다.

첫 느낌은, 와글와글.

어라 왠 사람이 저리 많아 -> 여기 어디지 -> 학굔데? -> 아아 오늘 수능이지 참. 그제서야 수능일임이 새삼 실감이 나더군요.

잠시 반짝하고 스쳐간 장면이었지만, 이 추운날(눈까지 온다던 기상청의 협박(?)에 비하면 생각보다 춥진 않습니다만)

교문 밖에서 저렇게 두손을 꼭 쥔채 떨고 있는 이들이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의 가족들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새삼 돌이켜보면 수능 그거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싶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미 경험한 자의 여유이고...

12년 학습받은 것을 펼쳐보이는 단 한번의 기회.

나 자신의 공부인생에 일시적일지언정, 한 고비일지언정 마침표를 찍는 날.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85+의 덩치에 걸맞지 않게 전 눈물이 흔한 편입니다. 오늘은 저도 모르게 울컥... 또르르 눈물이 흘렀습니다.








전 수능날 여유가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애시당초 수/과 완전 포기 언/사/외 자신감 만빵으로 완전히 갈려있었던 고로...

혹시나 잘못 읽은 게 있을까 싶어 언어시험지를 세번네번 되풀이 읽어볼 때도, 1면 풀고나니 아는 게 없어 흔히 하는 말로

동그라미 백개 그리는 노가다를 해가며 맞지도 않는 답을 적어내면서도, 지도를 또 영어지문을 되풀이해서 검토하면서도

떨린다거나 긴장된다거나 하는 감흥이 없었죠.

논술과 면접을 볼 때는(수시 2학기) 발발 떨고 끝나고 나와서 망친 것 같다고 엄마 품에 안겨 엉엉 울었었는데...

수능 끝나고 만나자! 라고 어디서 모여서 뭘 하고 그 담에 뭘 하고 자세하게 계획까지 짜놓았던 친구들이 다들 축 쳐져

일단 채점부터 하고 오늘은 쉬고 내일 학교에서 보자고 했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우리가 오늘 수능을 끝냈구나.

타고난 둔한 감각은 이럴 때 꽤나 편리하게(혹은 어이없게?) 발현되나 봅니다.











이후 주변에 수능 보는 사람은 많았지만 제가 수능현장을 찾아갈 일은 없었습니다. 끝나고 연락하기도 껄끄러웠고...

그저 '남들 다 노는데 나만 수업들으러 가야하는 날',  심지어 이제는 '한시간 늦게 출근하는 날'로만 인식해왔을 뿐이었죠.

그러나 귀가하던 버스 창밖으로 손을 모아쥔 채 교문에 웅성웅성 모여있는 그 인파를 보는 순간

그렇게 가슴졸여 내 자식을 기다리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의 안타까움이 깃든 표정을 보는 순간

가슴속에 뭉클함이 차 올랐습니다. 그 간절함을 무엇에 비하겠습니까. 그 안쓰러움을 어찌 하오리까.

감수성이 폭발하는 저녁이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랑 언제 해봤는지 모를 포옹을 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도 모를, 한 페이지를 끝낸 수험생 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뒷바라지에 애쓰신 우리 부모님들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동네노는아이
06/11/16 18:31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다시 볼펜을 잡았는데.

정말 제길 이란 생각밖에 안드네요
부모님 얼굴 보기도 죄송하고..ㅠ

후...1년동안 수학공부만 했는데. 정말 견적이 안나오는
음 네이버에서는 또 약간 어려운 수학 과학이라고 써져있는
으읔 정말 부모님게 죄스런 마음뿐
히로하루
06/11/16 18:34
수정 아이콘
서지훈 선수네요;; 허허
저때 홍진호 선수 너무 열심히 응원해서 서지훈 선수 미웠는데...
지금보니 참... ^^ 절로 눈물이 흐르나봅니다
06/11/16 18:37
수정 아이콘
언어 쉽게 나왔다던데 다 틀렸습니다 망했네요 ,,
06/11/16 18:37
수정 아이콘
오늘 수능 치고 왔습니다.. 치고 나오니 근 1년 넘게 얼굴도 못본 친구들이 오글오글 모여서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ㅜ 눈물 나는 거 꾹 참고 고맙다는 말 밖에 안나오데요ㅜ
jjangbono
06/11/16 18:38
수정 아이콘
지금 나오는 기사는 믿지 마세요..
예전에 어려웠는데 쉽다고 기사떠서 자살한 적도 덜덜...
06/11/16 18:45
수정 아이콘
그 쉽다는 언어 고2 인데 뽑아서 풀어봤더니 85 나오네요-_-;; 아 답이 없어요. 내년에도 이러면 OTL
BluSkai-2ndMoon
06/11/16 18:46
수정 아이콘
아~ 언어 채점하기 싫어지네요 ;;
№.①정민、
06/11/16 18:50
수정 아이콘
저는 1차 수시합격생이라 -_- 수능 보러가지 않았는데, 안간거 정말 후회하고 있어요, 아침5시부터 일어나서 학교정문에서 애들 응원하고 와서, 집에서 애들 생각하니 나혼자 긴장되고 떨리고, 네이버에서 사진들 보니까 괜히 눈물 나고...
동네노는아이
06/11/16 18:52
수정 아이콘
좀더 수능을 많이(꽤 많이..-_-) 본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자면..-_-

그냥...채점 매지 말고 한달간 쉬세요.ㅋ
채점 매본적 안매본적 여러번 있는데 안맨게 더 편하더구려.
솔직히 한 일주일 놀다보면 점수 별로 궁금하지도 않아요.ㅋ
KuTaR조군
06/11/16 18:59
수정 아이콘
시험장 분위기는요... 언어보고 흐흠... 수학보고 에휴(수리가형입니다. 역대 최강이라는 97에 견줄만 하단 분위기가 대세였죠.) 외국어보고 ^^;; 과탐보고는 애들 단체로 모여서 한숨만 쉬더군요... 과탐은 정말 어려웠었죠.
동네노는아이
06/11/16 19:02
수정 아이콘
오늘 채감 난이도..
물리>=화2>수학>>>>>>>>>화1>>>>>>>>생1>>>(넘어올수 없는 4차원의벽) 언어>>외국어
BluSkai-2ndMoon
06/11/16 19:09
수정 아이콘
자연계열 엄청 어려웠나보네요 @.@ ;;;
동네노는아이
06/11/16 19:10
수정 아이콘
아 물론 전 수학 9개 찍었습니다..ㅜㅜ
06/11/16 19:13
수정 아이콘
화1, 생1, 지2 다 어려웠어요ㅜ 탐구 중 지1 빼고 다 갈아마신...ㅜ 그런데 혹시 지2 치신 분 계신가요?? 난이도 어떠셨는지?
06/11/16 19:14
수정 아이콘
현재 고2입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완성되어질까요?
완성된다면 어쩔수없이 또 다른 방법을 이용해야겠지만요...
외국어는 고2가 풀어도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뱀다리후보생
06/11/16 19:23
수정 아이콘
언어지문 많이 읽었다고 좋아했는데 ㅜㅠ...망햇네요;;
믿었던 과탐도 하하 노력도 별루 않하고 점수 받으려는 도둑놈이지만...
아쉽긴 아쉽네요.
김평수
06/11/16 19:37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수능을 봤더랬죠.. 다보고나니 고3도 이제 끝인가 하는생각에 너무 아쉬웠어요
외국어독해가 어렵게나오길 정말 바랬는데......
외국어독해가 아무리쉽던 아무리어렵던 맨날 4개씩 틀려서 차라리 어렵게나오고 등급올리자 라는생각을 했었는데 너무쉽게나오더군요 역시 어법에서 2개 생각지도 않던 1점짜리틀리고 초약점이었던 듣기에서도 적절히 틀려주고...그러다보니 90나왔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아쉽기도하지만 만족감들더군요 고3 4월까지만해도 외국어 45점을 못넘겼었는데
06/11/16 19:53
수정 아이콘
물리1 35점 물리2 28점 나왔어요... 물리1 물리2 선택자가 맞는지 의문이 듬. 그나마 언어랑 영어가 쉬워서 총점은 똑같이 나오더라구요... 어떡해야할지 -_-...............
미라클신화
06/11/16 19:58
수정 아이콘
재수 해야겠네요
미라클신화
06/11/16 19:58
수정 아이콘
저말입니다ㅠ.
06/11/16 20:02
수정 아이콘
아!!!!!!!!!!!!!!!!!!!진짜 ㅠㅠ
카이레스
06/11/16 20:06
수정 아이콘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참 고생하셨습니다.
06/11/16 20:10
수정 아이콘
수험생 여러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가채첨 결과도 믿지 마십시오, 시중 학원에서 만들어서 돌리는 답안지에도 틀린게 있습니다. 당연하죠. 그것도 다 학원 선생들이 냅다 풀어서 돌리는건데... 뭐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생각하고, 너무 거기에도 연연하지 마세요.
그리고, 자기가 못봤으면 다른 사람도 못본거라고 믿고 느긋하게 생각하세요. 쉽다쉽다 해도 누군가에게는(-_-) 어려운 문제였을겁니다.
괜히 시험결과 때문에 주눅들거나, 극단적인 생각(-_-) 따위는 하지 마시고, 일단, 원서 넣기 전까지는 펑펑 놀면서 즐기세요! 스트레스도 푸시고!
06/11/16 20:21
수정 아이콘
전 가채점 결과는 결코 신뢰하지 않습니다. 제가 몇 번을 찍었는지 기억을 못하는 문제가 하도 많아서ㅠ_ㅠ
(다행인지 수능 결과 발표 때도 가채점보다 훨씬 높게 나오더군요;; 거기에 모두가 망친 수학 표준점수의 급상승까지-_-;;;;)
06/11/16 21:13
수정 아이콘
요새는 답안지를 교육청에서 만들어서 바로바로 올리는데, 어떻게 다르겠어요-_-; 학원에서 풀어서 올리는 건 아닙니다....만 저도 수능 보고 나서 좌절했었죠.. 과탐이 뭐가 이렇게 어려워..-_-
새벽의사수
06/11/16 22:25
수정 아이콘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06/11/16 22:37
수정 아이콘
전 오늘 문닫으면서 들어갔지요..0-_-0
차가 너무 막혀서.... 역하나를 뛰어갔습니다.... 문닫는거보고 완전 눈물날뻔..
2초만늦어도... 뭐 뒤에 들어보니 들여보내 주기는 하더군요..
06/11/16 22:41
수정 아이콘
아 근데 수리가형 계산 욕나옵니다..아놔...;;;;;
작년엔 정답률 90%넘는것만 죄다 틀리더니 올해는 계산을...ㅠ
정남일
06/11/16 23:04
수정 아이콘
오늘 아침까지 긴장안되다가.. 언어영역 풀다가 갑자기 긴장되서 시험망쳤어요..
아 정말 언어영역 풀고나니깐 진짜 집에 그냥 가고싶더군요..
그래도 어떻해 시험을 다보고 오기는 왔네요..
내일 학교가서 채점할 생각하니깐 .. 또 안구에 습기가 차는군여.. ㅠ
가슴에묻으며
06/11/17 00:36
수정 아이콘
한국지리 이럴수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7167 기쁜소식 알려드립니다!!! [15] CaPsONe5065 06/11/17 5065 0
27165 우리는 정말 e-스포츠를 사랑하는가? [4] 오유석3931 06/11/17 3931 0
27164 T1의 골수팬이 악마의 패배를 바라다... [52] 메카닉저그 혼4759 06/11/17 4759 0
27163 수능..? 수능..! [23] 히중4995 06/11/17 4995 0
27162 [연재] E-sports, 망하는가? #2. 현재의 E-sports의 상황 [8] Daydreamer4854 06/11/16 4854 0
27161 [연재] E-sports, 망하는가? #1. 인사말을 겸한 소개 [5] Daydreamer4373 06/11/16 4373 0
27160 차기 MSL의 스틸드래프트 순서에 대한 잡담. [8] hero6004375 06/11/16 4375 0
27159 요즘은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4] 지포스24232 06/11/16 4232 0
27156 오늘 서바이벌리그 김민구선수... 허걱~ [21] 오가사카4515 06/11/16 4515 0
27155 죽음의 서바이버 와일드카드전 대진표 발표! [25] SKY923798 06/11/16 3798 0
27154 인생의 스타트 지점 수능.......그러나... [6] *블랙홀*3892 06/11/16 3892 0
27152 [Kmc의 험악한 격려] 잘 봤는지? [23] Ntka3955 06/11/16 3955 0
27150 '제 3자 효과'에 대해서 [11] 라캄파넬라4106 06/11/16 4106 0
27149 서바이버 2라운드 결승 F,G,H조! 곧 시작합니다. [488] SKY925485 06/11/16 5485 0
27148 T1의 방식과 절차에 반대합니다. [163] 만달라4337 06/11/16 4337 0
27147 수능... 울컥, 또 뭉클. [30] BuyLoanFeelBride4311 06/11/16 4311 0
27146 E-SPORTS의 전문가는 누구인가요 [27] Mars3993 06/11/16 3993 0
27145 일병휴가 복귀 하루전.. 흠.. [8] 구름지수~☆4725 06/11/16 4725 0
27144 CJ 엔투스와 르까프 OZ, 명문팀은 죽지 않는다.(수정했습니다) [18] MistyDay4407 06/11/16 4407 0
27143 리얼스토리 프로게이머의 다음팀이 정해졌습니다. [37] 지니-_-V5458 06/11/16 5458 0
27142 듀얼토너먼트 본선 진출자 소개 [10] 제로벨은내ideal4400 06/11/16 4400 0
27141 최고의 포스를 보였던 선수와 그 시기... 그리고 마재윤. [21] 이즈미르5233 06/11/16 5233 0
27139 오늘은 서바이버리그, MSL 진출전이 있는 날입니다. [14] 김광훈3921 06/11/16 392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