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추운 새벽 운전학원에 다니며 내 나이 서른이 되어서야
보통 1종 운전면허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면허증 없어 부끄러웠던 저는 일 년 동안 주민등록증 대신 면허증을 지갑에 넣어 다녔지요.
그 후 1년을 벼르고 별러서 이번 주말 엔@에서 중고차를 샀습니다.

박봉에 대학원등록금 내다보니 통장 잔고는 차구입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부산에 있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어 제가 있는 대구에서 부산까지  길바닥에 허비하는 시간이
족히 5시간이 되더군요.

차를 사야겠다는 동기가 없었던 차에 큰 맘 먹고 결정
제 수준에 딱맞는 기아 자동차 모닝을 사기로 했습니다. ^^

주말에만 볼 수 있는 남자친구와 함께 어제 중고차 매장에 갔는데
모닝은 매물이 잘 없더군요.

꼭 사야겠다는 맘을 먹고 간 터라 3대 정도 시승해보고 그 중 가장 오래되어 저렴한
은색 중고 모닝으로 결정했습니다.
주말엔 등록이전이 되지 않아 오는 수요일에 후배와 함께 찾으러 가기로 했지요.

일요일인 오늘 남친이 저녁 먹으러 저희 집에 왔다가
강원도에 돌아간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부랴부랴 된장찌개 끓이고 저녁밥을 지었지요.
맛있다고 해주는 남친이 매우 고마웠습니다.

조심히 올라 가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오길 2층 티비 밑에 편지와 선물을 두고 왔으니 보라고 합니다.

제가 저녁 준비하는 동안 올라가더니 그 때 두었나봅니다.

깨알같이 쓴 편지에는 차 구입 축하와 운전 처음하는 거라 많이 걱정된다는 내용

그리고 박봉이라 많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
하얀 봉투에는 백만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매주 4시간 넘게 걸려 저보러 내려오는 것도 고맙지만
가끔씩 저를 놀래켜 항상 울게 만드는
이 따뜻한 남자를 어떻게 더 사랑해줘야 할 지..
이 돈은 정말 쓸 수가 없네요.

모닝이 2008년에 경차로 취급된대요.
적어도 3년은 타야할테데 무사고로 운전 잘 할 수 있겠지요?

무지 걱정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