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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6 11:05:17
Name 달빛만으론니
Subject 우리집 강아지 해피야.. 꼭 해피해야해..
우리집 강아지 해피가 많이 아프다..
세상의 빛을 본 지 이제 3개월인데 해피는 내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아픔을 맛보고 있다..

처음 발작은 며칠 전 새벽이었다...
어제만 해도 앉으라면 앉고, 손달라고 하면 손주던 우리 집 재롱꾸러기였는데...
우리 가족이 발견했을 때는 이미 해피는 예전 우리의 해피가 아니었다.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고 몸은 이미 많이 굳어 있었으며
눈은 어딘지 모를 허공을 뒤쫓고 있었다..
원인 모를 아픔은 해피로 하여금 주인마저 잊게 만들었을까..
엄마를 적으로 간주한 해피는 끝내 엄마의 손을 물었고 붉은 핏방울은 타월을 적셨다.

삼일절 아침..
태극기를 휘날릴 생각도 잊은 채 우리는 아침이 되자마자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홍역검사비는 얼마.. 전염병 검사비는 얼마인데... 검사하실래요?
원장의 첫마디다.

그렇게 묻는 원장이 변태같이 생겨서일까. 아니면 한순간이나마 고민이 빠진 내가 비열하게 느껴져서일까..  

난 그 순간부터 이미 화가 나 있었던 거 있다..
왜 저 변태원장은 의사복도 입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부터..

20분이면 끝날 거라는 검사는 한 시간이 넘어야 결과가 나온다..
그것두 프린터가 말썽이라 결과가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단다.. 그래서 검사비를 깎아주겠단다.
모든 것이 돈계산으로 연결되는 저 변태원장은 아마도 수의학과가 아닌 수학과를 나왔으리라..  
대체 프린트되지 않은 나머지 반에 중요한 사항은 없는 건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하다.

홍역은 아니란다.. 무슨 전염병도 아니란다.. 간질로 추정되는데 정확한건 아니란다...
도대체 명확한 것이 없는 수학과 변태원장은 볼펜을 주면서 입원동의서를 내민다..  
그러면서 친절하게 덧붙여 하는 말이 간질은 간에 생기는 질환은 아니라구.. ;;
간질 정도는 알고 온거라고 대들었다. 간질이라면 원인이 뭐냐고 쏘아붙였다. 그것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단다.

해피를 안고 집에 돌아오면서 가슴이 너무 아파서 계속 눈물이 흘렀다.
처음 이름 지을때 우리 가족은 여러가지 세련되고 고상한(?) 이름으로 삼사일을 고민했지만(그 중에는 '장금이'도 있었다)
결국은 흔하디 흔한 해피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인 즉슨, 개 이름은 자고로 촌스러워야 오래산다나.

그동안 우리집에 들어온 강아지는 어떻게 된 게 몇 개월을 지나지 못하고 죽었다.. 그 상처는 정말 겪어본 사람만이 알거다.
해피 오고나서 정 안주려고 그렇게 노력했건만 결국 난 상처를 받았다..

지금 우리 해피는 주인도 못알아보며 생과 사를 오가고 있다.. 발작을 일으킬땐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하겠다...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지 며칠 째 한번 눕지도 한번 앉지도 않고 계속 서성댄다. 사료를 입에 대지도 않고 있으니 몸은 날로 축이 난다..

현재 가족들은 안락사를 생각하고 있다...  
안락사 시키는 것이 해피를 위해서인지, 우리를 위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ps 피지알에 처음으로 남기는 글이네요..
   본 사이트 성격과 많이 다른 글이지만 저는 지금 다른 사람들의 위로가 필요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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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분59초
04/03/06 11:24
수정 아이콘
다른 병원도 가보셨나요? 안락사라니요... 끔찍합니다.
말못하는 짐승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거 아닙니다. 다 느끼고 다 안답니다.
지금 너무 속상하시겠네요... 저도 한스엄마라 그 슬픔 잘압니다.
저는 강아지도 가족이고 한 생명을 거둔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럴 자신 없으면 함부로 강쥐 입양하지 맙시다! ㅠ.ㅜ)
쓸수있는 방법 다 써보고 그 다음엔 하늘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일단은 실력있는 의사 선생님을 찾아보세요. 분명 방법이 있을거에요...
우리 한스도 지금 대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다리 수술이라 생명과는 지장이 없는 수술이긴 하지만요.
정말 남의 일 같지 않네요. 님 기운내세요. 주인이 힘내야 해피도 건강해지죠.
이럴 때 일수록 해피를 더 사랑해주세요. 사랑만한 명약은 없다고 합니다. 해피가 건강해지길 저도 기도할께요^^
christine
04/03/06 11:32
수정 아이콘
윗분이 말씀하셨듯 빨리 다른 동물병원에 가보세요. 한시가 급한 상황인것 같은데.... 강아지가 죽고나서 아무리 슬퍼하고 후회한들 소용없잖아요. 아무리 가망이 없다고 해도 한 생명을 책임지기로 한 이상 해줄수 있는건 다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진정한 반려인으로서의 자세죠.
냉정하게 들리실지 몰라도 이런 글을 쓰고있을 시간에 좋은 동물병원을 수소문 해서 빨리 치료를 받게 하는게 해피를 위해서도, 님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네요..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04/03/06 12:35
수정 아이콘
서울대
GunSeal[cn]
04/03/06 13:04
수정 아이콘
어디 사세요? 부산 사신다면...
제가 키우던 강쥐(패키니즈)가 1개월 될때즈음
비슷한 증상을 보였는데요...
안해본게 없으며 안가본데가 거의(?) 없었는데...
동물병원 약 4~5군데에서 포기하라고...입을 모으더군요...근데...
죽은 개도 살려낸다는 곳이 있어서 가봤습니다...
의사분은 노인이셨는데...병원은 누추하였지만...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안락사 동의서에 사인도 하고 왔는데...
암튼...주절대면 안되겠군요...살렸습니다...의사에게도 정성이
필요했던걸로 전 그때 느꼈습니다...
"정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전...2일동안 밤새 날밝을때까지 지켜보고
발작일으킬까봐 옆에서 책 읽으며 지켰습니다...
정말 건강해졌죠...
전 노후에 애견센터를 계획하는 강쥐매니아 입니다...
이쁜 강아쥐...꼭 살려내세요...화이팅!!!!!
GunSeal[cn]
04/03/06 13:07
수정 아이콘
참! 그리고 사료를 입에대지 않는다면...어떻게든 먹게 해야 합니다...
견뎌내는 것도 체력이 있어야 견뎌내고 극복할 힘이 생기죠...
억지로라도...먹여야 합니다...병원 가면 여러 방법이 있을꺼예요...
링겔이라도...ㅠㅠ
04/03/06 13:27
수정 아이콘
어어어어 -_-;;
제 친구가 키우는 개 이름도 해피인데 오늘 죽었다고 메신저에 남겼는데.. 혹시.. -_-a 에이.. 설마..
xxxxVIPERxxxx
04/03/06 17:25
수정 아이콘
수의사입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
우선은 현재 다니시는 병원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최대한 빠른시간내에 다른 병원을 알아보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홍역이나 다른 전염병에 감염된게 아니라면 혈액,전해질,생화학검사를 통해 대략적인 원인을 찾으실수 있으실겁니다.
서울쪽이시라면 서울대,건대,로얄매디컬쪽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간질은 대부분 뇌정맥류이상이 주된원인이어서 현재로서는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직접 문진한게 아니므로 뭐라 확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간질의 경우 지속적인 발작보다는 간헐적인 발작이 주증상이므로 간질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듯하네요...
위에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최선을 다하시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해피의 쾌유를 빌겠습니다..
20th Century Baby
04/03/07 04:53
수정 아이콘
ㅠㅠ 제발 해피가 건강해지길 빌어요
이선영
04/03/07 05:39
수정 아이콘
장염같군요..죽습니다..십중팔구..어린강아지는 3개월동안 어미젖을 먹어야 장염에 걸리지 않습니다..너무 빨리 어미랑 떨어지는 강아지는 그렇게 되더라구요..안락사가 최선의 방법이구요..치료는 불가능입니다.그정도는..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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