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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3/06 09:26:14
Name darkioo
Subject 눈이네요 하얀 눈....
이 곳  pgr21 에 와서 눈팅만 한 것도 벌써 2 년이 훌쩍 넘었네요.

여기에 글 올리는 분들 꽤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가끔 글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글을 못 쓰는 관계로 오해를 살까 두려워 주저했습니다.

허나 오늘은 반드시 글을 써야겠습니다.

어제는 눈이 왔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목요일저녁부터 눈이 왔죠....

어제 새벽에 그러니까 금요일 새벽 4시에 부모님께서 늦어다 하시며...

일을 하러 가시더군요... 늦어서 아침을 드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됐습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었습니다...

오후 6 시  사촌형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요...

사촌형 말이 부모님께서 고속도로에 갇혀서 꼼짝 못하고 있는 중인데

전화드려서 안부라도 물어보라 하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지금까지의 운전 능력을 믿어 전혀 걱정하지 않았지만....

목요일부터 온 눈의 양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차들이 꼼짝 않는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배가 고픈데 혹시 전화해서 해결할 수 있나 알아보라 하시더군요...

어쩔 수 없이 여기저기 민망하게도..... 정확하게 어디다 전화해야할지 몰라서

한국도로공사 사이트를 가서 거기 무슨 과장 전화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두 개의 핸드폰 전화 번호를 알려주면 현장 담당 팀장이라며

그리로 전화하라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하게 됐죠... 그런데 한 전화를 불통.. 신호는 가지만 받지를 않고..

다른 전화로 하니 받더군요.....

그래서 지금 계시곳을 물으니 오창휴게소 근처라더군요....

부모님 계신 곳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여쭤 봤더니......

없다고 하시더군요.....

사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사람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래서 전화를 끊었죠....

그래서 뉴스를 보면서 고속도로 사정이 좋아지길 빌 수 뿐이 없었습니다...

다른 곳에 전화를 해 보았지만 다들 비슷하더군요

전화를 받지 않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물론 고속도로위에 있는 수천대의 차량안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상황이니..

어느 특정 부위에 있는 사람들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계신 곳은 가장 많이 막혀 있는 남이 분기점 근처....

물론 그 곳의 다른 분들 또한 사정은 같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한치의 이동도 없이 무려 아침 10 시부터 ......

지금 이 글을 적는 시간은 토요일 오전 9 시입니다

8 시경 부모님과 통화하니 이제 조금씩 움직인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아직 꼼짝 못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무려 하루 동안 입니다....
  
하루 동안 도로 위에 갇혀 추위와 배고품을 이겨내야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도로 위에 환자 혹은 80,90 세의 노인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이 하루동안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더군요.....

방송도 이상하게시리.....

특집 방송이나.... 뉴스 첫번째도 아니고......분량도 짧고 특히나

현재 상황을 솔직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방송사가 거의 없더군요....

도로 위에 계신 분들 중에는 진입로 근처에서 .....

즉 도로 진입 후 몇 Km 주행하지 않았으면 운전자만 남고 도보로 도로를 ....

벗어났다는 사람이 꽤 있더군요......

한국 도로공사 사이트에서 본 글도 꽤 됩니다만....

어떻게 국가에 이런 재난 상황이 발생했는데.....

정부나 언론 모두... 그렇게 관심이 없는건지.......

아마 오늘 오후쯤에는 소통이 되어 오늘 저녁에는 고생했던 그 많은 분들이 편안히

주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루 동안 도로위에서 추위와 배고품을 견뎌낸 사람에게 ....

한국의 언론이나 정부는 관심을 갖지 않다니.....

그들은 한국의 정부를 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 한해서도....

제발 폭설이 엄청난 재난이라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합니다....

눈은 그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니까요....

눈에 대한 사고가 너무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지금도 저처럼 자신의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을 걱정할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이 ...

있을 것입니다....

제발 여기 와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도 폭설도 재난의 하나다 라는 사고를 가지시길

바라면서......

두서없이 썼지만.... 여기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나름대로 정확하게 판단하실

거라고 믿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저희 부모님 걱정때문만은 아닙니다....

지금 도로위에 계신 분들이 여러분들의 가족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 몇 년 뒤에는 여러분의 가족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시길 바라며....

참고로 무슨 일이 생기면 관련자를 문책(책임을 묻다)하는 것이 ...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던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비하는 것이지요....

잠시 옆으로 새서...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누구 누구 의 잘못이다.... 가 아니고 어떤 지하철을 만들어야 하는가 입니다...

방송국에서도 이것을 잘 모르는 듯 보도하더군요... 대구 지하철 참사 1 주년 방송도

제가 볼때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사고의 진행과정과 유가족 얘기만 나오더군요....

새로 바뀐 지하철의 문제점 진단이나 새로이 발견된 문제점 고발 같은 모습은 없었죠..

너무 옆으로 샜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혹시나 지금도 도로위에서 하루쯤 자는 것이 뭐 대수냐 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안내 말씀 드립니다...

한국도로공사 게시판에 가보시면 보다 많은 글들을 읽을 수 있고

많은 분들이 가족걱정으로 잠도 못 자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같은 사고가 나지 않기만을 손모아 기원합니다.....

☆ 추신
비가 마음을 적셔 줄 수도 있고 마음을 눅눅하게 만들 수 있듯이....
눈은 낭만적일 수도 있고 낭패적일 수도 있습니다....
제발 재난에 대해 폭넓은 사고를 하시길 빕니다....
아직도 도로위에 계신 분들을 생각하며........

- darkioo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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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즐거
04/03/06 11:21
수정 아이콘
도로위에서 하루 자는게 절대 대수는 아닙니다..
눈이 많이 오긴 했지만.. 도로공사측에서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했죠..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
진상훈
04/03/06 11:48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작은할아버지 2분까지 총 5분이 지금도 천안 근처에서 묶여 있습니다..
이제 24시간을 훌쩍 넘겼군요..........
제사 때문에 수원 다녀오시다 묶여있는데........ 너무 걱정됩니다...

구호물자가 뿌려졌다고는 하지만...
막상 정체가 심해서 들어가기 힘든 곳에는 거의 오질 않았다고 합니다.
70을 넘기신 노인분들이 4분이 계셔서 너무 걱정됩고 어제 온 집안 식구들이 걱정이 되어서 안절 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출발전에 아버지가 기름을 가득 체우셔서 연료는 아직 버틸만 하다고는 하지만.... 워낙 연세가 있으신 노인분들이라..
떡 몇조각으로 만 하루를 지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어제 오전 10시에 고속도로에 진입 하셨는데..
어제 세벽부터 고속도로는 막혀서 움직이질 못한것 같습니다..
톨게이트에서 안내하고 우회 시켜서도......휴......

아무런 대책없이 차량들을 고속도로에 진입 시키다 보니 일이 더 커지고 어제 하루동안 무얼 했는지 도데체 모르겠습니다...

도로공사 홈페이지 들어 가봐도 전화를 해봐도 답답할 뿐입니다...

빨리 돌아 오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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